전쟁의 물리학 - 화살에서 핵폭탄까지, 무기와 과학의 역사
배리 파커 지음, 김은영 옮김 / 북로드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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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물리학>은 물리학의 거의 모든 갈래를 다루면서 군사적으로 어떻게 응용됐는가를 보여준다. 또한 인간이 처음 만든 활과 화살부터 전차를 거쳐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에 이르기까지 전쟁의 역사를 개괄한다.

 

이집트와 아시리아, 초기 그리스 이야기를 시작으로 노포, 투석기, 공성 투석기 등 흥미로운 무기들이 등장하는데 이 무기들은 모두 기초 물리학의 원리를 응용한 것이다.

 

물리학을 비롯해 여러 학문의 발전과 함께 전쟁은 유럽 전역에서 점점 더 멀리, 넓게 확산됐다. 라이플은 화승식 발화장치로 시작해 몇 년 만에 부싯돌 방식 발화장치로 크게 개선됐다. 또한 배는 점점 더 커졌고 대포까지 장착하게 됐다. 더 나아가, 윌리엄 길버트의 자기장 발견은 바다 항해를 더욱 잘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 덕분에 선원들은 이제 항로를 잃은 걱정 없이 미지의 목적지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됐다.

 

과학자 뉴톤은 일부는 전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지만, 대체로 그가 발견한 운동 법칙과 중력 법칙은 총이 발사됐을 때 어떤 현상이 일어나며, 탄환이나 포탄이 어떻게 땅으로 떨어지는가에 대해 사수와 총기 제작자들이 더 잘 이해하게 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었고, 뉴턴의 광학 실험들은 전쟁의 결정적인 도구인 쌍안경을 탄생시켰다.

 

산업혁명은 군대가 갖추는 무기와 장비를 바꿔놓았고, 전투 방법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이로 인해서 대량 생산 체제가 도입되며 총기, 탄약 등 전쟁 무기를 한꺼번에 수천 개씩 생산할수 있었다. 특히 중요한 것은 무기 제조가 표준화돼 각 부품을 교환해서 쓰거나 다른 것끼리 대체할 수 있게 됐다.

 

역사학자들은 미국의 남북전쟁이 진정한 의미에서 최초의 현대전쟁이라 간주한다. 크게 발전된 무기와 전투 방법이 이 전쟁에서 여러가지로 사용됐기 때문이다. 이 기간 동안 물리학과 다른 과학이 크게 발전해 전신, 발전기, 정찰용 열기구, 크고 강력해진 함선, 어뢰, 개선된 망원경 등을 등장시켰다.

 

비행기를 최초로 전쟁에 이용했다는 공식적인 기록은 1911년에 나온다. 터키와 전쟁을 벌인 이탈리아가 적진에 수류탄을 투하하는 데 비행기를 이용한 것이다. 전쟁이 시작된 무렵 비행기들은 모두 조종사 뒤에 프로펠러가 달린 추진식 비행기였고, 대부분 관측과 정찰에만 쓰였다.

 

1914년부터 1918년 사이에 일어난 제1차 세계대전에는 기관총과 대포, 비행기, 새로운 라이플, 수류탄, 화염 방사기, 어뢰, 잠수함, 탱크 그리고 새로운 배까지 등장했다. 신무기들을 앞세운 전쟁은 4년이나 이어졌으며 아무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채 수백만 명의 애꿎은 목숨만 스러졌다.

 

제2차 세계대전은 인류 역사상 가장 맹렬하고 파괴적인 전쟁이었다. 전쟁에 참전한 나라는 양진영을 합해 50개국에 달했다. 이 전쟁이 진행된 6년 동안 수많은 무기가 개발되거나 개선됐고, 그 결과 물리학에도 중요한 혁신이 이어졌다. 제2차 세계대전은 첨단기술 전쟁이었고, 많은 전투에서 새로운 기술이 동원됐다. 그중 상당수는 물리학으로부터 나온 것이었다.

 

물리학은 원자폭탄이라는 가장 강력한 무기 탄생에 큰 역할을 했다. 원재핵을 구성하는 아원자 입자들은 결합 에너지라 불리는 힘에 의해 결합하는데, 원자폭탄이 만들어지는 것도 바로 이 결합 에너지 덕분이다.

 

원자폭탄이 개발된 뒤 전쟁의 양상은 극적으로 달라졌다. 먼저 원자폭탄보다 훨씬 강력한 폭탄, 즉 수소폭탄이 개발됐다. 수소폭탄은 원자폭탄보다 수천 배나 강력하며 대륙간 미사일 개발로 단추 하나만 누르면 수소폭탄을 바다 건너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목표 지점까지 운반하게 됐다. 첨단 전자장치, 레이저, 위성 등으로 전쟁은 점점 더 물리학과 과학 전반에 위존하게 됐다.

 

책 끝부분에는 미래에 등장할 만한 새로운 무기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은 물리학의 원리를 통해 경이로운 무기를 만들어낸 과학자와 물리학의 역사, 그리고 이런 무기들이 대활약했던 전쟁의 역사를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안내하는 통섭의 책으로 읽으면 흥미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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