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명 높은 연인 스토리콜렉터 25
알렉산데르 쇠데르베리 지음, 이원열 옮김 / 북로드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악명 높은 연인>​은 스웨덴 작가 알렉산데르 쇠데르베리의 작품이다. 이 책은 '소피 브링크만'이라는 간호사가 주인공인 '소피 브링크만 시리즈'의 1부이다. 2011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오르면서 출간도 되기 전에 34개국에 판권이 팔려나가는 등 엄청난 관심을 받은 작품이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만든 인디언페인트브러시가가 영화 판권을 획득하여 할리우드 영화화가 결정되었다고 하니 기대된다.

<악명 높은 연인>은 ​평범한 여자 소피 브링크만이 순간의 설렘 때문에 전 유럽을 잇는 폭력의 연결고리 중심에 놓이게 되고, 무력한 희생자이던 그녀가 범죄 조직의 수장으로서 그 누구보다 강인하고 냉철하게 거듭난다는 내용이다. 남편을 잃고 중학생 아들과 함께 스톡홀름 교외에서 소박하게 살던 간호사 소피가 호감을 느낀 환자 엑토르가 하필이면 마피아 보스였고, 그로 인해 코카인 밀수 루트를 둘러싸고 전쟁 중인 스페인과 독일 조직, 소피를 조종해 엑토르를 잡으려는 경찰 특별 수사팀, 무기 밀매상이 되어 나타난 소피의 첫사랑, 그리고 러시아에서 날아온 세 명의 갱까지 모두 그녀를 중심으로 얽히고설킨다. 선과 악, 아군과 적을 구분할 수 없는 아비규환 끝에 피범벅의 클라이맥스가 찾아오고, 결국 소피는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악의 연결고리 속으로 성큼 발을 내딛는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인물은 바로 주인공 소피였다. 간호사인 소피가 마피아 보스인 엑토르를 알게 되면서 그녀의 인생은 뒤바뀐다. ​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소피는 일하기 시작했다. 다른 것을 할 시간이 거의 없었던 데다, 그녀는 동료들과 커피 마시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수줍음을 타는 편은 아니지만, 성격에 무언가 결여된 게 있어서 커피를 마시며 어울리는 것을 피하는지도 모른다. 그녀가 병원에 있는 이유는 환자 때문이었다. 유달리 성실하거나 다른 사람을 돌보고 싶은 욕구가 특히 강해서가 아니라, 그들과 이야기를 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병원에서 일하는 것이었다.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약해진 환자들은 대부분 자기 본모습을 드러내곤 했다. 개방적이고 인간적이고 정직했다. 그들을 보면 그녀는 안전한 기분이 들었고 일도 잘할 수 있었다."

엑토르는 비록 살벌한 마피아였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 소피에게는 솔직하고 진실한 인물이었다. 자신을 잘 드러내려고 하지 않았던 소피가 변화해가는 과정이 인상적이다.

"소피는 그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그에겐 무언가가 있었다. 그녀가 끌렸던 것, 무시하려고, 보지 않으려고 애썼던 것.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그녀가 엑토르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죽 그랬던 것처럼, 그녀의 눈앞에 존재하고 있었다. 그는 아주 특이한 방식으로 솔직했다. 거짓말을 하거나 게임을 하는 데 재능이 없는 것 같았다. 그에겐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녀는 그의 그런 면이 좋았다. 그는 솔직하고 개방적이고 진실했다. 그녀가 굉장히 높이 사는 자질이었다. 하지만 그는 사람을 죽이기도 한다. 개방적이고 솔직하고 진실하며 사람을 죽인다. 그녀는 그게 사실이 아니기를 바랐다"​

"이제 모든 것은 명료했다. 소피는 ​껍질을 벗으며 변해가고 있었다. 변화는 천천히 일어났다. 그녀는 언제부턴가 자신이 변화에 맞서지 않게 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모든 것은 언제나 변하고, 이 지구 어디에서나, 낮에나 밤에나 계속해서 변한다. 누구도, 그 무엇도 변화를 피할 수 없다. 그것은 소피도 마찬가지다. 분노, 따스함, 격력함, 공허함, 그리고 결의가 아주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경찰과 마피아, 누가 선이고 악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경계에 마주선다.​ 이 책에 등장하는 간호사 소피와 마피아 엑토르, 경찰인 라르스, 구닐라는 모두 내면의 상처를 지닌 인물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 책은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 서로를 속이고 짓밟아 올라서려는 인물들의 관계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간호사 소피가 악의 연결고리의 세계로 들어가면서 '소피 브링크만' 시리즈의 2권이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