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법을 공부하는가 - 서울대 교수 조국의 "내가 공부하는 이유"
조국 지음, 류재운 정리 / 다산북스 / 201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왜 나는 법을 공부하는가>는 서울대 교수 조국이 공부하는 이유에 관하여 쓴 책이다.​ 이 책은 조국 교수 자신의 어린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왜 우리가 공부하는 인간이 되어야 하는지에 관해서 말한다.

7평 연구실에서 자신의 세상이 시작된다고 말하는 조국 교수. 그는 '공부란 자신을 아는 길이다'라고 이야기한다. 공부는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므로 즐겁다. 그는 서울대 교수인 자신이 공부에 대해 말하는 것에 초점을 두지 않았다. 서울대 법대에 입학한 학생이 왜 사법고시를 보지 않고 '딴짓'을 했는지, 막 교수가 됐을 때 왜 포승줄에 묶여 감옥으로 가야 했는지, 출소 후에는 어떤 마음으로 무슨 공부를 하여 다시 교수가 됐는가에 대해 말한다.

"공부란 자신을 아는 길이다. 자신의 속을 깊이 들여다보며 자신이 무엇에 들뜨고 무엇에 끌리는지, 무엇에 분노하는지 아는 것이 공부의 시작이다. 공부란 이렇게 자신의 꿈과 갈등을 직시하는 주체적인 인간이 세상과 만나는 문이다.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해, 그리고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공부를 해야 한다. 이 점에서 공부에는 끝이 없다."

학생은 '나'를 찾아가는 '유목민'이 되어야 한다는 조국 교수의 말에 공감한다. 그는 학교 공부는 살아가면서 접하게 되는 다양한 공부중에 하나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는 좋은 성적이 인격, 도덕성, 성공, 행복 등과 직결되는 것처럼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불편하다고 이야기한다. '개인이 자신의 소질, 취향, 능력, 재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동시에 타인을 존중하도록 키우는 것이 교육이다.' 라는 조국 교수의 교육 철학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꼭 필요한 가치가 아닐까.

"입시용 공부든 다른 것이든 학생들에게 공부는 필요하다. 가장 예민하게 세상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학생은 '룸펜'이 아니라 자유롭고 창조적인 사람, 끊임없이 새로운 자아를 찾아가는 '유목민'이어야 한다. 남이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하는 것을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

"왜 삶이 전쟁이 됐는지 알아야 한다. 다른 삶의 방식이 가능한지 공부해야 한다. 그 삶의 방식을 어떻게 이룰 수 있을지도 찾아봐야 한다."​

조국 교수는 <하버드 대학의 공부벌레들>을 보며 법학에 호기심을 가졌고 서울대 법대에 입학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그는 호기심으로 시작된 불씨를 노력이라는 장작과 부채질로 계속 살려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법학자로서 사회참여를 하고 있는 조국교수는 학문과 사회에 대한 호기심이 많다. 그는 세상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법학이 전공이다. 세상의 분쟁과 갈등을 다루며 법과 제도의 문제점을 밝혀내고 대책을 강구하는 학문이 법학이다. 호기심과 노력, 그것을 이루기 위한 철저한 계획으로 잘못된 법이나 제대로 대해서 공부하는 그의 태도를 배워야겠다.

"무슨 일이든 호기심이나 재미에서 시작해 실천으로 이어지는 경험을 꾸준히 쌓으면 삶의 목표가 점점 뚜렷해지고 성취감도 증가한다."

조국 교수는 변화는 내면의 작은 용기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우리는 88만원 세대, 삼포세대, 무작정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거나 아르바이트로 연명하는 프리터족과 니트족이 급증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 한다. 공부는 내면의 작은 변화를 이끌어주는 용기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다른 말 다 젖혀두고 이 말부터 하고 싶다. 겁내지 마라. 두려워하지 마라. 기죽지 마라. 쪽지 마라. 길들여지지 마라. 포기하지 마라. 굴복하지 마라. 그리고 저항하라. 한국 역사를 보라. 한국인들은 굴복하지 않고 여기까지 달려왔다. 그리고 세계 역사에서 모든 인류는 지배, 억압, 공포에 맞서 싸우고 이기며 여기까지 왔다. 우리가 처한 어려움이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변화는 내면의 작은 용기에서, 즉 저항하는 마음에서 시작되며, 공부를 할수록 그 용기는 더욱 강해질 것이다."

조국 교수가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교에서 공부할때 담당 교수가 그에게 한 말이 인상적이다. 반 권위 정신을 지니고, 타인과 구별되는 내 생각을 만들어가는 일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한 분야에서 성공한 대가들의 의견이나 생각도 언젠가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다른 사람의 것을 잘 요약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런 데다 힘쓰지 말게. 자네 보고서에는 자신의 주장이나 의견이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았어. 타인과 구별되는 자신의 주장이나 의견을 더 고민하고 그것을 더 다듬는 데 더 힘을 써야 하네."

조국 교수는 법 공부를 잘하려면, 제일 먼저 사람과 세상을 보는 눈을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법학은 '가치 지향적 학문'이지 '가치중릭적 학문'이 아니다. 그는 어떠한 가치를 중심에 놓을 것인가를 스스로 분명히 하고, 다른 가치와의 소통과 타협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법학을 제대로 공부하려면 철학, 정치학, 사회학 등 다른 학문을 알아야 한다는 조국 교수의 말에 공감한다. 법학은 독자척인 학문체계와 논리를 갖고 있고 또 그래야 하지만, 다른 학문의 시각과 성과를 흡수하지 못하면 편벽하고 건조한 개념과 논리의 묶음에 머물고 말기 때문이다.

"법률은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다.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역사를 돌아보면 법은 대개 특정 사회의 계급·계층·집단의 이익과 욕망, 그리고 꿈이 충돌하고​ 절충되어 만들어진다. 여기서 '강자' 또는 '가진 자'가 유리한 조건에 서게 됨은 분명하다. 그래서 법학을 제대로 하려면 바로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는 눈이 필요하다. 각 계급​·계층·집단의 요구와 주장과 논변이 무엇인지 꿰뚫어야 한다. 법전을 넘어 현실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알아야 한다. 특히 '약자'나 '갖지 못한 자'가 부당하게 대우받는 일을 막아야 한다."

조국 교수가 사랑하는 지식인르오 버트런드 러셀이 쓴 <러셀 자서전>에 등장하는 세 가지 열정에 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미국과 영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1998년 이후 약 10년간의 조국 교수는 '탈민족주의 진보적 시민사회론자'의 길을 걸었다. 조국교수는 진보적이지만 독립적인 지식인이다. '지식인은 자신과 이념이나 지향이 같은 사람이나 정당과 함께 하면서도 그 문제점을 직시하고 지적하는 것을 포기해서는 안된다'라고 말하는 조국 교수의 의견에 공감한다. 조국 교수는 '지식인은 의도적 고립을 추구하며 위험한 줄타기를 계속해야 한다'고 말한다. 책 <왜 나는 법을 공부하는가>는 책상머리에 머무르는 공부가 아닌 우리가 사는 세상에 돈 냄새 보다는 사람 냄개가 더 많이 나도록 하는 것이 자신의 공부의 목표라고 이야기하는 조국 교수님의 공부 이야기를 배울 수 있었다. 공부를 잘하는 것보다 내가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고나서 나만의 행복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타인의 행복까지 추구할 수 있는 가치있는 공부가 필요함을 깨닫는다.

"단순하지만 누를 길 없이 강렬한 세 가지 열정이 내 인생을 지배해왔으니, 사랑에 대한 갈망, 지식에 대한 탐구욕, 인류의 고통에 대한 참기 힘든 연민이 그것이다. 이러한 열정들이 나를 이리저기 제먹대로 몰고 다니며 깊은 고뇌에 대양 위로, 절망의 벼랑 끝으로 떠돌게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