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4.4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샘터 4월호에서는 법륜스님의 참살이 마음공부 칼럼을 통해서 평소에 내가 고민했던 부분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얻을 수 있었다. 바로 '다른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 섭섭해요'라는 질문자의 고민이었다. '내가 이 일이 좋다면 나부터 열심히 하면 됩니다.'하고 말씀하시며 여러 방식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법륜스님의 말씀이 인상적이었다.

행복일기 중에서 '영등포 청과시장 뒷골목, 그곳에 가면'이라는 빅이슈코리아 판매국 팀장 신은경의 글을 통해서 그녀가 일하는 빅이슈코리아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녀는 청년과 재능기부자가 만든 잡지를 거리, 쉼터, 찜질방 등에서 생활하던 홈리스가 스스로 팔고, 이를 기반으로 삶을 변화시키도록 돕는 사회적 기업에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지하철에서 빅이슈코리아를 파는 분들을 본적은 있는데, 빅이슈코이라가 무슨잡지인지는 잘 몰랐었다. 빅이슈 판매원 중에서 대인기피 증상이 치유되고 그늘진 얼굴이 점점 펴졌으며, 거친 말투가 분드러워지는 변화를 경험한 분들이 있다고 한다. '소득을 올려주는 수단은 잡지지만, 삶을 회복하도록 힘을 주는 건 결국 사람이고 소통이다.'라고 말하는 그녀의 말이 눈길을 끌었다. 나도 이제 빅이슈 잡지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말아야겠다.

'흔들림 피운 꽃' 특집 기사에서는 힘들었던 사람들의 다양한 사연을 공감하여 읽을 수 있었다.​ 이 중에서 '쓰레기 더미에서 찾은 희망'이라는 독자의 글이 인상적이었다. 마흔네 살의 겨울, 길가 쓰레기 더미에서 누가 버린 고등학교 참고서 세트를 발견하고 대입 검정고시를 준비했다는 독자의 글. 그는 소설 쓰기를 꿈꾸며 마흔여덟에 방송통신대 국문과를 전공하고 쉰여섯의 나이에 문학 석사 학쉬를 받고 올해 철학 박사 과정까지 수료했다고 한다. 독자의 글은 작심삼일로만 그치던 나의 삶을 되돌하보게 했다. 내가 지금 부딪히는 과정들은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힘듦'이었기 때문이다.

샘터에서 늘 즐겨읽는 칼럼 중에 '헌책이 말을 걸었다'의 윤성근의 글이 있다.​ 이번 샘터 4월호에는 '그 작은 씨앗'이라는 제목이었다. <씨 뿌리는 사람의 씨앗>이라는 헌책 안에 누군가의 글씨가 가지런히 적혀있다. '사랑은 찾는 것이 아니라 찾아오는 것. 봄이 찾아오길, 사랑이 찾아오길 기다리는 마음으로 마음 밭에 흙을 덮어주면, 시샘바람 몇 번 불고 차가운 단비 내리고 난 다음 시나브로 수줍은 싹이 움튼다. 사랑도 부끄러움이 많아 아무도 모르게 살짝 찾아온다. 우리는 그제야 단단하고 보잘것없던 작은 씨앗을 생각한다.'는 윤성글의 글에서 사랑은 찾아오는 것임을 깨닫는다.

샘터 4월호 '지혜 나누는 장터' 코너에는​ 4월의 물건으로 냉온정수기에 대한 정보가 소개된다. 정수기는 역삼투압 막의 구멍은 머리카락 만 분의 일 크기로 매우 작기 때문에, 대부분의 중금속 무기물질, 유기오염물질 등을 제거하는 데 탁월하다. 하지만 정수기의 필터가 지나치게 깨끗하고 깐깐해 세균은 물론, 물속의 미네랄까지 걸러내 버리는 게 함정이라고 한다. 물에서 얻을 수 있는 미네랄은 칼슘, 칼륨, 마그네슘 등으로 우리 몸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이 성분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 몸의 체액과 혈액은 약알칼리성을 유지하려는 성향이 있는데, 이런 산성수를 지속적으로 마시게 되면 몸은 쉽게 피로해지고 균형애 깨져 건강상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평소에 잘 모르고 있던 냉온정수기에 대한 상식을 알 수 있었던 좋은 칼럼이었다. 이밖에도 '실연의 고통이 클 땐 진통제를 먹어라?'는 칼럼이 흥미롭다. 진통제는 정서적인 프로세스를 처리하는 부분인 전전두엽 피질의 활동을 둔화시킨다고 한다. 진통제가 물리적 고통뿐만 아니라 사회적 고통을 경감시키는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놀랍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별을 통보받았거나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해서 가슴이 아프고 자괴감이 못 들 정도라면, 진통제를 한두 알 먹고 잠을 청하는게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물론 진통제 중독은 경계해야 한다.

끝으로 기독교 신학자이며 뉴욕 유니언 신학대학원의 종신교수인 현경의  '정의로운 사랑'이라는 제목의 칼럼이 인상적이다. "이브 엔슬러는 사랑에는 꼭 정의가 동반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녀는 정의란 '연결의 우선성'를 회복하는 것이라 합니다. 우리가 모든 것과 연결된 존재라는 것을 망각할 때 폭력이 가능해진다는 거지요. 내 몸과 마음, 너와 나, 나와 사회, 나와 지구, 정치, 경제, 문화, 환경... 이 모든 것을 연결해서 분열된 삶의 이야기가 아니라 모든 것이 포함된 삶의 이야기가 나누어질 때 정의가 가능해진다는 겁니다. 그리고 또 이브는 정의가 너그러움의 다른 이름이라고 합니다. 그것은 내 상처가 고통의 담을 터서 다른 사람의 상처와 고통을 함께 껴안는 것입니다. 이것은 보다 근본적이고 넓은 의미의 자비입니다. 이것은 고통 받는 자들이나 고통을 일으키는 제도를 보며 못 본 척 돌아서지 않는 큰 너그러움입니다." 따스한 봄날 샘터 4월호를 읽으며 나도 정의로운 사랑을 위해서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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