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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4.2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따뜻한 사람들의 냄새가 나는 잡지 샘터 2014년 2월호이다.
이 달에 만난 사람에는 시각 장애 청소년들과 사진을 찍는 사진작가 강영호의 기사가 실렸다. "애들이 카메라를 눈에 대는 게 아니라 귀 옆으로 들더라고요. 소리를 듣고 찍는 거죠. 그 포즈는 정말 감동적이었고, 그 자체로 예술이었어요." 라고 말하는 사진작가 강영호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사진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친 사진작가 강영호의 말처럼 눈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들의 사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읽을 수 있었다.
'흔적 지우는 남자'라고 불리우는 범죄 현장, 고독사, 자살 등 특수 현장 전문 청소업체를 운영하는 김석훈의 '하늘로 부치는 이삿짐'이라는 기사를 읽으며 죽음과 유품을 생각해보았다. "다양한 죽음, 다양한 현장, 그곳에서 내가 지운 수없는 흔적들... 곰곰히 되짚어보다가 문득 버려지는, 그리고 종종 살아남는 흔적에 생각이 미쳤다. 언론에서 점잖게 소개하는 이름에 따르면 '유품 정리'. 내게는 하늘로 떠난 망자의 마지막 이삿짐 정리이고 적지 않은 이에게는 쓰레기 처분으로 불리는 일에 대해 가장 먼저 이야기해보려 한다."는 김석훈님의 글을 읽고 혐오스럽고 부정 타니 작업차를 빨리 빼라고 말하는 이웃의 반응이 씁쓸하다. 누구나 죽음을 맞이한다. 특히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 망자를 위해서 그 죽음의 흔적을 지우는 유품 정리는 꼭 필요한 일이 아닐까...
기생충을 연구하는 학자인 서민 교수의 '회충과 커피'라는 칼럼도 재미있었다. 기생충에게 배우는 인간의 삶을 이야기한다는 점이 독특하다. 텔레비젼에서 보았던 모습처럼 서민 교수는 유쾌하게 기생충과 인간의 삶을 녹여낸다는 점이 즐거웠다.
이번 2월호에서는 특집으로 '매를 맞았다'라는 독자들의 글이 실렸다. 짧은 가출, 종이 방망이, 어머니와 고등어, 마이마이 추락 사건, 따뜻한 손길 한 번, 언니 왜 때려, 그렇게 맞을 줄을 몰랐지 등 제목으로만 보아도 다양한 사람들의 매를 맞았던 기억을 읽어보며 공감할 수 있었다.
<헌 책이 말을 걸었다>라는 윤성근의 에세이를 읽은 경험이 있었는데, 이번 2월호에서 '가르치기보다 귀 기울이기'라는 윤성근의 글이 실려서 반가웠다. "남을 가르치려는 사람은 자기가 남보다 많이 배웠다고 믿는 사람이다. 얼마나 많이 배우면 남을 가르칠 수 있을까? 배움은 밤하늘과 같아서, 배움을 과시하는 것은 끝도 없이 늘어선 별을 다 셀 수 있다고 장담하는 것과 같다. 아무리 배우고 익혀도 다할 수 없으니 배움은 겸손해야 한다. 그러니 가르치려는 사람은 배우는 사람보다 더 낮아져야 한다."라고 말하는 윤성근의 이야기가 깊은 울림을 준다. 실제로 나도 누군가에게 충고나 훈계를 하듯이 가르친적은 없었는지 반성하게 된 글이었기 때문이다.
샘터 2월호에서는 '지혜 나누는 장터'라는 코너를 통해서 삶의 지혜를 배우는 공간이 있어서 실샐활에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2월의 물건으로는 전기장판에 대한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였다. 소리 없이 위험한 전기장판, 위험 없이 따뜻한 난방제품 등을 소개한다. 브로콜리 줄기는 몸에 좋은 영양소가 가득한 브로콜리의 핵심이며 브로콜리는 삶지 말고 쪄 먹는 것이 더 좋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이 밖에도 개인회생 신청에 관한 법률 지식상담, 겨울 다이어트 등에 관한 유익한 정보도 배울 수 있었다.
'작심삼일의 덫에서 어떻게 빠져나올까?' 칼럼도 흥미롭다. 새해 목표를 여러 개 세웠다면 지금이라도 세 개 이내로 줄이기, '책 많이 읽기' '조깅하기' '일기 쓰기'처럼 귀차니즘이 발목을 잡는 목표는 '딱 5분만 법칙'을 활용해보라고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