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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백성실록 - 우리 역사의 맨얼굴을 만나다
정명섭 지음 / 북로드 / 2013년 8월
평점 :

책 <조성 백성 실록>은 생생하고 박진감 넘치는 조선 백성들의 삶의 현상을 들여다볼 수 있다. 왕이나 양반들의 전유물일 것 같은 <실록>을 찬찬히 읽다 보면 뜻밖의 역사적 사실과 마주친다. <실록>에는 우리의 선입견과 달리 민초들의 애환은 물론 흥미롭고 때로는 엉뚱하기까지 한 기사도 많이 기록되어 있다. 저자는 역사가 소수의 권력자에 의해 독점되지 않았으며, 또한 이름 없는 민초들의 흔적 역시 역사를 이루는 중요한 구성 요소라는 점을 우리는 역사를 바라볼 때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책 <조성 백성 실록>은 1부 백성들의 고단한 일상생활, 2부 역사에 기록된 범죄와 형벌, 3부 순응하거나 반항하거나, 4부 남녀칠세부동석이 전부가 아니다, 5부 조선을 찾아온 낯선 사람들이라는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실록>에서 가장 빈번하게 나오는 사고사는 다름 아닌 벼락에 맞아 죽은 것이라는 점이 놀라웠다. 조선시대에 벼락에 맞아서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기괴한 일이었고 그 때문에 이렇게 재수 없게 죽는 사람들에 대한 기록이 빠짐없이 조정에 보고되었고 <실록>에 고스란히 남게 되었된 것이다. 또한, 책을 읽으면서 1435년 6월 22일 조선 최초의 고아원이 한양의 제생원 옆에 세워지게 되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1783년 정조는 굶어죽는 고아들이 많아지자 이들을 구호하는 아홉 가지 방안을 담은 '자휼전칙'이라는 법을 만들어 네 살 이상의 아이들은 진휼청에서 옷을 주고 병을 고쳐주며 일정량의 식량을 지급하게 하였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조선의 백성들은 유달리 착하거나 순박하지 않았고, 관리들 역시 백성을 무조건 잡아다가 호통을 치는 식으로 처벌하지도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서 조선의 백성들이 저지른 범죄와 형벌에는 어떤 것이 있었는지 살펴볼 수 있었다. 우리가 역사속에서 흔히 접하기 힘든 조선의 사이코패스, 3대 도적의 선배 장영기 등에 관한 역사에 기록된 범죄와 형벌, 그와 관련된 사람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또한 책을 통해서 <실록>에 희미하게 남아있는 백성들의 목소리, 조선시대 여성들의 이야기, 조선을 찾아온 낮선 사람들에 관한 내용을 들여다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