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아프지 않게 남의 마음 다치지 않게 - 마음 편하게 살아가기 위한 스님의 지혜
프라유키 나라테보 지음, 장은주 옮김 / 예담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책 <내 마음 아프지 않게 남의 마음 다치지 않게>의 저자인 프라유키 나라테보 스님은 괴로움을 없애고 괴로움으로부터 해방을 얻는 가르침의 지혜를 이야기한다. 프라유키 나라테보 스님은 1988년 유명한 명상 지도자인 로안포 카무키안에게 영향을 받아 출가했다. 이후 농촌을 위한 물심양면의 행복을 지향하는 개발승(자기의 수행에 더해 사람들의 정신수양이나 마을 개발에 힘들 다하는 승려의 총칭)으로 활동하는 한편, 일본과 타이를 잇는 가교로 활약하고 있다.

 

저자는 물질이나 지위 등의 외부 요인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생겨나고, 스스로 주인이 되고, 스스로를 발판 삼아 북돋아갈 수 있는 '내면적인 행복'이야말로 평온과 기쁨으로 충만한 삶이라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다음과 같다.

'번뇌와 세간의 소문에 농락당하지 않고, 언제나 맑은 마음으로 있을 수 있다.

걱정과 불안에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고, 언제나 침착하게 있을 수 있다.

모든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아, 넓고 깊은 이해를 얻을 수 있다.

불만과 고독, 외로움을 느끼지 않고 생기로 채울 수 있다.

타인의 행복을 기원하고 타인의 번영을 기뻐할 수 있는 성숙한 마음을 갖는다.' 

 

이 책에서는 '행복을 얻는 가르침'이라는 표현보다는, '괴로움을 없애는 가르침' 또는 '괴로움으로부터 해방(자유)을 얻는 가르침'이라고 이야기한다. 왜냐하면 보편적으로 '행복 = 바깥에서 무언가를 얻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괴로움'은 동서고금, 남녀노소, 누구나 직면하고 있는 문제이다. 또한 '괴로움'이라는 것이 '지혜'와 '자비'의 매듭점이 된다는 사실이다. 괴로움의 극복 과정은 고스란히 지혜 양성 과정과 겹쳐집니다. 동시에 괴로움을 스스로 정확히 감지하여 바라보고 이해하는 것은 괴로움이라는 성가시고 고통스러운 체험을 서로 공유하는 타인, 나아가 살아 숨 쉬는 모든 생물에 대한 공감의 마음, 또는 자비의 마음을 키우는 것으로도 이어진다. 이 책에서는 붓다의 가르침이 실제로 사람들의 괴로움 경감이나 해방, 특히 우울증 같이 현대인에게 만연해 있는 정신 질환의 치료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그 얼개를 풀어본다.

 

"불교는 결코 죽은 사람의 명복을 빌기 위한 것도 아니고, 철학적 사색에만 머무르는 탁상공론도 아니다. 또한 일부 사람만을 위한 깨달음의 매뉴얼도 아니다. 이 세상을 살면서 괴로움과 직면한 사람 누구나가 괴로움에서 해방될 수 있도록 이끄는 가르침이며, 그 길을 걷기 시작한 사람은 지금 이 순간부터 괴로움을 없앨 수 있어 마침내 완선한 멸고로 이르게 하는 그런 가르침이다."

 

책 <내 마음 아프지 않게 남의 마음 다치지 않게>에서는 내 마음 들여다보기, 관계 돌아보기, 미움 내려놓기, 감정 보살피기, '지금 여기' 집중하기라는 5가지 주제를 이야기한다. 저자인 프라유키 나라테보 스님이 살고 있는 스카토사를 방문한 분들과의 구체적인 대화를 채택하여 차례차례 해설을 더하면서 붓다의 가르침을 전한다. 괴로운 마음으로 고민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구체적인 사례가 덧붙여져서 생생하게 고민을 해결해주는 스님의 지혜를 배울 수 있어서 유익한 책이었다.

 

저자는 첫번째로 마음 아프지 않게, 내 마음 들여다보기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자신의 괴로움을 외면하는 사례자인 N양의 이야기가 나와 비슷해서 공감이 많이 느껴졌다. 나도 N양처럼 상대의 상냥함이나 친절 같은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남보다 곱절은 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쪽에 의식이 쏠려 자신의 괴로움과는 마주하기 힘들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괴로움과 제대로 마주하지 못한 채, 괴로움에 계속 짓눌려 있는 경우가 많다. 괴로움이 생겨날 때의 느낌을 잘 알아두자. 괴로웠던 자신의 솔직한 기분을 허심탄회하게 전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N양의 경우, 사람을 배려하는 기분, '사람을 배려하지 않으면 안된다'라는 신념이 지나치게 강했다. 남에게 감사할 줄 아는 '착한 아이'가 아니면 주위로부터 사랑이나 인정을 받을 수 없다는 굳은 믿음을 갖고 있었던 탓일지도 모른다. 감사하는 마음은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그 생각에 너무 사로잡히면 '감사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강박관념이 굳어지게 된다. 그 결과, 상대의 행위에만 마음을 빼앗겨 '지금 여기'에서 생겨나는 자신의 아픔이나 괴로움을 알기가 힘들어진다. 그렇게 되면 N양처럼 마음이 갑갑하고 우울해져 상대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생기기는커녕 상대와 함께 있는 것조차 고통으로 느껴진다. 게다가 '남에게 감사할 줄 모르는 형편없는 자신'을 책망하거나, 혐오아거나, 절망하거나 하는 상태에서 괴뇌를 더욱 쌓아가 자신의 정신적 부담을 부풀리기도 쉬워진다. 생각건대 '감사'란 '원인'과 '결과'로서 말하자면 '결과'쪽이며, 의무감으로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몸을 삼가여 검소함에 익숙해지면 무엇을 받게 되더라도 '아, 감사하다!'라는 고마운 마음이 저절로 생겨난다. 또는 지혜를 익혀 어떤 연에 접하더라도 그것을 '좋은 연' '감사한 연'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면 저절로 감사의 마음이 솟게 된다.

 

"붓다는 '어떨 수 없으니 그대로 계속 괴로워하라'는 말은 하지 않아요. '괴로움을 느꼈다면 그것을 잘 주시해보자. 그러면 분명 해결할 수 있다'라고 말하죠. 괴로움은 인생 곳곳에서 받게 되는 연습 문제 같죠. 문제가 주어졌다면, 하나하나 풀어가면 돼요."

 

붓다가 자신의 모든 괴로움을 없앤 후, 처음으로 이야기한 가르침이 바로 '사성제'라는 이름의 가르침이다.

 

'괴로움과 제대로 마주하여 그 원인을 알고, 올바른 방법으로 몰두하라. 그러면 누구나 괴로움을 멸할 수 있다.'

 

저자는 붓다의 가르침은 지혜와 자비라는 두 개의 기둥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한다. 마음 깊은 곳까지 통찰하여 괴로움이 생기는 근본 원인인 무지의 어둠을 비추는 지혜. 그리고 '자비'란 타인에게 자애를 베풀고 행복을 줌으로써 고뇌하는 타인의 괴로움을 없애고자 하는 마음이다. 양자는 서로 보완하면서 자타의 괴로움을 멸해간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지혜를 얻는 데 있어, 신체 행동(몸)과 말(입)이라는 구체적인 행위를 조절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서서히 마음(뜻)이라는 높은 수준으로 조절해야 한다.

 

저자는 두번째로 마음 아프게 않게, 관계 돌아보기를 사례와 함께 말한다. 저자가 이야기한 선한 벗의 중요성을 설법한 붓다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관계라는 것에 마음을 비우고 부담없이 선한 벗을 만들고 인연을 만들어가는 것, 붓다는 이런 중용적인 자세를 여러 가지 이야기를 통해 전하고 잇다. 선우를 갖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 관계를 억지로 하려고 할 필요는 없다. 그것을 누구에게나 자연히 찾아오는 것이며 그것을 소중히 여기면 되는 것이다.

"선한 벗만큼, 아직 생기지 않은 선법을 생기게 하고 이미 생겨난 악법을 쇠퇴시키는 법은 없느니라. 선한 벗을 가지면, 아직 생기지 않는 선법이 생기고 이미 생긴 악법은 쇠퇴할지니."

 

책에서는 '선우'란 어떤 자질을 갖춘 사람인지 칠선우법이라는 그 자질에 대한 일곱자기 명제를 들었다.

'사랑스러우면 친근함을 느낄 수 있다.

의지할 만하고 존경할 수 있다.

지혜가 깊고 이해력이 있으며 끊임없이 자기 향상을 위해 노력한다.

이야기하는 법을 알고 뛰어난 방편을 구사하여 능숙한 조언이나 충고를 할 수 있따.

어던 내용의 상담이나 질문, 비판도 열심히 경청할 수 있다.

아무리 복잡, 난해한 내용도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 보다 깊은 학문으로 이끌어준다.

도리에 맞지 않는 일, 그릇된 길, 파멸의 길로 사람을 방황하게 한 적이 없다.'

 

저자는 세번째로 마음 아프지 않게, 미움 내려놓기를 이야기한다. 세 번째 이야기에 등장하는 한 여성은 타고난 올곧은 마음으로 타인을 존경하고 인정해주는 한편, 자신을 비하하고 경멸하는 경향이 있어, 그 생각과 말로써 자신과 타인에게 정반대의 영향을 끼쳐왔다. 타인에게는 활력과 행복감을 주는 등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반면, 자기 자신에게는 강력한 파워로 스스로를 옥죄고 상처를 주어 두 번이나 자살 시도에 이르게 했다. 저자는 그 여성에게 '자기 자신을 친구의 한 사람으로 생각해보라'고 조언했다. 상대에게 주면 자신의 것이 줄어든다는 것은 물질세계라는 한정된 세계의 법칙이며, 마음의 세계까지 시야에 넣는다면 줘도 줄지 않고 주면 줄수록 풍요로워지는 이미지를 그리는것까지도 자유자재로 할 수 잇다. 실제 불교의 세계관에서는 '주면 손해'라고 말하지 않고 주면 줄수록 얻는 것이 있으니 그것을 '덕'이라고 부른다. 책을 읽으면서 세계의 산수로부터 졸업하고 마음 세계의 수학을 배우기 시작하는 것, 그런 관점으로 전환할 계기를 제공해주는 '보시'라는 가르침을 배울 수 있었다.

 

저자는 네번째로 마음 아프지 않게, 감성 보살피기를 이야기한다. 자는 인간관계에 있어서 관점이나 대응에는 '명상적'인 것과 '자아적'인 것이 있다고 말한다. 자신의 의견이든 기분이든 자기 자신이 느끼는 대로 주체적으로 사물을 보거나 말하거나 행동하는 것이 '명상적', 상대의 표면에 나타나는 말에 바로 반응하는 것이 '자아적'이다. 상대의 말을 일단 잘 받아들인 다음 그 말 속에 숨은 상대의 생각이나 바람까지 폭넓게 생각하는 것이 '명상적', 문제가 생겼을 때 바로 흑백으로 생각하는 것이 '자아적'이다. 그 문제를 통해 배우거나 상대와의 관계를 보다 잘 풀어가려는 것이 '명상적'인 것이다.

 

우리는 누군가의 의견을 들으면 바로 그 의견에 찬성하든지 아니면 반대하든지하는 양자택일을 하기 쉽다. 저자는 남의 불평이나 험담을 듣게 되었을 때는 먼저 생각을 그 이야기에 등장한 제 3자인 '누군가'로 향하지 말고 불평을 터트리고 있는 상대에게 향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상대를 '수용'하면 되는 것이다. '수용'은 찬성도 반대도 아니다. 상대의 말, 그리고 그 속에 있는 기분을 있는 그대로 우성 다 받아들이는 것이다. 굳이 그걸 말로 하자면 '아, 당신은 그런 기분이라서 그런 말을 하는군요. 역시,....' 이라는 느낌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그 사람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상대의 의견도 자신의 의견도 그 속에 있는 양쪽의 기분도 우선 있는 그대로 평등하게 다 존중해줍니다. 이런 사물의 관점, 이것이 이른바 '공감'이라는 것이다.

불교에는 '발고여락'이라는 말이 있는데, 고통을 들어주고 편안함을 주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 일단 공감을 갖고 마주하여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일 수 있게 되면, 상대도 '자신의 기분을 이해해 줬다'라고 느껴 안심하고 마음을 열기 쉽다. 이런 과정 없이는 아무리 정론을 말해도 상대는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다. 상대의 마음 깊숙한 곳에 있는 바람을 피드백해주고, 상대도 그것을 깨달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불평이든 분노든 그 속에는 반드시 상대에 대한 '기대'나 염원이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꼭 명심해야겠다. 상대의 마음 속에 있는 기분을 인정하고 피드백해준다면 상대도 문득 구원받는 느낌에 마음도 여유로워진다. 이것은 '명상적'인 관점이나 대응이 가능해졌다는 이야기이다.

 

저자는 다섯번째로 마음 아프지 않게, '지금 여기' 집중하기를 이야기한다. 다섯번째 장에서는 저자가 '차른 사티(깨달음의 개발)'이라는 명상법을 소개하여 따라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는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들인 '쓸데 없는 생각에 마음을 빼앗기는 사람들'을 위해 지금 여기 공간을 열기, 이름을 붙이는 것으로 실체가 드러나기, 어떤 현상도 해석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기, 괴로움을 낳는 욕심과 바른 욕심, 자신을 부정하지 않기를 말한다. 특히 괴로움을 낳는 욕심과 바른 욕심이라는 욕심의 두 종류에 관한 말이 인상적이다. 욕심은 '탄하'와 '찬타'라는 말로 나뉜다. '탄하'는 탁애의 의미로 감각의 갈망이나 뭔가 물건을 얻고 싶거나 되고 싶은 욕구, 또는 파괴하고 싶거나 소멸시키고 싶은 욕구로, 이 갈애에 사로잡히면 괴로움에 빠지게 된다. '찬타'는 욕심이라도 '의욕'의 의미로, 다른 말로 하자면 향상심이나 큰 뜻, 즉 성장 방향이나 괴로움의 해결로 향하는 동기 부여가 된다. 붓다는 '의욕'은 지녀야만 하는 것으로 추천하고 있따. 그렇기 때문에 욕심은 뭐든 안 된다고 하는 게 아니다. '탄하'는 괴로움의 근원이 되지만 오히려 '찬타'는 괴로움을 멸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한다.

또한 저자는 힘을 빼고 마음을 고요하게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쉽게 믿지 않기, 집중보다 깨달음, 노는 마음으로 지금 여기를 즐기기, 욕심과 자아를 부정하지 않기, 카르마(업)와 열반에 사로잡히지 않기를 이야기한다. 특히 카르마와 열반에 사로잡히지 않는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지금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 과거로부터 배우고 미래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생각한다. 또한 지금으로 되돌아와 실천한다. 저자는 그런 느낌으로 해가면 괴로움을 줄여 행복한 인생을 보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열반은 '항상적인 멸고 상태'라고 평가된다. 즉 모든 괴로움의 요인은 소멸하여 항상 괴로움이 생겨나지 않는 상태이다. '지금 여기'에 마음을 담고 살아가는 것 자체는 과거를 후회하지도 미래에 불안을 품지도 않는 것이다.

저자는 현재를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버리지 않고 숙성시키기, 기쁨은 마음의 에너지, 마음을 상징하는 꿈, 마음은 자유롭게 디자인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저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 여기'라고 강조한다. 분노와 괴로움이라는 현상과 법칙을 타인과 대한 공감적 이해 나아가 보편적 자애로 승화해가는 과정을 거치는 중에 자비심을 저절로 키워진다. 그와 동시에 자아에 사로잡히는 것에서도 멀어져 진정 괴로움에서 해방될 수 있다. 저자는 자신이 좋아하고 붓다도 마음에 들어 했다는 '일야현자의 게'를 소개하는데, 지금 여기의 생을 소중히 하면서 괴로움에서 자유로워져야겠다는 중요성을 깨닫는다.

 

"과거에 매달려 애태우지 말고 미래를 앞당겨 근심도 말라. 과거는 이미 흘러가버린 것.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것.

그러니 다만 현재의 것을 그곳에서 잘 살펴 흔들림 없이, 움직임 없이 잘 간파하려 실천하라. 다만 오늘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하라. 누가 내일 죽음이 있을 줄 알랴. 참으로 저 죽음의 대군과 만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없다. 마음을 담아 밤낮으로 부단히 정진하는 자. 그를 일러 일야현자라 하고, 또한 고요한 자라고 함이다" 

 

책 <내 마음 아프지 않게 남의 마음 다치지 않게>는 괴로운 마음이 생길 때마다 꼭 다시한번 꺼내보고 싶은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지친 마음, 괴로움 마음으로 힘들어하는 분들이 이 책을 읽고 마음의 평안을 얻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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