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시대 - 시대를 초월하는 욕망의 코드, 럭셔리 브랜드의 탄생
왕얼쑹 지음, 이예원 옮김 / 더난출판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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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명품시대>의 저자 왕얼쑹은<샹그릴라>의 편집장을 거쳐 <신주간>에 연제한 칼럼 '럭셔리 애티튜드'가 큰 호평을 받았다. 전문 칼럼니스트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GQ>, <엔트러프러너>등의 잡지에 주로 럭셔리 브랜드와 경제 관련 분야의 글을 기고하고 있다.

"이 책은 '명품'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현재 유행하는 명품 브랜드에 국한되지 않고 경제, 역사,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관련 현상을 두루 살펴보고자 한다. 명품이 명품인 이유는 명품이 담고 있는 풍부한 가치 때문이다. 이는 '호화'나 '사치'라는 두 글자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렇기 때문에 명품은 물질적으로 풍요를 누리는 것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위안이 되어 주기도 한다."

책 <명품시대>는 명품 전통과 만나다, 머니게임과 혼란의 명품사, 명품의 불편한 진실, 명품에 사로잡힌 사람들 시대를 욕망하는 명품, 명품의 탄생, 대중을 사로잡는 사치의 재발견이라는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계란 볶음밥을 먹고 바로 이디오피아 원두로 내린 커피를 질색하는 사람은 최고급 양모나 멜톤 원단에 안어울리게 롤러로열을 가해 부직포를 안감으로 덧댄 양복에 질색할 것이다. 이렇게 '질색할 수 있는' 사람은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구분할 줄 알고 완벽을 추구하게 된다. 이런 사람이 많아지면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좋은 물건을 사용할 줄 아는 사람도 많아져 좋은 물건을 사용할 기회도 덩달아 많아질 것이다. 그리고 탐정 매튜 스커더처럼 고급 셔츠를 실제 입어본 적은 없지만 적어도 구분할 수 있는 안목을 기르게 될 것이다."

저자는 전통은 특별한 힘을 가졌다는 이야기로 혼란의 생활사를 말한다. 아일랜드는 세계가 인정하는 유럽의 가난한 나라다. 아일랜드가 가난한 나라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일랜드에 명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일랜드는 전 세계적으로 최고급 린넬 제품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 같은 영예는 단지 '아일랜드'라는 이름만 빌렸을 뿐 사실 아일랜드 린넨은 아일랜드 것이 아니다. 아일랜드 린넨의 거대한 상업적 시회와 천문학적 수익 창출은 더더군다나 아일랜드와 상관이 없다.

"전통에는 특별한 힘이 있다. 전통은 사람을 순종하게 만들고 굴복하게 만든다. 이런 절대적인 힘이 있기에 오랫동안 전통은 이어진다. 전통은 무형의 힘으로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다. 전통은 역사의 기억과 함께 현실 속의 삶에 투영되고 다양하게 녹아들어 언제나 우리 삶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전통의 역사는 생활의 역사이며 명품은 생활의 역사의 주류를 이룬다. 모든 민족은 역사적으로 자신들만의 명품을 만들어냈다. 이는 그 민족이 얼마나 잘살고 못살고가 아닌 오직 전통하고만 관계가 있다."

세계경제와 명품의 시련이었던 반 토막 난 루이비통의 주가와 리먼브러더스의 파산과 에르메스의 고공행진인 머니게임과 명품의 성장 이야기가 흥미롭다. 책을 읽으면서 루이비통와 구찌의 대결에서 톰 포드가 구찌를 기회회생시킨 이야기, 포르쉐가 폭스바겐을 인수한 배경 등의 명품의 불편한 진실에 관한 이야기도 알 수 있었다.

저자는 명품 산업의 비밀코드인 욕망을 이야기한다. 가지고 싶은 욕망이든, 보여주고 싶은 욕망이든 아니면 누리고 싶은 욕망이든 보이지 않는 손처럼 눈이 부실 정도의 화려함으로 우리를 유혹한다. 어쩌면 '욕망'이라는 두 글자는 명품 산업이 생존하고 발전하는 비밀 코드일지도 모른다.

"현재 중국에서 명품 브랜드는 이제 자신의 가치와 위치를 상징하는 확실한 잣대가 되었다. 특히 비즈니스에서 특정 브랜드는 그 사람의 경제력을 보여주는 상질물이며 때로는 비즈니스의 성패를 좌우한다. 물론 얼핏 듣기에는 어처구니가 없기도 하지만 비즈니스를 위해 명품을 선택하는 것 또한 명품이 단순한 착용의 의미를 넘어섰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즉, 명품은 이제 소유가 아닌 자신감을 상징하는 것이다."

저자는 염가 경제의 순환과 글로벌의 본질인 과유불급의 순환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중국인들도 원래는 명품을 좋아하고 우수한 품질과 정교한 제작,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저렴한 제품은 단지 돈을 버는 수단이며, 명품은 돈을 벌기 위한 목표다. 명품은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고 유행을 타지 않으며 고급스럽고 우아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누구나 명품을 소유하고 싶어한다. 이런 경제 구조 때문에 우리는 '저렴한 원가, 저렴한 이윤, 다량 판매와 많은 소비'라는 명품에 역행하는 심리로 명품을 추구할 수 있다.

"우리가 걱정하는 건 오직 한 가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더 많이 구매하도록 하느냐다. 더 많이 사게 하려면 더 많이 소비하도록 해야 한다. 더 많이 소비하려면 제품의 회전률을 높여야 한다. 제품의 회전율을 높이려면 굳이 오래 쓸 수 있게 잘 만들 필요가 없다. 품질도 좋을 필요가 없고 꼼꼼하게 만들 필요도 없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이 아까워서 버리겠는가?"

저자는 명품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심리적인 압박을 벗어나기 위해서 사람들은 마음을 의지할 곳을 끝없이 찾아 헤맨다. 물질적인 풍요를 추구하는 사람의 경우 명품 소비를 하고 정신적 세계를 추구하는 사람은 종교와 신앙으로 내면의 평화를 찾는다.

"명품이 명품인 이유는 명품이 담고 있는 풍부한 가치들 때문이다. 이는 '호화'와 '사치'라는 두 글자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하다. 낭비벽이 있는 사람들에게 명품은 물질적으로 풍요를 누리는 것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위안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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