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세계경제 공부하라 지금 당장 경제 시리즈
박유연 지음 / 한빛비즈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책 <지금 당장 세계경제 공부하라>는 경제에 대해 일반인도 알기쉽게 설명한 점이 마음에 든다. 이 책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를 쉽게 이해하도록 돋는 것이 목표라는 경제전문기자 박유연의 저서이다. 대한민국은 이미 15년전 IMF 경제위기를 겪었다. 우리의 경제생활은 세계경제와 떼어서 생각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저자는 국제 경제 뉴스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판단하고, 결국 내 일과 재산이 어떻게 될지 전망하는 힘을 키워주는 것이 책을 쓴 목표라고 말한다. 이 책은 세계경제에 특화해 쓴 책이라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책에서는 먼저 1장을 통해 세계경제를 움직이는 기본 축인 무역과, 이를 둘러싼 최근 이슈와 글로벌 금융위기의 과정을 돌아본다. 또 신문지면과 방송 뉴스에 자주 오르내리는 개념을 소개했다. 이를 통해 국제 경제 뉴스에 대해 개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2장에서는 세계경제를 이해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개념인 환율과 경상수지에 대해 소개한다. 경제정책, 국제금융, 신용등급에 대한 자세한 내용도 함께 담았다. 세계경제를 이해하기 위한 이론적 토대를 만드는 장이라 볼 수 있다. 3장에서는 현재 세계를 휩쓸고 있는 유럽발 재정위기의 본질을 소개하면서 지역별로 세계경제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지역별 예측을 담았다. 현재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으며, 위기는 어떻게 전재되고 흘러갈 것인지 이해할 수 있도록 이슈별로 분석했다. 지금의 세계경제를 이해하고 앞으로를 전망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장이다. 마지막으로 4장에서는 세계경제 위기 상황에서 한국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곳에서 기회를 찾을수 있을지를 이야기한다. 국제경제 체제 하에서 한국이 어떤 고리를 구성하고 있는지, 그것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이해할 수 있는 장이다.

 

아르헨티나와 그리스가 마치 평행이론을 연상시키듯 같은 재정위기를 겪은 점이 특색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복지의 크기와 양극화 해소는 정의 관계를 갖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르헨티나는 막대한 복지지출로 정부지출이 확대되면서 물가상승을 초래하고 재정적자에 빠지게 되었다. 그리스는 막대한 공무원 연금이 복지지출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리스의 복지는 기득권을 위한 것이었고 분배상황을 개선시키지 못한 채 재정만 악화시켰다. 포퓰리즘에 바지지 않고 양극화도 개선되는 효율적 복지를 하기 위해선 복지의 전달체계가 무척 중요하다. 돈이 비효율적인 곳으로 새지 않고 양극화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쓰일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복지는 규모의 문제가 아니라 운영의 문제인 것이다. 대표적 복지국가인 스웨덴은 1990년대 경제위기를 겪으면서도 복지지출을 줄이지 않았다. 그래도 지금껏 경제 강국의 지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스웨덴 사례를 보면, 복지정책이 성공하려면 우선 지출과 세수입 간에 균형이 이뤄져야 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지출이 아무리 많아도 세수입으로 충당 가능하면 문제가 없고, 지출이 적어도 세수입을 넘어서면 문제가 되는 것이다. 결국 어떤 정책이 포퓰리즘인지 아닌지 알려면 그 나라 상황에 맞는지를 봐야 한다. 또, 복지지출을 늘리는 과정에서 다른 부분을 줄이는 희생을 감수하는지도 봐야 한다. 스웨덴의 경우는 다른 낭비지출을 줄이는 재정개혁을 했기 때문에 고부담 고복지 체제가 가능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경제성장도 한몫했다. 세수 기반이 뒷받침되면서 지속가능한 체계를 만든 것이다." 

 

책에서는 에너지냐 식량이냐하는 애그플레이션의 딜레마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개도국 가운데는 식량부족으로 폭동이 벌어지기도 하기 때문에 농산국 가격은 예민한 문제이다.

 

"앞으로 세계 경제는 유가와 함께 지속적인 농산물 가격상승에 시달릴 위험이 크다. 이유는 크게 세가지다. 첫째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발생하는 이상기후다. 기상이변은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2011년 최대 쌀 생산국인 태국에서는 수도 방콕을 침수위기로 몰아넣은 대홍수가 발생하면서, 세계 쌀 가격이 치솟은 바 있다. 게다가 전 세계적인 사막화로 경작 가능한 지역은 오히려 줄고 있는 상태다. 둘째는 중국,인도,브라질 등 대형 개발도상국들의 경제발전이다. 인구가 많은 이들 국가에서 경제발전이 이뤄지면서 식료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식료품 수요증가는연쇄적으로 이뤄진다. 육류 소비가 늘면서 소 가격이 오르고, 이에 맞춰 소 사육을 늘리면 사료인 옥수수 소비가 늘어 옥수수 가격도 오르는 식이다. 이런 식으로 결국엔 모든 식료품 가격이 급등하게 된다. 셋째는 식료품의 전용이다. 석유 등 화학연료 고갈이 예상되면서 옥수수 같은 곡물로 에탄올을 만들어 기계연료로 활용하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곡물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며, 지속적인 가격상승이 일어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저출산 고령화 추세에 대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특히 고령화에 따른 의료지출 확대에 주의해야 할 것이다. 한국은 개도국과 선진국 사이에서 서로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하기에 적합한 나라다. 저자는 위기 이후 한국 경제의 비전은 서비스업이라고 말한다. '서비스업'하면 미용실, 음식숙박업 등을 떠올리지만 이것은 일부분일 뿐이다. 손에 쥘 수 없는 무형의 재화를 생산하는 모든 업종은 서비스업이고, 그 중에는 다양한 고부가가치 산업이 포함되어 있다. 한국은 아직 제조업 경쟁력이 더 강하지만 중국 제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경쟁의 우위를 가져가긴 어렵다. 따라서 금융, 의료, 법률, 교육, 엔터테인먼트 등 서비스업에서 신성장동력을 찾으려는 노력이 커져가는 것이다. 앞으로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인은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부동산 시장과 가계대출 부실에 있다. 인테리어 업자 등 관련업계 종사자까지 합하면 부동산을 통해 먹고사는 사람이 200만명을 넘는다고 한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돼 이들의 소득이 계속 줄어들면 소비침체 등 여러 부가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위한 기본토양은 지속적인 경상수지 흑자를 바탕으로 경제가 성장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앞으로 세계경제의 향방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세계경제가 다시 호황을 맞으면 우리의 경상수지 흑자도 지속되면서 계속 경제가 성장할 것이고, 부동산 시장 침체와 가계대출 부실이 심각해지는 것도 막을수 있다. 결국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를 잘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우리 내부의 문제만 파고들 것이 아니라 세계경제 변화에 면밀히 대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보다 넓은 안목만이 한국 경제의 위기와 기회를 정확히 꿰뚫어보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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