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은 그의 혀끝에서 시작됐다 - 심리학자와 언어전문가가 알기 쉽게 풀어낸 말의 심리
박소진 지음 / 학지사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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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올드보이>의 주인공 오대수가 15년동안 독방에 감금되어야 했던 이유는? 부주위하게 내뱉은 말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책 제목인 <비극은 그의 혀끝에서 시작했다>처럼 말은 사람에게 기쁨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상처를 주기도 한다. 사람들은 언어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며 효과적인 소통을 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이 책은 심리학과 언어치료학을 전공한 두 명의 저자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말과 관련된 심리를 알기 쉽게 풀어쓴 심리학 책이다.

 

책 <비극은 그의 혀끝에서 시작했다>는 영화 <가문의 영광>, <올드보이>, <뷰티풀 마인드>, <인생은 아름다워>, <데드맨 워킹>, <말아톤>, <레인맨>, <냉정과 열정사이>, <킹스 스피치>, <공공의 적>, <샤인> 등 영화를 통해 알기 쉽게 심리학의 내용을 설명했다는 점이 좋았다. 자칫 잘못하면 딱딱하기 쉬운 심리학의 용어나 관점을 영화를 예를 들어 공감하기 쉬웠다.

 

책을 읽으면서 자기개방은 친밀해지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에게 가장 부족한 면이 있다면 바로 자기개방을 하는 일이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스스로를 자신있게 표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은 정말 중요하지 않을까....

 

"낯선 사람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자신을 내보여야 한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자기개방'이라고 부른다. 상대를 이해하고 수용하기 위해 서로의 지나간 과거 이야기, 현재의 상황, 고민거리 등을 꺼내 놓고 공유하게 되는 과정이다.  이러한 자기개방을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긍정적으로 자신을 수용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보다 깊이 있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과정을 심리학에서는 '통찰'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아무에게나 자기개방을 할 수는 없다. 자기개방에는 분명한 경계가 있어야 한다. 자기개방의 경우에서도 나는 내 얘기를 했는데 상대방이 그에 상응하는 개방이나 보상을 주지 않을 경우 당연히 불만감이 들고 대화가 단절될 수 밖에 없다. 인본주의 심리학자 칼 로저스는 우리가 친밀한 대인관계를 형성하는 데 공감적 이해, 긍정적 존중 그리고 솔직성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서로가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마음에 손상을 입지 않을 정도에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한다면 건강한 관계가 유지될 것이다." 

 

"살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 시간이 지난 뒤에 돌이켜 생각해보면, 사건 내용은 기억나지만 그 당시의 생생했던 감정들은 떠오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사건에 대한 정보가 기억에 저장될 때 사고와 정서라는 두 가지 과제가 통합되어 저장되는데, 만약 부정적인 정서가 있었다면 방어기제의 일종인 '해리'가 작용해 사고와 정서 간의 연결을 끊어 버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해리작용에 의해 자아는 불쾌한 정서가 되살아나는 일을 회피할 수 있고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게 된다."

 

책에서 사랑은 친밀감 + 열정 + 책임감이라고 말한다. 친밀감과 열정이 있더라도 책임감이 없다면 사랑은 유지되기 힘들 것이다.

 

"심리학자 스턴버그는 사랑을 세 가지의 요소로 나눈다. 그 세 구성 요소는 친밀감, 열정, 그리고 책임이다. 친밀감은 연결감, 유대감, 따뜻한 느낌이고, 열정은 사랑하는 사람과 결합하고자 하는 뜨거운 느낌이다. 연인 사이에서는 이러한 열정이 대개 성적인 욕구로 표출된다. 마지막으로 책임은 차가운 느낌으로,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책임을 지려는 마음가짐이다." 

 

책을 읽으면서 때로는 칭찬보다는 격려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칭찬이 늘 긍정적으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겠다. 칭찬에는 다른 사람을 조종하려는 의도가 숨어있기도 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타인의 칭찬대로 행동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아동 중심 놀이 치료에서는 칭찬을 가급적 사용하지 않으며, 칭찬보다는 '격려'를 사용할 것을 권고한다. 칭찬과 격려는 비슷한 것 같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다. 칭찬은 결과에 초첨을 두는 반면 격려는 과정에 초점을 둔다. 그래서 격려에는 가치 판단이 배제될 수 있고, 언어적 비언어적인 격려가 모두 가능하다. 예를 들면, 인형 머리를 예쁘게 빗어 주는 아이를 보고 "와~예쁘다. 잘하는구나"라고 한다면 칭찬이고, "인형 머리를 어떻게 빗기는지를 잘 알고 있구나."라고 하는 말은 격려에 해당한다. 칭찬을 들은 아이들은 호감을 사려고 같은 활동을 더 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격려는 결과에 대해 판단하기보다 아이의 능력을 반영하는 대화법이다."

 

특히 여자들은 분석이 아니라 공감을 필요로 할 때가 많다. 여자는 보통 자신의 하소연이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를 바란다.

 

"공감은 동정과 다르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느끼는 것을 그 사람의 입장에서 느낄 수 있는 능력이 바로 공감이다. 동정은 단지 상대를 불쌍하고 가엽게 여기는 마음이다."

 

책에서는 언어유희의 즐거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언어를 갖고 놀수록 표현도 풍부해진다. 특히 유머가 성숙한 방어기제라는 사실은 꼭 알아두어야겠다. 유머를 포함한 언어유희는 불안이나 긴장 등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고 사회적 상호작용을 촉진한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유머는 승화와 같은 성숙한 방어기제로, 유머를 통해 인간은 자아를 위협하는 상황을 거부하고 현실적 요구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유머는 사람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주는 한편 충동을 억제하고 제한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었다는 점에서 가치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인지적 관점에서는 유머를 '불일치를 이해하는 능력'으로 보고 있다. 유머나 농담을 이해하려면 사물의 특성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그 사물의 의미를 다른 새로운 관계로 재구성할 때 발생하는 반전의 즐거움을 알아차릴 수 있다. 유머를 이해하고 즐기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하고 사회문화적 배경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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