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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뿌리는 자 ㅣ 스토리콜렉터 8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2년 2월
평점 :
책 <바람을 뿌리는 자>는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너무 친한 친구들> 등의 소설로 유명한 베스트셀러작가 넬레 노이하우스의 책이라서 읽고 싶었다. 소설 <너무 친한 친구들>을 읽고 매료되어 독일작가 넬레 노이하우스의 팬이 되었기 때문이다. <미움 받는 여자>, <너무 친한 친구들>, <깊은 상처>,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에 이어 책 <바람을 뿌리는 자>는 카리스마 수사반장 보덴슈타인과 감성 여형사 피아가 사건을 해결하는 타우누스 시리즈 5번째 작품이다.
피아는 모처럼 크리스토프와 중국에서 꿈처럼 달콤한 시간을 만끽한다. 그러나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한 통의 전화가 그녀를 다시 현장으로 불러들인다. 한편 부인과의 결별 이후 심난한 나날을 보내고 있던 보덴슈타인은 아들의 결혼식 때문에 전 부인과 다시 마주쳐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현장에 도착한 피아는 계단에서 떨어져 사망한 경비원의 참혹한 시체와 맞닥뜨린다.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한 사고처럼 보이는 사건이지만, 피아는 그 위에 무언가 숨겨져 있음을 직감적으로 눈치챈다. 피해자가 근무하던 풍력에너지 개발회사와 풍력발전소 건립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인물들이 얽히면서 사건은 점점 복잡한 양상을 띠기 시작한다.
풍력에너지 개발회사인 윈드프로주식회사의 사장인 슈테판 타이센, 윈드프로주식회사에서 프로젝트 개발팀장으로 일했지만 슈테판 타이센에 대한 복수를 꿈꾸는 재니스, 재니스의 여자친구 리키, 재니스와 리키를 따랐던 17살 소년 마르크, 리키의 집에 세들어 사는 친구 니카, 풍력에너지 개발을 위해 자신의 땅을 노리는 윈드프로주식회사에 맞서는 루드비히 히르트라이터, 루드비히 히르트라이터의 자식들 등 다양한 인물 속에서 살인사건의 범인을 파헤치는 긴장감이 넘친다.
책 속 인물중에서 특히 마르크와 니카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둘 다 사람을 진심으로 믿었지만 자신이 믿었던만큼 큰 상처를 받은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자신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40대 여성 리키를 사랑했던 17세 청년 마르크는 거짓말을 증오했다. 마르크는 학교에서 자신이 친구라 생각했던 선생님이 성추행범으로 체포되고, 감옥에서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풍력발전소 건립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회원인 재니스와 리키를 따랐지만 결국 그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거짓이라는 사실을 알게된다. 사랑과 사람에 결핍된 소년 마르크의 불안함 속에서 현대인의 나약하고 불안한 모습을 작가가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니카는 자신이 믿었던 독일기후연구소의 디르크 아이젠후트 박사에게 커다란 배신을 당했다. 어릴적 친구인 리키의 집에 세들어 살게된다. 형사 보덴슈타인은 사건을 파헤치던 중에 니카를 사랑하게 된다. 윈드프로주식회사 경비원이었던 롤프 그로스만, 풍력에너지 개발을 위해 자신의 땅을 노리는 윈드프로주식회사에 맞서는 루드비히 히르트라이터 2명의 살인사건의 범인을 추적해가면서 인간의 오욕과 거짓은 결국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욕망에서 출발한다. 타락한 자들을 찾아내어 벌주는 짜릿한 두뇌게임의 명승부를 만나볼 수 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여형사 피아가 마르크에게 했던 대사속에 인생의 철학이 담겨있다. 우리는 거짓말을 하며 거짓말에 속는 이중성을 지녔다. 하지만 그렇게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진짜 거짓말쟁이들을 가려낼 수 있는 분별력이 생겨난다. 그것이 세상을 사는 지혜와 경험이 아닐까.
"안타까운 일이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거짓말을 하면서 살아. 거짓말이었다는 걸 알게 되면 크게 실망을 하지. 하지만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거짓말쟁이들을 가려낼 수 있게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