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고비에서 만나는 두 번째 인생
오세웅 지음 / 새로운제안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책 <두번째 인생>은 너무 늦었다는 후회에 빠질때 자책하게 되는 우리들에게 건내는 희망의 메시지이다. 이 책에는 천사의 빵, 방랑니트족, 후라노 라벤더 이야기, 아내에게 바치는 1778가지 이야기, 펭귄부부, 이비사, 미스터 두부, 아사히야마 동물원, 일본 최고의 술, 세상에서 가장 얇은 실 52번, 야쿠자와 여교사라는 11가지 이야기가 등장한다. 삶의 고비에서 만나는 두번째 인생을 살아간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삶의 희망과 용기를 배울 수 있었다.

 

책 속에 등장하는 나카무라 시게오라는 인물이 인상적이었다. 나카무라가 희귀금속이라는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방법은 3현이다. 현장, 현물, 현실. 직접 발로 가보고 눈으로 대상을 보고 분위기를 피부로 느껴 예측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점들이 어느 순간 선으로 이어진다. 선으로 이어지면 이어 면(비즈니스)이라는 입체감을 띤다. 즉, 점과 선을 가공해 내 것으로 만들어내는 게 바로 비즈니스 전략이다. 나카무라의 좌우면은 중국 고전에 나오는 '득의담연 실의태연'이다. 좋은 일이 있어도 뽐내지 않고 겸허하며, 나쁜일이 생겨도 태연자약해야 한다는 뜻이다. 나카무라는 형용사를 즐겨쓴다. 회사보다는 '아름다운 회사' '올바른 회사'가 그것이다. 형용사를 붙이면 회사의 개성이 보다 명확해진다. 뚜렷한 가치관은 기업의 이익을 창출하고 자신의 발전도 꾀한다.  

 

"나카무라 시게오. 그가 54세에 세운 AMJ(Advanced Material Japan)는 사원 20명에 연 매출 3억엔 이상을 올리는 회사다. 사원도 중국, 러시아, 스위스인 등으로 다국적이다. 종교, 성별, 문화, 취미도 따지지 않는다. AMJ 사원들의 업무는 아시아, 몽골 등지의 희귀금속 자원의 개말, 수입이 중심을 이룬다. 사장인 나카무라 시게오의 신조는 왼손에는 로망, 오른손에는 계산기, 등에는 인내다. 그는 오로지 그 기준으로 사원을 선발한다. 또한 자신처럼 방랑니트족을 선호한다. 방랑니트족의 강점은 순발력이다. 주변 상황을 정확히 감지했을 대 발휘되는 순발력은 훗날 성공의 척도가 되어 준다. 나카무라는 하루 24시간을 4등분해서 사용한다. 아침 5시에 일어나서 11시까지는 입력에 할당한다. 이때는 정보를 모으고 독서를 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을 기획한다. 11시부터 5시까지는 출력시간이다. 사원들에게 업무지시를 내리고 거래처와 교섭하며 세미나에 참가하고 프레젠테이션도 한다. 오후 5시부터는 11시까지는 자유시간. 가족과 시간을 보내거나 취미, 스포츠를 즐기고 명상도 한다. 가끔 지인들과 술 한 잔 할 때도 있다. 하루에 할당한 시간 안에는 식사시간과 이동시간도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11시면 잠자리에 든다. 물론 잠자는 시간은 하루의 4등분에 해당한다. 토, 일요일은 물론 해외에서도 똑같은 규칙을 적용한다." 

 

아내에게 바치는 1778가지 이야기의 주인공 마유무라 카구의 이야기에서는 아픈 아내를 위해 글을 쓰는 마유무라 카구의 감동적인 글귀가 인상적이다. 책 속에는 그가 쓴 이야기 중에서 몇가지가 실려 있다.

"마유무라 카구, 그는 1년밖에 못 산다는 아내를 구하려고 글을 썼다. 그의 글 덕분인지 아내는 4년을 더 살아주었다. 글은 신을 움직인다는 말이 허투루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일본인은 곳곳에서 신을 구한다. 곳곳에서 신을 발견한다는 말이 더 어울릴지도 모른다. 일본 열도에 밀어닥치는 때도 없는 지진, 쓰나미는 오늘 하루에 인생을 걸게 만든다. 일본인들이 벚꽃을 유난히 좋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활짝 핀 벚꽃도 시기가 기울면 사정없이 땅에 곤두박질친다. 일본인에게는 '오늘의 벚꽃'만이 존재한다. 그래야 맘껏 즐길 수 있다. 그 오늘이 매번 살아 숨 쉬는 과정이 인생이다. 적어도 일본인 중에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마유무라가 암 투병을 하는 아내를 위해 쓴 글은 17,78가지이다. 거의 5년 가까이 매일 글을 썼다."

 

혹독한 자연 세계에서 살아가는 야생동물은 거친 삶의 증거로 몸에 어느 정도의 상처를 지니고 있다. 그 상처는 야생에서의 당연한 삶의 결과다. 그 상처를 있는 그대로 살린다면 가죽이 지닌 생생한 질감을 고객에게 선사해줄 수 있다는 게 이시다의 회장 요시다의 신념이다. 현재 이시다의 회장인 요시다가 추구하는 고객 서비스는 페이스 투 페이스(face to face)다. 잃어버린 관계, 일본의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좋아하는 표현을 빌리자면 '상실'의 관계는 사람의 온기과 온기가 맞교환되는 지점에서 회복된다.

"요시다는 가방을 만드는 과정을 고객에게 직접 보여주기로 했다. 여기에 AS를 영구적으로 해주는 조건을 달았다. 물건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물건을 만드는 사람과 물건을 구입하는 사람 사이에 확실히 존재한다면, 물건을 만드는 회사의 존속과 성장의 이유는 분명해진다. 반대로 물건을 함부로 쓰고 일시적인 마음만 도사린다면 그런 물건에 가치가 있을 리 만무하다. 사람의 마음이 버려지는 곳에 물건도 따라 버려지고 이내 그 물건은 고아가 되고 찾는 부모도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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