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비밀의 종말 - 가디언이 심층취재한 줄리언 어산지의 모든 것
데이비드 리.루크 하딩 지음, 이종훈.이은혜 옮김, 채인택 감수 / 북폴리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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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 <위키리크스, 비밀의 종말>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위키리크스 : 더 무비>의 원작으로 유명하다.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를 만든 줄리언 어산지는 무명의 인물로 출발했다. 위키리크스는 익명의 정보 제공자가 제공하거나, 자체적으로 수집한 사적 정보 또는 미공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웹사이트다. 주로 정부의 비밀을 폭로하는 일을 한다. 위키피디아가 집단 지성을 바탕으로 한 공개 백과사전 사이트라면, 위키리스트는 익명 집단의 제보를 바탕으로 하는 비밀 폭로 전문 사이트다. 이 책의 내용은 무명의 한 해커에서 갑자기 세계적 유명 인사로 떠오른 줄리언 어산지란 인물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은 어산지와 위키리크스가 어떻게 하나의 세포에서 하나의 개체로 성장했는지를 가장 객관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와 처음 접촉하고 전 세계에 비밀을 폭로할 계획을 함게 세웠던 영국 일간이 <가디언>의 기자들이 썼기 때문이다. 특히, 컴퓨터를 전공하거나 해커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흥미롭게 책을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39세 호주인 줄리언 어산지. 그는 비상한 재주를 지닌 컴퓨터 해커였다.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유머와 위트를 구사하는 매력적인 인물이었다. 대론 사소한 일에도 불같이 화를 냈으며, 간혹 상대의 말을 대받아치기도 잘했다. 어산지, 그는 정보 메시아인가, 사이버 테러리스트인가! 자유의 전사인가, 반사회적 인물인가! 양심적인 십자군인가, 자아도취에 빠진 정보 사기꾼인가!"

 

줄리언 어산지는 추종자들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지만 기소되면 감옥에 갇혀 손가락질을 받을 수도 있는 양면성을 지닌 인물이다. 해커중에서는 힘든 가정사가 과거를 가진 인물들이 많다고 한다. 어산지가 더욱 컴퓨터의 세계 안으로 빠져든 이유도 그의 불우한 과거가 한몫한 것이 아니었을까.

"어산지가 열여덟 살 되던 해 여자친구가 임신을 하자 두 사람은 결혼했고 아들 대니얼이 태어났다. 그러나 어산지의 불안 증세가 점점 심해지고 경찰이 마침내 불법 채커 동아리를 압박해오자 어산지의 아내는 20개월 된 아들을 데리고 그를 떠났다. 이 무렵 어산지는 우울증으로 한동안 입원했다. 이후 어산지는 단데농 산맥 국립공원의 유칼립투스 숲속을 배회하며 한동안 노숙생활을 하기도 했다. 여러 차례 버림을 받고 혼란과 급작스러운 변화를 겪어야 했던 10대 후반의 어산지는, 이 시절 인간관계란 분명 믿을 수 없는 것이라고 여겼을 것이다. 반면 컴퓨터의 세계는 예측이 가능했고, 그가 훗날 암호 해독가로 기술을 익히는 데 핵심 요소였던 알고리즘만큼은 믿어도 될 것처럼 생각했을 것이다."



위키리크스라는 이름은 사용자가 편집할 수 있는 사이트라는 의미의 '위키'로 시작한다. 그래서 사용자가 편집할 수 있는 위키피디아와 혼동하는 경우가 있지만 사실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러나 어산지와 그의 동료들은 위험하거나 불법적인 정보를 제거할 필요성과 콘텐츠 때문에 그런 모형이 실용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곧 깨달았다. 

 

"우리의 초기 개념은 이러했다. '위키피디아를 편집하는 그 모든 사람들을 지켜보라. 그들이 수행하고 있는 실속 없는 그 모든 일을 지켜보라. 역사와 수학 등에 대한 글을 쓰는 사람들과 인권 참사에 대해 그럴듯하게 설명하기에 여념이 없는 그 모든 블로거들. 그런 사람들이 분명 새로운 정보를 얻고 한 걸음 더 나가가 무언가를 이루지 않을까?' 당치 않은 말이다. 그건 전부 헛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무언가에 대해 글을 쓴다. 글쓰기를 업으로 삼지 않아도 말이다. 이미 같은 집단에 속해 있는 동료들에게 자신의 가치를 과시하려는 마음 때문이다. 그러나 실상 그들은 그 문제에 전혀 관심이 없다."

 

책 <위키리크스,비밀의 종말>에서는 어산지 외에도 위키리크스의 정보원으로 알려진 23세의 미군 병사 브래들리 매닝에 대해서도 자세히 등장한다. 미국의 기밀을 빼내 위키리크스에 전한 브래들리 매닝. 그는 레이디 가가의 노래를 들으면서 컴퓨터로 기밀들을 빼냈다. 보안체계가 얼마나 허술한지도 느껴진다. 이 책에서는 스웨덴 여성 성폭행 혐의로 체포되었던 줄리언 어산지가 보석금을 내는 조건으로 풀려나기까지의 과정도 상세하게 다루어진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일지, 이라크 전쟁일지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의 기밀을 누설하는 위키리크스. 위키리크스의 줄리안 어산지라는 인물을 상세하게 알 수 있는 책이여서 무척 흥미롭다. 기밀 속에는 인류의 비열하고 탐욕스러운 행태가 드러나는 것 또한 안타깝다.

 

"외교 문서에 관한 이 방대한 자료를 면밀히 조사해보면 인간 본성에 대한 비관적 시각을 떨쳐버리기가 쉽지 않다. 인류는 세계 곳곳에서 비열하고 탐욕스러운 행동을 보이고 있었는데, 특히 수많은 정치 지도자들은 놀랄 만한 탐욕에 사로잡힌 채 돈에 좌우되는 작태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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