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발론을 여는 주문, 스펠스 윙스 시리즈 2
에이프릴린 파이크 지음, 이지선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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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 <스펠스>는 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세계 22개국에 번역 출간된 베스트셀러 '윙스' 시리즈의 2번째 권이다. 윙스 시리즈 첫번째 소설을 무척 재미있게 읽어서 2권도 기대되었다. 헐리우드에서 영화화되고 있는 작품이여서 영화로도 상당히 기대하고 있는 원작소설이다. 

 

윙스 시리즈 2권인 소설 <스펠스>는 여주인공 로렐이 요정들의 세계인 아발론과 인간세계인 두 세계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과정을 그렸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4계절을 중심으로 한 요정 세계에 대한 서술이 상당히 흥미롭게 묘사되어 상상력을 자극한다.

 

 "여름 요정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리는 마법이 바로 가상 친구를 만들어내는 거야. 로웬은 싹에서 나온 지 2주만에 친구를 만들어냈어. 가상 친구를 만드는 건 특별한 담요를 가지거나 애완동물과 노는 것하고 같아. 하지만 훨씬 재밌지. 내가 좋아하던 장난감들도 저렇게 움직이진 않으니까."

 


"각 계절의 요정은 저마다 본질적인 특성이 있어. 봄 요정의 마법은 본질적으로 사회성을 기반으로 하지. 그래서 감정 이입과 공감이 가장 큰 무기가 돼. 한편 여름 요정은 미적인 감각을 연마해야 해. 예술이 기반이 되지 않으면 그들의 마법은 힘을 잃고 말아. 우리 마법의 본질은 지성이야. 학문에 정진해 얻은 지식이야말로 번득이는 직관력의 기반이 되지."

 

식물과 요정이라는 소재를 통한 판타지소설이라는 점도 무척 재미있다. 여주인공 로렐이 아벨론에서 공부하는 과정이 소설 초반부에 등장한다. 윙스 시리즈 2권인 <스펠스>에서는 요정세계인 아발론의 구체적인 이야기가 등장해서 호기심있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싹에는 지속적이고 특별한 관리가 필요해. 하지만 우리 모두 날마다 해야 할 일들이 있어. 만약 모든 어머니가 싹을 돌보느라 1년 혹은 그 이상 동안 일을 쉰다면 너무 많은 것들이 방치될 수밖에 없어. 그리고 1년 동안 일을 쉴 속셈으로 씨앗을 만드는 부부들도 생겨날지 몰라. 새 생명은 매우 신성하고 고귀해서 그런 불건전한 이유들이 끼어들어선 안돼. 싹들은 아카데미에 있는 특별한 정원에서 길러진단다. 다른 중요한 식물들과 꽃들처럼 말이다. 봄과 여름 묘목들은 남들이 뭘 하는지를 지켜보며 일하는 법을 배우는데, 주로 부모들이 하는 걸 어깨너머로 보고 배우지."

 

소설 <스펠스>를 읽으면서 요정세계인 아카데미에서 여주인공 로렐이 배워할 점이 무엇인가에 대한 글귀가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아카데미에서 가르치는 것은 단순한 지침이나 제조법이 아니야. 우리는 너 자신의 직관력을 믿고 따르라고 가르친다. 너의 능력을 신뢰하고 자연에 대한 너의 지식을 한껏 활용하라고 말이야. 그리하여 아발론 요정들의 삶은 질적으로 향상될 수 있다. 어떤 혼합물이든 가장 중요한 성분은 바로 '네 자신'이기 때문이지. 다른 누구도 네가 하는 걸 대신할 수 없어. 네 방식을 그대로 모방한다 해도 말이야. 우선 자연의 본질을 느끼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리고 자연과 관계를 맺는 법을 배워야 해. 가깝고도 친밀한 관계를. 그래야 자연의 요소들을 네 뜻대로 자유롭게 다룰 수 있고. 도 자연의 잠재적 힘을 끌어내 남들과 다른 너만의 방식으로 그 힘을 활용할 수도 있게 되지."

 

여주인공 로렐이 요정세계인 아발론에서 인간세계로 가기 전에 유력한 후보였던 요정 마라의 이야기도 등장한다.

 

"실은 마라도 너와 함께 유력한 후보였어. 최종적으로 네가 선택됐을 때 무척 실망했었어. 현실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단 그저 자신의 패배라고만 받아들였지. 쟤보다는 네 조건이 더 유리했던 게 사실이야. 그중에서도 네가 금발인 게 결정적이었대."

 

봄의 요정인 타마니와 로렐의 대화에서 타마니가 봄의 요정으로서 살아가는 가치관을 이야기하는 대목이 눈에 띈다. 로렐을 지켜주기 위해서 타마니는 노력하지만 결국 로렐과 어긋나버리는 관계 또한 안타깝다.

 

- 봄 요정으로 사는 거 피곤하지 않아요?

- 어째서?

- 아무도 봄 요정을 다른 요정과 똑같이 생각하지 않으니까. 타마니는 허리 숙여 인사해야 하고 시중을 들어야 하고 내 뒤에서 걸어야 하잖아요. 그건 불공평해.

- 넌 어때? 사람들이 널 인간이라고 생각하는게 피곤해?

- 아니, 왜요?

- 난 인간처럼 보이니까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당연하죠.

-그게 사람들이 널 인간으로 생각하는 이유에 대한 논리적인 답인진 모르지만, 내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야.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데도 넌 왜 아무렇지 않은지 알고 싶어.

- 다들 언제나 날 인간으로 생각했으니까. 그래서 나도 익숙해졌어요.

- 알겠지? 같은거야. 난 언제나 봄 요정이었어. 그래서 언제나 봄 요정처럼 행동했어. 그러니까 그건 살아 있는게 피곤하냐고 묻는 것과 같아. 난 단지 내 삶을 살고 있을 뿐이야.

 

자신이 인간이 아닌 요정이라는 사실을 알고난 후 지켜야할 것들이 많아진 로렐의 마음은 얼마나 혼란스러울까. 무거운 책임감을 떠안게된 로렐은 자신이 얼마나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는지 마음깊이 깨닫는것이 쉽지만은 않다.

 

"로렐, 누군가가 우리를 해하려 하고 있어. 이 땅과 요정들을. 시간은 우리 편에 서 있지 않아. 너는 네 뿌리를 힘차게 뻗어 나가야 한다. 맹렬한 파도와 맞서 싸워야 해. 그 파도의 정체가 무엇이든 간에. 만약 네가 할 수 없다면, 이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질지도 몰라."

 

로렐과 데이빗은 클리의 도움으로 트롤로부터 벗어나게 된다. 클리는 자신의 존재를 밝히지만, 로렐을 여전히 클리를 완전히 믿을수만은 없다.

 

"난 한기관에 소속돼 있어. 초자연적 존재들을 추척하는 기관이야. 주로 트롤들을 잡아들이는데, 그 이유는 놈들이 인간 사회에 깊숙이 침투하려 들기 때문이지. 다른 종족들은 대부분 어떻게든 피하려고 하는데, 유독 트롤 족만 그래.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가 내 팀이야. 사실 우리 기관은 국제적으로 활동하고 있어."

 

결국 타마니와 다투고 난 후 로렐은 데이빗과 가족이 있는 인간세계를 선택한다. 과연 로렐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윙스 시리즈 3권이 무척 기대된다. 

 

"이대로 계속 두 세계를 오가는 걸 멈춰야 할 것 같아. 난 여기서 살아. 내 삶은 여기 있어. 부모님도 여기 계시고, 네가 여기 있어. 난 두 세계에서 동시에 살 수 없어. 그래서 난 이 세계를 선택하려 해. 난 널 선택할 거야. 이번에는 백 퍼센트 확신해. 타마니는 너처럼 날 이해하지 못해. 그는 내가 아직 준비조차 되지 않은 누군가가 되길 원해. 어쩌면 난 앞으로도 그가 기대하는 그런 모습이 되진 못할 거야. 하지만 넌 내가 나 스스로 원하는 모습 그대로이길 바라잖아. 내가 원하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해 주는 널, 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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