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스트 Axt 2025.1.2 - no.58 악스트 Axt
악스트 편집부 지음 / 은행나무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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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스트> 58호의 키워드는 '폭-Wide'입니다. '폭'은 물리적인 거리나 간격을 이야기하기도 하면서, 종이나 천의 단위를 뜻하기도 하며, 여러 가지 모양이나 움직임을 묘사하는 부사어이기도 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문학의 폭 넓음, 그 힘을 믿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악스트> 58호에서는 공현진 소설가가 쓴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리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공현진 소설가는 2024년 12월, 많은 이들이 분노와 슬픔으로 한강의 소설을 다시 찾았고, 자신 역시 그랬다고 말합니다. 소설 속 그저 활자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소설 밖으로 나와 현실을 가리키고 있는 문장들을 쉬이 넘어갈 수 없었고, 많은 사람들이 서로 문장을 공유하며 잊어선 안 되는 역사가 무엇인지, 잃어선 안 되는 기억이 무엇인지 되새겼다는 공현진 소설가의 글이 깊은 울림을 전합니다.

"와중에 우리는 또 다른 형태의 용기를 목격했다.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이를 향해 흔드는 응원봉을 거리로 가지고 나와 광장을 형형색색으로 물들인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그런 아름다움과 황홀함을 만들어낼 줄 아는 용기를, 우리는 또한 인간에게서 본다. 권력을 통해 다른 목소리를 제압하고 제거하려고 하는 쪽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것과 '너'가 사랑하는 것을 함께 흔들며 그 섞임에서 아름다움을 만들어낼 줄 아는 쪽이 더욱 강하나는 것을 안다. 그 강함 속을 함께 지나고 있다."

<악스트> 58호에서는 천선란 작가의 인터뷰가 실려 있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천선란의 순간들을 담은 사진과 글은 천선란 작가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만나볼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뿐만 아니라 천선란 작가는 좋아하는 부사어로 '그러나'가 있다고 말합니다. 천선란 작가는 "'그러나'를 좋아해요. 그 뒤에 오는 문장이 앞의 문장을 뒤집어주는 순간이잖아요. 요즘처럼 절망이 만연한 시대에 '그러나'는 희망적으로 느껴져요. 반전의 매력 같은 거랄까."라고 이야기합니다.

천선란 작가는 SF작가로 '여기와 다른' 소설 속 세계를 만들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여 깊은 공감을 느꼈습니다.

"모순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얼마나 현실과 닮았는가'를 많이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게 외적인 도시나 인종의 모습이 아니라, 우리가 느끼는 이 세계의 진실과 얼마나 맞닿아 있는지요. 그래서 낯선 모습과 두려운 존재가 등장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그걸 익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요. SF의 매력은 그런 거라 생각해요. 여기와 다른 세계에서 만나는 이곳의 진실이요."

이 밖에도 <악스트> 58호에서는 지난밤 읽던 추리소설 속 인물 '강인영'에 빙의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가 박서련의 <니가 왜 미쳤는지 내가 왜 알아야 돼>'와 기념일을 주제로 무주 영화제의 술자리에서 우연히 알게 된 친구들의 작업실에 출석하게 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소설가 김화진의 <축제의 친구들>, 소설가 김연수의 <조금 뒤의 세계> 등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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