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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포커스 라이프 - 삶의 질을 높이는 오픈 포커스 실생활 가이드북
레스 페미.수잔 쇼어 페미.마크 보레가드 지음, 김정은 옮김 / 샨티 / 2024년 11월
평점 :

내가 지금 어떻게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지 알아차려 이완과 집중, 몰입을 자유로이 넘나들 수 있는 상대, 바로 이 오픈 포커스 상태가 되면 우리의 뇌파는 알파파로 변하고 중추신경계는 안정되며 자신에 대한 인식뿐 아니라 삶을 경험하는 방식에도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다. 오픈 포커스로 가는 핵심은 바로 몸 안팎의 공간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책 <오픈 포커스 라이프>에서는 공간을 알아차린다는 게 무엇이고 어떻게 가능하며 그럴 때 어떻게 애쓰지 않고도 최상의 나를 경험하게 되는지, 어떤 방식으로 일과 인간 관계, 삶의 문제들이 해결되는지 내담자들의 생생한 사례를 통해 들려준다.
이 책은 '1장 주의 기울리기, 2장 사라진 공간을 찾아서, 3장 스트레스 해소, 4장 통증 해소하기, 5장 감정적 고통 해소하기, 6장 일상 생활, 7장 일과 퍼포먼스, 8장 가족과 커뮤니티, 9장 다채롭게 빛나는 사랑의 광휘'라는 9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주의 기울이기의 핵심 중 하나는 바로 공간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공간'은 자기 주변의 물리적 공간, 상상으로 떠올리는 우리 몸속 공간, 그리고 존재하는 모든 것 속에 스며들어 있는 공간을 가리킨다. 저자는 오픈 포커스 연습을 마음 챙김과도, 명상과도, 인지 행동 치료와도 구별되게 만드는 독특한 지점이 바로 지금껏 무시되어 온 이 공간이라는 차원이라고 이야기한다. 오픈 포커스는 우리를 물리적 공간에 더욱 가까이 연결시킴으로써 온전한 경험을 가로막던 그 분리의 경계를 허물어뜨린다는 글이 눈길을 끈다.
저자는 스트레스와 불안, 혼란스러움 같은 부정적 감정에 자기 의도와는 상관없이 습관적으로 주의를 기울이게 되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자질의 무정적인 측면에 발목 잡힐 수 있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생각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든 우리는 여전히 공간 안에 몸을 가지고 존재하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 우리가 실제로 차지하고 있는 공간으로 주의를 보내 그 공간을 인식하는 것이야말로 주의력을 통제하는 열쇠라는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의 몸이 차지하고 있는 물리적 공간에 연결되는 것은 여유로움과 차분함을 되찾고 신체의 여러 시스템들을 동조화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이다. 이렇게 주의를 확장하는 것은 우리 뇌가 바라는 주의 기울이는 법과 정확히 일치한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이렇게 주의를 기울이도록 진화해 왔다."
저자는 초점을 핸드폰 LCD 화면에 나타나는 이미지나 정보 콘텐츠로 매우 협소하게 좁히면 우리의 알아차림은 핸드폰 속으로 사라지고, 그렇게 계속해서 좁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스트레스 수치가 올라간다고 말한다. 저자는 핸드폰을 우리가 차지하고 있는 물리적 공간의 일부임을 상기하면서 사용한다면, 핸드폰으로 받은 문자가 아무리 열받게 하는 내용이더라도 그 메시지의 중요성은 줄어들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다음번에 문자 알림음이 울리고 화면이 켜지면 이렇게 해보라. 화면에 뜬 문자 메시지를 읽되 그와 동시에 손과 핸드폰을 둘러싼 주변 공간을 알아차려 보는 것이다. 그 다음에는 자신을 둘러싼 공간을, 그 다음에는 자신이 있는 방을, 더 나아가서 집 밖을, 인도를, 사람들을, 자동차를 알아차려 본다."
저자는 유연하게 주의를 기울인다는 것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 순간순간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것뿐 아니라, 자신이 느끼는 감정도 받아들이고 자신의 기억과 감정, 판타지도 모두 자신의 물리적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의 일부라고 받아들인다는 의미라고 말한다. 즉 유연하게 주의를 기울인다는 것은 자신이 관찰하고 있거나 직접 참여하는 활동에 자신의 감정을 떨어뜨려놓지 않고 통합한다는 뜻이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만성 스트레스는 스트레스를 불러일으키는 생각과 감정과 기억이 지금껏 내려놓지 못한 경험이나 미래에 대한 희망 또는 두려움의 흔적인 것도 맞지만, 다른 한편으로 그것들이 우리 몸과 환경을 구성하는 물리적 요소들이기도 하다는 점은 사람들이 간과한다고 말한다.
"자신만큼은 내부에서 일어나는 그러한 물리적 과정을 자각할 수 있다. 내 생각과 감정은 부피가 있고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 생각과 감정은 내 몸을 구성하는 물리적 요소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느낌의 물리적 속성을 상기할 때 우리는 놀라우리만치 차분해질 수 있다."
저자는 눈을 감고 지금 떠오르는 생각이 이 광대무변한 공간의 작디작은 일부임을 떠올려보라고 말한다. 공간의 작디작은 한 조각, 그것이 생각의 본모습이고 우리의 본모습이라는 저자는 우리 몸속과 주변의 모든 것이 물리적 공간임을 알아차리라고 이야기한다.
"우리 몸을 통과해 지나가는 생각들은 이 공간의 일부이다. 생각이 몸이라는 공간의 작은 일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상상할 수 있는가? 몸보다 훨씬 큰 이 방의 공간과 비교한다면 생각은 얼마나 더 작을까? 방 밖의 주변 공간과 비교한다면 얼마나 더 작을까? 우리 생각이 우리를 사방으로 둘러싸고 있는 광대한 물리적 세상의 아주 작은 일부임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저자는 통증에 대한 우리의 경험에는 몸의 생리적 과정과 과거의 경험 모두가 포함된다고 말한다. 통증을 어떻게 떠올리는지, 통증에 어떻게 주의를 기울이는지에 따라 그 순간 통증에 대한 경험이 달라지고 통증을 해석하는 뇌의 신경 경로도 바뀐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스트레스가 통증과 고통을 유발하는 이유는 스트레스의 진짜 원인이 우리가 '무엇에 주의를 기울이느냐'가 아니라 그것에 '어떻게 주의를 기울이느냐'에 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화로운 사진이라 하더라도 자기도 모르게 그것을 대상화하여 초점을 좁힌 비상 모드로 주의를 기울인다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반대로 아무리 안 좋은 뉴스라도 열려 있는 유연한 모드로 주의를 기울일 수 있다면 평정을 유지하며 전혀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도 있다."
저자는 만성 통증은 주의 방식을 전환하고 공간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하면 확연히 해소될 수 있다고 말한다. 비결은 우리의 정신과 감정이 몸과 연결되어 있음을 이해하고 상상력을 발휘해 공간 속에서 통증이 자리하고 있는 위치를 정확하게 찾아내는 것이다. 저자는 통증이 차지하고 있는 공간을 충분히 의도적으로 경험하면, 그리고 우리 몸과 주변 공간에 넓게 주의를 기울이면, 통증은 가라앉는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이 책의 목적 중 하나는 무의식적으로 주의를 보내던 평소 습관에서 벗어나 좀 더 의식적으로 주의 방식을 선택하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때 우리가 감정이나 대상, 사람 또는 상황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에 동의한다는 것은 우리를 더 행복하게 하고 주변 환경과 자신의 감정을 더 잘 알아차릴 수 있는 방식으로 의도를 갖고 주의를 기울인다고 하는 말과 같다. 저자는 의식적으로 주의를 기울일 수 있게 되고, 자유자재로 주의를 기울이는 습관이 들며, 상황에 적합한 주의 방식을 선택할 줄 알게 되면, 만족감과 행복은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힘들어하고 있다면 공간을 인식하고, '어떻게 주의를 기울일 것인지 의식적으로 선택'해 보라. 경험이 달라질 것이다. 이것이 운수 나쁜 날을 운수 좋은 날로 바꿔주는 마법의 공식은 아니지만, 운수 나쁜 날을 좀 더 감당하기 쉬운 날로, 기분이 나락으로 빠지지 않는 날로, 혈압이나 심박수, 장기적인 건강을 악화시키지는 않는 날로 바꿔주기는 할 것이다."
저자는 주의가 확장되어 일상적으로 알아차리는 신체 감각이 더 많아지면 자신의 감정 변화에 대응하는 것도 달라지는 걸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주변 공간에 대한 알아차림이 깊어질수록 자기 감정에 대한 알아차림 역시 커지는데, 이는 감정이 내가 있는 공간 안에서 일어나는 신체적 과정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주변 공간과 내면에 주의를 기울인다는 것은 긍정적인 감정이든, 부정적인 감정이든 또는 그 사이 어디쯤에 있는 감정이든, 모든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낀다는 뜻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시험을 치르는 것은 충분히 잘하거나 잘하지 못하는 것을 경험하는 게 아니라, 질문에 답을 하는 경험일 뿐이라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두려움이 올라올 때 그 두려움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지려 하거나 다른 사람을 탓하는 대신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지금 순간'에 존재하려면 '반드시' 공간과 연결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공간과 연결된다는 것은 실제로는 '시'공간과 연결되는 것이며, 따라서 이 책에 나오는 '공간'이라는 단어는 모두 '시공간'으로 바꿔도 무방하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상대적으로 추상적인 시간이라는 개념보다는 감각 기관으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물리적 현실이 우리가 상상하고 또 연결되기가 훨씬 쉬우며, 공간과 연결되면 자연히 지금 순간에도 연결된다고 말한다.
이 책은 물리적 환경에 주의를 기울여 그 공간과 연결되는 것은 우리의 알아차림 감각을 자기 의식, 즉 내가 생각하는 '나'와 통합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것임을 일깨운다. '공간의 힘'이나 '공간과의 연결'이란 말은 결국 '나'와 내가 기울이는 주의, 그리고 내가 놓여 있는 환경을 하나로 통합하는 이런 특성을 가르키는 말이다. 이러한 통합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때 비로소 우리는 세상을 복잡적이고 역동적으로, 또 유연하게 알아차리고 경험할 수 있다는 저자의 글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