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잠 선물 가게
박초은 지음, 모차 그림 / 토닥스토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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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초은 작가의 첫 장편 소설인 <꿀잠 선물 가게>는 뜬눈으로 밤을 꼬박 새운 사람들에게 단 잠을 선물하는 곳, 꿀잠 선물 가게'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불면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안고 꿀잠 선물 가게에 도착하면, 잠자는 일을 좋아하는 느긋한 주인 오슬로와 야무진 부엉이 조수 자자가 반겨준다. 푹신하고 안락한 의자에 앉아 자자가 가져다준 마법의 꿀차를 마시고, 잠을 이룰 수 없는 이유를 털어놓다보면 어느덧 스스륵 눈이 감긴다.

<꿀잠 선물 가게>는 꿀잠 선물 가게를 찾는 방문자들의 각자의 사연이 밝혀지면서 주인인 오슬로가 고민에 맞는 제품을 골라주는 과정이 흥미롭다. 뿐만 아니라 이 책에서 부엉이 자자가 꿀잠 선물 가게 손님들의 잠과 관련된 불면이 이어지는 부분을 여행하면서 취업준비생, 짝사랑을 경험하는 여성, 공허함이 찾아온 중년 여성, 아이가 태어나고 삶의 변화를 마주한 부모 등 인간의 다양하고 보편적인 고민들을 만나볼 수 있어 눈길을 끈다.

"꿀차를 한 잔 마시고 잠에 들면, 저희 조수 부엉이 자자가 손님의 꿈 속으로 들어갑니다. 꿈을 잘 들여다보면 잠을 잘 수 없는 이유나 고민, 후회 같은 다양한 마음들을 알아볼 수 있거든요. 꿈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알아보기 위해, 잠깐 잠이 들도록 마법의 꿀차를 내어드리는 거랍니다."

"비록 지금은 아주 길고 느린 과정 속에 있다고 느껴질지 몰라도, 인생은 참 길답니다. 아주 천천히 가는 시계를 보면서 조금씩 마음의 여유와 안정을 찾으시면 좋겠어요."

"걱정 처방전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걱정 인형이에요. 먼저 걱정 처방전에 손님의 마음을 온전히 담아서 글을 써보세요. 지금 어떤 마음인지, 무엇 때문에 죄책감이 심하고 어떤 것이 나의 세상을 무너뜨리고 있는지 하나하나 되짚어보는 거죠. 그리고 소중히 여기는 것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써주세요. 솔직한 마음이 담긴 글일수록 걱정 인행의 능력이 더욱 잘 발휘된답니다. 마지막으로 잠자리에 눕기 전에 인형에게 말해주세요. 그 모든 걱정과 덜어놓고, 지키고 싶은 소중한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세요. 꼭 자기 전이어야 해요."

<꿀잠 선물 가게>는 사람들의 걱정과 고민을 알아내고 꿈잠을 선물해 그들에게 행복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던 오슬로의 꿀잠 선물 가게의 이야기를 통해서 따뜻한 치유를 전하는 책으로 인상적이다.

"오슬로는 사람도 날씨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겉으로 볼 때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이는 사람도 사실은 매일매일 조금씩 다른 마음과 고민을 품고 있다고. 그래서 꿀잠 선물 가게를 방문하는 손님들의 사연이 다양하고 풍부한 것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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