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 디톡스 - 지친 마음에 시동을 거는 마인드 부스팅 수업
윤대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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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전 세계는 심각한 무기력 모드에 빠져 있다. 국가와 세대를 막론하고 전 세계인이 동시다발적으로 무기력을 경험하는 '집단 무기력'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팬데믹 후유증과 사회 전반의 대전환에 따른 정신적 에너지 고갈, 일상에 침투한 미세 스트레스와 번아웃, 기후재난 등의 환경적 요인이 무기력 현상을 부추기는 주원인이다.

서울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윤대현 교수는 무기력의 심각성이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지적한다. 이에 현대인을 위한 무기력 매뉴얼을 전하고자 정신과 의사로서 30여 년간의 임상 경험과 연구를 집약하여 <무지력 디톡스>를 출간했다. 무기력을 해결하는 단발성 처방에서 벗어나 마음의 시스템을 바로잡는 방법을 제시하는 이 책은 마음이 아닌 몸을 움직여 의욕을 만드는 근본적인 의욕 활성화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를 책에서 '마인드 부스팅' 4단계 전략으로 체계화하여 설명하고 있다. 지친 마음을 활성화시키는 다양한 실천법과 함께 미니 브레이크, 역설적 마인드셋, 행동적 항우울제 등 최근 정신의학과 뇌과학을 기반으로 한 멘탈 관리법을 전하며 반복되는 무기력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한다.

저자는 정신건강 관리의 제1원칙은 바로 '내 마음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무기력한 상황에서 억지로 마음을 긍정적으로 돌리려고 정면 대결하면, 이미 에너지는 떨어질 때로 떨어져 있고 부정적인 감정은 증가된 상황이라 완전히 녹다운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묵묵히 견디는 태도와 더불어 중요한 것이 무기력한 마음을 디톡스로 활성화하는 것이라는 저자의 글에 공감한다.

"무기력한 상황에서는 '극복해야 한다'는 생각보다 '견뎌낸다'는 마음을 갖는 것이 오히려 효율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앞으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정체 상황처럼 보이지만, 그 상황을 그저 묵묵히 버티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무기력한 마음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마인드 부스팅' 4단계 전략을 소개하여 실천해보고 싶다. 무기력 마인드 부스팅 1단계는 2차 스트레스의 길목을 막기, 2단계인 자기 연민, 내 감정에 공감하기, 3단계인 무기력의 늪, 반추 사고의 고리를 끊기, 4단계인 마음에 시동을 걸기이다. 저자는 반추사고를 물리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무력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수동적 힐링이 아닌 능동적 힐링이라고 이야기하는 저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하기 싫은 활동을 억지로 하고 나면 오히려 힐링이 되는 역설적 상황이 바로 능동적 힐링이다. 때로는 마음에 저항해서 행동을 할 필요가 있다. 내가 하는 행동을 통해 내가 하는 생각과 감정까지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는 저자의 글이 깊은 깨달음을 전한다.

"억지로 뭔가를 하는 것이 내키지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일단 행동을 하면 반추 사고의 회로를 끊을 수 있고 외부 세계와 연결되면서 조금씩 동기가 차오른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다 보면 나중에 스스로 산책하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그렇게 의욕과 자신감을 되찾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이것이 바로 행동 활성화의 원리다."

"보통 먼저 동기를 부여해야 행동이 변한다고 생각한다. '선 동기부여 후 행동'이 자연스럽고 우리가 노력하는 일반적인 흐름이지만, 요즘 같은 무기력의 시대에는 동기부여가 되기를 기다리다 의미 없이 시간만 흘러가게 된다. 그래서 묵묵히 버텨낼 때 효과적인 전략을 '선 행동 후 동기부여', 즉 액션을 먼저 하는 것이다."

저자는 몸을 먼저 움직여 의욕을 만드는 것, 이것은 실제로 우울증 치료에 활용되는 행동 활성화법이라고 말한다. 마음을 활성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일단 몸을 움직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작은 성취를 통해 자존감을 회복하고, 행동과 기분 간의 긍정적 피드백 루프를 형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저자는 삶에 활력을 주는 작은 행동을 '행동적 항우울제'라고 한다고 이야기한다. 보통 항우울제라고 하면 복용하는 약물을 생각하는데 행동적 항우울제는 항우울 효과를 일으키는 행동을 직접 하는 것을 말한다. 이 책에서 하루 10분 사색하며 걷기, 세 번 깊게 호흡하며 호흡의 흐름 느끼기, 조용한 곳에서 음미하며 식사하기, 일주일에 한 번 슬픈 영화 감상하기, 일주일에 시 세 편 읽기, 친구와 이야기하기 등 저자는 환자들에게 주로 추천하는 항우울 행동 리스트를 참고하며 자신만의 리스트를 만들어보기를 권하는 글을 읽으며 일상에서 행동 활성화를 위해서 실천해 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과거를 관리하는 것이 현재와 미래에 큰 영향을 끼치고 멘탈 관리에도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고 말한다. 저자는 멘탈 관리를 잘한다는 것에는 여러 측면이 있지만 메모리 관리, 더 자세히는 매일 쌓인 오늘의 메모리를 어떻게 잘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하루에 대한 기억을 마무리하는 감성인 '엔딩 감성'이 긍정적으로 쌓이면 미래를 바라보는 관점도 조금씩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해서 기억 일지 작성하기, 나 자신과 대화하기, 긍정적인 기억 떠올리기라는 저자가 추천한 방법을 꼭 실천해보아야겠다.

"매일 저녁, 오늘 경험한 긍정적 순간을 기록한다. 하루 동안 있었던 사건을 정리하고, 그중 긍정적인 부분에 집중해보자. 이 과정에서 부정적인 경험은 가능한 한 최소화하고, 긍정적인 요소를 확대하는 연습을 하게 된다. 이런 기록은 시간이 지나면서 긍정적인 기억을 저장하는 도구가 되며, 힘든 날에 다시 꺼내 보며 기분을 회복할 수 있다. 이런 기록은 하루를 마무리할 때 긍정적인 상태로 잠자리에 들도록 도와준다."

저자는 역설적 마인드셋은 역설적 사고와 접근 방식을 채택해 문제를 해결하거나 상황을 개선하려는 마음가짐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특히 어려운 상황이나 딜레마에 직면했을 때, 전통적 논리와 반대로 접근함으로써 새로운 통찰과 해결책을 도출하는 데 유용하다. 의도적으로 문제와 반대되는 행동을 취함으로써 기존 행동 패턴을 깨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다는 저자의 글이 인상적이다.

"마음 관리 측면으로 설명하자면, 역설적 마인드셋은 겉으로는 모순되어 보이는 두 가지 생각이나 감정을 동시에 받아들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실패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는 생각을 받아들여, 두 가지 상반된 가능성을 동시에 인식한다.

문제를 해결할 때도 전통적 방법 대신 반대되는 방법을 시도할 수 있다. 무기력을 느낄 때 더 많은 노력을 쏟아붓는 대신, 잠시 물러서서 휴식을 취하거나 그 상황을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불안을 해소하려고 하면 더 불안해질 수 있지만, 오히려 불안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느끼도록 허용하면 불안이 감소할 수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직장 내에서도 역설적 마인드셋을 갖고 있는 이들이 실제로 긴장되는 위기 상황에서도 문제에 대한 새롭고 더 나은 해결책을 생각해냈다. 반면에 역설적 마인드셋이 부족한 이들은 위기 상황에서 쉽게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고 밝혀졌다."

저자는 사람들과 잘 소통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열린 질문'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한다. 열린 질문이란 일방적 지시가 아니라 상대방의 의견을 붇는 대화 기술이다. 정해진 단답형 대답이 아니라 자유롭고 능동적인 대답을 끌어내 다양한 생각을 하게끔 유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각을 자주 하는 이에에 "오늘도 지각이네요. 또 늦잠 잤나요?"라고 묻는다면 닫힌 질문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게 힘든가요? 자꾸 지각하는 이유가 뭘까요?"가 열린 질문이다.

열린 질문을 하면 상대방의 저항을 낮추면서 마음을 열 수 있다."

저자는 현재 관계에 만족하지 못해 외로움과 무기력을 느끼고 있다면 이에 대처하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내면 소통을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내면 소통이란 내 감정을 살피고 타인과의 감정 및 관계를 살피는 사회 인지, 그리고 중요한 사건을 기억하는 기억 강화 기능, 마지막으로 내 과거, 현재, 미래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관계 소통에서 얻은 새로운 감정과 정보를 통합해 내 인생의 서사, 스토리텔링을 그리는 작업이다. 자기 자신과의 깊은 대화를 통해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이해하고, 이를 수용해보면 외로움의 감정을 관리하고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저자의 글에 공감한다.

"내면 소통은 자신의 내적 세계를 탐구하는 과정으로 감정, 생각, 경험 등을 성찰해 자기 이해를 높일 수 있다. 자신의 강점과 약점, 가치관 등을 명확히 이해하고 수용하는 과정도 내면 소통의 일환이다. 이는 자신과 깊이 연결되어 진정한 자아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억지로 마음을 컨트롤하다가는 오히려 좌절감을 느끼고 무기력이 심화될 수 있다는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대현 교수의 책 <무기력 디톡스>를 통해 직접 마음을 조정하기보다 행동을 통해 우회적으로 활성화하는 방법을 소개하여 무기력의 시대를 건너는 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실천법을 알려준다. 이 책은 무기력과 번아웃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지친 마음에 시동을 걸어 의욕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책으로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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