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는 어떻게 인생의 답을 찾는가 - 인생이라는 게임에서 원하는 것을 얻는 삶의 기술
카우식 바수 지음, 최은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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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행복과 만족을 추구하고 장애물과 난관을 헤쳐나가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이 여정에서 우리 모두가 소유하고 있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 도구가 하나 있다. 바로 추론하는 능력이다. 세계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출신의 세계적인 경제학자 카우식 바수는 '호모 사피엔스'의 대표적인 특징인 추론 능력을 제대로 사용하기만 한다면 누구든 일상에서 부딪치는 여러 문제를 보다 쉽게 해결하고, 원하는 것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다고 단언한다. 또한 추론 능력이 현실에서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게 하는 방해 요소를 제어하는 방법을 알고 실행에 옮길 수 있다면 전문가의 심리 상담이나 자기계발서에 등장하는 지침보다 훨씬 더 명쾌하고 강력한 인생 해법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경제학자는 어떻게 인생의 답을 찾는가>의 저자 카우식 바수는 43년간 연구해온 경제학과 게임이론을 어떻게 실제 삶의 현장에서 인생 전략으로 삼을 수 있을지 안내한다. 어려운 수식이나 통계 대신 저자의 실제 경험과 누구든 실생활에서 겪을 법한 예시가 담긴 이 책은 경제할뿐 아니라 고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온 합리주의 철학의 사고법까지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삶의 문제를 해결하고 목표한 바를 이루는 구체적인 과정을 알려준다. 이 책은 직장에서의 인간관계를 비롯한 일상의 고민에 대한 해법은 물론 개인적인 행복, 나아가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어떻게 사고하고 이를 실행하려면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지 터득하도록 도와준다.

이 책은 '1장 인생의 난제, 어떻게 풀 것인가, 2장 인생의 해법을 찾는 게임이론, 3장 불안을 이기는 균형이론, 4장 더 나은 선택을 도와주는 사고법, 5장 선한 선택에 대한 역설, 6장 집단 안에서 우리는 무엇을 선택하는가, 7장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제언'이라는 7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경제학의 근본적인 과제는 일상에서 수집된 다양한 사실과 정보의 조각들을 퍼즐처럼 맞춰 문제의 해결점을 제시하고, 이를 논리적인 모델로 정리하는 것입니다.

이 일련의 과정에서 저는 경제적 어려움뿐 아니라 우리 일상의 문제, 나아가 더 거대한 인생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 '추론'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의 주제입니다. 이 책의 목적은 인생에서 직면하는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거나, 적어도 그레 잘 대처할 수 있도록 추론 능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저자는 삶의 행로를 바꾸기 위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면, 과거에 좋았던 일을 떠올리고 미래도 과거만큼 좋을 거이라고 '가정하며'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닭이 저녁 식탁에 오르는 상황을 피하고자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십중팔구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인간의 삶에도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일이 있다.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초조해한다면 스스로 불필요한 고통을 초래할 뿐이다. 물론 어떤 상황에서는 더 좋은 선택을 통해 돈이나 권력, 명성 등 자신이 추구하는 것을 최대한 얻게 해주는 '실행 가능한' 행동이나 전략이 있을 수 있다. 그러한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우는 일은 당연히 도움이 된다. 하지만 우리 인간이라는 존재는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문제로 불안해하며 고민하는 데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쓴다. 닭이 자신의 운명에 대해 할 수 있는 게 전혀 없다면 남자에게 화를 내며 달려들어봤자 먹이가 줄어들거나 발길질만 당했을 것이다."

저자는 일상생활에서 추론을 잘하기 위해 수학자나 게임이론가, 분석 철학자가 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저자는 추론 능력은 '호모 사피엔스'의 대표적인 특징이기에 사실상 우리 모두 활용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개인적인 문제, 성가신 친구, 못된 상사를 상대하거나 긴박한 정치적, 사회적 문제에 대해 생각할 때는 평소보다 추론 능력이 떨어져 본연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말하는 저자의 글에 공감한다. 이처럼 저자는 현실에서 추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유는 상당 부분 감정적 실패에 그 원인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게임이론에만 있는 독특한 요소는 바로 '상호작용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자기 자신의 합리성조차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인 이유는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행동과 전략을 고려하며 자신이 얻으려고 하는 것(보수)을 극대화하는 행동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어떤 선택을 하지 전에 자신의 보수 함수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살면서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할 때 그렇다. 그런 상황에서는 큰 그림을 보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저자는 무작정 상담을 받거나 자기계발서를 따라가다 보면 자신의 보수 함수가 무엇인지 놓치는 실수를 범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던 어느 날 조깅을 하다가 문든 내 인생의 목적인 무엇인지 자문했다. 게임이론의 관점으로 바꿔 말하면 "내 보수 함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나는 내 수명이 최대한 늘어나기를 원하는가, 아니면 조깅하는 시간 대신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기를 원하는가?' 내가 바라는 게 후자라면 조깅을 10분 할 때마다 기대 수명이 8분 늘어나지만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시간은 2분 잃는 것이다. 나는 다시 생각해야 했다. 그때 이후로 조깅을 더 이상 규칙적으로 하지 않았다. 비합리성 때문이 아니라 진정한 보수 함수가 무엇인지에 관한 생각이 계속 바뀌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인생의 게임이론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은 다른 사람이 어떤 선택이나 행동을 하든 거기에 분노하거나 원망을 품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다른 사람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화를 품으면 그로 인한 해는 달느 사람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돌아온다. 이 책에서 인생 게임에서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내 선택뿐이라는 저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나쁜' 인간은 호랑이와 비슷하다. 다른 사람에게 해를 입히는 일에서 즐거움을 얻는 보수 함수를 가졌기 때문이다. 당연히 우리는 호랑이에게 물리지 않기 위해 적절한 행동을 해야 한다. 하지만 호랑이에게 '화'를 내지는 않는다. 호랑이한테 공격을 받아 원망과 분노가 가득한 상태에서 대처하려고 하면 상황만 더 나빠진다. 우리는 호랑이를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호랑이는 원래 그런 존재라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호랑이를 다루는 최상의 전략을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저자는 새로운 목표를 채택하고 기꺼이 대가를 치르면서까지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인간의 성향은 대기업이나 강력한 조직, 나아가 정치 지도자 같은 개인에게 굉장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한다. 주변에서 새로운 게임과 목표를 만드는 정치인을 흔히 볼 수 있다. 불운한 사람들이 그렇게 새롭게 창조된 목표를 이루이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최종 승자는 정치인이다. 이는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 저자는 승자가 된 정치인이 극대화하려는 보수 함수가 무엇인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고 이야기한다. 그들이 시민의 복지를 개선하려고 노력한다면 전략적으로 목표를 창조하는 것은 실제로 유용할 수 있지만, 자기 주머니만 채우려고 한다면 결과는 달라진다.

저자는 지금 당장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언젠가는 선을 이루겠다는 '도덕적 의지'를 계속 품으며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도덕적 의지가 있어야 눈앞에 있는 게임 너머를 생각하고 우리의 행동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글이 인상적이다.

저자는 전환점을 맞이한 이 세상을 헤쳐나가는 유일한 방법은 집단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저자는 지금이 바로 더 나은 세상으로 향하는 로드맵을 세우기 위한 선언문, 의제, 협약, 헌법이 필요한 때라고 이야기한다.

"오늘날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세상은 격동하고 있다. 위험 수준에 이른 양극화가 권위주의를 부추기고 있다. 우리가 직면한 실존적 위험을 공룡 멸종과 같은 자연재해로 생각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우리 스스로 인류 멸종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한 책임은 집단적이다. 각자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상생활을 한다고 해서 애덤 스미스가 말한 보이지 않는 손이 모든 사람에게 행복을 주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 수도 있다. 오히려 사악한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해 누구도 책임지지 않은 채 하수인들이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사악한 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다."

저자는 인간에게는 성찰하고 분석하고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그 안에는 추론을 통해 바른 선택을 하고 집단행동을 할 수 있는 희망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비단 눈앞에 닥친 고비를 넘기는 데 그치지 않고,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 지역과 세대에 관계 없이 함께 번영하는 공정한 세상을 창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우리에게 있다는 저자의 글에 공감한다.

<경제학자는 어떻게 인생의 답을 찾는가>에서 우리가 친절, 사랑, 도덕성이라는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새로운 전략을 설계하기 위해 지적인 능력을 결합시킨다면 이룰 수 있는 변화가 많고,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우리 자신의 이익이 한층 더 성숙한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저자의 카우식 바수의 글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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