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퓨마의 나날들 - 서로 다른 두 종의 생명체가 나눈 사랑과 교감, 치유의 기록
로라 콜먼 지음, 박초월 옮김 / 푸른숲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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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아마존 회고록 분야 1위, 굿리즈 초이스 어워드 '최고의 회고록' 후보에 오른 책 <나와 퓨마의 나날들>은 서로 다른 두 종의 생명체가 나눈 사랑과 교감, 치유의 기록이자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한 인간의 성장기다. 저자인 로라 콜먼은 20대에 직장을 그만두고 남아메리카에서 배낭여행을 하던 중, 우연히 야생동물 보호구역 자원봉사자가 된다. 그곳에서 그는 불법 밀매로 학대당하다 구조된 퓨마 '와이라'를 돌보며 진정한 삶의 의미를 깨닫는다. 야생을 두려워하는 퓨마, 삶이 두려워 도망친 한 여성이 서로를 믿으며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을 아슬아슬하면서도 아름답게 그려내, 지금까지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새로운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이 책은 환경 파괴로 살 곳을 잃은 동물들의 고통을 생생하게 전하며, 야생동물들이 안전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나는 법을 모르는 새, 자살 충동에 시달리는 원숭이, 사냥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재규어와 퓨마까지, 자연을 사랑하고 생명을 존중하는 독자라면 정글 한복판, 동물들의 교향곡이 들리는 듯한 이 책을 내려놓을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은 '1부 껍질 속의 나, 2부 깨어나는 나, 3부 새로운 나'라는 3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인 로라는 런던에서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방황하다 새로운 삶을 찾고자 2007년 스물넷의 나이에 볼리비아 여행을 떠나고 그곳에서 야생동물 보호구역(생추어리) 자원봉사자로 일하다 자신의 삶을 변화시킨 퓨마 '와이라'를 만난다. 이 책에서 로라가 불법 포획되어 정글 밖 암시장에서 애완동물로 거래되거나 서커스와 동물원에 갇혀 다시는 풀려나지 못하는 동물들이 있는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케추아어로 '바람'이라는 뜻을 지닌 퓨마 '와이라'를 만나며 자신의 규칙을 깨뜨리고 호기심, 기대감, 희망이라는 깊고 강렬한 감정으로 시작되는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와이라는 야생동물이에요. 케이지 밖으로 꺼내줄 어예요. 잠시라도 자유를 맛보고 다리를 쭉 뻗을 수 있게. 야생의 삶을 누렸더라면 느꼈을 그런 기분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게요."

"케이지에 있던 와이라는 작아 보이기만 했던 게 아니었다. 짓눌린 것처럼 보였다는 게 맞다. 밖에서 보니, 그는 자신이 채워야 했던 공간을 이제야 채운다는 듯 부풀어 있다."

저자인 로라는 네 살이 된 퓨마 '와이라'가 어떻게 야생동물 보호구역까지 오게 되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어릴 적 작은 상자에 갇혀 두려움에 떠는 모습을 상상한다.

"새끼일 때 어미와 헤어졌어요." 마침내 말문을 연 제인의 목소리는 무미건조하다. 몇 번이고, 수도 없이 되풀이한 이야기라는 듯이, 나 같은 봉사자들을 얼마나 많이 가르쳐야 했을까. "샤냥꾼들이 어미를 총으로 쏘고 와이라를 도시로 몰래 들여왔을 거예요. 암시장에서 팔아넘기려고요. 한 거리 예술가가 와이라를 사와서 작은 상자에 가둬놓고 시끄럽고 더러운 곳에 방치했어요. 그다음에 재주를 부리도록 시켰죠. 그 어린아이를요. 이건 정말......" 제인이 이를 악무는 모습이 또렷이 보인다. "야생에서 살았더라면 두 살이 될 때까지 어미와 지냈을 거예요. 그런데 사슬에 묶여서 채찍질을 당하고 영양실조에도 시달렸죠.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법은 전혀 배우지 못했어요. 자라서 난폭해진 뒤에야 이곳에 버려졌어요. 태어난 지 열 달쯤 됐을 때예요."

저자인 로라는 캠프에서 나와서 퓨마 와이라에게 향하는 길에서 극도의 피로도 현기증이 난다고 말한다. 그리고 로라는 오솔길을 걸을 때마다, 발걸음을 땔 떼마다, 고개를 돌릴 때마다, 익숙지 않고 감각이 대비하지 못하는 새로운 경험이 펼쳐지는 탓에 마음 한구석에서는 몸을 웅크리고 누워 다시는 눈을 뜨지 않게 바라게 되는 반면에 다른 한구석에서는 절대 그렇게 눈을 감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인 로라가 퓨마 와이라가 자신을 처음으로 핥는 순간을 이야기하는 장면이 흥미롭다. 로라는 몸의 나머지 부분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고 와이라와 접촉한 이 좁은 살갗만이 감각의 대상이 되며, 그저 그 부분만이 자신의 일부로서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 밖의 다른 모든 것, 이를테면 놓친 버스, 시내를 구경할 기회, 이전의 생활 모두가 흐릇해져가며, 와이라는 자신을 케이지가 실재하지 않는 곳으로 데려간다는 로라의 글이 눈길을 끈다. 로라는 똑같이 생겼지만, 결코 똑같이 않고,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이야기한다.

"와이라가 처음으로 나를 핥는다.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를 핥고 있어!" 목소리를 낮춰 감탄한다.

문 반대편에서 무릎을 감싼 채 쭈그려 앉아 있던 제인이 웃는다.

"너무 들뜨지는 마. 소금기 때문일 거니까."

와이라는 도도하게 이마를 들이밀어 나의 팔을 뒤집더니 다른 쪽까지 핥기 시작한다. 하마터면, 정말이지 하마터면 와이라는 케이지 안에, 나는 바깥에 있다는 것조차 망각할 뻔했다. 마치 정반대로 느껴진다. 와이라가 바깥 정글에, 우리가 케이지 안에 있는 것처럼. 정글이 암녹색을 드리워 와이라를 감싼다. 와이라의 혀는 거칠다. 살갗이 벗겨질 정도다. 생각보다 아프지만, 그만두지 않으면 좋겠다. 지금 와이라의 낮은 소리는 지칠 대로 지친, 자포자기한 나의 귀에는 그가 나를 받아들였다는 뜻으로 들린다."

저자인 로라는 "나한테는 구조된 동물이 양파처럼 느껴져요"라고 말하는 야생동물 보호구역 자원 봉사자 밀라의 말에 대해 이야기한다. 구조된 동물을 양파와 같다. 로라는 불안의 껍질을 힘겹게 한 꺼풀 벗겨내면 예기치 못한 다른 껍질이 나오고, 전혀 달지 못했던 또 다른 껍질이 그 아래에 숨어 있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로라는 우리 모두는 이곳 동물들과 하나도 다를 게 없기에, 전부 제각기 엉망이고 망가져 있기에, 우리 또한 양파나 다름없다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로라는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돌보는 동물들과 자신에 대한 껍질을 벗겨가면서 함께하는 것의 아름다운 힘을 발견한다.

저자인 로라는 야생동물 보호구역 자원 봉사자로 일하면서, 이곳이 물을 모조리 빨아들여 다른 것들이 들어설 공간을 남기지 않는 나무뿌리 같은 공간이라고 말한다. 로라는 머릿속의 다른 생각들, 불안과 야심과 끝없이 맴도는 걱정이 사라지고, 이제 남은 곳은 이곳에 대한 생각뿐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집으로 가는 길, 들판이 점차 사라지고 지면이 솟아오르며 인간 존재가 옅어지는 흔적이 전부 자취를 감추고 텅 비어 별만 남은 하늘에 대해 말하는 로라의 글이 인상적이다. 뿐만 아니라 저자인 로라가 야생을 두려워하는 퓨마 '와이라'를 보면서 자신과 똑같은 모습을 발견하는 장면에서 깊은 공감을 느낀다.

"물속을 응시하는 와이라를 보면 이따금 그가 용기를 내려고 애쓰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두려워하고 있다. 나는 이해한다. 허세 부리기, 하악거리기, 으르렁대기, 전부 그의 대처 방식이다. 미소 짓기와 괜찮은 척하가기가 나의 대처 방식인 것처럼. 내가 나뭇가지를 밟자 와이라가 1미터가량 공중으로 뛰어오른다. 제 그림자조차 무서워하는 퓨마다. 야생을 두려워하는 퓨마."

저자인 로라는 산불이 나면서 퓨마 '와이라'가 몇 주간 케이지에 홀로 있었던 시간들에 대해 말하며, 물을 무서워하던 와이라가 물속을 향해 돌진하는 모습을 이야기한다. 수면 바로 위에 눈을 내놓고 있는 와이라와 긴 시간 눈빛 교환을 하며 교감하는 장면이 뭉클한 감동을 자아낸다.

"어쩌면 몇 주간 케이지에 홀로 있어서 그랬을지 모른다. 어쩌면 통제력을 잃어서 그랬을지도, 열기와 불과 두려움 때문이었을지도, 와이라의 본능이 물로 뛰어들라고 말했을지도 모른다. 나는 알지 못한다. 내가 아는 것이라곤 와이라가 너무도 두려워하던 일을 해냈다는 사실이다. 수년간 이곳에 머물며 호숫가에 몇 시간이고 앉아 있으면서도 하지 못했던 일. 와이라가 무척이나 자랑스럽다. 목이 메여 침을 삼키기가 어렵다. 보이는 것은 오직 물방울과 석호 진흙이 튀고 햇살에 갈색을 띤 와이라의 뒤통수와 반들반들한 회색 귀 끝, 휙휙 움직이며 물을 가르는 꼬리 끝의 짙은 털 뭉치가 전부다. 와이라를 보며 느끼는 감정이 전부 부풀어 오른다. 뜻밖에 나를 완전히 때려눕히는 그 모든 감정들. 나는 여지없이 망가진다. 몸이 부서지고 마음도 산산조각 난다. 이게 사랑일까? 모르겠다. 확실한 건, 살면서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라는 것이다."

저자인 로라는 부서진 내면을 따라서 야생동물 보호구역을 떠나는 결정을 하지만, 다시 찾아온 숲에서 와이라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된다. 이 책에서 로라가 와이라를 다시 찾게 된 후 자신을 기억하리라 확신할 수 없었던 와이라와 교감을 나누는 장면들이 인상적이다.

"어떻게 해야 했을까. 동물원에 항의하는 운동의 일환으로 내 몸을 쇠사슬로 철조망에 묶어 지역 언론과 전국 언론에 호소해야 했을까? 내가 듣기로는 그것이 파르케의 설립을 도운 불리비아인 자원봉사자, 후안 카를로스의 방식이었다. 그는 전국을 돌며 스스로를 철조망에 묶고, 마을 광장의 케이지에 자신을 가두고, 서커스단에서 다리가 부러진 퓨마를 양팔로 안은 채 나왔다. 폐장한 동물원을 뒤로하고 나오기 전까지, 나는 내가 생각했던 그 어떤 것도 실행으로 옮기지 않았다. 손이 하얘지도록 주먹을 꽉 쥐었다. 나는 기도했다. 훗날, 그 퓨마가 누려야 할 삶을 결코 누릴 수 없다면, 결코 자유로워질 수 없다면, 언젠가 파르케로 오게 되기를."

"와이라는 나무를 타고 올라가 덩굴 사이로 내려오다가 걸려서 바닥에 떨어졌고 바로 달아났다. 와이라는 로렌소와 달리 삶을 헤쳐 나가는 법을 배운 적이 없었다. 다른 퓨마를 만나보지도 못했고, 경계하는 법을 배운 적도 없었다. 어미가 필요한 시기에 어미는 희생양이 되었다. 와이라에게는 봉사자밖에 없었고, 우리는 그에게 절대로 알려줄 수 없었다. 사냥하는 법을, 자신을 보호하는 법을, 인간의 도움 없이 먹이를 구하는 법과 사랑하는 법을, 와이라와 같은 동물들을 방생하지 않는 이유가 있따. 밖에 나간 와이라에게 좋은 선택지란 없다. 굶어 죽을 수도, 다른 고양이와 영역권을 두고 다투다 죽을 수도, 차에 치일 수도, 다시 포획되어서 도시의 끔찍한 동물원으로 보내지거나 쇠사슬에 묶여 애완동물이 될 수도, 총에 맞을 수도 있다."

""와이라!" 마음이 부풀어 오른다. 이해할 수 없는 감정. 너무나 커서 불쑥 두려워지고, 우는 동시에 춤추고 싶어지는 감정. 나는 와이라에게 손을 뻗으며 조용히 쿡쿡 웃는다. 와이라가 몸을 동그랗게 구부려 나의 손에 파묻힌다. 나는 솜털처럼 푹신하고 부드러운 목을 쓰다듬는다. 행복하게 그르렁하는 진동이 나의 피부 층을 뚫고 전해진다. 와이라는 이제 피곤한 듯 장화 위에 고개를 누인다. 계속해서 쓰다듬자 와이라가 눈을 감는다."

저자인 로라는 자신이 자원봉사자로 일하는 야생동물 보호구역에 비하면 저 밖의 세상은 텅 빈 것처럼 느껴지고, 전부 시시하고 평면적이라고 말한다. 로라는 모든 것이 다채로운 빛깔로 불타오르는 이곳에, 한때는 자신을 공포에 떨게 했던 이 정글에, 그때는 미지의 오솔길을 걸을 때, 머릿속 피가 꼭 기관총을 쏜 듯 귀 밖으로 튀어나오고 무수한 심장 박동이 자신의 몸을 풀어 헤쳤다가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 같았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로라는 지금은 정반대로 자신의 몸은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사랑해." 갈라지는 목소리로 나직이 말해본다.

햇살 아래로 굽은 와이라의 목이 금빛을 머금는다. 우리는 하늘 한 조각을 가로질러 높이 날아오르는 독수리를 함께 바라본다. 소리 내 말하기까지 이토록 오래 걸렸다니, 믿기지 않는다. 와이라가 나를 바라보고 꼬리를 부드럽게 흔들며 호응한다. 네가 날 사랑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 오래전부터. 그러고는 볼을 양발에 기대고 나를 응시한다. 경이로 가득한 눈빛. 왜 그러느냐는 듯한 눈빛. 독수리가 저 멀리 구름 속으로 사라진다."

저자인 로라는 와이라의 시선이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알 수 없고, 어쩌면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르고, 어쩌면 변함없이 자리한 미지의 호숫가, 그 최면 같은 끌림을 좋아할 뿐인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그리고 로라는 와이라와 함께 했던 처음을 떠올리며, 양파 껍질이 뼛속까지 달라붙어 있던 때를, 그 껍질들이 오래된 피부처럼 서서히 벗겨지던 것을 기억한다고 말한다. 로라는 계절이 바뀌고 몇 달이 흐름에 따라, 정글이 번성하다 스러지고, 펼쳐지다 줄어들고, 살아가다 죽음에 따라, 옆쪽으로 몸을 돌려본다고 이야기한다.

"와이라와 나는 수천 년간 이곳에 자리 잡았던 야생의 석호에서 헤엄을 치고 있다. 어쩌면 수백만 년 동안 있었을가. 우리가 죽고 나서도 수백만 년간 계속해서 이곳을 지킬지 모른다. 혹은 그 안에 사라질지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볼 수 있길 바랄 뿐이다. 계절을 거스르는 동안 저 광막한 정글을 누빌 수 있다면, 바람과 비와 햇살을 헤치고 나갈 수 있다면 무엇이든 주고 싶은 심정이다. 그래서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순간, 와이라의 어미를 잡으러 온 사냥꾼이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으로 돌아가 당연히 그를 멈춰 세울 것이다. 그것이 와이라와 결코 만나지 못함을 의미하더라도, 나를 둘러싼 이 모든 일들이 결코 일어나지 않음을 의미하더라도, 와이라가 그런 일을 겪지 않을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을 한순간에 바꿔놓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다. 난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 지금처럼 와이라가 나를 바라볼 때면 와이라도 그걸 알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와이라는 언제나 알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따라잡느라 시간이 걸렸던 것뿐이다."

저자인 로라는 자신과 퓨마 '와이라'의 관계를 많은 변화를 겪었다고 말한다. 서로를 믿는 법을 배우고 그 믿음을 부서뜨리길 반복했다. 로라는 그럴 때마다 자신도 부러졌던 것 같지만 그것 덕분에 더욱 강해졌다고 이야기한다. 로라는 그럴 때마다 와이라를 좀 더 사랑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이 책에서 자신을 믿어본 적 없었던 로라가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면서 퓨마 '와이라'를 만나 진정한 자신을 찾고 새로운 길을 떠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떠난다고 해서 실패는 아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자랑스러워할만한 일을 하기로 선택한다면 말이다. 다행히도 나는 선택할 수 있다. 특권이 남긴 선물이다. 와이라는 선택조차도 할 수 없다. 그러니 나는 결코 부서지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것에 의문을 품기로 선택했다. 결혼 그리고 성공의 의미, 성차별주의, 인종차별주의, 자본주의, 종차별주의를 비롯한 '주의'들. 이러한 파멸을 떠받치는 것들. 나를 나 자신과 나의 욕망을 두려워하는 사람으로 만든 모든 것들. 수많은 사람을, 수많은 집을, 수많은 동물을 다치게 한 모든 것들. 그것들에 의문을 품고 맞서 싸우기로 선택했다.

그러지 않는다면, 어떻게 와이라의 얼굴을 다시 볼 수가 있겠는가?"

이밖에도 저자인 로라는 불법 야생동물 거래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한다. 로라는 야생 동물 거래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산업인데, 소셜 미디어의 등장으로 성장만을 거듭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로라는 전 세계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볼리비아의 수많은 동물과 사람이 집을 잃었다고 말한다. 혹은 집이 있더라도 끔찍한 악조건 속에서 살아간다. 로라는 스태프와 봉사자가 없기에, 정부의 지원과 돈이 없기에, 아니면 그저 지독하게 피곤하기에 그렇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 책의 끝부분에서 로라가 자신의 바람을 담은 글들을 써내려간 이야기가 깊은 여운을 남긴다.

"와이라는 가지들 속에 우뚝 서 있다. 꼬리가 거세게 요동치고, 형언할 수 없을 만큼 만족스럽다는 듯 입을 떡 벌린다. 희미한 금빛을 머금은 분홍색 하늘을 우리는 함께 올려다본다. 비가 이제 막 내리기 시작했다. 종이처럼 얇고 유리처럼 짙은 암녹색 나뭇잎과 우리 얼굴에 빗방울이 후두두 떨어진다.

이 책을 여기서 끝낼 수 있다면 좋겠다.

나는 말하고 싶다. 파르케는 번성 중이라고. 열성적인 봉사자들로 흘러넘친다고. 모든 스태프를 현지 출신이며 이 튼튼한 유대가 일의 균형을 맞춰주는 덕분에 돌봄 작업이 더 오래도록 지속 가능하고 전도유망해졌다고. 동물들은 전부 다 건강하다고. 불법 애완동물 거래가 급감했기에 사실상 더는 아무도 우리에게 동물을 맡기지 않는다고. 그래서 나는 더 이상 비행기를 타지 않는다고. 산림 파괴는 끝났고 기후 변화는 일어나지 않으며 오스트레일리아는 불타지 않는다고. 남반구의 아마존과 지역 공동체는 휴대폰 생산에 필요한 광물을 찾아 헤매는 광업 회사로 인해 파괴되지 않는다고. 석유 회사는 송유관을 새로 건설하지 않고, 다국적 기업과 정부는 숲은 단작 농경지로 바꾸지 않는다고......"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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