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테라피 - 마음을 치유하는 영화
모경자 지음 / 하움출판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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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시네마 테라피>의 저자 모경자는 '시네마 테라피'는 우리나라는 물론, 외국 문화까지 영화에서 보며 우리가 가지고 있던 기존 이념과 개념들을 현실의 내 문제와 결부해서 새로운 해석으로 나올 때만 확장될 수 있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내 마음은 내 것이 아닌 마음 작용의 원리와 이해라는 것을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함께하는 친구들과 스토리텔링으로 쉽게 나누고 싶었다고 이야기한다. 이처럼 이 책은 가족, 사랑, 만남, 독립, 중독이라는 소재들의 영화를 챕터별로 나누어 마음을 치유하는 영화들에 관한 이야기를 건넨다.



저자는 영화 <일요일의 병>을 소개하며 인간은 살면서 외면하고 싶고 가리고 싶은 부분들, 어쩌면 버렸을 수도 있는 부분들이 있으며, 상처로 얼룩진 자존감, 열등감, 수치심, 상실, 실연 등을 동굴에 숨긴 채 열심히 살지만 가슴은 늘 허전다라고 말한다. 저자는 영화 <일요일의 병>에서 엄마 아나벨이 동굴 앞에서 "거기 누구 있어요?"라고 말하는 장면은 동굴 안에 숨어 있는 자신을 부르는 듯하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딸과 함께하는 10일 동안 자신이 버리고 떠난 삶과 화해하며 자신에게로 돌아가는 것을 보게 되는 깊은 여운의 장면이라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일요일은 주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지만, 영화 제목에 등장하는 일요일은 딸 키아라에게는 자신이 가장 사랑했고 미워하기도 한 엄마와 화해하고 이별하는 날이라고 이야기하여 눈길을 끈다.

"43세인 주인공 키아라는 엄마가 자신을 버리고 집을 떠날 때 바라봤던 창문에 오늘도 걸터앉아 엄마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살고 있다. 8살짜리였던 키아라에게 엄마가 집을 떠나기 전 화장을 했던 그 화장품들이 어디에 어떻게 널브러져 있었는지 그날, 그 시간의 장면은 정지되어 있었다. 자신의 지병으로 죽음이 임박한 것을 알게 된 키아라는 마지막 시간을 엄마와 함께 10일 동안 있기를 원해 엄마를 찾아간다."

저자는 영화 <어느 날 인생이 엉켰다>를 통해 내가 느끼는 감정과 생각이 진심인지를 진지하게 물으며 나아갈 때 내 인생의 주인은 나라를 것을 깨달을 수 있다고 말한다. 영화 <어느 날 인생이 엉켰다>는 어린 시절 어머니로부터 "흑인 여성의 머리는 곱슬머리가 아닌 긴 머리로 잘 관리를 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자란 바이올렛이 약혼자가 떠나게 되면서 홧김에 머리를 확 밀어 버리고 자신의 삶이 뭔가 엉켰다는 것을 발견하고 풀어 나가는 통쾌한 이야기다. 특히, 영화 <어느 날 인생이 엉켰다>의 주인공 바이올렛의 열등감과 수치심이 그녀의 엄마로부터 이어 온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10살이 되는 해 아빠 회사 야유회에 갔던 날, 내 머리가 쭈글쭈글하다고 애들이 비웃어서 부끄러워 풀에 들어갔을 때, 그때 엄마가 날 끌어내서 차에 밀어 넣고 집으로 갔어요. 엄마가 그냥 날 안아 주며 그래도 예쁘다고 했다면 난 지금 어떤 사람일까요?"라고 엄마에게 처음으로 자신의 마음을 말한 바이올렛의 진심의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세월이 조금 지나면 안다. 나를 알아주는 사람은 그저 '나'이다. 서로 관계하며 도우며 사는 것이지, 상대는 내가 원하는 만큼 나의 필요와 상처를 다 해결해 주지 못한다. 상대들에게 이것을 많이 요구하고 바랄수록 나는 감정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고 그때부터 상대를 미워하며 내가 만든 고통의 우주 속에서 헤맨다."

저자는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를 소개하며 수학적 사고에 입각한 '사실'을 보고 그 바탕 위에 내 생각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저자는 사람들은 사실이 무엇인지를 보지 않으려 하고 남들과 비교하며 살면 상대적 박탈감과 기대치에 시달릴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타고난 성향과 재능과 기질이 다 다른 우리는 다 의미가 있고 소중한 인생이며, 경쟁 사회라는 거대한 물살 속에서 수학적 사고인 '사실과 생각'의 구별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말한다. 생각하는 힘이 없는 사람들이 사는 삶은 남들이 제시하는 길을 가거나 쉽게 가는 길을 조금도 의심 없이 결과만 보고 따라가기 쉽다는 저자의 글에 공감한다.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의 등장 인물인 학성의 말처럼 몸으로 직접 부대끼며 이해해야만 사랑할 수 있는 이유는 그런 경험이 자신의 숭고함을 증명할 수 있고, 이때만 정직한 힘이 살아난다는 저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수학은 정해진 답이 있다.

이 세상 온 우주 만물도 정확한 법칙과 순리에 의해서 돌아가고 있다.

별과 달, 밤과 낮, 남과 여, 죽음과 탄생 등...... 사계절 속에서 나타나는 현상계의 질서는 수학의 공식처럼 정확하고 명확하다. 인간의 생각과 욕심만 복잡하고 답이 없을 뿐이다."

저자는 괴팍한 할아버지 세인트 빈센트, 우리 안의 빛과 그림자를 만나게 하는 영화 <세인트 빈센트>를 소개하며 스위스의 정신 분석학자 칼 융이 페르소나와 그림자로 말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글이 인상적이다. 칼 융은 "인간의 영혼 안에는 사회와 타인이 기대하는 모습으로 행동하고자 하는 만들어진 모습을 페르소나라 하고 자아가 의식적으로 거절한 감춰진 부분을 그림자"라고 말하며, 이 두 개의 행동이 만날 때 비로소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시네마 테라피는 우리 안에 있는 페르소나, 빛과 그림자들을 유머로 수용하며 만나 주며, 고백하며 웃을 때 공감하며 떨어져 나가는 것을 경험한다고 이야기한다.

"사람은 한 가지 면만 있지 않다. 누구나 내면에 빛과 그림자의 모습이 다 있다.

누군가에게는 좋은 사람인가 하면 또 누군가에게는 안 좋은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

다 좋은 면만 있는 것도 아니고 다 나쁜 면만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다 자신들만의 모습 속에서 들키지만 않을 뿐, 이상한 부분들이 다 있다. 개인의 기질, 습관, 기호, 취미, 성향 등 타인들에게 다 보이지 않은 특정한 어떤 부분들이 다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나 자신만 해도 그렇고 상대들도 그렇다.

어느 날 상대들의 그 이상한 행동들을 알게 되면 당황스럽다며 "의외네~"하며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하지만 이것이 인간이다."

저자는 전쟁으로 인생을 다 통제받고 그 환경을 온몸으로 고스란히 받아 내며 목숨 걸고 무엇을 했던 것이 아닌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으로 온 힘을 다해 살아남은 슈필만(슈만)의 실화를 담은 영화 <피아니스트>를 소개한다. 저자는 영화 <피아니스트>를 통해 우리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를 생각해 본다고 이야기하며, 주인공 슈필만은 전쟁 전에 잘 나가던 피아니스트였고 폴란드계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난 지적이고, 경제적인 부분으로도 남부럽지 않은 예술가였지만, 언제 끝날지 모르는 전쟁의 두려움과 불안 속에서 어떤 가치와 이념, 철학과는 전혀 상관없이 그저 살아 내야만 하는 것이 삶의 의미와 목적이라는 것을 알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물질 만능 시대에 타인들과 나를 비교하여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거나 이 세상 기준의 잣대로만 보는 의미가 아닌 진정한 의미로 보는 '나'는 나이고 나의 삶은 어디에도 비교할 수 없는 절대적 가치의 삶이다.

그래서 인생의 의미와 목적은 '삶'이다.

삶은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다. 꿈이 없어도 괜찮고 돈이 없어도 괜찮고 몸이 아파도, 실패와 좌절을 해도 괜찮다.

무엇을 해야만, 업적을 일궈야만 의미 있고 성공한 삶이 아니다. 그저 그 자체, 나의 삶이 목적이기에... 그래서 생명이 귀하고 사람이 귀한 것이다.

이렇게 목적을 갖고 이 땅에 온 우리는 어마어마한 별들이기에 그렇다."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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