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와 생각
이광호 지음 / 별빛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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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와 생각>은 저자 이광호가 아내 미림과 함께한 도쿄 여행으로부터 모여든 사적인 상념을 정리한 생각의 기록을 담은 여행 에세이다. 저자는 "어떤 날은 여행이 되기도 하고, 어떤 하루는 생활이 되며, 어떤 순간은 삶의 가능성이 되고, 어떤 사건은 사랑의 발견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문득 아내 미림이 지난달 '도쿄' 여행을 가고 싶다던 말이 떠올랐고, 아내에게 '도쿄'를 가자고 했다고 이야기한다. 아내가 말한 '하고 싶은 것'이 아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아내 옆 사람으로서 아내가 '하고 싶은 것'을 통해서 활기를 얻길 바라는 마음이었다는 저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물론, 잠깐의 도쿄 여행이 미림이가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도움이 될지, 안 될지, 영감을 얻을지, 자극을 받을지, 소용이 있을지, 없을지 나는 모른다.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오직 내가 아는 거라곤, 세상에 모든 일 어쨌든 해 봐야지 결과를 알 수 있다는 것. 어떤 일이든지 움직여야 일어난다는 것. 그리고 미림의 대답은 '예스.'"

저자는 삶은 단 한번도 우리의 뜻대로 호락호락한 적이 없었다고 말한다. 생각해보면, 삶은 계속 장애의 연속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며, 그것이 삶이라는 저자의 글이 인상적이다. 저자는 어떤 문제라도 어떻게든 해결하는 사람이 진짜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한다.

"중요한 것은 계속 마주하게 될 장애에 대한 태도다. 당연하게 주어진 장애를 당연하게 극복하려는 태도.

그러니까, 나는 피하지 않을 것이다. 포기하지도 않을 것이다. 똑바로 마주하고 물로 늘어지고 이겨낼 것이다. 그렇게 매 순간 극복해내고, 장애를 넘는 근육과 힘을 길러 강한 사람이 될 것이다."

저자는 사랑하는 이에게 내가 무언가를 해줘야지만 그 사람이 웃을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린다고 말한다. 저자는 그 사람도 스스로 웃음을 만들 수 있는 사람임을 잊지 않기로 한다고 이야기한다. "내가 너를 통해 웃듯이, 너는 나를 통해서. 우리는 서로가 웃길 바라고 서로의 웃음에서 또 각자의 웃음을 얻는다."는 저자의 글이 인상적이다.

저자는 잘 만들어진 건축물을 보면서 어떻게 연결하는지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느낀다고 말한다. 다른 소재를 부르겁게 하나의 소재처럼 연결 시킬 것인지, 다른 소재임을 드러내면서 연결을 시킬 것인지, 주변 환경과는 또 어떻게 연결하고 건물과 사용자 간의 연결은 또 어떻게 할 것인지. 그리고 저자는 글 쓰는 일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렇게 생각을 하다 보면 저자는 결국 '연결'이 예술에 있어 전부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고 말한다. 궁극적으로는 세계와 어떻게 연결될 것인지가 본질적 고민이라는 저자의 글이 흥미롭다.

저자는 해외여행에서 모든 것이 낯설고 불편하고 어렵고 힘들다고 말한다. 그리고 저자는 인간이 동물이라는 것을 증명이라기라도 하듯 본능적으로 생존하기 위해 치열해진다고 이야기한다. 그렇게 겁이 생기고, 걱정이 생기고, 목적이 생기고, 불안이 생기고, 활기가 생기므로 지금 누구보다 뜨겁게 살아있다는 저자의 글에 공감한다.

저자는 오래된 물건들이 많은것, 쉽게 새로운 기술로 교체될 수 있었음에도 아직까지 낡은 모습을 유지하면서 기능하는 것은 잘 닦고, 잘 고치고 돌보면서 '지키려는 마음'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저자는 그 윗대에서 물려받은 그 마음이 '수많은 나라들 사이에서 도쿄라는 도시를 계속 지켜냈겠구나' 싶었다고 이야기한다.

"도쿄에는 수십 년에서 백 년도 넘는 가게들이 많다. 쉽게 '문화가 그래'라고 가업 문화를 이야기하지만, 그건 형식인 거고 왜 가업을 물려받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 그건 지키려는 마음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당신들의 조부모 혹은 부모님이 하는 일이 얼마나 가치 있고 멋진 일인지 알아서 그 귀중한 걸 잃고 싶지 않아서. 가업도 그렇지만, 물건도."

저자는 여행은 우리가 지불한 만큼 바로바로 결과물을 내어주는 콘텐츠가 아니며, 여행은 그저 우리가 가진 주변 환경을 바꿀 수 있는 가장 저렴하고 쉬운 방법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저자는 굳이 여행지에서 영감이나 자극을 얻기 위해 굳이 사색에 빠지거나 생각하거나 할 필요도 없다고 이야기한다. 낯선 주변 환경은, 우리의 낯선 생각, 낯선 행동을 유발할 것이며, 그것이 여행의 힘이라는 저자의 글이 여운을 남긴다.

"우리는 떠나기만 하면 된다. 분명히 낯설고 다른 주변 환경은 지금까지 내가 생산한 것들 말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것을 생산할 수 있는 '나'를 생상해줄 테니까."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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