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강하다 - 세상을 바꾸는 잠재된 힘
버네사 본스 지음, 문희경 옮김 / 세계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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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강하다>는 미국의 저명한 사회심리학자인 버네사 본스가 수많은 과학적 실험과 학문적 근거를 통해 우리 내면에 숨은 영향력이 무엇인지,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 발현되는지, 그리고 숨은 영향력의 발견을 통해 스스로 얻게 되는 이득은 무엇인지 설명한다. 이 책에서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는 "우리에게 이미 영향력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없는 영향력을 만들려고 노력하거나 미약한 영향력을 확장하려고 애쓰는 대신, 그저 내면의 영향력을 자각하고, 더 당당하게 발휘하면 된다. 동시에 스스로 깨달은 영향력의 크기만큼 그것을 발휘할 때 조금 더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도 이 책의 핵심 메시지 중 하나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당신이 자신의 영향력을 더 명확히 알고 그 힘을 신중히 사용하기를 바란다. 더불어 영향력을 발휘해도 되는 상황에서는 더 과감하게 사용하고, 의도하지 않거나 알아채지 못한 채로 발산되는 영향력에는 스스로 더 큰 책임감을 갖기를 바란다."

이 책은 '1장 보이지 않는 영향력, 2장 설득의 힘, 3장 당신이 부탁했으니까, 4장 "노"라고 말하지 못하는 이유, 5장 잘못된 정보, 부적절한 요청 그리고 미투 운동, 6장 힘과 지각된 영향력, 7장 우리가 남에게 미치는 영향을 보고 느끼고 경험하기'라는 7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사람들이 "노"를 말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 사회학자들은 '영향력'이 아닌, '정중함'이라고 말한다고 이야기한다. 그저 예의를 차려야 한다는 뿌리 깊은 신념에서 귀찮은 일을 하는 것이다. 저자는 사회학계의 대가 어빙 고프먼이 이야기한 학술적인 용어 '체면 세우기'에 대해 말한다. '체면'은 우리가 공적인 자리에서 우리를 드러내는 방식, 즉 우리가 내세우고자 하는 모습이자 상대가 봐주기를 바라는 얼굴이다. 문명사회에서 우리는 남들의 체면을 지켜주고 남들도 우리의 체면을 지켜줄 것으로 기대한다. 저자는 누군가의 부탁에 대해 "노"라고 말한다면 모두가 어색해지고 창피해지는 상황, 즉 우리가 정말 싫어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요청을 거절하지 못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창피함을 지나치게 걱정하는 마음은 영향력을 일으키는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기제라고 말한다.

"우리는 스스로 선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이라고 자부하고, 선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하고, 실제로 대다수는 선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연구에서는 창피해질 수 있는 상황에 처하면 대다수가 실험을 중단하지도 않고 연기를 보고하지도 않는다. 다시 말해 이러한 상황에서 스스로 어떻게 하겠다고 생각하는 행동과 실제로 하는 행동 사이에는 괴리가 있다는 뜻이다. 이것은 창피함의 위력을 과소평가해서 나타난 결과이다. 이처럼 창피함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간파하는 성향은 우리의 영향력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저자는 우리가 남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낮게 판단하는 성향에는 그늘이 있다고 말한다. 아무도 듣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나쁜 생각과 부적절한 요청 그리고 헛소리를 세상에 퍼트리면서 남들이 알아서 나쁜 생각을 거부하고, 부적절한 접근을 뿌리치고, 헛소리를 걸러낼 거라고 (잘못) 가정할 수 있다. 우리의 제안이 불편하면 불편하다고 말하고 거부할 수 있으며 그 책임을 상대에게 떠넘기고, 우리의 말과 행동에 대한 책임을 축소하려 한다. 저자는 이는 현대 사회에서 흔히 나타나는 각종 병폐와 관련되노 현상들이라고 이야기한다. 잘못된 정보와 성희롱, 인종차별, 조직의 위법 행위, 그 밖에 온갖 문제와 싸우려면 우리 또한 이런 상황이 지속되고 용납되는 데 일조했던 점을 자각하고 각자의 영향력을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저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저자는 권력을 가진 자리에 오르면 다른 사람들에게 다양항 방식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하지만 저자는 권력에는 힘 있는 사람이 남에게 미치는 자신의 영향력을 자각하지 못하게 만드는 두 가지 특성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첫째, 일단 권력을 가지면 타인의 관점에서 생각하려는 노력을 덜하고, 둘째, 남들도 각자 원하는대로 할 거라고 가정하는 경향이 있다. 저자는 남에게 권력을 행사하는 자리에 있을 때는 상대가 우리에게 동의하지 않거나 우리의 제안을 거절하고 싶어도 그들에게 주어진 선택의 폭이 얼마나 좁은지 모를 수 있다고 말한다.

"권력을 가진 사람이 남들에게 미치는 자신의 영향력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보여주는 말이 있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 나온 말이다. 패션계의 거물이자 <보그> 편집장인 안나 윈투어와 비슷한 인물로 등장하는 주인공인 <런웨이> 패션지의 편집장 미란다 프리스틀리는 새 비서 앤디를 파리 출장에 데려가며 선배 비서의 뒤통수를 치게 만든다. "네가 가지 않으면 <런웨이>나 다른 패션지에서 진지하게 일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알게. 결정은 네 몫이야." 이 대사에서 내가 좋아하는 부분은 마지막 한 마디다. 결정은 네 몫이다. 결정은 앤디의 몫이 결코 아니다. 다른 방향으로 결정하면 패션계에서 진로가 불투명해질 거라고 하지 않았는가. 그러면서도 앤디에게 거절할 힘이 있다는 식으로 핑계를 댄 것이다."

저자는 백인은 자신의 언어와 행동이 흑인 친구나 동료 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간과함으로써 결국 인종차별을 지속하는 데 일조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결국 부주의하고 인종적으로 둔감한 발언은 권력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말과 행동이 남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지 보여준다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권력은 단지 누군가의 상사나 감독으로서 생기는 권력이 아니라 사회의 견고한 위계질서에서 나오는 것이다.

"여려 유형의 권력과 연결된 사람은 자신의 말과 행동이 남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해야 하고,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지금의 현실을 자각해야 한다. SNS에 올라온 흑인들의 발언에 주목하고 흑인들의 회고록과 역사서, 문학을 읽고 현재 분출하는 흑인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새로운 관점을 형성해야 한다. 그런데 다른 인종과 범주에 속한 사람들의 관점을 수용하려고 노력하는 사이 고정관념이 더 굳어질 수도 있다. 애초에 우리는 남들의 생각이나 감정을 우리의 선입견을 거쳐 판단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타인의 이야기를 그들의 언어로 듣고 관점을 형성하면 우리의 말과 행동이 남들에게 어떤 인상을 주는지 폭넓게 이해할 수 있다."

저자는 권력을 기회가 아니라 책임의 관점에서 해석하는 사람들은 자기보다 남에게 더 주목하는 성향을 보인다고 말한다. 나에게 의존하는 사람에 대한 책임을 생각할 줄 안다면 나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얻게 될 결과와 그들의 생각, 그리고 감정에까지 집중한다. 즉, 어떤 일을 하고 싶거나 결정해야 할 때 자신의 충동이나 결정이 남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신중히 고려한다.

"결과적으로 권력을 책임의 관점으로 보는 사람들은 업무를 더 공정하게 배분하고 사람들을 더 세심하게 배려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들은 또한 부적절하고 선을 넘는 요청에는 덜 관대하게 행동한다."

저자는 이 책의 목표는 우리가 자신의 영향력을 더 잘 알아채고 자신과 남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상황에서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때는 뒤로 물러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 저자는 세 가지 목표를 제시하고, 세 가지 목표는 당신이 남에게 미치는 영향을 더 잘 보고 느끼고 경험하게 해주는 데 중점을 둔다고 이야기한다. 첫 번째 목표는 우리의 행위가 남에게 미치는 영향을 바라보는 것이고, 두 번째 목표는 우리의 행위가 남에게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느껴보는 것이며, 세 번째 목표는 우리의 영향력을 실제로 경험하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모습을 제3자의 관점에서 그려보면 자신의 행동이 넓은 맥락에서 어떻게 어우러지는지 모게 되고, 자연히 그 행동이 주변 사람들과 전체 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까지 생각한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우리가 남에게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짐작만으로는 안 되며, 외부 정보를 적극 수집해서 적절한 질문을 던지고 경청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제3자의 관점에서 장면을 시각화하면 우리가 상상하거나 경험하는 사건을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게 된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에서 밝혀졌다. 일인칭 관점에서 사건을 생각하면 구체적인 사실, 말하자면 그 순간에 일어났다고 자신이 상상하거나 기억하는 구체적인 행위와 감각에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제3자의 관점에서 사건을 그려보면 우리가 하는 행위의 추상적인 의미, 즉 행위가 일어나는 폭넓은 맥락에 더욱 주목하게 된다.

예르 ㄹ들어 선거일에 당신이 투표하는 모습을 일인칭 관점에서 그려보라고 하면 당신은 아마 차를 몰고 투표장으로 가거나, 투표장에서 줄지어 기다리거나, 투표용지에서 선택한 후보의 이름에 표기하는 모습 등 투표와 연관된 세세하고 구체적인 행위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선거일에 당신이 투표하는 모습을 제3자의 관점에서 그려보라고 하면 당신이 선거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당신의 의견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시민의 의무를 어떻게 이행하는지와 같은 문제를 더 많이 생각한다."

"관점을 형성하기 위한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은 그냥 그 사람에게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느낌인지 물어보는 것이다. 사람들이 우리에게 정확히 무슨 생각을 하는지 말해주지 않는다고 해도, 그들 자신도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느끼는지 모른다고 해도, 일단 상대와 대화를 나눠보면 우리 자신의 머릿속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그러면 상대이 마음을 읽으면서 상대에 대한 당신의 가정에만 근거를 두지 않을 수 있다."

<당신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강하다>에서 남들의 말과 행동이 우리에게 울림을 주듯이 우리의 말과 행동도 누군가에게 울림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더 의미 있게 말하고 더 올바르게 행동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저자의 글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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