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씽킹 101 : 더 나은 삶을 위한 생각하기 연습
안우경 지음,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1월
평점 :
<씽킹 101>은 일상에서 빈번하게 부딪치는 사건들로 채워져 있으며, 나아가 대규모로 진행된 실험과 연구 결과, 역사적 사건과 대중문화 속 사례들을 통해 평소에는 똑똑하고 한없이 이성적인 우리가 터무니없는 사고 오류에 빠지게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한다. 이 책의 저자이자 2022년 예일대학교 렉스 힉슨 교육상 수상자인 안우경 교수는 사고의 함정에서 빠져나오는 해결책을 제시하는데, 그것은 오늘을 살아가고 내일을 준비하는 우리에게 더할 수 없는 즐거움과 귀중한 지혜이다. 심리학적 오류와 그에 빠져드는 이유는 '생각'하는 습관, 방향과 관련이 싶다. 심리학의 범주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공부한다면, 다시 말해 생각을 바꾸는 것만으로 우리는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고, 우리의 세계는 지금보다 조금 더 좋게 변화될 수 있다.
이 책은 '1장 유창함이 일으키는 착각, 2장 확인 편향, 3장 원인 찾기의 어려움, 4장 구체적인 예시의 유혹, 5장 부정성 편향, 6장 편향 해석, 7장 조망 수용의 한계, 8장 기다려야 받는 보상이 일으키는 혼선'이라는 8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유창성의 착각에서 깨어나려면 실제로 시도해보면 된다고 말한다. 실제로 해 보면 스스로 피드백을 주게 될 터이므로 타인의 피드백 없이도 착각에서 벗어날 수 있다. 자신이 무엇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판단할 때도 우리는 실제보다 더 많이 안다고 과신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에게 자신의 입장을 설명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야 비로소 내 지식의 구멍과 추리의 결함을 인식하고 이를 고치려는 노력을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과신을 줄이면 프리젠테이션이나 면접 기술을 향상시키고 연말 파티에서 부끄러운 상황을 피하는 등 개인적으로 이로운 건 물론이고, 더 나아가 사회적으로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한 연구에서는 개인의 과신이 줄면 정치적 극단주의가 완화한다는 사실을 입증하기도 했다. 우리 대다수는 낙태, 복지, 기후 변화와 같은 사회 문제에 대해 강경한 의견을 고집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이유를 묻는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는 우리의 지식이 얼마나 얕은지 깨닫지 못한다."
저자는 확인 편향이라는 습관을 고치려면, 이 편향이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부터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울러 저자는 이 습관을 고치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삶에 무작위성을 도입하여 위험 부담이 적은 일에서부터 자신의 가설을 반증하는 연습을 하면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난이도를 낮추어 반증하기를 실천할 수 있는 연습 몇 가지를 소개해 보겠다. 좋아하는 식당에 가거나 포장 주문을 할 때 메뉴판에 있는 음식을 무작위로 선택한다. 그러면 가장 좋아하는 요리를 새롭게 발견하는 재미를 경험할 수도 있다. 출근할 때 늘 가던 길 대신 새로운 길로 가본다. 친구와 쇼핑을 갈 때 집에 있는 것과 똑같은 회색 스풰터나 파란색 셔츠를 사지 않도록 친구에게 옷을 골라 달라고 부탁한다. 아침으로 우유 한 잔에 양갈비, 샐러드를 먹고 저녁으로는 와인 한 잔에 시리얼, 오믈렛을 먹는다. 인생은 관찰 가능한 세계와 관찰 불가능한 세계를 통틀어 존재하는 모든 원자의 수보다도 훨씬 더 많은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다. 이를 발견하는 것은 순전히 여러분의 몫이다."
저자는 우리는 방관하다가 문제가 생길 때보다 어떤 행동을 해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를 더 많이 비나하는 이유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때는 도대체 뭘 했어야 좋았을지 상상하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저자는 더구나 아무것도 안 한다는 건 말 그대로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것이 어떤 사건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 할 때가 많다고 이야기한다. 인종차별주의나 기후 변화 대응에 동참하지 않는 것, 형평성에 어긋나는 일을 목격하고도 신고하지 않는 것, 현장 유지에 동참하는 것, 더 공정한 대안을 알면서도 제안하지 않는 것까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가만히 있는 이 모든 행동이 사회에 해가 된다는 저자의 글에 깊이 공감한다.
"방관 때문에 치러야 하는 대가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문제를 맞닥뜨릴 수 있다. 당장 올바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서는 기후 변화를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은 우리가 직시해야 할 현실이다. 투표하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다. 투표하지 않는 사람들은 자신의 그런 행동이 무해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는 행동은, 당선됐을 경우 많은 이들의 삶을 바꿨을 수 있는 후보자의 표를 빼앗는 것과 다름없다. 행동하지 않는 것이 언제나 악행보다 더 나은 것은 아니다. 때에 따라서는 나쁜 행동과 동일하게 해악을 끼치기도 한다."
저자는 피해자들이 자책하는 이유를 인과적 귀인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어떻게 하면 그런 상황을 피할 수 있었을까'라고 사건 당시를 되짚어볼 때 가해자의 행동을 무르는 것보다는 자기 자신의 행동이 달랐을 경우를 상상하는 편이 더 쉽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가해자의 잘못이 아주 명백한데도 피해자들이 자기 자신을 탓하는 것이다.
저자는 누군가에게 나쁜 일이 계속 일어나면 자연스레 '왜 나한테?'라는 이 같은 의문이 떠오르게 마련이라고 말한다. 그러면 똑같은 생각을 계속해서 하게 되고 반추에 반추를 거듭하게 되는데, 아무리 오랫동안 생각을 하더라도 '왜'라는 질문은 꼬리를 물고 늘어질 뿐이다. 왜 이런 일이 나한테 생기는 걸까? 왜 나는 적응을 못하지? 왜 이게 신경 쓰이는 걸까? 왜 잊어버리지 못하지? 답 없는 질문에 계속해서 답을 찾으려고 하다 보면 점점 더 기분만 상할 뿐이다. 저자는 극단적으로 어려운 문제, 해결이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를 건설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법 한 가지는 그 상황으로부터 한 걸음 떨어져서 바라보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설혹 그 문제가 나 자신에게만 영향을 주는 개인적인 것이라고 하더라도 한 걸음 물러나 내가 아닌 제 3자의 관점으로 상황을 바라보려고 노력하면 된다.
"무언가에 실패하거나 불안감에 휩싸여 있을 때 우리는 '왜'라는 질문에 집착하기 시작한다. 사랑 없는 부부 관계, 돈 문제, 지긋지긋한 직장생활 등 만성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반추를 더 많이 할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인간이란 문제가 생기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래의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 원인을 파악하려고 노력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이게 다 통찰력을 얻는 과정이라고 착각에 빠져들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여러 연구결과를 종합해 봤을 때 반추는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된다. 확인 편향 때문일 수도 있다. 기분이 안 좋을 때 우리는 안 좋은 기분을 확인시켜 줄 기억을 계속해서 토해낸다. 그러다 보면 자신감이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고, 그럴 대는 건설적으로 문제를 풀어내기가 어렵다. 반추는 해결책이나 원인을 찾아내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불안, 절망을 불어오기 십상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알코올 남용, 섭식 장애와 같은 문제에 빠져 버릴 수도 있다."
"인간은 결코 '왜'라는 질문에 확답을 찾아낼 수 없다. 우리 딴에는 정답을 찾았다고 생각할 때조차 우리가 찾은 건 정답이 아니다. 사실상 우리가 찾은 것은 우리가 훗날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동일한 결과를 얻고 싶다면 무엇을 해야 할지 또는 다른 결과를 얻고 싶다면 무엇을 피해야 할지에 대한 최선의 대답일 것이다. '왜'라는 질문을 통해 앞날의 행동을 결정하는 데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경우라면, 대답을 찾아볼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그러나 비슷한 상황에 두 번 다시 처할 리 없다면, 정답을 짚어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며 무의미하다. 어떤 일이 일어난 이유, 특히 일어나지 않기를 바랐던 일이 일어난 이유를 찾아내는 것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나면, 한결 수월하게 한 걸음 물러나 다른 관점을 취할 수 있다. 그러면 자책감이나 후회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떨쳐낼 수 있고, 또 다시 곤란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그때는 더욱 건설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저자는 지식수준이 높은 사람일수록 편향적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한다. 자신의 신념이나 믿음에 모순되는 사실에 맞닥뜨렸을 때 거기서 빠져나갈 방법을 더 많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편견을 없애기 위한 개개인을 향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함으로써 사람들의 편향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증가하는 불안의 정도는 불리한 환경에 놓인 사람들은 시작했을 때보다 점점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금수저나 은수저를 타고난 사람들은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이 다 잘난 것 같고, 남들이 자신의 재능과 성과를 광고하는 소셜미디어 게시물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바람에 소위 도달해야만 ㅎ나는' 수준을 끈임없이 생각하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자신의 실제 자아와 이상적인 자아 사이의 괴리 때문에,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싸인 학생들은 결국 스트레스, 불안, 패배감을 느끼고 만다. 미래의 보상을 얻기 위해 나 자신을 갉아먹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면, 최종 목표만 바라볼 뿐 과정을 즐기지 못하고 있다면, 자신의 인생에 진짜 일순위 이순위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는 저자의 글이 인상적이다.
더 나은 세상은 더 공정한 세상이어야 하며, 공정하려면 우리는 편견 없이 생각해야 한다는 <씽킹 101>의 저자 안우경 교수의 글이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한 가지 사건에 가능한 원인이 언제나 여러 개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잘잘못을 더욱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다. 더욱 공정하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어 가고 싶다면, 이미 안다고 추측하거나 넘겨짚는 대신 상대방에게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직접 물어보는 것만한 지름길이 없다는 저자의 글을 통해 각자 그리고 함께 자신을 돌아보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어보는 시간을 할애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