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처럼 일하지 않습니다 - 네덜란드의 탄력근무제에 깃든 삶의 철학
린자오이 지음, 허유영 옮김 / 행복한북클럽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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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처럼 일하지 않습니다>는 노동 만족도 1위, 전 세계 행복지수 6위인 네덜란드의 근로기준과 직업관, 인생관을 군더더기 없이 묶은 책이다. 특히, 이 책은 본업이 일이고, 취미는 아근이고, 특기는 특근인 사람들, 소처럼 일하며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 수당이나 달라고 부르짖는 사람들이 읽기를 권하는 책이다.

소화불량에 위염, 편두통에 시달리는 직장인 친구들을 수없이 봐온 대만인인 저자는 네덜란드에 가서야 그 고통을 끝낼 단서를 찾았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직장인이다. 논리적인 사고방식과 실용적인 태도 덕분이다. 이 책은 우리가 너무나 쉽게 간과했던 '지속가능하게 일하는 법'에 대하여 되짚는다. 우직한 소처럼 말 없이 일만 하고 있다면, 한층 농밀하게, 한층 유쾌하게 실무 태도를 바꿔보자.

"이 책은 단순히 더 효율적으로 일하는 비결을 알려주는 자기계발서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또 외국 것이 더 좋다고 주장하는 책도 아니다. 네덜란드 사람들이 '일'과 '삶'의 균형을 어떻게 유지하고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나는 그들의 비결이 '논리적인 사고방식의 생활화'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항상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 하루 24시간 내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판단하고, 그걸 가장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법은 무엇인지 결정한다. 우리에게도 마찬가지로 선택의 지혜가 필요하다. 인생에 주어진 유한한 시간 내에 사회적인 성취, 생활, 가정, 개인적인 취미 등의 우선순위를 정한다면 더 멋지고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

이 책은 '1장 네덜란드 사람들의 자유로운 사고방식, 2장 네덜란드의 근무 환경과 직장 문화, 3장 네덜란드 경영자의 관리 비결'이라는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실용성을 추구하는 네덜란드 사람들은 감정에 치우친 행동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미 일어난 일은 어쩔 수 없으니 그걸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어떻게 하면 재발을 막을 수 있는지를 고민하며 해결안을 찾는데 집중한다. 남을 탓하고 비난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저자는 자신이 처음 네덜란드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 납품 실수를 저질러 회사에 비용 손실을 초래한 적이 있었는데, 상사가 보인 반응은 "비싼 수업료를 냈다고 생각해, 넘어지면 아프다는 걸 다음번에 꼭 기억하라고."라는 한 마디였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네덜란드에서 8년 동안 일하면서 '일 처리를 잘못했다'는 이유로 상사가 부하직원을 질책하는 것을 거의 본 적이 없다고 전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인신공격에 가까운 감정적인 언사는 더더욱 들은 적 없다고 말한다. 스물여섯 살에 네덜란드로 건너온 뒤에야 진정한 자립이 무엇인지 배웠고, '누구도 날 도와줄 의무가 없다'라는 사실을 깨달았으며, 나를 책임질 사람은 나 자신뿐이었다는 저자의 글에 공감한다.

저자는 네덜란드 사람들이 퀄리티 타임(Quality Time, 퇴근 후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그토록 강조하는 이유는 '일'보다 '가족'을 훨씬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네덜란드 인구의 86%는 주당 근무시간이 34시간도 되지 않는다. 저자는 퀄리티 타임은 네덜란드인들이 입에 달고 사는 단어로, 특히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의미하는데, 이것만 봐도 네덜란드 사람들이 가족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네덜란드의 직장에서는 나이가 많거나 경력이 오래됐다고 해서, 직위가 높다고 해서 더 큰 귄위를 갖지 않는다고 말한다. 저자는 네덜란드의 직장에서는 도움이 필요할 때는 부하직원에게 '부탁'해야 하고, 명령조의 말투나 일방적인 지시는 통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네덜란드의 기업문화는 솔직하고 단도직입적이며 겉치레를 좋아하지 않는다. 효율과 생산력을 최우선으로 한다. 동료들끼리 서로 돕고 호흡이 잘 맞는 조직을 추구하고, 서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 최선을 다해 일한다는 네덜란드의 기업문화가 눈길을 끈다.

저자는 네덜란드 정부가 근로시간을 제한하고 강제로 휴식하게 하는 규정은 근로자를 보호할 뿐 아니라 국가의 잠재적인 지출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네덜란드 정부가 발간한 근로시간 관련 법규 지침서에 따르면, 고용주는 근로시간, 휴식시간, 야근 등에 관한 법규를 반드시 준수해야 하고, 근로 점검팀이 수시로 무작위 조사를 실시해 법규 위반 사례가 적발되면 고용주에게 경고나 벌금 처분을 내린다고 이야기한다.

"네덜란드 정부는 근로시간법을 제정해 근로자들의 충분한 휴식을 보장하고 있다. 그 법에 따르면 18세 이상 근로자는 하루 근로시간 12시간, 주당 근로시간 60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연속 4주간 일하는 경우 주당 근로시간이 55시간을 초과할 수 없고, 연속 16주간 일하는 경우에는 일주일에 48시간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 연속 근로를 제한하기 위해 일간 및 주간 최소 휴식시간도 법으로 정하고 있다. 하루 일하고 나면 11시간이 지나야 일할 수 있고, 2주간 최소 36시간의 휴식을 보장해야 한다. 과로로 인해 발생하는 산재 보상금과 의료비를 정부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규정을 둔 것이다."

저자는 노사 양측이 영구계약을 체결한 뒤에는 고용주가 일방적으로 직원을 해고할 수 없으며, 반드시 직원 본인, 법원 또는 네덜란드 노동복지 담당 부처인 UWV의 동의를 받아야 얻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가장 중요한 점은 성별, 임신, 질병을 이유로 해고할 수 없다는 점이라고 이야기한다. 근로자의 복지와 보장에 관한 한 네덜란드는 전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지금도 보장 범위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는 저자의 글이 인상적이다.

저자는 네덜란드에서 택시를 타려면 전화를 걸어 택시를 부르거나 택시 정류장 근처에 가야 하는데, 대부분의 택시가 벤츠라고 말한다. 그리고 저자는 12월 31일 기차 운행이 평소보다 일찍 중단되어 새벽 1시까지 기다려서야 첫차를 타고 돌아올 수 있었던 경험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이 두 가지 사례의 공통점은 네덜란드 사람들이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나 책임감 때문에 일하는 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전한다. 그들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것은 건강과 업무상 재해 예방이었다. 두 번째 사례는 그들이 어떤 사안을 대할 때 일하는 사람의 감정이나 마땅이 누려야 하는 평등권을 존중하고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저자는 네덜란드에서 경제, 무역, 예술 전반에 걸쳐 황금기를 맞이하고 있던 17세기 초의 튤립 파동은 투기로 인해 벌어진 세계 최초의 거품 경제 현산으로 역사에 기록되었다고 말한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이 역사에서 큰 교훈을 얻었고, 더욱 신중해졌다. 저자는 네덜란드 사람들은 독특해야 잘 팔린다고 믿으며, 이미 포화 상태인 레드오션에 뛰어들어 출혈 경쟁을 하는 것보다 자신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블루오션에서 여유롭게 파도를 탄다고 이야기한다. 네덜란드 사람들의 장점은 그들이 출혈경쟁에 뛰어들지 않고 시장 규모를 키우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점이라는 저자의 글에 공감한다.

저자는 네덜란드 직장에서 오전과 오후 각 15분의 휴식 시간과 30분간의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모든 직원이 일에만 집중한다고 말한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모든 물건과 서비스에는 그에 맞는 가격이 있다'고 생각하며, 임금이란 근로자에게는 자신이 매달 일한 노동시간 또는 노동효율의 가치이고, 교융주는 근로자의 노동시간에 해당하는 성과에 지급라는 돈으로, 곧 노동은 '거래'다. 저자는 정시 퇴근이 정당한 행동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칼퇴근하는 자신과 동료를 격려하고 지지해야 한다고 전한다. 정시에 퇴근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일과 사생활을 구분하는 분위기가 자리 잡고, 모두가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다는 저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저자는 네덜란드 사람들은 일에 대한 책임이나 돈을 보는 것보다는 생활 속에서 재미있거나 의미 있는 활동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네덜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실업수당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나라이지만 그들은 실업자로 사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네덜란드 사람들은 근로시간보다는 효유 향상을 통한 생산성 증대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열심히 일하고 그 외에 시간에는 휴가를 떠나고 인생을 즐긴다. 네덜란드 사람들에게 돈은 부족하지 않을 정도만 있으면 충분하고, 그들은 저축하기 위해 근무시간을 늘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돈을 더 벌기 위해 삶의 질을 포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네덜란드 사람들은 활발한 사고와 토론을 장려하는 문화 덕분에 일의 맥락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고, 과거의 원인, 현재 상황, 앞으로 받게 될 영향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예측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말한다. 남녀노소를 구분하지 않고 계급 차이를 두려워하지 않는 평등의식을가진 네덜란드 정부는 숨낳은 토론과 논의를 통해 혁신적인 체제와 정책을 수립하고 일찌감치 선진국의 반열에 올랐다.

"그들은 어떤 문제든 간에 '각자의 의견을 말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며, 속으로 감추고 말하지 않으면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고 믿는다. 그래서 어떤 일에 대해 의구심이 들거나 불만이 생기면 당사자와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저자는 네덜란드 사람들의 탄력적인 사고는 장점이라고 말한다. 그들은 모든 사물을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고, 문제가 생겨도 다양한 해결 방식이 있다는 것을 믿는다. 세상에 '모 아니면 도'인 문제는 없으며 그 사이에 여러 가지 선택지가 있고, 더욱이 한 가지 가치나 표준 답안만 있지 않다는 것을 그들은 잘 알고 있다.

저자는 '즐거운 생활'과 '휴가'라는 단어를 들으면 무책임, 게으름 같은 단어가 연상되는 사람도 있을 것이지만, 네덜란드 사람들을 보면, 정말 중요한 건 얼마나 오랫동안 일하느냐가 아니라 회사의 실적에 얼마나 기여하느냐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의자에 오래 앉아 있는 것은 결코 중요하지 않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직원들을 죽기 살기로 일만 하는 '예스맨'으로 만드는 건 회사를 위해서도 결코 좋은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즐겁게 일하는 직원이 있어야 기업에 선순환이 생겨나고 업무의 능률과 논리적 사고, 창의적인 업무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자신과 주변 사람들이 더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저자의 글에 깊이 공감한다.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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