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미래 - 프란치스코 교황과 통합 생태론에 대해 이야기 하다
카를로 페트리니.프란치스코 교황 지음, 김희정 옮김 / 앤페이지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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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지구의 미래>는 인류의 삶을 바꿔 주는 결정적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프란치스코 교황과 카를로 페트리니의 대화를 통해 무너진 삶을 다시 시작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친근하고 솔직한 분위기에서 이뤄진 세 차례의 만남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과 카를로 페트리니는 지구와 그 미래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며, 통합 생태론을 향한 또 다른 근본적인 움직임을 제시한다. 심각한 현실을 인식하고 서로의 관점을 나누면서 공동체의 일상적인 헌신에 희망을 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정의가 없이는 생태를 논할 수 없다고 강조했는데, 극심한 경제·문화적 불균형으로 인간관계가 훼손된다면 환경을 돌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의 2부에서는 생물 다양성, 경제, 이민, 교육, 공동체의 다섯 주제에 관한 고찰로 이어진다. 페트리니의 독보적인 글과 '사랑하는 아마존QUERIDA AMAZONIA', 유럽 (다시) 생각하기, 라우다토 시 공동체에 보내는 메시지 등 교황의 문서가 번갈아 실리며 서로의 생각과 견해가 교환된다. 이로써 세상의 다양한 문화, 종교인과 비종교인 사이에 형제애의 시각을 제시하면서 경제와 정치를 설계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안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정직은 도덕적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가치이며, 언제나 화합을 이루게 한다고 강조한다. 정직한 모습을 통해 서로 다른 사람끼리 대화를 시도하게 된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에 깊은 공감을 느낀다.

"정직은 단순히 도덕적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가치입니다. 이는 사람을 진실되게 행동하고, 조화로운 분위기에서 살도록 합니다. 정직은 언제나 화합을 이루게 합니다. 개인이나 가족, 공동체의 정직한 모습은 항상 공감과 신뢰를 이끌어내기 때문입니다. 거기서 대화를 시도하게 되고 대화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우리는 이따금 이런 생각을 합니다. '이 사람은 나와 생각이 다르지만 정직하다.' 정직함이 없으면 유효한 대화는 불가능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소비는 예측하고 통제하려는 소유욕이며, 우리는 애완동물들에게서 바라듯 명령에 따른 애정을 원하고 답을 예측하는 방법을 알고자 한다고 말한다. 통합 생태론에 대한 담화는 이런 관점을 뒤엎는 것이자 인간과 환경이 분리될 수 없음을 말하고자 한 것이자 이 세상에 대한 강력한 항의라고 이야기한다.

"저는 신선한 파장을 불러일으켰던 배우 안나 마냐니의 일화를 기억합니다. 그녀는 성형 수술로 주름을 없애고 싶은지 묻는 질문에 "절대 아닙니다. 이 주름을 얻는 데 평생이 걸렸거든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이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이해하고 자연과의 유대를 깊이 깨달은 사람의 본보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자연은 통합적이고, 우리는 자연과 분리될 수 없는 일부이자 자연의 구성원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금은 자선과 친절이 배척당하고 상처를 입히는 이기주의가 팽배한 시기라고 말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과거와 비교해 달라진 것은 인류가 번영을 이루었지만 모범을 훼손하며 우선순위를 바꾸었다고 이야기한다.

"저는 분명히 인류가 어느 정도 번영을 이루었다고 봅니다. 공장, 일, 풍요, 성장, 경제적 가용성은 환상과 착각의 부작용을 동반하며 우리 사회에 깊은 영향을 끼쳤스빈다. 오늘날에는 우선순위가 바뀌었습니다. 우리는 여행을 떠나고 싶고, 집을 사고 싶고, 지금 문화에서 더 중요하고 우선시하는 다른 일들을 하려고 합니다. 번영은 모범을 훼손했습니다. 오늘날 은퇴자들은 퇴직 후에도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젊은이들은 직책과 지위에 대해 말합니다. 모든 것이 변했습니다."

이 책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페트리니의 대화 속에서 프랑스 사회학자 도미니크 볼통과의 인터뷰에서 교황 자신이 언급한 1987년에 나온 영화 <바베트의 만찬>에 관한 페트리니의 질문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답하는 글이 눈길을 끈다.

"내가 본 가장 아름다운 영화 가운데 하나입니다. 영화는 덴마크의 매우 엄격한 칼뱅주의 공동체를 배경으로 합니다. 개신교 목사의 딸인 두 자매는 사랑에 빠지지만 그들이 물려받은 매우 엄격한 도덕성에 어긋난다고 생각해 그 감정을 거부합니다. 그들은 사랑뿐 아니라 음식과 옷을 포함한 모든 것에서 금욕적인 삶을 삽니다. 끊임없이 자기학대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죠. 이런 환경에서 '이방인'인 프랑스 요리사 바베트는 복권에 당첨되자 공동체 전체를 위한 만찬을 준비하기로 합니다. 이 일을 계기로 모두는 인간의 아름다움을 보고 느끼며, 너무 오랫동안 억눌러 왔던 신성한 기쁨을 이해하게 됩니다. 제게 이것은 그리스도적인 자선과 사랑의 찬가입니다. 바베트가 준비한 만찬은 영화에서 가장 인간적이고 아름다운 장면 가운데 하나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노인과 젊은이, 노인과 청년 사이의 대화를 고집하는 이유는 오늘날의 부모 세대는 번영의 문화와 더불어 많은 것을 잃었고 뿌리에 대한 기억마저 잃어지만, 노인들은 여전히 그것을 가진하고 있다고 말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러므로 우리는 노인에서 젊인으로의 전승을 장려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쓰고 버리는 정책의 세계가 아니라 노인의 지혜를 활용하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이 눈길을 끈다.

"오늘날 세계는 쓰고 버리는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이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생명을 버리고, 무언가를 주지 않거나 생산하지 않는 사람들을 버립니다. 버리고, 버리고...... 민족의 지혜인 노인들도 버립니다."

페트리니는 지난 30년 동안 생물 다양성은 인간종과 그것을 수용한 환경의 관계를 다르게 운영하기 위한 핵심 단어가 되었다고 말한다. 지구에 있어 생물 다양성을 잃는다는 것은 실행 가능한 선택 사항이 아니다. 페트리니는 그 과정을 되돌리지 않으면 끔찍한 재앙을 피할 수 없으며, 대멸종의 마지막 희생자는 호모사피엔스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페트리니는 우리는 개인의 이야기를 전 인류의 역사와 연결하고, 유일한 어머니 대지의 자녀이자 모든 창조물의 형제인 인간으로서 우리 각자에게 문화적 다양성의 문제를 환기시켜야 하는 지점에 도달해 있다고 말한다. 토착민의 우주론, 즉 지구와 자연의 일부로서 인류를 바라보는 시각은 오늘날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가장 이상적인 미래관이라는 페트리니의 글이 인상적이다. 페트리니는 이는 균형과 순환, 절제와 나눔, 지구의 끊임없는 진동 가운데서 신성을 볼 수 있는 영성에 기초한 접근 방식이라고 이야기한다.

"환경과 사회의 중대한 역사적 위기 순간에 원주민이 접근법은 자멸의 길을 되돌리는 등불일 수 있다. 인류가 심연으로 향하는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되면 왔던 길을 되짚어 가며 지표를 찾아야 하고 최후의 것, 소외되고 제외된 것들을 발견할 것이다. 이때 원주민들은 개인과 집단이 거듭나고 해방되는 이 길의 선두에 서 있을 것이다. 그들은 우리에게 어머니 지구와 조화롭게 사는 법을 알려줄 수 있다. 뿌리는 해치지 않고 그 열매를 거두고, 고통을 가하지 않고도 이득을 누리는 법을 가르쳐줄 것이다."

페트리니는 영성은 인간의 근본적 요소이고 성, 의지, 욕망, 삶의 충동, 이성과 마찬가지로 본질을 구성한다고 말한다. 새로운 인본주의를 재건하고 지구에서 형제로 살아가는 새로운 방법을 찾는 길은 열정적인 영성의 함양과 분리될 수 없다고 확신한다는 페트리니의 글에 공감한다. 페트리니는 개인과 세상을 깊이 있게 연결하고 큰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으면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사회와 인간 혁명의 중요성을 진정으로 이해하는데 영성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페트리니는 아인슈타인의 "신비에 눈뜨지 않는 사람은 아무것도 보지 못한 채 삶을 살아갈 것이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우리 세계의 가장 큰 신비는 인류의 다원성과 심오함이라고 전한다. 문화적 다양성은 가치 있고 정의로운 세상을 건설할 수 있는 기반이기 때문에 모두의 미래를 위한 정치적 패러다임으로 보존되고 채택되어야 한다는 페트리니의 조언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통합 생태론은 행동 없는 환경주의가 무익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문화적 다양성은 개방적이고 겸손한 접근으로 세상의 사건을 읽어내면서 우리와 다른 삶의 방식이 주는 교훈이 무엇인지, 어떻게 다양성이 미래를 설계하는 힘이 되는지를 깊이 가늠하도록 이끈다. 통합 생태론과 문화적 다양성, 이 두 고정점과 함께 영성과 정서적 지성은 모두에게 유망하고 공정한 미래의 탁자를 떠받치는 든든한 두 다리가 되어 줄 것이다."

페트리니는 우리가 생활하고 상품을 구매하고 인터넷에서 관계를 이어 나가는 방식은 필연적으로 동전의 반대편, 즉 생산 현장의 착취와 폭력의 정황을 동반하는 체계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말한다. 페트리니는 그러므로 기존의 것을 타파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계발하고 모두에게 합당하고 설득력 있고 품위 있는 세상을 재건하려는 시도가 더욱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모든 인류에게 생존과 자녀 교육, 개인의 능력 함양을 위해 필요한 것을 보장하는 세상을 지향해야 한다. 이는 인간이 해방되지 못한 무능과 무력의 경험을 다시 제안하는 것이 아니라 이 행성에서 고통 가운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한 절대 사라지지 않을 평등, 보편적 형제애, 연대를 회복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대부호들의 재산이 증가할수록 가난하고 고단한 사람이 한층 더 늘어나는 모순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페트리니는 펜데믹의 끔찍한 경험은 우리에게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한다. 페트리니는 어려운 시기를 지나면서 우리는 자연재해조차도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영향을 끼치지 않고, 사회적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위치한 사람이 기저에 위치한 사람들보다 회복을 위한 도구를 더 많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았다고 이야기한다. 페트리니는 현재 우리는 자신을 식별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그것은 바로 공동체 인간이라고 강조한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자신을 다시 세우고 생각의 범주를 재설정하여 인류 공동체 해방과 복지의 물결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페트리니의 글이 인상적이다. 뿐만 아니라 페트리니는 경청과 아량, 보살핌과 정서적 지혜, 대화와 호혜는 아름다운 영혼의 변덕이 아니라 새로운 경제 체제의 중심 요소로 간주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공동체 인간은 기존 가치의 척도를 뒤집고 경쟁이 아닌 연대를 지향해야 한다. 그리고 강자가 아닌 약자가 집단의 리듬을 지시하고, 관계가 존재의 중심에 있고, 필수적 재화는 공동의 재화로 관리되어 모두에게 보장되어야 한다는 가정에서부터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그런 다음 공동의 재화와 관계의 재화는 새로운 조직과 권력 구조의 초석이 되어 금융 시장과 증권거래소의 횡포를 종식시킬 것이다. 이런 경로를 유지하면서 쓰레기와의 끈질긴 전쟁, 친환경적인 대체 에너지 개발, 불필요한 소비 제한, 금융통화제도 개혁 등 현안에 맞서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현재 이민이 제기하는 도전들에 대한 우리의 응답은 '환대하기, 보호하기, 증진하기, 통합하기'라는 동사로 요약할 수 있다고 말한다. 프란치스쿄 교황은 그러나 이는 이민과 난민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생존의 벼랑 끝에서 살아가고 있는 모든이에 대한 교회의 사명을 표현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민, 특히 가장 힘없는 이들은 우리가 '시대의 징표'를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며, 그들을 통하여, 주님은 우리가 배척, 무관심, 버리는 문화에서 벗어나라고 부르신다고 전한다.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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