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초판 출간 후 많은 독자들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미니멀 라이프 필독 입문서로 사랑받은 <마음을 다해 대충 하는 미니멀 라이프>의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이번 개정판에는 미니멀 라이프 5년차가 되며 더 단단하고 유연해진 저자 밀리카의 이야기를 함께 수록했으며,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일러스트를 더해 보는 재미를 더한다.
이 책은 '1장 저도 미니멀 라이프는 처음입니다만, 2장 오! 나의 미니멀 라이프!, 3장 단순하게, 자연스럽게 거리두기, 4장 오늘도 흔들리고 말았습니다, 5장 나의 미니멀리스트 선생님들'이라는 5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밀리카는 한때 세일과 사은품이란 단어에 심장이 뛰고 쇼핑에 열정과 월급을 바치며 미니멀 라이프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다. 우연히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의 저자 사사키 후미오의 텅 빈 방 사진을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아 미니멀리스트를 꿈꾸게 되고, 운명처럼 타고난 미니멀리스트를 만나 결혼하게 되면서 부부가 함께하는 미니멀 라이프가 시작된다. 이 책에서 불행을 가리기 위해 물건을 조급하게 구매하고 그 물건에 지나치게 위존하는 패턴을 멈추고 싶다는 저자의 글에 공감한다.
"아무리 크고 푹신한 인형을 안고 자도 마음의 불안감을 바로잡지 못한다면 소용이 없고, 많은 초를 밝혀도 속내 깊은 곳의 어두움을 물리치지 못한다면 근본적인 해결이 아니라는 걸 지금은 압니다. 물건이 넘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은 단순히 정리정돈을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공허함을 물건으로 잊으려 하던 습관에서 벗어나려면 충분한 자정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미니멀리스트를 꿈꾸면서 마음이 조금은 단단해졌고 앞으로 결핍에 부딪힌다 해도 이전처럼 허둥지둥 채우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누구의 강요나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생긴 '결핍'이 아닌 자발적인 선택으로 '즐거운 결핍'을 많이 만들고 싶다는 저자의 글이 인상적이다.
"미니멀 라이프를 알게 된 것은 제 삶의 큰 행운입니다. '결핍'을 '자발적 선택'으로 생각 자체를 변하게 해주었고, 물건이든 인맥이든 직업이든 모든 선택의 기준이 '남'이 아니라 '나'로 바뀌었으니까요. 내가 만족하면 그걸로 괜찮다고 스스로를 격려하고 싶어졌습니다."
저자는 집을 꾸밀 때 '채움'보다는 '여백'을 더 생각했고, 컬러가 주는 화려함보다는 화이트가 주는 단정함을 선택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가구와 짐이 많지 않아 집의 대부분이 비어 있는 듯 보이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비어 있지만 가득한 순간이 찾아온다고 이야기한다.
"하루의 해가 저물기 전에 나무 십자가의 그림자가 드리울 때면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오늘의 태양은 마지막까지 이토록 자기 몫을 온전히 완수하고 가는데 나의 오늘은 어떠했는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신혼집에 TV가 없어서 그런지 조용한 상태로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비라도 내리면 그 소리에 집중하게 됩니다. 빗소리에도 나름의 리듬감이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자연이 만들어내는 음악인 것입니다. 창문에 빗줄기가 흐럴내리는 모습도 여느 예술작품 못지 않게 매력적이라 감탄하게 됩니다. 작은 캔들 하나만 켜도 풍성한 향기가 공간을 가득 채웁니다. 물건이 많지 않으면 향시고 금세 공간을 채우는 것 같습니다."
저자는 미니멀 라이프란 편리함 과잉의 시대에 자발적으로 불편을 택함으로 균형을 잡아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자동차만 타고 다니다 때때로 두 발로 걷는 불편함을 택함으로서 주유나 운전, 주차에 대한 부담이 사라지고, 천천히 풍경을 구경하는 여유가 생기고 몸도 한결 건강해진다. '편리 과잉'에 둔해져 있던 감각이 깨어나 슷로 '불편'과 '편리' 사이에서 균형 잡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저자의 글이 눈길을 끈다. 그렇게 내 삶의 풍경이 더욱 풍성해질 수 있다.
저자는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하면서 물건을 줄이는 데 집중했고, 공간과 일상에 여백이 생기면서 살아가는 모습과 마음가짐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어렵게 얻은 여백을 무엇으로 채워나갈 것인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묻는 태도를 갖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완벽한 미니멀 라이프를 욕심내기보단 느리더라고 내 안의 모순을 끌어안고 하루하루 소중한 것에 집중하고 싶다는 저자의 글이 인상적이다.
미니멀 라이프에 커다란 호감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삶의 유일한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저자는 삶의 여러 가지 방향 중에서 미니멀 라이프를 굵직한 노선이라 생각하며 설렁설렁 휘바람을 불며 유유자적 걸어나가고 싶다고 말한다. 이 책은 마음을 다해 대충 하는 미니멀 라이프를 통해서 나에게 소중한 것에 집중하고 만족하는 삶을 살아간다는 저자의 태도가 돋보인다.
이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