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스트 러시아 고전산책 5
이반 세르게예비치 뚜르게녜프 지음, 김영란 옮김 / 작가정신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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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는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이반 투르게네프의 대표작 <세 번째 만남>, <파우스트>, <이상한 이야기>가 수록된 책이다.

이 책에서 두 번째로 수록된 작가 이반 투르게네프의 단편소설 <파우스트>의 주인공인 파벨은 9년 만에 영지로 돌아온다. 어느 날 대학 시절 동창인 프리임코프가 이웃에 살고 있으며 그의 아내가 젊은 시절 좋아했던 베라 니콜라예브나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탈리아인의 피가 흐르는 베라는 어머니로부터 엄격한 교육을 받으며 성장했다. 베라의 어머니는 시(예술)에 의한 강렬한 정열의 각성을 두려워하고, 그런 어머니 밑에서 자란 베라 역시 모든 예술 작품과는 담을 쌓은 채 살아간다. 그런 베라에게 파벨은 괴테의 '파우스트'를 읽어준다. 베라는 파우스트적 세계에 눈뜨게 되고 결국 그녀 스스로가 억제해왔던 삶의 욕망, 자유의 열정을 새롭게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부정한 정열과 예술에 의한 감정으로부터 베라를 교화시키기라도 하려는 듯 죽은 어머니 유령이 베라 앞에 나타나고 이후 베라는 이상한 병에 걸려 시름시름 앓다가 결국 죽고 만다.

<파우스트>에서 자신의 행복을 억눌러온 베라가 괴테의 '파우스트'를 읽은 후 욕망을 발견해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파우스트>의 주인공 파벨은 베라의 죽음 이후 인생은 농담이나 오락이 아니라는 것, 인생은 유희조차 아니며, 힘겨운 노동이라는 것, 금욕, 끊임없는 금욕이 인생의 숨겨진 의미이자 인생의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라고 말한다. 괴테의 대작인 '파우스트'를 제목으로 한 작가 이반 투르게네프의 <파우스트>는 결혼한 여인에 대한 한 남자의 사랑과 파멸을 그린 작품으로 인상적이다.

"좋아하는 사상이나 욕망이 제아무리 숭고하다 해도 그것들을 실행에 옮기는 것은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것은 바로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며 이것만이 인간의 유일한 관심사가 되어야 해. 자기 몸에 의무의 사실을, 의무는 쇠사슬을 묶지 않고는 인생행로의 종착역까지 무사히 도달할 수 없을 테니까. 누구든지 젊은 때는 자유로울수록 더 좋은 것이며, 자유로울수록 더 많이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젊을 때엔 그런 생각도 허용된다네. 하지만 진리의 준엄한 얼굴이 마침내 자기 자신을 향해 정면으로 응시하며 섰을 때 거짓 감성으로 스스로를 위로하는 짓은 부끄러운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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