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이해인 지음, 이규태 그림 / 샘터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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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친구에게>는 시와 산문에서 우정에 관한 글들을 자주 써온 이해인 수녀가 친구들에게 바치는 사랑의 헌사이자 어른을 위한 그림책으로 인상적이다. 이 책은 이해인 수녀가 기존 발표한 산문집 가운데 소개하고 싶은 우정에 관한 구절을 골라 가다듬어 엮었고, 일부 새롭게 쓴 글이 담겼다. 이 책은 어느 한 명의 친구가 아닌 긴 세월 속에 만난 여러 친구들을 떠올리며 쓴 이해인 수녀의 짧은 글 32편과 이규태 화가의 아름다운 그림이 어우러진 글을 만나볼 수 있다.

이 책에서 이해인 수녀는 힘들때나 삶이 고단할 때 조용히 나를 위로해주는 친구의 존재를 전하여 눈길을 끈다. 이 책을 읽고나서 나를 안아주는 햇빛처럼 조용히 다가오는 친구의 고마움을 표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아무도 모르게 숲에 숨어 있어도

나무와 나무 사이를 뚫고 들어와

나를 안아주는 햇빛처럼 너는 늘 조용히 온다."

이해인 수녀는 마음이 답답하고 우울한 친구를 위해 세상 밖으로 나가 삶을 이야기하자고 말한다. 이 세상에 단 한명이라도 우리의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아픔이나 시련이 올지라도 우리는 슬픔을 나누며 위안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마음이 답답하고 우울하다는 나의 친구야.

오늘은 나랑 같이 시장에 가자.

꼭 무엇을 사지 않더라도 여기저기 기욱거리며 흥정하는 사람들의 생동감 넘치는 목소리를 듣고

싱싱한 채소와 과일의 향기, 생선 냄새도 맡으면서 삶을 이야기하자."

이해인 수녀는 가까운 이들과도 본의 아니게 거리를 두어야 하는 이 시기에 소중한 친구들을 떠올리며 마음을 표현해보기를 바란다고 전한다. <친구에게>는 우정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는 책으로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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