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무민 가족과 큰 홍수 - 무민 골짜기, 시작하는 이야기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
토베 얀손 지음, 이유진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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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무민 가족과 큰 홍수>는 핀란드의 동화 작가이자 화가인 토베 얀손의 무민 시리즈의 시작을 알린 첫 작품이며 2020년 무민 탄생 75주년을 맞이하여 스웨덴어 완역본으로 출간된 책으로 흥미롭다. 토베 얀손은 1939년 제2차 세계 대전 초기, 소련의 핀란드 침공으로 발발한 전쟁 때 <작은 무민 가족과 큰 홍수>의 집필을 시작했지만 중단되었다가 1944년, 당시 연인이자 선도적 좌파 지식인이었던 아토스 바르따낸이 출판을 재안하자, 수채 물감과 먹으로 삽화 50여 장면을 그려 원고를 완성했다. 이 책은 1945년 종전 직후에 스웨덴과 핀란드에 동시 출간되었다. 이 작품을 뿌리 삼아 토베 얀손은 <혜성이 다가온다>부터 <늦가을 무민 골짜기>까지 26년에 걸쳐 여덟 편의 연작소설을 세상에 내놓았으며, 6년에 걸친 코믹 스트립 연재와 그림책 네 권에 이르기까지 '무민의 세계'를 일구었다. 그렇기에 <작은 무민 가족과 큰 홍수>는 무민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서막과도 같은 작품이다. 이 책은 해티패티와 훌쩍 떠나 버린 무민파파를 찾는 과정을 그린 무민마마와 무민의 원정 이야기이며, 궁극적으로는 무민 가족이 무민 골짜기에 정착하게 되기까지 그 과정을 담고 있다.

무민과 무민의 엄마가 무민파파를 찾아 떠나며 작은 동물, 튤립 안에서 나온 파란 머리 소녀 툴리파, 노신사, 빨간 머리 소년, 대머리 황새 아저씨 등을 만나는 과정들이 흥미롭다. 뿐만 아니라 무민파파가 길을 따라 떠난 작은 트롤 생명체인 해티패티에 대한 설명을 소개하는 무민의 엄마의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일종의 작은 트롤 생명체야. 대개는 눈에 보이지 않지. 사람들 집 마루 밑에서 살기도 하는데, 저녁에 조용해지면 그 안에서 해티패티들이 살금살금 돌아다니는 소리가 들리곤 한단다. 하지만 해티패티들은 대부분 세상을 돌아다니고, 어디 머무르는 법도 없고, 아무것에도 신경쓰지 않아. 해티패티가 기쁨지 아니면 화났는지, 슬픈지 아니면 놀랐는지는 아무도 몰라. 엄마는 해티패티들에게 아무런 감정도 없다고 생각한단다."

"네 아빠는 비범한 무민이었단다. 네 아빠는 언제나 이 벽난로에서 저 벽난로로 옮겨 다니며 살고 싶어 했어. 전혀 잘 지내지 못했지. 그러다가 사라졌어. 패티패티들과 같이 떠났지. 그 작은 떠돌이들 말이야."

무민의 엄마는 자신이 어렸을 때, 무민 종족이 살아갈 곳을 찾기 위해 끔찍한 숲과 늪을 지날 필요가 없었을 때 세상이 어땠는지 이야기한다. 그 시절 무민 종족은 사람들의 집에서, 주로 벽난로 뒤에서 집을 지키는 트롤들과 함께 살았다.

"우리 무민들 가운데 일부는 여전히 거기 남아서 살고 있을 거란다. 그러니까 다시 말하면, 아직도 벽난로가 있는 집에서 우리 무민들은 마음 편히 지내지 못했단다."



억수같이 퍼붓는 빗속을 걸어가던 무민과 무민의 엄마와 작은 동물은 조난을 당한 고양이 가족을 발견하고 구해준다. 물살에 떠내려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 무민과 무민의 엄마와 작은 동물의 덕분으로 어미 고양이와 새끼 고양이는 위험에서 벗어난다. 이후 무민의 엄마는 물 위에 떠다니던 낡은 유리병 속에서 무민파파의 편지를 발견한다.



대머리 황새 아저씨는 무민과 무민의 엄마와 작은 동물의 도움으로 자신의 안경을 되찾는다. 대머리 황새 아저씨의 등에 올라탄 무민과 무민의 엄마와 작은 동물은 하늘을 날라 무민파파를 찾게 된다. 무민가족은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 무민파파가 지은 집에서 평생을 살았다. <작은 무민 가족과 큰 홍수>는 도움을 주고 받으며 무민 아빠를 찾아 떠나는 무민 가족의 따스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작품으로 인상적이다.

"마침내 무민 가족은 그날 보았던 어느 곳보다 아름다운 작은 골짜기에 다다랐다. 그리고 그곳, 풀밭 한가운데에, 타일 벽난로와 다를 것 없는 모양새에 파란 칠이 된 무척 아름다운 집이 한 채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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