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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20.2 - 지령 600호 기념호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0년 1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샘터 2월호 '내일을 여는 사람' 코너에서는 '크로스오버 첼리스트의 깊은 사랑'이라는 제목의 홍진호님의 인터뷰가 실려 인상적이다. 그는 <슈퍼밴드>에 나간 건 다른 장르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으며 클래식에서는 감정을 온전히 드러내지 않는 절제미를 중시하는데 실용음악하는 출연자들을 보며 감정에 충실한 연주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알았다고 말한다.
"첼로로 감동을 줄 수만 있다면 어떤 도전도 마다하지 않으려 해요. 그건 저를 위한 길이기도 해요. 새로운 감정과 지식을 얻는 순간이 정말 즐겁거든요. 관객은 결코 아둔하지 않아요. 음악에서 연주자의 행복이 느껴질수록 깊은 감동을 받죠. 제가 행복해지는 것이 첼로 본연의 음색을 제대로 전하는 길이라 믿어요."
샘터 2월호 '사물의 깃든 이야기'라는 코너에서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준비한 방석'이라는 제목의 이유미님의 글이 흥미롭다. 이유미님은 8년 동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새 일터인 책방 '밑줄서점'을 오픈하며 친언니가 방석을 사온 이야기를 건낸다. 이유미님은 그날 하루 손님의 입장이 된 언니가 플라스틱 의자가 조금 차갑다고 생각했고 분명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느낄 테니 겨울에는 의자마다 방석을 깔아놔야 할 것 같다는 조언을 해준 것을 통해 역지사지의 삶을 배웠다고 전한다.
"상대방의 입장이 돼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들이 분명 존재한다. 손님들을 살뜰히 살핀다고 해도 앞으로 책방을 운영하다보면 미처 챙기지 못한 일들이 더 생길 것이다. 회사라는 정해진 영역에서 이젠 좀 더 넓은 시야로 주변을 바라봐야 하는 삶으로 변했다. 어쩌면 직장생활 때보다 타인을 향한 배려와 수고가 몇 배 더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다른 사람에 의해 혜택을 누리는 생활을 해왔으니 앞으로는 나보다 타인을 위하는 마음자세로 전환해야겠다. 이제부터 내 삶의 모드는 역지사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