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 가자고요
김종광 지음 / 작가정신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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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 가자고요>는 8년 만에 선보이는 김종광의 다섯 번째 소설집이다. 2011년에서 2017년까지 잡지 지면에 발표했던 소설들 가운데 9편을 수록한 책 <놀러 가자고요>는 농촌 소도시를 배경으로 세련된 삶의 뒷전으로 밀려난 정답고 순박한 마음과 풍경들을 그려낸다.

이 책은 '<범골사> 해설, 범골 달인 열전, 놀거 가자고요, 감사또, 봇도랑 치기, 산후조리, 만병통치 욕조기, 아홉 살배기의 한숨'이라는 9편의 소설집으로 구성되어 인상적이다.

이 책에서 작가 김종관은 나이든 인물들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으며, 유머와 해학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내어 흥미롭다. 농촌을 배경으로 하여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범골 호랑이는 1초에 한 수씩 두었고, 늙은범골은 1분에 한 수씩 두었다. 지루함을 참다못한 범골호랑이가 대화를 입력했다. '늙은탱, 빨랑빨랑 못 두니? 너 늙은 분 맞지? 우리 범골에는 너같이 느린 것은 발을 쭉쭉 뽑아서 전봇대로 만드는 풍습이 있어. 너 둘 때까지 나 계속 지랄할 거야. 야, 올드 도그 베이비야, 빨랑 두랑께......'
늙은범골은 그것을 보지 못했다. 대화창을 수첩으로 가리고 두었기 때문이다. 결국에 세대를 초월한 진검 승부는 호신선의 승리로 끝났다. 승부가 한창이었으나, 느림에 굴복한 방과외가 접속을 끊어버렸기 때문이다. 호신선의 147번째 '접속끈김성'이었다."

이 책에서 '아홉 살배기의 한숨'이라는 제목의 글이 인상적이다. '한숨'이 어우러지며 가족들이 함께 하는 일상을 그려내어 눈길을 끌었다.

"아내가 보기엔 녀석의 한숨이 여전하다는 거였다. 아내의 다친 마음도 여전한 듯했다. 어머니의 답답한 속도 여전할 테지. 나 역시 여전한가?
어버이날을 일주일 앞두고 비가 거세게 내리는 날, 버스 안에서 아내의 전화를 받았다.
"큰아버님이 돌아가셨대!"
내가 가장 먼저 한 생각은, 2년 동안 뵙지 못한 백부님 덕분에 우리 가족이 빨리 만나게 되었네, 였다. 한숨이 어우러진다, 라고나 할까...... 백부님이 돌아가시지 않았다면, 우리 가족은 어버이 날에도 만나기 어려웠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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