쿤/포퍼 논쟁 - 쿤과 포퍼의 세기의 대결에 대한 도발적 평가서
스티브 풀러 지음, 나현영 옮김 / 생각의나무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1. 들어가기 전에
 
리뷰 신청 당시 황우석사태와 관련한 '과학의 검증 주체'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주제로 글을 올리면서 여러 책을 참조하려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함께 읽었다.
제한된 시간이라서 더 깊이 생각하지도, 사고가 숙성되지 않은 상태로 리뷰 글을
적게 되니 아쉬운 마음이 든다.얇은 책임에도,인용되는 학자와 개념들이 등장하여
처음에는 당황스러움을 감출수는 없지만,그래도 큰 윤곽을 잡아가며 두번 읽었다.
읽은 내용을 정리하기 전에 다음과 같은 책을 참조했음을 밝혀둔다.
* 현대과학철학논쟁(민음사), 현대과학철학의 문제들(아르케:2장과 5장-반증과
반증주의,과학의 합리성),열린사회와 그 적들(민음사), 한눈에 읽는 현대철학
(남경태:토마스쿤 편), 현대철학의 흐름(칼포퍼 편: 신중섭)
 
 
2. 쿤/포퍼의 사상을 조명해보며
 
1965년 런던대학의 국제과학철학 세미나를 통해 쿤계보와 포퍼계보학자들간의
논쟁이 있었다.  사실 쿤/포퍼의 논쟁에 앞서 플랭크/마흐논쟁이 있었는데,
플랭크는 과학자체 목적을 위해 과학추구의 과학전문주의를 주장하고,
마흐는 과학엘리트의 이기적인 성격에 강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플랭크는 대중적인 감시를 무시했는데, 쿤 역시 철학적 감시를 등한시했다는 점을
저자는 지적한다. 여기에 쿤이 냉전시대에 군사복합체에 활동한 과학자집단에게
면죄부를 부여해 주었다는점과 지식인으로서 소극적대응을 문제 삼는다.
 

그러나, 저자의 쿤에 대한 비판과 포퍼에 대한 새로운 조명역시 한쪽으로 치우친
경향이 있다. 이유는 먼저 각각의 진영에서 제기한 '과학의 합리성'에 대한 개념
정의가 다르고(포퍼계는 보다 규범적인 색채가 강함),논의를 계속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계속되어 잘못된 방향으로 진행된 점이 있기 때문이다.포퍼나 라카토스의
관점에서는 쿤은 비합리주의자지만,쿤의 관점에서는 그들은 실제 과학과 거리가
먼 합리성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적어도 근대 과학의 출현이후 합리성에 대한 합의에 도달했고,과학적 지식은 곧
합리적 지식이라는 확고한 믿음이 형성되었다,그러나,왜 합리적인가라는 문제는
과학의 본성과 밀접한 관련되어 이를 설명하는 것은 쉽지않다.
여기에 과학의 객관성은 정당화 문제와 관련되어 있고,합리성은 지식뿐만아니라,
인간의 행위와 관련이 있는 개념이다.전통적인 과학철학이 과학,진리,객관성,
합리성,진보를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개념을 간주한 것에,새로운 과학철학은
이러한 개념을 새롭게 재해석하여 과학철학의 통념을 무너뜨리려고 한다.
 
쿤은 과학의 역동적인 측면인 과학혁명과 과학철학자들이 이론을 선택하는
과정으로 촛점을 옮겨,과학의 합리성을 핵심주제로 만들었다.반면에 이전의
논리경험주의자들은 증거와 이론관계를 중심으로,검증,입증,반증된 과학은
정당화된,합리적인 지식으로 본다,즉,과학적 추론의 논리성과 경험적 기초가
과학의 합리성을 보장한다고 생각하였다.과학철학자들은 플라톤이래 지식론의
전통안에서 과학에 대한 본질탐구를 시도하고,특히 데카르트신드롬의 절대적인
영향아래 시대초월의 보편적 통일된 과학적 방법론이 있고 이를 이용하여 비과학
과 구별질 수 있다고 본다.
 
쿤은 과거와 현재의 과학의 실행에 나타난 연구,이론형성,이론전환과 관련된
사항들을 검토하며 과학철학자들이 제시한 합리성의 기준이 과학자집단에 의해
지켜지지 않는다면 비합리적인 탐구로 속단하지말고,적절한 과학적 탐구의
절차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야함을 제시한다. 정상과학과 과학혁명을 대비하며
정상과학시기에는 하나의 패러다임하에 연구작업,문제풀이를 한다.
그러나 과학의 성과들이 기존의 패러다임 자체에 대한 의문이 누적되어
과학혁명의 시기가 되면 문제푸는 방식이 아닌 문제 내는 방식이 바뀌게 된다.
과학혁명은 정상과학에서 이상현상이나 새로운 발견이 촉발되며, 기존의 것을 전면
부정하는 것이다.과학혁명은 정상과학의 연장하는 선에서 일어나는 게 아니다.
1962년[과학혁명의 구조]는 그렇게 탄생한다.
 
이에 대해 규범은 행위를 통제할 합리적 기준을 제시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며,
쿤의 역사주의가  합리적 인식행위로서의 과학을 예측불가능한 역사적 흐름에
맡겨버리고, 인식통제적 기능을 포기할 위험성이 있음을 지적하기도 한다.
칼 포퍼는 진정한 과학과 사이비 과학의 구별기준으로 '반증가능성'원리를 든다.
이는 베버의 신념과 책임의 원리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나아가 역동적인 과학탐구와 민주정치를 구현하기 위해 점증적 사회공학을
역설하고,'열린사회의 적'에서 밝힌 바처럼 전체주의에 맞서 방법론적 개체주의에 입각,
끊임없는 비판의식을 강조한다.
 
3. 마무리
 
스티브 풀러의 이번 도서는 토퍼계 입장을 대변하는 책이다. 저자가 말한대로
"우리의 정신이 그들을 식민화하지 않으면 반대로 그들이 우리의 정신을 식민화화 한다"

독자의 입장에서는 양쪽의 견해를 비판적으로 거리를 두며 바라볼 필요가 있다.
쿤이 제기했던 문제의식이 과학계의 새바람을 주었고, 오늘의 소수가  내일의
다수가 될 수 있는 변화가능성과 희망의 메세지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다만 쿤이 정치지향적이며 지식인과 전문가 집단에 대한 일체의 비판을 불허한
점이 사실이라면, 또다른 비합리적인 사회체제로 이행될 수 있음을 경계할
부분이다. 따라서 사회곳곳에서 아직도 부익부 빈익빈이 계속되고, 자신들만의
영역 굳이기가 성행되는 시점에서 일반서민들의 다수의 날가로운 눈빛은 계속
살아있어야 한다. 또한 포퍼의 규범주의가 타집단의 참여와 비판의식을 통해
과학계를 지속적으로 정화시켜 줄 수 있다는 장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단,포퍼의 점진주의 사상은 어디까지나 기존의 체계속에서 이루어지는 미봉책이며
단편적일 수 밖에 없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그의 보수적인 성향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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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식의 성과학탐사 탐사와 산책 13
이인식 지음 / 생각의나무 / 2002년 7월
평점 :
절판


성에 대한 무방비한 노출은 인터넷 사용과 더불어 급속하게 전파되었다.여중생이
원조교제한다는 말은 식상할 정도이며,아동에 대한 성적 학대는 비일비재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어른들의 일탈된 성문화는 이제는 부끄러움을 넘어 뻔뻔함의
극치를 도달했다.온갖 퇴폐업소는 이름만 바꾸어 계속 단속을 피해 우리 가정을
위협한지 오래다.이제는 음지로서의 성을 이야기하기보다는 더 많이 정확히 알고,
솔직한 대화를 통해 현명한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에도 '성은 과학이다'며 인간의 성행동에 대한 숨은 비밀과 신화를
벗겨보려는 시도로 쓰여진 책이 있다. [이인식의 성과학탐사(생각의 나무)]다.
성에 관한 역사,풍속에 관한 수준을 넘어서,성의 과학성을 부여하기 위해
'학문적 정확성'과 최신 과학정보와 흐름을 담아,생물학적,생식의학,인류학,
정신의학등 다양한 각도로 고찰하고 있다.이인식선생님은 전문집필가로 이미
검증된 분으로,최신의 정보와 정확성을 미래예측에 관한 글을 쓰신다고 한다.
 
책속에 나와있는 재미있고 호기심이 되는 부분을 요약해 본다.
 
코끼리의 짝짓기: 암컷의 음부는 배 아래부분에 길게 뚫여있고,암컷이 임신
기간은 포유류중 가장 긴 2년정도,교미는 5년에 한 차례정도 이루어진다.
흰긴수염고래는 길이 30미터,무게 135톤(코끼리30마리해당) 고환길이 75센티
무게45칼로그램 페니스길이 3미터,지름30센티가 되어 포유류중 최고다.
 
유인원 보노보는 인간과 침팬지가 갈라지고 나서 한참 시간이 흐른 뒤 침팬지로
부터 분리되었다,침팬지가 난교를 하고,수컷이 암컷을 지배하는 것과 달리
보노보는 공격적인 사회를 완화시켜 주고 평화적인 사회구조를 유지하는데
성을 활용한다. 인간이 하는 다양한 성행위를 하고, 암컷이 우위를 점유한다.
 
남자가 자식이 없이 죽으면 형제들이 의무적으로 고인의 아내와 성교하여 아이를
낳는 유대인의 풍습이 있는데,[오나니즘]은 오난은 형수와 성교하면서도 죄의식에
정액은 바닥에 흘리자,야훼의 노여움을 사 죽임을 당하는데서 유래한다고 한다.
남자의 수음목적은 정자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항상 젋은 정자를 지녀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여자의 수음은 현재의 성교와 다음의 성교에서 오름가즘을 통해
그들 몸에 남게 되는 정자의 수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활용한다. 
 
또한,여성의 사회진출이 늘면서, 여성이 남성에게 경제적 의존도도 낮아지고,
여성의 성적 전략도 달라져.더이상 여성에게 순결을 강요 할수도 없는 상황이다.
일부일처제에서 남자가 여자보다 혼외정사에 더 적극적이라고 보는 시몬스이론은
남자들은 본능적으로 많은 자손을 남기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홀디여사는
암컷들은 수컷의 유아살해로 부터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혼외정사를 한다고 본다.
 
여자들이 배란을 은폐시킨 목적은 처음에는 아비와 자식의 혈연관계를 분명히 하여
남자들로부터 유아살해를 방지목적(아비재택이론)이었으나, 나중엔 원하는 사내를
골라서 그를 집에 붙잡아 두고,가능한 많은 사내들이 자신들의 새끼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쪽(아비다수이론)으로 바뀌게 된다. 
 
강간에 대한 보수주의,자유주의 ,급진주의 이론이 있는데, 강간의 본질을 각각
재산,동의,권력으로 파악하며 강간에 대한 사회인식 변화과정를 살펴볼 수 있다. 
생물학적 근거로 제시되는 '실패한 경쟁자 이론'과 '배란은폐 이론'은 강간을
오히려 용서하고, 장려해야 하는 듯한 결론이 나올 수도 있음도 염두해야 한다. 
 
동성애의 대표격인 소크라테스, 그리스의 여류시인 사포(레즈비언유래됨),
아우구스티누스,칼 울리히(독일 변호사로 동성애를 인권운동으로 처음 전개),푸코
그리고,미국에서의 스톤웰폭동  (이를 계기로 동성애가 정신질환의 목록에서 삭제,
본격적으로 법적권리 요구)등, 동성애를 생물학적 운명인가, 후천적인 선택인가,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성적문란하고 무책임한 쾌락적인 선택이므로 경멸과 규제의
대상(후자)으로 보거나, 뇌의 특이구조나 유전적 요인의 영향을 받고 있으므로 
소수의 권리성을 인정되야 한다(전자)는 견해 대립이 있게 된다. 
 
대리모문제: 일본 최고재판소는 무카이아키씨 부부가 미국인 여성의 자궁에 이식
하여 낳은 쌍둥이 아이의 출생신고를 거부한 관할구청이 정당하며,미국 네바다주
법원의 대리출산인정은 일본의 법질서와 공공양속에 반한다고 판시하면서,
대리모의 법적문제에 대한 미국,일본의 상반된 입장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간통죄는 성적 자기결정권의 최소한의 제한이라며 합헌결정을 내린 헌법재판소의
태도에,  학계의 다수견해는 간통의 처벌이 서양의 기독교적 전통에 근거하고,
간통죄의 처벌이 이혼소송과 위자료를 받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는점을 들어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사실 이러한 성범죄를 포함한 성문제는 어느 한 국가에 국한되는 문제는 아니며.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중 낯설고 수수께끼같은 인간의 섹스와 관련되어 있고,또한
동성애처럼 오랜 역사와 인간 개개인의 성적 취향으로, 요즘 들어서는 적극적으로
소수자의 권리요구로 거세지는 형국이다.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헌법재판소의
동성동본 금혼에 대한 위헌판결이나, 간통죄에 대한 합헌결정은 개인의 성적 자기
결정권과 행복추구권의 관점에서 허용범위와 한계가 문제된 것이다. 더더욱 중요한
점은 사회적 약자나 아동에 대한 성폭력,성적학대는 근절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성에 대한 역사적 이론이나, 생물학적 고찰은 지금 당면한 현실에 대한 이해를 높여
성문제에 대한 현명한 대처를 하자는데 있다.이번 책이 너무 많은 내용을 다루다보니
(저자의 욕심?),
깊이있는 논의는 부족한 면이 있으나,다시금 우리의 일그러진 성문화를 되짚어보는
계기가 된 것 같다.저자도 이 책에 공을 많이 들였다고 하는데,이제는 품절상태라,
독자의 입장에서는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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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토니 모리슨 지음, 김선형 옮김 / 들녘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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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 변명
 
진홍색 책표지의 [러브]를 받아들고, 처음에는 너무나
강렬한 사랑의 메세지를 느끼게 되어
책장 한줄씩 읽는게 나도 모를 흥분감 그 자체였다.
그러나 그 것도 잠시, 책을 읽는 내내익숙하지 않는 문장구조
(역자는 원전에 충실한 번역을 하려는 의도였으나, 독자의 입장에서는
문장 가운데 수많은 - -내포된 글을 읽는데 어려움이 있었다)와
모리슨 작품의 난해함도 더해 얼마 안되는 분량이지만,
한번 읽기에는  이해하기 힘들었다. 두어번 읽고나서,
어느정도 앞뒤 문장이 연결되고 이야기 전개를 알게되었다. 그렇지만
또한, 읽고나서 도무지 자판을 두드릴 사고의 숙성이 되지않아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제야 리뷰를 쓰고있는 변명아닌 변명을 먼저 한다.
 
2. 사랑의 다양한 모습들
 
책속에의  주된 인물들은 크리스틴과 히드, 두 여성외에도, 이 둘을 연결지우는
크리스틴의 할아버지 코지, 코지의 며느리이자 크리스틴의 엄마인 메이, 책의 중간 중간
그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독백하는 호텔요리사 L , 모나크가의 정착지 빈민이고,소년원
출신인 주니어, 코지호텔에서 근무했던 비다, 그남편인 샌들러, 손자인 로멘이 등장한다.
 
저자인 모리슨은 1940년대 이후부터 60~70년대를 겪으면서, 약자인 흑인사회에서 볼 수 있는 
아픔과  시대상황(인권운동)에 맞물려 있는, 이들의 내면적 서사와 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예리하게 내적 통찰를 시도한다. 약자인 흑인여성들의 사랑은 '생존의 몸부림'그 자체다.
 
코지 할아버지가 죽은 다음 유산 문제로 극도로 악화되는 오랜 친구인 크리스틴과 히드,
열두살의 나이로 코지할아버지와 결혼한 히드는 다시 유산을 되찾고자 돌아온 친구인
크리스틴과 갈등을 빚으며 불안한 동거를 시작한다.
 
그들은 1958년의 해묶은 메뉴판의 '사랑스런 코지의 아이'의 문구 해석을 두고 각자 자기를
지칭한다며 소송을 했으나, 일단 법원은 히드의 손을  들어주나,크리스틴은 항소하게 되고,
글을 모르는 히드는 보다  확실한 결정적 단서를 찾고자, 소년원 출신인 주니어를 고용하는데,
같이 살고있는 크리스틴은 더욱더 긴장하게 된다.( 나중에 요리사 L의 고백을 통해서 보면
코지는 전재산을 크리스틴도,히드,메이도 아닌,'실레스티얼'에게 남긴다는 진짜유언장을 썼다)
 
오랜 친구인 크리스틴과 히드는 자기들만의 비밀언어인 '이더게이' 와 은밀한 암호인 '어이
실레스티얼'을 나눌 정도로 절친했으나, 어린 히드가 당한 성추행과 할아버지의 은밀한 쾌락을
목격한 크리스틴사이의 말 못한 오해와 거짓말로 인해 평생 엇갈린 인연이 시작된다.
나중에 화해의 순간에도 원초적 죄의 탄생에 대해서는 둘만의 언어로도 말할 수 없었고,
말하지도 않는다.
 
코지씨의 아버지는 '대니보이''다크'라고 불리며,법원의 끄나풀 노릇을 하며 재산을 모은다.
그의 아들,코지는 분노와 사랑에 가슴이 갈기갈기 찢겨, 아버지가 저주했던 것에 돈에 쓰며,
이중적인 생활을 한다. 열두살 아들,빌리보이를 두고 먼저 떠난 아내 줄리아에 대한 그리움과,
그리고 다시 십년뒤 급성폐렴으로 그 귀한 아들마저 여의고, 자식을 얻고자 손녀뻘 되는(마흔살
아래)아이와 결혼하고,그러면서도 수많은 여자들과의 애정행각, 그러한 이중적 생활과 선택으로
인해 한 여인(히드)의 어린시절을 빼앗아 버렸고, 그로인해 손녀인 크리스틴은 절친한 친구를
잃고, 또 그 친구로 인해 집밖으로 내쫓기는 신세가 된다.
 
그리고, 크리스틴은 어버지를 잃은 다섯살 이후, 할아버지,어머니밑에서 키워지다가
열세살이후 세번의 가출과, 메이플 밸리,코지 호텔,마닐라 매음굴에서의 성적 긴장감과
열등감,패패감을 통해 돈과 남자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을 바라보게 된다. 그러다가
만난, 여덟 연하인 맹렬적이고 청렴한 남자,프룻을 만나, 헌신적인 도우미로 봉사했으나,
프룻 역시 혁명적인 일에 대한 소신과 다른 동지의 어린 소녀에 대한 성적 행위에 대한 입장을
달리하는 이중적인 태도에 크리스틴은 실망하게 된다. 크리스틴이 쫓는 사랑의 영혼은 무엇일까,
집안에서의 소외와 아버지 존재에 대한 그리움이 아닐까
 
크리스틴의 엄마, 메이는 평생동안 코지씨 가문을 위해 노예처럼 살면서 맹종한다.
메이의 세계는 시아버지의 두번째 결혼으로 점점 더 분별력을 잃고, 모두들 미쳤다고 했다.
오랜 미망인 생활, 과로, 적개심등으로 새시어머니인 딸의 친구,히드와 싸우면서 말년을 보낸다. 

히드는 글을 몰랐으나, 흠잡을데  없는 기억력과, 숫자와 셈에 강하고, 동물적 감각을 통해
그곳에서 살아남고자 치열하게 싸워나간다. 한때 녹스라는 자기또래의 남자와 함께 도망갈
계획을 세울 정도로 열렬한 사랑을 느꼈지만, 현실앞에 무너지고 만다. 코지의 죽음이후,
호텔 경영권이 메이에게 넘어갈 처지가 되자, 그녀를 정신병동으로 보내려고 온갖 수단을 쓰나,
실패한다. 이 두 여인의 운명은 기구하기 그지없다.둘 다 청상과부로 서로에 대한 증오만이 남아, 상호 견제하다가 메이가 죽음을 맞는다. 그녀들의 사랑은 어떤 것이며, 남아 있을까
 
말년의 크리스틴과 히드사이에 등장하는 쥬니어는 열한살에 가출로 인해, 온갖 세상의 풍파를
겪으며, 소년원 생활까지 한다. 그곳에서 그녀는 모범적인 생활을 하며, 세상에 나가
절대 실패하지 않을 만반의 준비를 한다. 자신이 좋은 팔자을 만들고 행운을 찾는 것이라며,
히드의 구인광고에 모든 정성을 다해 기회를 잡는다. 한편,그곳에서 로멘이라는 연하남과
즉흥적인 사랑를 하고, 로멘의 할아버지 샌들러는 '좋은 여자의 조건으로 훌륭한 음식,훌륭한
섹스,훌륭한 대화를 가진 여자'라며 설득한다, 쥬니어는 로멘을 이용 또 다른 속셈을 시도하지만, 오히려 극적으로 크리스틴과 히드의 화해를 돕게 된다.
 
3. 마무리
 
토니 모리슨이 말하고자하는 사랑의 다양한 양상들, 그 색깔들의 합은 검정색이 아닐까
그들 약자인 흑인들의 삶에 있어서의 사랑은 결코 안락하지도, 달콤하지도 않다.
모리슨은, 요리사 L을 통해 보다 객관적이고 냉철한 시각을 가미한다.
코지의 이중적 생활에 근거한 사랑도, 크리스틴의 아버지의 그리움과 소외로 인한 연애행각도,
히드와 메이의 젊은 청춘의 상실과 고통들, 사랑아닌 증오의 모습들, 현대의 쥬니어,로멘의
즉흥적인 사랑을 모리슨은 적날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그러한 사랑들이 가진자, 권력층의
돈과 욕망에 의해 좌우되고, 순수한 사랑마저도 깨져가는 모습을 고발한다.
다양한 인물들의 사랑의 색깔들이 묘사되며,,  읽는 독자마다 다채롭게 느낄 수 있어
또다른 재미를 더한다.  그래서인지 소장하는 기쁨과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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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어 사전
남경태 지음 / 들녘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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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1.들어가기 전에

[개념어사전]을 받아보고 나서 처음에 다소 실망스러웠다.
같은 출판사의 [글쓰기전략]처럼 양장도서도 아니고.
크기도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요즘 나오는 소설책 크기)
다시 생각해보니, 가지고 다니기 편하며 어디서나 펼쳐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먼저 깔끔한 비닐포장으로 옷을 입혀
옆에 두면서, 호기심과 잘 모르는 개념순으로 읽어나간후에
다시한번 처음부터 읽어 나갔다. 단락마다 내용이 길지 않아
저자가 말하는 이미지와 핵심어를 염두해두고 보았다.

2.책을 읽으며

글을 쓰거나 읽다가,생각하다보면 가끔 딜레마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생각의 주체는 자신이고, 나는 언어를 빌어 나의 생각을 표현한다,
즉, 나의 생각이 언어보다 먼저 있다고 느껴진다.
이 말은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엄밀히 나의 사고나 의식이 있기전에 나의 언어는 존재하고 있었고,
오히려 우리의 사고는 엄마를 통해 습득한 언어로써 발달되어 간 것이다.
즉,거꾸로 당시대의 언어체계가 나의 사고를 빌어 표현된다는 것이 정확하다.

그렇다면 나의 언어는 주관적 사고범위를 벗어나 그 당시의 객관적,
사회적,문화적 존재로서 의미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번에 소개된 [개념어 사전]을 출판한 남경태 선생님은 수많은
인문학 서적을 번역하시고, 직접 저술활동하신 이력의 소유자다.
저자는 이번 책을 통해 그동안 쓰고 정리한 인문학 전반에 관한
개념으로 다시한번 인문학에 관한 지적탐색에 나선다.

그 분이 말하는 ''개념에 대한 이미지''는 도올 김용옥선생님이
말하는 ''개념의 족보학''과 상통한 면이 있다.
즉,전자는 하나의 개념은 전체 맥락속에서 파악해야 함을 ,
후자는 그 당대의 시대적 문화적 배경을 읽어내야 함을 강조한다.
두 분 모두 국어사전에 나오는 개념 정의에 대한 단편적인 설명을 거부한다.

또한 글과 언어는 각각 시각과 청각에 의존함으로 상당히 차이가 생긴다.
따라서 문장에서는 언어가 가지고 있는 상황과 맥락을 충분히 표현하는
형태로 재구성되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그에 맞는 언어와 개념선택은 중요한 것이다.

다만, 개념이나 이념이 그 자체로 절대적 지속성을 추구하게 되면,
변화하는 사회적 현실을 정당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오류를 범하기에
저자는 이를 사고작용에 촉발하는 매개,수단으로 활용하기를 당부한다.

3.소장가치

요즘에, 논술시험준비에 편승에 많은 서적들이 출판되는데,
그러한 목적이 아니더라도, 이 책은 인문학과 글쓰기에 관심을 가진 독자라면
호기심을 충분히 가지게 한다. 내용역시 인문학지식에 도움을 준다.
부록으로 나와있는 참고문헌도 앞으로 읽을 목록으로 추가해본다.
내옆에 계속 두면서 읽고 생각하고, 포스트잇에 자료를 첨가할 예정이다.
언젠가 나도 나만의 사전을 가져보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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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콘서트 1 - 노자의 <도덕경>에서 마르크스의 <자본론>까지 위대한 사상가 10인과 함께하는 철학의 대향연 철학 콘서트 1
황광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1.들어가며

10명의 연주자와 이를 조율해가는 지휘자가 아름다운 멜로디를 내고 있다.
동서양의 이름깨나 날리던 사람들이라, 지휘자는 때로는 강하고 카리스마
넘치게, 때로는 부드럽고 조심스럽게 청중들에게 메세지를 전하고 있는데,

황광우 선생님은 역시 실망시키지 않고 핵심적인 내용을 명료하게 짚어가고
있다. 책역시 교양서로는 부족함이 없어 보이지만 내용이 녹록치는 않다.
철학서적이라 어쩔수 없다고는 하나, 최대한 독자들에게 거부감을 없애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삽화를 넣어 준다거나, 핵심적인 내용은 빨간 글씨로 크게
적어주고 있다. 구어체로 자상한 설명등등..

2. 참조문헌들의 추가

물론 책 마지막 부분에 참조문헌이 나와 있지만, 이 책과 관련하여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는 책중 유익할 것이라 생각되는 책을 추가해 본다.

박원순선생님의 ''세기의 재판이야기''를 보면, 이 책과 관련된,소크라테스의 재판,
예수의 재판, 토마스모어의 재판이 나와 있다.
김윤수판사님의 ''반야심경,금강경 읽기''외에 ''육조단경읽기''도 좋은 책이다.
김용옥 선생님의 ''나는 불교를 이렇게본다''도 참조할 만 하다.
노자에 관한 책으로는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의 ''노자이야기''와
신영복 선생님의 ''강의; 나의 동양고전독법''이 있으며,
최인호선생님의 ''유림''소설도 재미있게 볼 수 있다
경제학에 대한 입문서로는 유시민씨의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도 괜찮다.
''한권으로 보는 마르크스(조너선 울프)''도 소책자지만 만만치 않은 책이다.
정의론에 관한 책으로는 로널드 드워킨의 ''법의 제국''은 필독서다.

3. 21세기에 당면한 우리들의 고민들.

철학을 전공한 입장은 아니지만, 고대부터 현재까지 큰 토픽이라면
''정의''관점이 어디에 있는가가 아닌지 싶다. 저자이신 황광우 선생님도
동서양의 현인들의 고견을 경청하면서도 책 중간 중간 ''정의''에 대한 시각에
대해 관심을 표하고 계시므로, 나름대로 정의에 대한 시각을 조망해 본다.

소피스트,특히 칼리클레스나 트라시마코스는 ''강자의 이익''(실존적 자연법론 주창)
소크라테스는 지행합일을 강조하며 ''인간의 윤리적 총체''(양심을 신의 소리라 함)
플라톤은 정의를 계급적으로 구분하고,아리스토텔레스는 배분적,평균적 정의로 구분
키케로는 그 유명한 ''각자에게 그의 몫을 주라''고 항변하고 있다.

중세에서는 신에 대한 복종과 사랑을 강조하며, 소위 황금률사상이 정의에 대한
본체를 이룬다. 아우구스티누스는 ''남이 너에게 원하지 않는 것을 너도 남에게
하지 말라''하였으며 토마스아퀴나스는 ''선을 행하고 악을 피하라, 이성에 맞게 행하라''
라고 강조하고있다.

근대에서는 르네상스, 과학혁명에 힘입어 이성주의와 경험주의의 대립이 생기며,
홉스의 리바이던에서의 ''국권절대주의''와 로크,루소,몽테스키외의 ''자연법의 혁명적
이데올로기''가 충돌하고, 여기에 다시 벤담, 밀의 공리주의(이익에 관심)가 발생한다.
또한 칸트의 의무론적 정의관 (정의가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파악)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대에 와서는 2차 세계대전을 겪고나서 정의에 대한 논쟁이 한층 심화되는데
코잉의 ''보호적 정의''와 페를만의 ''6가지 정의 관념''이 나타나고
롤즈가 공리적 입장을 비판하고 칸트의 입장을 옹호한 ''정의의 1원칙,2원칙''을 주장하며
나아가 ''정치적 자유주의'' 이론을 전개하지만, 드워킨이 참여자적 관점에서
정의의 실천적 측면을 강조하고 나선다(소수자 이익 보호,양심범에 대한 입장).

4. 마무리, 소장가치

한권의 책에 철학에 모든 것을 담는 것은 힘들 뿐만아니라 자칫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빈약함이 있을 수 있으나, 이 책은 핵심적인 사항을 쉬운 구어체로 잘 짚어주고 있다
이 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지적 호기심과 진지한 고민이 시작된다면
큰 성과라 본다.앞으로 다가오는 21세기는 분명 앞 세대와는 다른 지식정보화사회이니만큼
철학에 대한 필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앞서 살펴 본 바와같이 교양서로 소장할 가치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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