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토니 모리슨 지음, 김선형 옮김 / 들녘 / 2006년 10월
평점 :
품절


1. 변명
 
진홍색 책표지의 [러브]를 받아들고, 처음에는 너무나
강렬한 사랑의 메세지를 느끼게 되어
책장 한줄씩 읽는게 나도 모를 흥분감 그 자체였다.
그러나 그 것도 잠시, 책을 읽는 내내익숙하지 않는 문장구조
(역자는 원전에 충실한 번역을 하려는 의도였으나, 독자의 입장에서는
문장 가운데 수많은 - -내포된 글을 읽는데 어려움이 있었다)와
모리슨 작품의 난해함도 더해 얼마 안되는 분량이지만,
한번 읽기에는  이해하기 힘들었다. 두어번 읽고나서,
어느정도 앞뒤 문장이 연결되고 이야기 전개를 알게되었다. 그렇지만
또한, 읽고나서 도무지 자판을 두드릴 사고의 숙성이 되지않아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제야 리뷰를 쓰고있는 변명아닌 변명을 먼저 한다.
 
2. 사랑의 다양한 모습들
 
책속에의  주된 인물들은 크리스틴과 히드, 두 여성외에도, 이 둘을 연결지우는
크리스틴의 할아버지 코지, 코지의 며느리이자 크리스틴의 엄마인 메이, 책의 중간 중간
그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독백하는 호텔요리사 L , 모나크가의 정착지 빈민이고,소년원
출신인 주니어, 코지호텔에서 근무했던 비다, 그남편인 샌들러, 손자인 로멘이 등장한다.
 
저자인 모리슨은 1940년대 이후부터 60~70년대를 겪으면서, 약자인 흑인사회에서 볼 수 있는 
아픔과  시대상황(인권운동)에 맞물려 있는, 이들의 내면적 서사와 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예리하게 내적 통찰를 시도한다. 약자인 흑인여성들의 사랑은 '생존의 몸부림'그 자체다.
 
코지 할아버지가 죽은 다음 유산 문제로 극도로 악화되는 오랜 친구인 크리스틴과 히드,
열두살의 나이로 코지할아버지와 결혼한 히드는 다시 유산을 되찾고자 돌아온 친구인
크리스틴과 갈등을 빚으며 불안한 동거를 시작한다.
 
그들은 1958년의 해묶은 메뉴판의 '사랑스런 코지의 아이'의 문구 해석을 두고 각자 자기를
지칭한다며 소송을 했으나, 일단 법원은 히드의 손을  들어주나,크리스틴은 항소하게 되고,
글을 모르는 히드는 보다  확실한 결정적 단서를 찾고자, 소년원 출신인 주니어를 고용하는데,
같이 살고있는 크리스틴은 더욱더 긴장하게 된다.( 나중에 요리사 L의 고백을 통해서 보면
코지는 전재산을 크리스틴도,히드,메이도 아닌,'실레스티얼'에게 남긴다는 진짜유언장을 썼다)
 
오랜 친구인 크리스틴과 히드는 자기들만의 비밀언어인 '이더게이' 와 은밀한 암호인 '어이
실레스티얼'을 나눌 정도로 절친했으나, 어린 히드가 당한 성추행과 할아버지의 은밀한 쾌락을
목격한 크리스틴사이의 말 못한 오해와 거짓말로 인해 평생 엇갈린 인연이 시작된다.
나중에 화해의 순간에도 원초적 죄의 탄생에 대해서는 둘만의 언어로도 말할 수 없었고,
말하지도 않는다.
 
코지씨의 아버지는 '대니보이''다크'라고 불리며,법원의 끄나풀 노릇을 하며 재산을 모은다.
그의 아들,코지는 분노와 사랑에 가슴이 갈기갈기 찢겨, 아버지가 저주했던 것에 돈에 쓰며,
이중적인 생활을 한다. 열두살 아들,빌리보이를 두고 먼저 떠난 아내 줄리아에 대한 그리움과,
그리고 다시 십년뒤 급성폐렴으로 그 귀한 아들마저 여의고, 자식을 얻고자 손녀뻘 되는(마흔살
아래)아이와 결혼하고,그러면서도 수많은 여자들과의 애정행각, 그러한 이중적 생활과 선택으로
인해 한 여인(히드)의 어린시절을 빼앗아 버렸고, 그로인해 손녀인 크리스틴은 절친한 친구를
잃고, 또 그 친구로 인해 집밖으로 내쫓기는 신세가 된다.
 
그리고, 크리스틴은 어버지를 잃은 다섯살 이후, 할아버지,어머니밑에서 키워지다가
열세살이후 세번의 가출과, 메이플 밸리,코지 호텔,마닐라 매음굴에서의 성적 긴장감과
열등감,패패감을 통해 돈과 남자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을 바라보게 된다. 그러다가
만난, 여덟 연하인 맹렬적이고 청렴한 남자,프룻을 만나, 헌신적인 도우미로 봉사했으나,
프룻 역시 혁명적인 일에 대한 소신과 다른 동지의 어린 소녀에 대한 성적 행위에 대한 입장을
달리하는 이중적인 태도에 크리스틴은 실망하게 된다. 크리스틴이 쫓는 사랑의 영혼은 무엇일까,
집안에서의 소외와 아버지 존재에 대한 그리움이 아닐까
 
크리스틴의 엄마, 메이는 평생동안 코지씨 가문을 위해 노예처럼 살면서 맹종한다.
메이의 세계는 시아버지의 두번째 결혼으로 점점 더 분별력을 잃고, 모두들 미쳤다고 했다.
오랜 미망인 생활, 과로, 적개심등으로 새시어머니인 딸의 친구,히드와 싸우면서 말년을 보낸다. 

히드는 글을 몰랐으나, 흠잡을데  없는 기억력과, 숫자와 셈에 강하고, 동물적 감각을 통해
그곳에서 살아남고자 치열하게 싸워나간다. 한때 녹스라는 자기또래의 남자와 함께 도망갈
계획을 세울 정도로 열렬한 사랑을 느꼈지만, 현실앞에 무너지고 만다. 코지의 죽음이후,
호텔 경영권이 메이에게 넘어갈 처지가 되자, 그녀를 정신병동으로 보내려고 온갖 수단을 쓰나,
실패한다. 이 두 여인의 운명은 기구하기 그지없다.둘 다 청상과부로 서로에 대한 증오만이 남아, 상호 견제하다가 메이가 죽음을 맞는다. 그녀들의 사랑은 어떤 것이며, 남아 있을까
 
말년의 크리스틴과 히드사이에 등장하는 쥬니어는 열한살에 가출로 인해, 온갖 세상의 풍파를
겪으며, 소년원 생활까지 한다. 그곳에서 그녀는 모범적인 생활을 하며, 세상에 나가
절대 실패하지 않을 만반의 준비를 한다. 자신이 좋은 팔자을 만들고 행운을 찾는 것이라며,
히드의 구인광고에 모든 정성을 다해 기회를 잡는다. 한편,그곳에서 로멘이라는 연하남과
즉흥적인 사랑를 하고, 로멘의 할아버지 샌들러는 '좋은 여자의 조건으로 훌륭한 음식,훌륭한
섹스,훌륭한 대화를 가진 여자'라며 설득한다, 쥬니어는 로멘을 이용 또 다른 속셈을 시도하지만, 오히려 극적으로 크리스틴과 히드의 화해를 돕게 된다.
 
3. 마무리
 
토니 모리슨이 말하고자하는 사랑의 다양한 양상들, 그 색깔들의 합은 검정색이 아닐까
그들 약자인 흑인들의 삶에 있어서의 사랑은 결코 안락하지도, 달콤하지도 않다.
모리슨은, 요리사 L을 통해 보다 객관적이고 냉철한 시각을 가미한다.
코지의 이중적 생활에 근거한 사랑도, 크리스틴의 아버지의 그리움과 소외로 인한 연애행각도,
히드와 메이의 젊은 청춘의 상실과 고통들, 사랑아닌 증오의 모습들, 현대의 쥬니어,로멘의
즉흥적인 사랑을 모리슨은 적날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그러한 사랑들이 가진자, 권력층의
돈과 욕망에 의해 좌우되고, 순수한 사랑마저도 깨져가는 모습을 고발한다.
다양한 인물들의 사랑의 색깔들이 묘사되며,,  읽는 독자마다 다채롭게 느낄 수 있어
또다른 재미를 더한다.  그래서인지 소장하는 기쁨과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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