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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을 읽는 변호사 - 1만 명 의뢰인의 삶을 분석한 결과
니시나카 쓰토무 지음, 최서희 옮김 / 알투스 / 201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전혀 새로운 내용은 없다. 진부하다고 해도, 뻔하다고 해도 반박할 말은 없어보인다.
그런데
진부하고 뻔한 말은 뒤집어보면
오랜 세월,
많은 사람들이
진실이 들어있다고 생각해온 말이나 생각이 아닐까 싶다.
밤새 안녕하셨어요?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등등의 인삿말들이 인생의 중반기를 넘기고부터는 진심으로 와닿았다.
물론 그 말에 진심을 담았을 경우에만 해당하는 이야기지만 말이다.
니시나카 쓰토무 변호사의 말은 진부하다.
우리가 어린 시절에 귀가 닳도록 들었던 잔소리의 점잖은 버젼이랄까.
하지만 참 맞는 말들이다.
이 책을 요약하는 한 단어를 골라내라면, 내 생각에는 '덕분입니다'일 것 같다.
내가 이 세상을 사는 것이 나 혼자의 힘이 아니라는 것.
한동안 절을 다녔는데 그때 영 걸리던 일이
연등에 매달린 구절들은 하나같이,
소원성취, 가족건강, 사업번창 같은 말들.
많이 배우신 스님께서 법문을 끝맺는 말로 하시던 말씀, "부자되세요!'
쓰토무 변호사 역시 이것을 '놀라울 만큼 자기 욕망뿐'인 것으로 보았다.
우리가 인품을 갈고 닦아야 하는 이유를
세상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살아야하는 이유를
무슨 대단한 진리에서 연역해내야 한다고 기대했던 독자라면
이 책을 읽고 백퍼센트 실망할 것 같다.
하지만 그런 대단한 진리를 말하지 않아서 오히려 나는 좋았다.
75년을 산 사람이 한 발 한 발 디뎌온 길에서 직접 체험한 일들을 얘기하는 것이
<벽암록>의 그 추상적이고 관념적이며 난해한 고승들의 한 줄 수수께끼 같은 말보다
훨씬 값지게 느껴졌다.
덕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