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핑팡퐁
이고 지음 / 송송책방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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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각기 살아갈 방도를 주었다며 이야기를 시작하는 작가 이고(의미없는 고양이).
사람에게는 어떤 살아갈 방도를 주었는고하니
가면을 주시었다.

그래서일까요?
잠에서 깨어 일상을 시작하면서부터 오늘의 감정 상태에 따라 다양한 가면을 쓰게 되네요.
우리가 잘 안다고 생각한 그 사람도 가면을 쓴 모습이라 진짜 모습은 모르는 게 아닐까요?
왜 그럴 때 있잖아요?
너무 가면 뒤에 숨어 생활하다 보면 어느 순간 진짜 내 모습이 뭔지 내 자신조차 모를 때.

<어떤 핑팡퐁>이라는 책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나는 살아가기 위해 어떤 동물 가면을 쓰며 살고 있는걸까?
이 책을 처음 본 순간 일상이라는 무대에서 행해지는 가면 무도회가 떠올랐네요.

 


가면을 쓴 사람들의 소개와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특별할 것없는 우리의 일상 속의 이야기였어요.

나는 친구 두 명과 카페를 운영한다.

주인공 핑이를 중심으로 퐁이와 팡이가 운영하는 카페는 다른 친구들의 아지트이기도 해요.
카페 이름은 '카페 피파포'
이색적인 이름에 눈길이 가는 이 카페도 산전수전을 다 겪고 이제야 단골도 생기고 공간적 여유도 배어나와 제법 카페같아졌더니 그곳에 가서 따뜻한 커피 한잔과 책을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더라구요^^

혼자인 듯 하지만 곁을 지켜주는 친구가 있어 고맙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그림과 글.


그는 고독의 의미를 이렇게 말하고 있네요.

결국 우리는 모두 혼자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타인과 공유할 수 없는 것들이 존재하는 한 말이예요.
물리적 감각을 물론하거니와 정서적인 것들 역시 교감을 해 본들
그 사람이 되어보지 않고서야 그 마음을 100%이해한다고 할 수는 없잖아요.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순간마다 온전히 혼자 감내해야 하는 것들이 존재하는 한 우리는 고독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닐까요?


우리의 일상 속 생활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와 단순히 웃음과 재미만을 주기보다는 한 번쯤 고민했거나 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나 혼자만의 특별한 고민이 아닌 모두가 가지고 있는 고민일 수 있다고 말해주는 것같은 내용의 그림과 글을 통해 정황하게 설명하거나 상황을 말하고 있지 않아도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았네요.

어릴 때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고 얼른 시간이 흘러서 서투른 것들이 자연스러워지기를, 부끄러운 일들은 모두 잊혀지기를 바라며 '완전한 나'를 기대했지만 어디에도 완전한 나는 존재하지 않음을 깨닫으며 아이는 그냥 어른이 되었다고 말하는 '어른이 된다는 것'은 나의 모습을 보는 것같아 더 공감이 되었네요.

아무렇지 않은 듯 괜찮은 표정 속 당신의 진짜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이들은 모두 가면을 쓰고 있기에 가면 속 그들의 진짜 표정을 볼 수는 없네요.
그래서인지 이 문구가 마음에 와 닿았네요.

단순한 그림과 글이라 여겼던 작품이지만 막상 읽으면서 공감이 되는 부분을 발견하고 작품 속 이야기로 인해 생각에 잠기다보면 단순함이 단순함이 아닌 것으로 다가오면서 짧은 단편의 그림과 글로써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작가의 능력에 또 한 번 놀래게 되네요.

길다고 양이 많다고 좋은 게 아니라 짧더라도 그 속에 자신이 전하고자하는 바를 잘 전달하는 글이 좋은 게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담백하면서 간결한 글을 쓰고 싶고 좋아하는 저에게 <어떤 핑팡퐁>은 그런 면에서 좋았던 책인 것같아요.
이 책을 다른 이들은 어느 부분에서 공감하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는지 궁금해지네요^^


오늘도 자신이 아닌 가면을 쓰며 생활한다고 힘들진 않으셨나요?
때로는 가면을 쓰는 게 편할 때도 있더라구요. 나의 기분과 표정을 들키고 싶지 않을 때는요.
그래도 너무 오래도록 가면 뒤에 숨기만 하면 진짜 자신의 모습은 잊어버릴지 모르니 자신의 공간에서는 시원하게 훌러덩 가면을 벗어던지고 쉬어보세요.
그리고 오늘도 수고했다고 토닥토닥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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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예습
김형석 지음 / 덴스토리(Denstory)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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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다.
행복해지고 싶다.
어떻게 해야 행복할 수 있을까?

이처럼 우리는 '행복'을 위해 고민하고 그것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고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보이지 않는 관념적인 존재인 '행복'이란 도대체 뭘까?

인생의 의미를 묻는 당신에게 99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님이 전하는 <행복 예습>이라는 책은 '행복'의 의미와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가'에 대해 자신이 살아온 삶과 그동안에 보고 느낀 바를 담아 이야기해 주고 있다.

저마다의 행복을 추구하고자 하는 욕구는 있으나 행복의 기준이 다르다보니 가끔 거기서 오는 갈등도 있다.
한 공간에서 살아가는 우리 부부의 경우도 '행복'에 관한 기준이 다르고 삶의 만족도가 다름을 알고 서로의 의견을 존중해나가기 위해 노력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이 나의 눈길을 끌었고 인생 선배이신 김형석 교수님의 행복론은 어떠한지 궁금한 마음에 읽게 되었다.

윤동주 시인과 같은 반이였다는 저자는 현재 99세의 나이로 아직도 활발하게 저서 활동과 강의 활동을 하고 계신다고 한다.

지금 나는 100세를 앞두고 있다.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책을 쓰고 있다. 60여 년동안 독자들과 함께 살아왔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는 행복했습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십시오"라는 마음이다.
(들어가는 글 중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서 자신은 행복했으며, 이웃들을 돌아보며 사랑의 마음으로 살아가면서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우리에게 전하는 그의 말이 한 동안 귓속을 맴돌았다.

물질적 풍요에 따른 행복이 아닌 정신적 차원의 행복을 더 찾아 누릴 수 있을 때 우리는 선진 국가의 대열에 참가할 수 있으며, 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개인이 모이면 행복한 사회가 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행복한 사회가 되어야 더 많이 행복해진다는 생각이 일반적이라며 자신이 생각하는 행복론에 대해 차근차근 이야기해주고 있었다.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하는 물음은 타당하지 않다. 공간적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행복은 어느 시간에 머무는지 물어야한다. 행복은 의식의 내용이며, 의식은 시간과 더불어 머물기 때문이다. (97p)

행복은 현재와 더불어 존재하며 나타나기 때문에 사람들은 현재를 즐겁게 보내라고 말한다. 행복은 즐거운 마음과 정신적 상태이기 때문이다. (중략)
그러면 현재는 순간인가, 하루인가, 1년인가를 묻게 된다. 그렇게 따지면 현재는 지금 나와 더불어 있는 시간이다. 그 시간의 길이가 하루도, 1년도, 10년도 될 수 있다. 그래서 행복의 길이도 그 현재의 길이만큼 시간적 연장성을 갖는다. (98p)

사실 '행복'이라는 개념도 우리가 의식하는 느낌이나 정신 상태도 다소 철학적이고 모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명확하게 이게 행복이다라고 말할 수 없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과 함께 그래도 행복해지기 위한 방법이나 행복을 방해하는 요소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머릿 속에 들다보니 계속해서 그 답을 찾으려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게 되었다. 무엇이 우리를 불행하게 하는가에 대한 내용을.
거기에서 언급되고 있는 내용은 흑백논리로 사람이나 사회를 보는 시각과 이기주의, 선입견과 고정관념에 대한 것이였다. 우리는 잘못된 인간 평가를 하고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으며, 무의식 중에 종교와 정치적 편견에 따른 양극적 판단에 빠지기 쉬운데 이러한 것들은 우리를 불행한 삶을 이어가게 하는 요소로 작용함을 볼 수 있었다.

사람은 자기 인생의 길에서 스스로의 가치관을 가지고 행복을 누리면서 살면 된다. 내 인생의 잦대를 갖고 남을 평가하거나 같아지기를 바라는 것은 잘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잠재적으로 '너는 왜 나나 우리와 다르냐'는 생각을 갖고 사람을 대한다. 응당 다른 면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좋은 점을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이어야 한다. (233p)

스스로의 가치관을 가지고 행복을 누리면서 살면 된다는 그의 말이 알면서도 그렇게 해오지 못했던 내 자신을 반성하고 돌아보게 하였다.
행복을 위해 특별한 일을 하고 행위를 할 필요가 없이 소소한 일상 속에서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를 버리고 가진 것을 소중히 여기며 더불어 늘 감사하며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면 되는 것임에도 그러지 못하고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행복의 가치를 평가하고 있는지...

행복은 관념적인 존재이기에 어떻게 받아들이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행복이 불행이 될 수 있고 불행이라 여겼던 것이 행복으로 바뀌기도 하는 것같다.
행복하게 사는 것에 있어 우선은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아닐까?
그 사랑에는 내 자신에 대한 사랑과 타인에 대한 사랑이 모두 포함될 것이다.
한 공간에 살면서도 서로 다른 생각과 마음을 가진 가족 구성원부터 사랑하고 수용하는 마음을 가지면서 행복의 예습과 복습을 반복해나가야겠다는 마음으로 책장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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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이도우 지음 / 시공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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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험이 있나요?
어떠한 사전 지식도 없고, 누군가의 추천을 받지 않은 상태로 우연하게 보고는 끌려서 읽게 되었는데 작품뿐 아니라 작가에게 빠진 경험.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어느 날 도서관 자료열람실로 들어갔다. 수 많은 책들이 꽂혀 있는 자료실을 이리 저리 기웃기웃하다 나의 눈에 들어온 그 책을 그 자리에서 다 읽었던 적이 있다.
그 책은 바로 이도우 작가의 <사서함 110호 우편물>이다.
9년 차 라디오 프로그램 작가 공진솔과 피디이자 시인인 이건. 30대인 이들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평범한 듯한 일상 속에 조용히 스며드는 사랑을 서정적으로 잘 그려내고 있는 작품이였다.

요즘같이 빠르게 끊었다 빠르게 식어버리는 양은냄비같은 사랑이 아닌 조금씩 천천히 끊어 올라서는 불을 꺼도 그 열기가 식지 않고 따뜻함이 오래 유지되는 뚝배기같은 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그녀의 작품이 좋았고 그녀의 표현이 좋았다.

참 오래 기다렸다. 신작이 나오기를.
6년의 기다림끝에 만났다.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눈길이 가는 표지의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타임캡슐처럼 이 때가 되면 다시 만나자고 기약을 의미하는 듯하는 제목이 내용의 궁금증을 자아내었다.

이도우작가님의 작품 속엔 시선을 사로잡기 위한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니요. 스토리의 전개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도 아니요. 현란한 말로 독자들의 눈과 마음을 잡고 있지도 않다.
그럼에도 한장 한장 읽다보면 서서히 그녀의 문체와 담백한 표현, 서정적인 느낌에 빠져들게 된다.
그리고 그녀의 작품에서는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 특별한 것없는 그저 평범한 우리 주변의 이웃들을....
그런 점이 나는 좋고 작가의 작품을 기다리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대입시학원의 강사였던 목해원. 그녀는 어떤 일을 계기로 일에 회의감을 느끼고 자신이 하던 일을 접고 고향으로 내려오게 된다.
(고향이란 그런 곳이다. 떠났더라도 결국은 다시 찾게 되는 곳. )

창문 커튼을 젖히고 해원은 밖을 내다 보았다. 숙박객을 받는 단층 벽돌 별채도, 잎이 떨어지고 넝쿨만 남은 담쟁이도, 뒷산으로 향하는 오솔길도 그대로 였다. 저만치 나무 열매를 던지면 그 집 마당에 떨어질 듯한 거리의 옆집도 변함이 없었다. 다만 모든 풍경이 마지막으로 왔던 때보다 낡아 보였을 뿐 (15p)

오랜만에 온 해원의 눈에 비친 고향 풍경의 그림은 어릴 적 시골 할머니집에 놀러갈 때마다 변하지 않은 듯 변한 풍경을 바라보면 다른 느낌을 느꼈던 그 때를 떠올리게 했다.

해원이 있는 그 곳에는 작은 책방이 있다. 손님이 찾기나 할까 싶은 책방이지만 단골 손님도 있고 독서모임도 이루어지는 나름 알찬 책방이였다.
그 책방은 동창인 은섭이 운영하고 있었다.
글쓰기를 좋아하고 책을 좋아하는 그는 '굿나잇책방'이라는 블로그도 운영하면서 책방의 소식과 자신이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들을 갤러리코너에 올리기도 하고 자신만의 비밀일지도 쓰고 있었다.

하지만...그에겐 어딘지 달라진 것이 있었다. 오랜만에 만나서일까? 지난 십년동안 짧게 나마 대화를 나눈 건 우연히 마추쳤을 때뿐이였고, 그 정도 세월이면 안다고 생각하던 사람도 실은 더 이상 그 사람이 아닐 때가 많았다. (35p)

학창 시절에도 존재감없이 지낸 은섭이라 해원의 기억속의 그도 어렴풋하게 기억되는 모습일 것이다.
알고 지낸 친구도 만나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예전의 내가 알던 모습이 아닌 낯설음으로 다가올 때가 있기에 이 문장이 와 닿았다.

예감은 틀리지 않고 의심은 늘 이루어지는 것

우연하게 나선 산행에서 두 사람은 의심의 길에서 서로가 한 생각을 말하게 되고 그것은 예전과 다른 감정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약점을 들킬 것같아 말하지 못하는 비밀을 가진 해원
그런 그녀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줄 것같은 은섭
두 사람 사이에 묘하게 흐리던 감정선이 '사랑'임을 알아차리고 마주하게 되는 두 사람.
겨울이 끝나고 봄이 되면 떠나야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은섭은 불안하고 누구보다 상처받기 싫어하는 사람이라 애초부터 상처받을 만한 일들은 차단하고 살아온 은섭이라는 것을 아는 해원.... 두 사람은 어떻게 되는걸까요?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어쩌면 나의 이야기일 수도 있고, 내 옆의 다른 사람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이 작품에서 호두하우스와 책방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매체의 역할을 하고 있다.
책방 안에 위치한 키핑 책장과 책방북스테이, 책 속에 또 다른 책의 소개 등은 작품의 볼거리이기도 했다.
사랑과 우정, 아픔, 그 아픔을 조금씩 치유해가는 과정 등을 이도우 작가 특유의 기법과 문체로 그려내고 있는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는 잔잔한 감동이 있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소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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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없는 남자 한국추리문학선 2
김재희 지음 / 책과나무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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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괴물이 물어본다.
"비밀이 뭐지? 너의 비밀이 뭐지?"

살면서 비밀 한 가지씩은 있지 않나요?
남에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 들켜서는 안 되는 비밀.
그 비밀을 들키지 않기 위해 이중 생활을 하는 사람이 있기도 하고 비밀을 지키기 위해 철저하게 자신을 관리하고 포장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내가 만난 이 남자는 후자에 해당되었다.
자신의 어두운 과거를 들키지 않기 위해, 과거의 모습으로 살고 싶지 않아 철저하게 자신을 관리하며 친절하고 미소를 띤 다정다감 남자의 얼굴을 하고 살아가고 있다.

백화점 내의 도슈 매장에서 일하는 윤준기
그는 친절함과 미소로 고객을 관리하며 실적을 쌓아 우수 사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일명 '친절맨'
매장을 벗어나 집으로 돌아간 그는 친절맨의 가면을 벗어던지고 병약한 그의 어머니에게 분노에 찬 목소리로 소리를 지른다.
친절함 뒤에 감춰진 분노어린 윤준기의 모습이 내게는 낯설음으로 다가왔다.

내가 만난 또 다른 여자가 있다.
지성과 향연 출판사의 편집자인 김유진
표지 문제로 상사로부터 질타를 받고 인쇄회사로 향하는 그녀는 요즘 들어 회사를 계속 다녀야 하는 문제로 고민 중이다.
서른 두살의 나이로 마음은 쓸쓸하고 즐거운 일도 없고 더욱이 마음을 터놓고 의지할 사람도 거의 없다.

힘들다. 힘드니까 아픈 것도 당연하다. 그리고 아파야만 한다. 왜냐하면 난, 난 10년 전의 아빠 일을 잊을 수 없으니까. 영원히 (24p)

사연이 있는 두 사람. 그들에게는 어떤 말 못할 비밀이 있는 것일까?

우연한 기회로 만나게 되는 준기와 유진.
유진은 준기의 다정함과 미소에 점점 빠져들면서도 버림받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준기의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오게 된다.
그런 유진의 마음을 알게 된 준기는 더 적극적으로 그녀에게 다가오면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게 되고 유진 역시 자신을 사랑해주는 준기로 인해 일상이 달라보일만큼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여기까지는 여느 연인들의 알콩달콩한 사랑이야기라 할 수 있다.

전직 형사이자 프로파일러인 감건호가 실종 사건을 다루는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윤준기를 찾아오면서 준기의 반전의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10년전 실종된 아버지를 찾아주겠다는 그의 제안에 불같이 화를 내고 그런 그의 모습을 본 유진은 평소와는 다른 반응과 행동에 의아함을 느끼게 된다.

무슨 일일까? 그런 행동을 하다니 (138p)

이러한 반응과 행동은 유진과 단둘이 있을 때도 서서히 나타나게 된다.
폭력적인 행동과 반응, 무서운 폭군처럼 분노를 터트리는 모습과 누가봐도 다정한 남자 친구같은 모습
도대체 그의 진짜 모습은 무엇일까?
준기의 유진에 대한 도를 넘는 그의 행동과 말을 보면서 내 머릿 속에 떠오르는 한 단어가 있었다.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사랑이라는 이름하에 이루어지는 집착과 폭력, 일명 '데이트 폭력'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되어서는 안되는 폭력.
그것이 사랑이라 말하며 자신의 마음을 알아달라고 행하는 폭력, 이 폭력은 "다 네가 그래서 내가 그러는거야"라는 이상한 논리를 들어서 올가미처럼 숨통까지 조이게 만든다.
데이트 폭력으로 희생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처음에는 욱하는 마음에 행했고 그리고 다시 미안하다고 말하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기에 단호하게 대처하지 못한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폭력의 강도는 세어지고 피해자는 점점 무기력함에 빠져서는 벗어날 수 없음에 괴로워하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하고 벗아날 새도 없이 죽임을 당하기도 한다.

그의 친절한 얼굴과 세심한 친절에 빠져들었지만 순간순간 보이는 비이성적인 행동은 숨을 막히게 했다. 소통이 불가능했다. 겉으로는 배려하는 것 같았지만 자신만을 위해 행동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마음에 안들면 돌변한다. (150p)

유진 역시 버림받을 것에 대한 두려움에 준기를 놓치 못하게 되고 점점 수위가 높아지는 그의 폭력적인 반응에 힘들어하면서도 단호하게 대처하지 못하게 되는 모습을 보인다.

10년전 준기와 유진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두 사람이 말하지 못하고 마음에 담아둔 비밀은 과연 뭘까?

<표정없는 남자>는 미스터리한 사건과 남녀간의 사랑을 그리고 있다.
추리를 해 나가는 재미를 추구하기보다는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데이트 폭력'에 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했다.
기본적인 소통마저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게 된 이들의 사랑의 끝은 어떠한 모습일까?

가정 폭력이 데이트 폭력으로 이어지고 또 다시 그 폭력이 대물림되는 악순환이 진행되고 있다.
폭력은 대물림된다. 그리고 폭력은 어떠한 경우라도 용납되어서는 안된다.
이 문제에 대한 진정한 해결책은 없는 것인가?
이 소설은 그에 대해 진지하게 묻고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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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이 있어서 다행이야 - 어느 날 엄마가 된 당신에게 그림책이 건네는 위로
이지현 지음 / 수오서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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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오늘 어떤 역할을 수행하셨나요? 어떤 가면을 쓰고 일상이라는 무대 위에서 열연을 펼치셨나요? 저는 오늘 친절한 엄마 가면을 썼다가 조금 화난 엄마 가면을 썼다가 다시 친구 같은 엄마 가면에서 나중엔 그냥 엄마 가면을 쓰고 말았습니다. 그 어느 것도 제 역할같지 않았고, 그 어느 것도 만족스럽지 않더라구요. (84p)

딱 내 맘 같았다. 다양한 표정의 엄마 가면을 쓰며 생활하지만 어느 것 하나 내 역할같고 내 것같지 않아 만족스럽지 못하고 불편하다.

엄마가 되면 나의 가면 놀이는 끝나고 진정한 나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것은 나만의 착각이라는 것을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아이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고 있자면 인자한 미소가 절로 나오다가도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집안과 돌발 행동은 내 안의 또 다른 괴물이 불을 뿜고 용틀며 튀어나오는 순간은 나 조차도 통제불능에 깜짝 놀래게 된다.
그래도 내가 어떠한 가면을 써도 아이들은 엄마이기에 좋아해주며 기다려주고 그냥 우리 엄마라서 좋다고 한다.

태어나서 나의 이름보다 아이를 만나면서 함께한 9년이라는 시간동안 '엄마'라는 이름을 더 많이 듣고 살고 있다.

엄마는 누구나 괜찮지 않습니다.

그저 괜찮은 척 애쓸 뿐이다.
'나'라는 자리를 내놓고 '엄마'라는 자리로 이직을 했다. 이직은 하면 환경이나 만나는 사람이나 일들이 익숙해질 때까지는 모든 것이 서툴 듯 엄마된 나 역시도 첫 아이와의 만남부터 모든 것이 낯설고 서툴고 마음까지 롤러고스터를 타는 듯 오르락 내리락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 나가는 게 없어 힘들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괜찮아지는 시간이 찾아오겠거니 그저 버텨내었다.
아마도 나만 이렇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와 비슷한 마음과 경험을 한 엄마들이 쓴 글을 보면 전혀 알지도 못하고 얼굴을 보며 이야기를 하지 않았도 글을 통해서도 소통이 되고 위안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이지현 작가의 <그림책이 있어서 다행이야>
SNS <엄마의 그림책>의 운영자이면서 다방면에 재주도 많고 세 아들과 남편의 사랑을 받고 살아가는 대한민국 엄마의 한 사람이 쓴 책이다.
자신이 아이를 키우면 겪은 일상 속의 에피소드와 솔직한 자기 경험에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힘든 시기 그림책을 통해 위로받았던 경험을 에세이형식으로 엮어내고 있다.

 

 


단순히 그림책의 소개와 보는 관점을 설명하는 것이 아닌 그림책의 간단 소개와 함께 그림책의 이용 방법이나 낮은 자존감으로 힘들어하거나 아이들의 어떤 부분으로 고민하는 경우 등 다양한 상황으로 몸과 마음이 지친 엄마들에게 이런 그림책이 괜찮은 것같다고 추천하면서 그 속에서도 자신의 경험을 담아냄으로써 더 믿음이 가고 끌림을 주는 것같다.

엄마이기에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 가득한 이 에세이는 나를 비롯한 육아로 씨름을 하고 있는 엄마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보길 추천한다.
그림책의 소개가 아니다라도 '엄마는 누구나 괜찮지 않다'고 말하는 그녀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상황이 정확히 똑같지는 않아도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나만 이렇게 힘든게 아니구나"
"아이에게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

라는 생각에 조금은 위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항상 품을 내어주는 것이 지겹고 나도 누군가의 품이 그리워질 때도 있거든요. 매달리는 것도, 안기는 것도, 서글퍼질 때가 있습니다. 바로 그럴 때가 바로 엄마에게 '위로가 필요한 순간'입니다. (중략)
하지만 이상하지요. 꼭 그럴 때 집은 난장판이고, 꼭 그럴 때 주변엔 아이들뿐이니 말입니다.  (109p)

세상의 모든 엄마는 걱정쟁이입니다.
소중한 내 아이의 엄마라서 걱정쟁이입니다.
(127p)


<그림책이 있어서 다행이야>를 통해 다양한 그림책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림책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그것보다 좋았던 건 이 책을 통해 엄마대 엄마로써의 소통을 할 수 있고 공감을 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엄마가 되면서 변화된 나의 상황과 엄마가 되고 나서 알게된 많은 감정들과 점점 잃어가고 있던 '나'라는 자리도 함께 찾아나가면서 지켜야함을 알게 되었다.

"서툴러도 괜찮아."
"애쓰고 있다. 잠깐 쉬어가렴"


오늘도 아이들과 정신없이 생활하면서 혼이 빠졌을 내 자신에게 스스로 위로해주고 쓰담쓰담해줍시다!

그녀가 소개하고 있는 시인 손세릴아의 <곰국 끊이던 날> 라는 시 한구절을 소개하며 글쓰기를 마칠까한다.

뼛 속까지 갉아먹고도 모자라
한 방울 수액까지 짜내 목축이며 살아왔구나
희멀건 국물
엄마의 뿌연 눈물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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