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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깊이 생각할 뻔했다
카레자와 카오루 지음, 박현아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날마다 좌절과 후회로 이마에 주름을 백만 개 생긴 당신에게....
생각을 멈추면 정신이 건강해진다.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작품을 본 그녀는 어떤 말을 했을까?라는 상상을 하게 만드는 책.
초긍정 아이콘의 선두 주자이면서 멘탈 강화를 통한 우리의 정신 건강을 돕고자하는 그녀의 일념과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볼 수 있는 책.
이름하야 <너무 깊이 생각할 뻔 했다>
무슨 공식같이 반복되는 어구라고 해야할까?
'~~하지만~~~하기는 싫어'
중독성이 있어 이 책에 나와 있는 딜레마만이 아닌 나만의 다른 딜레마도 이 공식에 대입하여 생각해볼 수 있는 묘한 매력이 담긴 이 말만으로도 일단 재미있지 않을까 상상해보게 했다.
우리는 살면서 딜레마에 빠질 때가 많다.
그때 이걸 했다면 어땠을까? 안했다면 어땠을까?
분명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렇기에 날마다 고민하고 좌절하거나 후회하기도 하면서 뿌연 안개 속을 달리듯 가시거리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았음에도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속도를 유지하며 달린다.
나만 조심하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돌발 상황과 타인에 의한 사고에 맞딱뜨리면서 당황하게 되고 예상치못한 결과를 맞게 될 때가 있다.
그렇게 고민했건만, 조심했건만, 그래서 힘들었건만...
멘탈이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임을 인지하게 되면서 오는 후폭풍은 나의 정신 건강을 송두리째 빼앗아갔다.
정신 건강의 붕괴로 연쇄적인 도산이 일어나듯 나의 삶이 무너지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되었고 다시금 멘탈을 강화시키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으며 현재도 그 노력은 진행형에 있다.
이 책은 카레자와 카오루라는 만화가이자 칼럼니스트인 그녀의 초긍정 정신 건강 에세이이다.
나는 에세이를 읽다보면 글쓴이의 성향이나 마인드, 삶을 살아온 방식 등을 볼 수 있어 좋아한다.
글이 곧 말과 같다 여겨질 때도 있기에 단순히 글로 표현된 이야기들이지만 그 사람과 마주하며 대화를 하는 듯, 책 속에 담긴 저자와 호흡을 하며 책을 읽다보면 작품에 빠져들면서 더 재미있고 혼자 머릿 속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도 한다.
처음 책을 읽기 위해 책장을 넘기다 순간 이 책이 만화로 구성된 에세이인가라는 생각을 했다.
짧지만 강한 어필감을 느끼게 해 준 그녀의 만화는 늘 결심과 좌절, 자기 혐오와 자기 긍정 등을 반복하는 우리네 모습으로 그녀가 이런 우리의 멘탈 강화를 위해 어떤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을지 궁금함을 갖게 했다.
깊이 생각하지 말고, 냉정하게 생각하자.
뭐야? 다른 책들과 크게 다른 게 없는거야?
물론 사람에 따라 받아들임이 다르겠지만 그녀의 이 책은 나에게 여느 정신 건강 관련 책과는 다르게 느껴졌다.
서슴없는 표현과 게으르고 제멋대로라고 생각했던 행동도 쿨하고 올바른 행동이였다고 자기 긍정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러지 못했기에, 지금도 그러지 못하고 있지만 마음만은 그러고 싶어서인지 초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그녀의 모습과 표현이 때론 나와 맞지 않아 거부하기도 했지만 읽는 동안 유쾌하면서 나의 정신 건강을 위해선 자기긍정과 덜 고민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하게 했다.
이미 저지른 일을 돌이킬 수 없듯이, 하지 않은 일을 당시로 돌아가 다시 할 수는 없다. 그러면 바닥에 물을 엎지른 자신을 탓하기보다 바닥에 물을 엎질러 기부한 자신을 칭찬하는 편이 낫다. 이미 엎질러진 물을 다시 담는다고 한들, 물통만 더러워질 뿐이다. 엎지른 물은 다시 담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프롤로그 중에서)
'한턱 내지 않는'것은 인색하지 않다. 그것은 '나는 한턱 쏘는 행위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겸허함의 발로이다. 그런 인간은 하던대로 분수를 파악하고, 신의 은혜를 엎드려 고개를 숙이며 최대한 감사를 바치고 기쁨의 눈물을 흘려야만 한다.
그리고 "내가. 이 몸께서 신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온다면 한턱내도 좋다. (104p)
제목만큼이나 내용이나 표현이 유쾌함을 넘어 뻔뻔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정신 건강을 위해서는 이렇게 툭툭 털고 생각이라도 이렇게 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