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온한 숨
박영 지음 / 은행나무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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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두려워하지 말고 앞으로 걸어나가.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말고 네가 가고 싶은 곳으로 걸어가, 제인.
(56p)

임선경이라는 자신을 들키지 않고 철저히 제인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기 위해 그동안에 몸에 뺀 모든 것을 버리고 발레 슈즈를 신고 피가 나 뭉그러질 것같은 아픈 발이지만 끊임없는 연습을 통해 성공과 명예의 가도를 달리는 그녀.
자신의 몸이 망가질까봐 모유 수유도 하지 않고 헬퍼인 크리스티나에게 자신의 딸인 레나를 맡기고 오로지 무용수로써의 성공을 위해 생활해왔다.
엄마의 사랑이 필요했던 레나가 자신의 방문 앞에서 울며 매달릴 때도 철저히 혼자만의 공간인 방문을 열어 주지 않았던 그녀를 이제는 레나가 외면하게 되는 상황에 되었다.

자신을 대신해 엄마의 역할을 해 온 크리스티나와 레나의 사이에 질투와 불안을 느끼고 있던 그녀에게 결코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을 들춰서 자신의 일상마저 흔들리게 만드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그의 이름은 안무가 텐이였다.

이들의 얼히고설킨 관계와 소설 속 인물들의 심리를 잘 그려내면서 무용이라는 소재를 이용해 눈으로 직접 보지 않음에도 섬세한 표현으로 인해 머릿 속으로 그 모습을 그려봄으로써 소설에 더욱 빠져들게 만들었다.

한 여자의 욕망과 배신 그리고 방황의 모습과 한 남자의 증오와 분노 등 인물들의 감정과 춤 사위에 있어서의 과감한 묘사는 작품에 빠져들게 하는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그녀는 삶은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던걸까?
안온했던 그녀의 일상을 뒤흔드는 불온한 숨의 기억과 육체와 영혼이 하나되어 인간의 몸짓으로 표현되어지는 춤을 언어로써 우리에게 전달해내고 있는 <불온한 숨>은 다소 무겁고 어두운 면이 있었음에도 가독성은 좋았던 작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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