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 아름다움을 쓰다 : 기본편
정혜선 지음 / PUB.365(삼육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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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캘리 아름다움을 쓰다

예술분야와는 전혀 상관없는 중환자실 간호사였던 그녀, 병원에서 삶과 죽음을 봐오면서 어느 날 자신만의 삶의 의미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처음에는 가죽공예를 배우러 다니다 우연히 캘리그라피를 만나게 되었단다.

그런 그녀의 책 속의 작품들을 보면 손재주가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양하면서도 이쁜 캘리그라피를 볼 수 있다.
그저 부러운 마음으로 작품감상과 그녀의 조언이 담긴 글을 읽어나간 나는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고 덮으면서
"역시 계속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연습에 연습을 해야하는구나!"
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뭐든 내 몸에 익숙해지고 습관화되게 하기 위해서는 인내심을 가지고 계속적인 연습이 필요하다.
운전을 처음 배울 때도 그랬다. 무섭고 두려워도 매일 조금씩이라도 차를 몰고 나가서 운전을 해 봐야 내 몸에 배이고 잘 못하면 어쩌지라는 두려움이 사라지는 것처럼 손글씨 역시도 매일 조금씩이라도 연습하는 것이 중요한 것같다.

요즘에는 손글씨나 색연필,싸이펜 일러스트와 관련된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다.
이러한 것들은 지친 마음에 위로가 되고 뭔가에 집중을 하다보면 힘든 순간을 잠깐이라도 잊기에 좋은 힐링수단인 것같다.

어느 날 지역축제에 갔다가 우연히 캘리그라피체험장이 있어 들렀다 그곳에서 다양한 글씨체와 그림이 그러진 캘리그라피작품을 보고는 매료되어 한번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에 무작정 도서관에서 캘리그라피책을 빌려오고 펜을 사와서는 연습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마음처럼 잘 되지 않아 아이가 조금만 더 크면 제대로 배워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중 「캘리 아름다움을 쓰다」라는 책을 만났다.


이 책은 캘리그라피의 개념정의부터 필요한 준비물과 구입방법, 올바른 자세와 붓을 잡는 방법 등 기본적인 요소들에 대해 찬찬히 알려주고 본격적인 연습파트로 들어가는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운동이나 뭔가 취미생활을 하려고 할 때 꼭 장비를 풀 세트로 갖추고 시작해야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도 예전엔 그랬다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 이번에는 맛보기를 위해 저렴하게 준비물을 마련하여 저자가 알려주는 포인트를 숙지해서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좋아하고 배우고 싶었던 캘리그라피라 그런지 책을 읽는 동안이나 책을 보고 따라 쓰면서도 지루함을 느낄 틈도 없이 만족스러운 작품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 나아지는 글씨체를 보면서 혼자 좋아하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캘리그라피를 하는데 첫 단계는 다른 사람의 글씨를 비슷하게 따라 쓰는 것입니다. 이 단계가 되면 붓이 어느 정도 손에 익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춘다면 평생 남의 글씨만 따라 쓰게 되겠죠.
최종목표를 나만의 캘리그라피 서체를 개발하는 것으로 잡아보세요. 내 글씨의 고유한 결, 개성을 살리고 부족한 부분은 보충한다면 세상에 단 하나뿐이 본인만의 캘리그라피 서체를 만드실 수 있습니다.
- 책에 들어가기 전에

 

 

 

 

 
도구에 따라, 서체에 따라 같은 글자라도 다른 느낌을 줌을 보여주고 본격적인 서체익히기에 들어간다.

캘리그라피는 선과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감정선을 찾고 적절한 배치를 통해 공간을 구성하면 무한한 캘리그라피의 아름다움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다양한 선 연습과 함께 7가지 공간 법칙을 적용해서 직선, 전통, 귀연, 달콤한, 날쌘, 흘린 글씨 등 다양한 서체를 쓸 수 있는 방법과 팁(Tip)을 알려주고 있다.

 

 


책의 중간 중간에는 작가의 이야기편이 있는데 여기에서는 캘리그라피와 관련한 전시회, 공모전, 플리마켓, 행사활동, 재능기부 등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림과 함께 인 캘리그라피 작품은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었다.
캘리그라피를 잘 쓸 수 있도록 유용한 정보를 적어놓은 「캘리 아름다움을 쓰다」를 통해 저자가 알려준 팁을 숙지하면서 계속적으로 쓰는 연습을 하다보면 나중에는 나만의 캘리그라피 서체도 만들 수 있겠다는 희망과 함께 아이와 함께 연습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스마트폰QR코드 어플을 찍어 무료동영상을 통해 글이 아닌 영상 속의 실제 글을 쓰는 모습을 볼 수 있기에 조금은 더 쉽고 친숙하게 캘리그라피를 적합할 수 있었다.

 

 

 

 


붓과 화선지가 없는 관계로 집에 있는 재료를 활용해서 따라 써본 캘리그라피...
계속 연습하면서 힐링도 하고 점점 나아지는 글씨체를 만들어가도록 해야겠다.
글씨가 이쁜 사람을 부러워만 하지말고 이쁜 글씨를 쓰고 싶은 이들에게 정혜선작가의 「캘리 아름다움을 쓰다」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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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료되었습니다 - 영화 [희생부활자] 원작 소설
박하익 지음 / 황금가지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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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범에게 내릴 수 있는 가장 완전한 심판은 무엇인가?

가끔 생각했던 적이 있다.
원한에 의한 살인, 묻지마 살인, 우발적 살인, 계획적 살인 등 범죄로 인해 희생된 이들은 한을 품고 있을텐데 왜 자신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원혼이 되어 그들을 처단하러 오지 않는 것인지... 자신을 살인한 이들의 꿈에라도 나와 숨통을 조이고 죄책감에 피가 마르도록 하지 않지 않는 것인지....

가끔 어른들도 진상 짓을 하거나 극악무도한 이들을 볼 때면
" 귀신은 뭐하나 몰라 저런 인간 안 잡아가고" 라며 말하곤 했다.

매체들을 통해 살인소식을 들을 때면
분노와 안타까운 마음에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이번에 만난 작품인 박하익작가의 「종료되었습니다」는 나의 이런 생각을 담은 내용으로 읽고 난 후에는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어느 날부터 억울하게 죽은 살인 사건의 피해자가 생전의 모습으로 되살아나서 자신을 살해한 가해자를 직접 죽인 후 소멸하게 되는데, 이런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을 RVP라고 하고 되살아난 이들을 RV라고 불렀다.
주인공 진홍은 7년전 길거리에서 날치기범에게 어머니가 무참히 살해당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고 큰 충격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런 그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는데 그건 바로 죽은 어머니가 다시 살아나 진홍앞에 나타난 것이다.
한없이 여리고 다정했던 어머니
하지만 자신 앞에 나타난 어머니는 모습은 생전의 그대로이지만 어딘지 모를 이상한 느낌을 주는데...

그런데 일이 벌어지고 만다.
자신을 죽인 살인범들을 죽이고 나면 소멸하는 환세자와 달리 진홍의 어머니는 진홍을 죽으려 달려들게 되고 그로 인해 진홍은 어머니를 죽이려한 살인범이라는 누명을 씌고 어머니와 함께 체포되게 된다.
억울함을 호소하며 어머니의 안위를 걱정하는 진홍으로 인해 수사관계자들은 혼란에 빠지고 진홍의 어머니를 오작동을 일으킨 살아있는RV라 여기고 실험을 하려하는데.....
과연 진홍과 관련한 7년 전 일어난 사건의 충격적 진실은 무엇일까?

진홍의 어머니가 아들인 진홍을 공격하는 대목, 불법체류자인 중국인 살인용의자와 경찰 사이의 격투신, 피해자와 가해자의 대면 장면 등 일촉즉발의 상황이 연출되는 부분에서는 숨조차 쉬기 힘들 정도로 긴장감이 들었고, RVP현상을 설명하며 그들의 등장과 활약이 나오는 부분에서는 섬뜩함도 느꼈다.

소설의 초반부를 읽으면서 함무라비 법전이 생각났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즉 동해보복법
이들의 행위는 '목숨은 목숨으로 갚아라'와 같이 자신이 당한만큼 돌려주고 가겠다라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인간의 죄와 벌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였다.

도대체 무얼 믿고 무얼 잊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어머니를 구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국정원에 갇힌 어머니가 진짜인지 아닌지. 나 자신은 정말로 결백할까. 목이 졸린 기분이었다. 숨을 쉴 수가 없다.
- 94p

"진홍아, 용서는 남을 위한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한 거란다. 나는 네가 예전의 너로 돌아왔으면 해. 그 시절의 너로 말이야. 범인이 죽었다면 이제 그만 원한을 놓아 버려라. 어머니도, 다른 누구도 아닌 너 스스로를 위해서.....
용서는 스스로를 구하는 유일한 길이란다."
- 160p

대체 RV는 무엇인가
RVP는 정말로 AI 기술 발전의 도움을 받아 탄생한 21세기적 마법일까.
- 223p

믿기 어려울 뿐 아니라 있을 수도 없는 이색적인 주제의 작품인 「종료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죄와 벌에 관한 사유를 던지는 묵직한 미스터리 소설이라 소개하지만 미스터리와 SF적 결합의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작품이 담고 있는 철학적이고 반전의 요소들로 인해 흐름을 끊지 못하고 계속해서 읽어나가게 하는 작가의 필력을 느낄 수 있었다.

끝을 맺고 책장을 덮고도 먹먹함과 묵직함으로 한 동안 멍한 상태로 있다가 얼른 짧게라도 느낌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글을 쓰고는 마무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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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도 퇴근이 필요해
케이티 커비 지음, 박선령 옮김 / 살림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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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끼리 만나면 하는 말이 있다.
"육아도 퇴근이라는 게 있다면...."
정답도 없고 늘 새로운 미션으로 당황스러움과 정신 못차림을 주는 육아
그렇다고 힘들기만 하냐? 그렇지도 않은 것이 아이가 보이는 웃음과 애교는 이제까지의 황당함과 힘겨움을 잊게 만드는 마법을 지녔기에 계속해서 망각하고 육아를 해나갈 수 있는 것같다.

여기 제목만으로도 엄마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을 수 있는 책이 있다.
「육아도 퇴근이 필요해」 일명 육퇴

전업맘도 워킹맘도
때론 아빠에게도
육퇴 후 즐기는 한 잔의 여유가 필요하다!

이제껏 육아관련해서 전문 육아지식이 담긴 육아서나 국내파워블로거들이 쓴 책들을 읽어보았는데 처음으로 외국 작가가 쓴 자전적 에세이형식이라고 할까 자신의 리얼육아스토리를 담고 있는 책을 읽게 되었다.


 

 

 

 

 


소셜 미디어 전략가, 작가, 그림 그리는 사람, 축하 카드 제작자인 케이트 커비는 30대중반(어쩌면 후반)의 두 아이의 엄마이다.
그녀는 직접 낳은 아이들은 아기 옷 브랜드 카탈로그에서 보던 아이들과 달랐고, 이런 총체적인 불공정성을 폭로하는 블로그를 시작했는데 어떤 사람은 그녀의 블로그를 좋아하면서 재미있다고 하지만, 어떤 이는 그녀가 불쾌하고, 입버릇이 나쁜 알코올 중독자며, 그림도 제대로 그리지 못한다고 비난한다.
후자의 경우는 책을 읽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기대와 달리 막상 읽어나가면서 공감이 되는 부분도 있고 거침없는 표현에 있어서는 다소 문화적인 차이로 이해해야 할까? 아님 성향의 차이로 이해해야 할까? 라는 불편한 마음이 들게하는 면이 있었다.

나의 정서와는 조금 맞지 않은 부분들이 있지만 이는 지극히 저자의 사적인 리얼육아스토리를 이야기 하는 것이기도 하기에 걸러서 읽고 이해하기로 했다.

서문부터도 남다르다.
아이를 사랑함에는 틀림이 없으나 그 표현에 있어서는 거침이 없었다.
나의 느낌으로 이야기하자면 센 언니 스타일이랄까?

임신과 출산 그리고 출산 후의 모유수유와 밤잠을 설치는 모습과 아이의 탄생의 기쁨과 함께 찾아온 일상의 변화로 인한 우울함 등은 나 역시도 겪었고 힘겨운 시간을 보냈기에 이해가 되었다.
다만 그 과정을 지내오면 느낀 감정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긴 했지만 그래도 쉽지 않은 현실이였음을 말하는 그녀의 리얼 육아 스토리

부모가 되기 위한 첫 번째 시도를 쉽다고 여기는 사람이 과연 있을지 모르겠다. 부모가 되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첫 아이에 대해 아주 느긋한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지라도 말이다. 그 감정을 설명하거나 미리 대비하는 건 불가능하다. 아주 멋지지만 동시에 큰 짐이되기도 한다. 자랑스러움과 사랑과 흥분으로 가득 찬 가슴이 둘로 갈라진 것처럼 느끼기도 한다.
- 61p


사실 육아의 99퍼센트는 그냥 즉흥적으로 대처하는 것이라는 그녀의 말은 100% 공감한다.
육아는 짜놓은 각본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늘 돌발상황이라는 게 존재하며, 아이도 독립된 개체이다보니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기에 그때 그때 즉흥적으로 해 나가야하는 각본없는 드라마와 같은 것이다.

아이로 인해 인간관계에도 변화가 생긴다.
또래들이 많이 모이는 공간 속에서 또래엄마들과 육아와 관련한 에피소드들을 이야기하다보면 동지를 만난 것처럼 사회에서는 쉽게 형성되기 어려운 연합집단이 형성되게 된다.
그러면서 서로의 힘겨움을 공유하다보면 어느 새 동지애까지 생기게 되는 육아...
그녀도 그런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자기주도성이 생기는 시기가 오면서 겪게 되는 엄마의 힘겨움을 토로하는 부분에서 또 그녀의 거침없는 표현을 볼 수 있다.

낮잠을 자지 않으려는 아이와의 실갱이, 취침시간의 소동, 두 아이를 키우다보니 그들 사이에 생기는 말싸움의 주제, 아이와 떠나는 휴가 등에 대한 부분을 보면서는 '우리집만 그런게 아니구나'라는 위안 아닌 위안이 들었다.

아이와 떠나는 휴가를 '지옥휴가'라 말하며 평소와 똑같은 난장판으로 장소만 바뀐 것이라는 부분은 아이와 여행을 다녀본 이들이라면 공감백배일 것이다.
나도 여행준비부터 가는 동안의 돌발 상황, 식사시간, 숙소에서의 생활 등 모든 것이 예상과 다른 모습에 당황하기도 했던 추억(?)이 있다.

부모님과의 '그때와 지금'을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는데 나 역시도 부모님들과 이야기할 때 "그때는 그런 것도 없었는데 요즘 우리 애들은 좋아졌어."라고 말하며 웃었던 기억이 났다.

이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지금 우리 아이들과 생활하며 일어나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이 나라불문 가정불문하고 '우리만 그렇게 사는 것이 아니구나' 내지는 '나만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것은 아니구나'라는 것이다.

요즘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너무 잘하려는 엄마가 되지 말자.'
잘하는 것의 기준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기에 늘 아이들을 대할 때면 부족함에 때론 힘겨움에 감정기복이 생겨 하루에도 몇 번이 오르락내리락 하는데 그렇지 말자고....
정답이 없는 육아 이제는 요령도 피우면서 퇴근은 없지만 돌아보면 쓸 수 있는 찬스들을 쓰며 가끔이지만 나만을 위한 휴식시간을 가져보자고....
그리고 육아에 있어 비교, 자책, 죄책감은 갖지말자고...

세상에 완벽한 부모는 없다 여기며 '나 잘하고 있다.' 스스로 토닥이면서 엄마들과 육아휴직을 낸 아빠들여 으샤으샤합시다.

'완벽한 육아'를 꿈꾸지만
완벽하게 불완전한 모든 부모를 위한 통쾌한 이야기
「육아도 퇴근이 필요해」

나만 아이들에게 이러나? 우리 아이만 이러나? 등 육아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라면 한 번 읽어봐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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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밀레니엄 (문학동네) 1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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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총 10권으로 기획된 '밀레니엄 시리즈'를 3권으로 탈고한 것 중에 첫 번째 권인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의 긴 서사의 읽기를 마쳤다.
틈새독서로 인해 긴 시간동안 책을 읽을 수 없었기에 뒷 이야기들을 궁금해하면서 몇 일에 걸쳐서 읽었기 때문이다.

사실 처음부터 몰입이 잘 된것은 아니었다.
미카엘의 재판판결이 날 때까지는 그저 단조로운 작품이라 여기며 읽어나가다 미카엘과 헨리크의 만남, 두 사람사이의 거래가 성사되면서부터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절정은 그 유명한 리스베트와의 첫 만남을 통해 두 사람이 공조하여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으로 그 부분에서는 한장 한장 넘기면서 숨 조차 쉴 수 없을 정도로 그들에게 몰입되어 함께 사건을 파헤쳐 나가고 있는 내 자신을 볼 수 있었다.

한 남자에게 해마다 어김없이 배달되어오는 의문의 커다란 우편 봉투 그 속에는 압화된 꽃이 들어 있었으며, 해마다 그 종류도 달랐다.
그 꽃들의 수수께끼로부터 사건이 시작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건 하나의 복선에 불과했다.

시작은 미카엘이 벤네르스트룀이라는 유명 경제인의 비리를 밝히려다 도리어 명예훼손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기자로써의 신뢰성에 오점을 남기고 자신이 몸담고 있는 잡지사인 「밀레니엄」에 타격을 입는 게 되는 것이다.
그런 그에게 헨리크라는 방에르그룹의 총수가 거액의 조건으로 접근해오고 대신 자신의 손녀인 하리에트 방에르의 실종사건을 파헤쳐달라고 제안한다.

미카엘은 단순한 실종사건으로 너무도 오래된 일이라 파헤쳐도 뭐 나올 게 없을 거라는 생각에 가볍게 생각했던 그 사건이 파헤치면 파헤칠 수록 양파껍질 까듯 새롭고도 놀라운 사실들이 밝혀지게 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한 소녀의 실종사건에서 시작된 그의 탐사가 생각지도 않은 여성들의 연쇄살인이라는 범죄사건으로 변모하면서 미카엘은 자신의 능력으로는 역부족임을 느끼고 보조조사원을 고용하게 되는데 그녀는 바로 악마도 부러워할 실력의 해커인 리스베트 살란데르

두 사람의 명콤비로써의 탐사로 인해 엄청난 사실들이 밝혀지며, 그 중심에 '여자를 증오하는 남자들'이 있었으니 그들에 의해 자행되는 극악무도한 행각은 과연 세상에 공개될 수 있을 것인지....

생명의 위협까지 받는 미카엘과 리스베트
그들은 과연 끝까지 사실을 밝힐 수 있을 것이며 실종된 소녀의 행방도 찾을 수 있을지 갈 수록 흥미진진해지는 전개로 한 순간도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게 하는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시리즈' 1권 「여자를 증오하는 남자들」

소설 속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나오며 그들에 대한 간단한 소개는 책 앞부분에 친절하게 제공되고 있다.
그들 중 단연 돋보이는 인물은 소설의 중심축을 이루는 두 사람인 미카엘 블롬크비스트와 리스베트 살란데르

미카엘은 예리하면서도 순진한 면모도 있으나 기자로써의 직업의식도 투철하여 정의를 위해 끝까지 싸워나가며 진실을 밝히는 노력하는 인물이다.
그런 그가 이번 작품에서는 기자로써의 진실표명이냐 개인적인 친분에 따른 사건은폐냐 라는 기로에 서서 고민하는 모습은 또 다른 볼 거리이기도 했다.

리스베트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면모를 보이며, 세상과 담을 쌓고 자신만을 믿는 미스터리한 인물이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만큼은 완벽하게 해내며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능력 또한 지니고 있어 미카엘을 놀래키는 모습들을 보이고 있다.
그런 그녀가 미카엘에게만큼은 다른 면모를 보이며 조금씩 변화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이기도 했다.

리스베트는 그에게 모호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무슨 일이든 다 뒤져보려 하는데다 급기야는 자기의 사생활까지 알고 싶어하는 그가 짜증스러운 건 사실이었지만... 함께 일한 시간은 나쁘다고 할 수 없었다. 누군가와 같이 일한다는 것, 예전에는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치는 일이었다. 하지만 기이하게도 그와는 조금도 힘들지 않게 해나갈수 있었다. 그는 잔소리도 늘어놓지도 않았으며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려 들지도 않았다.
- 590p

미카엘은 절망스러운 심정이었다.
기자생활 수십 년간 자신이 해온 일이 무엇이었던가. 다른 사람들이 감추려는 사실을 고발하는 일이 아니었던가? 더구나 마르틴의 지하실에서 자행된 끔찍한 범죄를 은폐한다는 건 자신의 직업윤리가 도저히 허락하지 않았다.
그에게 이 직업의 기능은 바로 자신이 아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밝히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금까지 진심을 전부 밝히지 않는 동료기자들을 비난해왔었다.
그런데 지금 자신이 전대미문의 음울한 음폐사건의 한가운데 서게 된 것이다.
- 601p

소설 속에는 사회상도 반영되는데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스웨덴의 복지국가로서의 이면에 숨어있는 여성에 대한 폄허와 여성범죄의 심각성, 기업비리 및 스웨덴 경제에 대한 비판 등 다양한 작가의 고발의식을 담겨내는 듯했다.

스웨덴의 사회 고발 전문 기자인 스타그 라르손 작가의 필력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판에 박힌 틀에서 벗어나 미스터리한 면모를 담아내면서 리스베트와 같은 개성강한 캐릭터의 창조로 독자들을 매료시킨 그의 '밀레니엄 시리즈'는 중독성이 강한 작품임에 틀림이 없었다.
갑작스런 작가의 죽음이 안타까울 뿐이며, 나머지 시리즈에서의 미카엘과 리스베트 콤비의 활약상도 기대되면서 방대한 양의 책이였음에도 지루함없이 숨가쁜 전개로 읽는 내내 즐거웠다.
다음시리즈가 기대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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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령군, 망국의 요화
임나경 지음 / 밥북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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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일개 무당으로 조선을 쥐락펴락했던 망국의 불씨 진령군
왕과 왕비, 나라를 홀린 무당 비선실세의 권력놀음과 암투

소설가, 각본가, 역사칼럼니스트 이자 예술가라고 소개하시는 임나경작가님의 「진령군, 망국의 요화」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또 다시 반복되는 불행을 맞지 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학창시절부터 역사 시간에 숱하게 들어온 말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말의 의미를 잊어버린 채 매번 모습을 달리하며 다가오는 역사의 불행을 막지도, 피하지도 못했습니다.
- 작가의 말

처음 이 책이 소개되었을 때 '진령군 이성녀'라는 인물이 궁금했으며 가장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작가님의 역사관이 나에게 크게 자극을 주었기 때문이다.
잘못한 과거를 반성하고 현재에는 그것을 반복하지 말아야함에도 우리의 역사는 늘 그러지 못하고 반복되고 있으며 권력의 남용으로 고통받는 이는 언제나 국민이였다.

"내가 바로 푸닥거리 한번으로 이 나라의 운명을 바꾸고 전하와 중전마마가 가장 아끼는 조선 최고 무녀 진령군이다.!"

그녀의 손아귀에서 왕과 왕비 뿐 아니라 권세가들도 놀아날 때 가장 고통받는 이들은 바로 민초들이였다.

「진령군, 망국의 요하」
소설은 1인칭 화자의 관점에서 서술되고 있다.
화자는 바로 관왕묘 화랭이 길생
사람들은 그를 그렇게 불렀다.
그는 파락호의 자제로 얼굴이 반반하게 생겨서는 여인네들을 꽤나 울린 인물로 진려군 이성녀의 곁에서 몸시중을 드는 역할을 한다.
그렇다고 그런 생활이 좋아서라기 보다는 생계를 위함으로 그녀의 최측근이라 할 수 있는 인물이다.
역겨운 생활을 하며 그녀의 극악무도한 행실과 왕과 왕비를 농락하여 자신의 배를 부리고 가련한 백성들의 고혈을 빨며 제 배만 불리는 사악한 요물의 모습을 보며 그 생활에서 몇 번이고 벗어나고자 하나 그녀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
그런 그에게 민영준대감이 찾아와 '진령군 이성녀를 사냥하라'라는 거래를 제안하고 그의 제안을 수락하며 그의 첩자노릇을 하게 된다.
그녀를 사냥하려면 그녀의 약점을 잡아야하는 법, 그것은 매관매직으로 걸태질을 하며 뭔가를 기록해둔 작은 쪽빛 서질을 찾아서 민영준에게 넘기라는 것이였다.
그러나 쉽게 당할 그녀가 아니거늘, 그녀가 없는 틈에 그것을 찾기 위해 뒤지던 중 발각이 되어 신당에서 쫓겨나게 되고 누군가의 습격으로 죽을 뻔한 것을 왕비의 호위무사인 홍계훈에 의해 목숨을 건지게 된다.
길생은 그의 목숨을 살려준 홍대감을 위해 그녀를 무너뜨릴 수 있는 쪽빛서질을 넘기기로 하고 신당에서 같이 생활한 연비까지 이용하게 되는데....

민영준과 홍계훈의 '진령군 이성녀 사냥'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왕과 왕비를 등에 업고 의기양양한데 그녀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까?

소설에는 진령군 이성녀가 처음부터 요물과 같은 인물은 아니였음이 나온다.
어린시절 그녀의 어머니는 창우광대와 눈이 맞아 자신을 버리고 집을 나가서는 마음내킬때면 간간히 찾아오고 그녀는 무뚝뚝하고 살가운 사람은 아니지만 할머니 밑에서 자란 무녀였다.

과거를 회상하며 모질고 밉지만 그래도 어미라고 집을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고 말하는 대목이랑 당골년이라는 이유로 마을에서도 천대를 받고 이루어지지 않은 첫 사랑으로 마음 아파하는 대목 등에서는 그녀에게 연민의 정이 느껴졌다.
그녀는 가난과 핍박 속에서 지내온 던 중 신의 힘이 아니라 인간의 간교한 술수로 단 한 번 찾아온 호기를 놓치지 않고 부여잡았고 그것으로 권력의 힘을 맛보게 되고 중전마마를 자신의 손아귀에서 쥐락펴락하면서 나라의 운명까지 뒤흔드는 '요물'로 변하게 되었다.

"우리네 인생사가 꼭 이 여름날 같지 않느냐? 버거울 정도로 모질게 뙤약볕이 내려쬐다가도 이내 불어오는 산들바람에 숨 한번 돌리고, 청명한 하늘을 보며 아리따운 꽃에 기뻐하다가도 심술궂게 쓸어버리는 빗줄기에 놀란 가슴 쓸어내리니 말이다.
나 또한 그러했느니라. 인생사 새옹지마라 하지만 기쁜 일보다 힘들고 가슴아픈 일들이 세상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게 만들었지."
- 50p

그녀의 이 말이 참 와 닿았다. 그리고 이 말 속에 세상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고 지금의 그녀가 되었음을 암시하는 말이 담겨 있는 것 같았다.

영민한 조선의 국모는 세자의 안위를 위해 천지신명께 정성스레 기도를 해준다는 진령군 이성녀의 말을 철썩같이 믿으며 주변의 측근들의  옳은 말은 들으려하지 않았다.

조선의 망국이 과연 '진령군 이성녀' 그녀 때문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소설을 읽으면 먹먹함과 답답함, 분노 등 여러 가지 감정을 느꼈다.
한 사람의 농간으로 나라가 흔들렸을까? 권력을 통해 자기 이속을 챙기려는 정치가와 사리분별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지도자 등 이들로 인해 빈틈을 보고 세력을 펼친 외세에 의해서 결국은 망국의 길을 걸은 것은 아닌지....

국정농단사건을 보면서 100여년전의 역사에서도 이와 같은 모습을 지닌 '진령군 이성녀'을 떠올려 각종 사료와 무속과 관련된 자료를 모으고 이야기를 구성하셨다는 임나경작가님
아픈 역사를 잊지 않아야만 또 다른 얼굴로 나타나는 역사의 불행을 막을 수 있다는 작가님의 마음처럼 나 역시도 그런 생각으로 우리의 아이들도 역사를 꼭 배워야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암기식 역사공부로 인해 아이들이 점점 역사를 배우기 싫어하는 경향이 있는데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라도 역사는 꼭 알아야하며 올바른 역사의식을 가져야한다고 생각한다.

「진령군, 망국의 요화」
이 소설은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단숨에 읽히는 가독성이 좋은 소설이다.
시대상을 드러내기 위해 고어를 재현하여 쓰고 있는데 뒤에 부록으로 고어사전이 있기에 참고하면서 읽으면 좋을 것이다.
한 인물을 통해 조선말의 시대상을 볼 수 있는 작품으로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작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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