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도 퇴근이 필요해
케이티 커비 지음, 박선령 옮김 / 살림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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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끼리 만나면 하는 말이 있다.
"육아도 퇴근이라는 게 있다면...."
정답도 없고 늘 새로운 미션으로 당황스러움과 정신 못차림을 주는 육아
그렇다고 힘들기만 하냐? 그렇지도 않은 것이 아이가 보이는 웃음과 애교는 이제까지의 황당함과 힘겨움을 잊게 만드는 마법을 지녔기에 계속해서 망각하고 육아를 해나갈 수 있는 것같다.

여기 제목만으로도 엄마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을 수 있는 책이 있다.
「육아도 퇴근이 필요해」 일명 육퇴

전업맘도 워킹맘도
때론 아빠에게도
육퇴 후 즐기는 한 잔의 여유가 필요하다!

이제껏 육아관련해서 전문 육아지식이 담긴 육아서나 국내파워블로거들이 쓴 책들을 읽어보았는데 처음으로 외국 작가가 쓴 자전적 에세이형식이라고 할까 자신의 리얼육아스토리를 담고 있는 책을 읽게 되었다.


 

 

 

 

 


소셜 미디어 전략가, 작가, 그림 그리는 사람, 축하 카드 제작자인 케이트 커비는 30대중반(어쩌면 후반)의 두 아이의 엄마이다.
그녀는 직접 낳은 아이들은 아기 옷 브랜드 카탈로그에서 보던 아이들과 달랐고, 이런 총체적인 불공정성을 폭로하는 블로그를 시작했는데 어떤 사람은 그녀의 블로그를 좋아하면서 재미있다고 하지만, 어떤 이는 그녀가 불쾌하고, 입버릇이 나쁜 알코올 중독자며, 그림도 제대로 그리지 못한다고 비난한다.
후자의 경우는 책을 읽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기대와 달리 막상 읽어나가면서 공감이 되는 부분도 있고 거침없는 표현에 있어서는 다소 문화적인 차이로 이해해야 할까? 아님 성향의 차이로 이해해야 할까? 라는 불편한 마음이 들게하는 면이 있었다.

나의 정서와는 조금 맞지 않은 부분들이 있지만 이는 지극히 저자의 사적인 리얼육아스토리를 이야기 하는 것이기도 하기에 걸러서 읽고 이해하기로 했다.

서문부터도 남다르다.
아이를 사랑함에는 틀림이 없으나 그 표현에 있어서는 거침이 없었다.
나의 느낌으로 이야기하자면 센 언니 스타일이랄까?

임신과 출산 그리고 출산 후의 모유수유와 밤잠을 설치는 모습과 아이의 탄생의 기쁨과 함께 찾아온 일상의 변화로 인한 우울함 등은 나 역시도 겪었고 힘겨운 시간을 보냈기에 이해가 되었다.
다만 그 과정을 지내오면 느낀 감정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긴 했지만 그래도 쉽지 않은 현실이였음을 말하는 그녀의 리얼 육아 스토리

부모가 되기 위한 첫 번째 시도를 쉽다고 여기는 사람이 과연 있을지 모르겠다. 부모가 되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첫 아이에 대해 아주 느긋한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지라도 말이다. 그 감정을 설명하거나 미리 대비하는 건 불가능하다. 아주 멋지지만 동시에 큰 짐이되기도 한다. 자랑스러움과 사랑과 흥분으로 가득 찬 가슴이 둘로 갈라진 것처럼 느끼기도 한다.
- 61p


사실 육아의 99퍼센트는 그냥 즉흥적으로 대처하는 것이라는 그녀의 말은 100% 공감한다.
육아는 짜놓은 각본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늘 돌발상황이라는 게 존재하며, 아이도 독립된 개체이다보니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기에 그때 그때 즉흥적으로 해 나가야하는 각본없는 드라마와 같은 것이다.

아이로 인해 인간관계에도 변화가 생긴다.
또래들이 많이 모이는 공간 속에서 또래엄마들과 육아와 관련한 에피소드들을 이야기하다보면 동지를 만난 것처럼 사회에서는 쉽게 형성되기 어려운 연합집단이 형성되게 된다.
그러면서 서로의 힘겨움을 공유하다보면 어느 새 동지애까지 생기게 되는 육아...
그녀도 그런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자기주도성이 생기는 시기가 오면서 겪게 되는 엄마의 힘겨움을 토로하는 부분에서 또 그녀의 거침없는 표현을 볼 수 있다.

낮잠을 자지 않으려는 아이와의 실갱이, 취침시간의 소동, 두 아이를 키우다보니 그들 사이에 생기는 말싸움의 주제, 아이와 떠나는 휴가 등에 대한 부분을 보면서는 '우리집만 그런게 아니구나'라는 위안 아닌 위안이 들었다.

아이와 떠나는 휴가를 '지옥휴가'라 말하며 평소와 똑같은 난장판으로 장소만 바뀐 것이라는 부분은 아이와 여행을 다녀본 이들이라면 공감백배일 것이다.
나도 여행준비부터 가는 동안의 돌발 상황, 식사시간, 숙소에서의 생활 등 모든 것이 예상과 다른 모습에 당황하기도 했던 추억(?)이 있다.

부모님과의 '그때와 지금'을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는데 나 역시도 부모님들과 이야기할 때 "그때는 그런 것도 없었는데 요즘 우리 애들은 좋아졌어."라고 말하며 웃었던 기억이 났다.

이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지금 우리 아이들과 생활하며 일어나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이 나라불문 가정불문하고 '우리만 그렇게 사는 것이 아니구나' 내지는 '나만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것은 아니구나'라는 것이다.

요즘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너무 잘하려는 엄마가 되지 말자.'
잘하는 것의 기준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기에 늘 아이들을 대할 때면 부족함에 때론 힘겨움에 감정기복이 생겨 하루에도 몇 번이 오르락내리락 하는데 그렇지 말자고....
정답이 없는 육아 이제는 요령도 피우면서 퇴근은 없지만 돌아보면 쓸 수 있는 찬스들을 쓰며 가끔이지만 나만을 위한 휴식시간을 가져보자고....
그리고 육아에 있어 비교, 자책, 죄책감은 갖지말자고...

세상에 완벽한 부모는 없다 여기며 '나 잘하고 있다.' 스스로 토닥이면서 엄마들과 육아휴직을 낸 아빠들여 으샤으샤합시다.

'완벽한 육아'를 꿈꾸지만
완벽하게 불완전한 모든 부모를 위한 통쾌한 이야기
「육아도 퇴근이 필요해」

나만 아이들에게 이러나? 우리 아이만 이러나? 등 육아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라면 한 번 읽어봐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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