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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스쿨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2
이진 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0월
평점 :
어째서 우리는 자꾸 스스로를 해코지하려 드는 걸까? 건 누구도 우리의 말을 들어 주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에게 ‘학교’라는 단어는 즐거움과 친구들과의 웃음 소리 가득한 그리운 곳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곳이기도 하고 계속해서 어두운 곳으로 숨고 싶은 곳이기도 할 것이다.
코로나 세대의 아이들에게는 더욱 학교라는 곳은 재미와 배움이 있는 즐거운 곳이라기보다 그저 의무적으로 가야하고 친구들이 있음에도 방역의 강화로 인해 마음껏 떠들면서 놀 수 없는 곳이 되었다.
그런 와중에 학교폭력을 당하고 있다면 ‘학교’라는 곳은 그들에게 ‘지옥’과도 같은 곳일 것이다.
학교폭력의 문제는 오랜전부터 있어 왔다. 갈수록 그 심각성이 도를 넘어서고 있으며 성인범죄보다 잔인함이 더해가고 있다.
피해자의 눈물 어린 호소를 무시한 채 그 강도는 높아가고 결국 궁지를 몰아 피해자가 모든 것을 포기하게 만들고도 죄책감이 없이 지내고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가해자를 볼 때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
하지만 법이 존재함에도 사실 청소년들에게는 관대하다. 가해자 부모 역시도 폭력이 일어났을 때 자신의 아이의 잘못을 꾸짖기보다는 더 큰 소리를 치고 무마하기 바쁜데 재력이 있을수록 더욱 그러하니 안타까움을 더해 울분이 치밀어 오를 때가 많다.
[마이너스 스쿨]은 다섯 명의 국내 작가가 모여 학교폭력과 관련한 글을 써서 모은 단편집이다.
학교폭력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자신들의 색깔을 담아 써 내려간 소설은 청소년과 폭력, 어둠의 세계 등을 다양하게 볼 수 있으며, 우리의 일상 속 어느 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글이 되어 이 소설 속에 집약되어 우리가 좀 더 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어려움에 처한 아이들이 보내는 메시지를 그냥 지나치지 않길 바라는 작가들의 마음이 담겨 있다.
학교에서 놀림을 당하는 아이가 괴로움에 극단적인 선택을 할려고 올라간 옥상, 결국 그 곳에서 한 언니를 만나지만 그 언니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님을 알고 그녀가 어쩌면 자신을 구해졌는지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 마음을 다잡게 되는 주인공의 이야기, 청소년끼리의 폭력만이 아닌 원조교제와 성매매 문제를 다루고 있는 <나비>는 실제로 심각한 문제임을 다시금 인식시켜 주고 있다.
힘없고 백 없으면 누명도 쉽게 썼다. 부잣집 아이의 말은 쉽게 믿는 반면, 가난하고 꾀죄죄한 아이의 말은 일단 의심하고 보는 어른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163p)
재력의 여부에 따라 형량이 달라진다는 말처럼 이는 어른들의 세계에서만이 아닌 청소년들의 세계에서는 그 여부가 더 크게 좌우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폭력 사건에서도 부모의 개입으로 인해 그 사건이 무마되거나 학교에서의 징계 여부가 따라지기도 함을 이 소설 속에서도 잘 담아내고 있다.
뿌리뽑히지 않고 그 강도가 점점 심해지고 있는 ‘학교폭력’과 관련한 아니 ‘청소년’문제와 다섯편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먹먹함과 안타까움, 분노가 들기도 했다.
아이를 키우고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하다 보니 두 가지 문제에 예민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청소년과 관련한 문제는 쉬쉬하거나 감싸기만 해선 안된다.
가정과 학교 그리고 사회가 연계되어서 청소년들이 올바른 길을 갈 수 있고 어느 때, 어느 순간에도 폭력은 용납되지 않음을 인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청소년만이 아닌 어른들도 함께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