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라서 좋아 - 혼자보다 함께일 때 더 행복한 이유
호시바 유미코 지음, 구사마 나오미 그림, 이현욱 옮김 / FIKA(피카)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요즘은 혼자서 무엇을 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혼영', '혼술', '혼밥' 등 새로운 신조어와 함께 하나의 문화로 정착하게 되어 마트나 음식점 등을 가도 혼자서 해 먹을 수 있는 양으로 포장된 상품이나 혼자 먹을 수 있는 공간으로 디자인이 된 곳이 많아졌다.

확실히 이전과 달라진 모습이다.
혼자서 밥을 먹거나 영화를 보거나 여행을 가는 등의 일은 어지간히 용기를 내지 않으면 안될 것같은 일이며,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였는데 지금은 혼자만의 시간을 방해받고 싶지 않기에 혼자서 행동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 반하는 제목의 <둘이라서 좋아>라는 책은 혼자가 아닌 둘이기에 할 수 있는 일들과 둘이기에 즐거울 수 있는 것과 둘이였기에 혼자가 되었을 때의 외로움과 소중함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저자는 우리에게 묻는다.
무언가를 해야 할 일이 있을때,
혼자서 해결하는 것과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좋으냐고....
어느 쪽에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그리고 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그 대답은 다를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혼자서 일을 끝내는 쪽이 더 가치있다 생각할 거라고 저자는 말한다.
예전의 나는 혼자 해결하는 편이였지만 결혼을 하고 육아를 하면서는 혼자 감당하기 힘들 때가 많아서인지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는 삶을 살게 되었다.

어떤 일이든 누구와 함께하느냐에 따라 다른 것같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평범한 일상도 특별한 순간으로 느껴지기에...

<둘이라서 좋아>는 얇은 책이지만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많은 메세지를 주고 있다.
둘이라서 할 수 있는 것에는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보게 하고, 둘이기에 "나는 너와는 달라"라며 다투기도 하고, 둘이기에 각자의 생활을 인정해주고 상대를 기다려주는 마음도 필요함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혼자일 때와 둘이 일 때 어느 쪽이 더 좋으냐는 이분법적인 질문을 내게 한다면 나의 답은 둘이였기에 혼자일 때를 그리워하기도 하고 그 시간이 소중했구나 생각할 수 있고, 둘이기에 함께라는 즐거움과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것으로 지금은 "넷이라서 좋아"라고 말하고 싶다.

혼자보다는 함께일 때 더 행복한 이유를 말하고 있는 <둘이라서 좋아>
때로는 혼자만의 시간도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지만 그래도 곁에 소중한 이들이 있어 버텨나갈 수 있는 점도 많기에 '함께라서 좋아'라고 오늘도 그들에게 말해본다.

하나보다는 둘
항상, 절대, 반드시는 아니지만,
둘이라서 좋아.
함께여서 행복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이름을 갖고 싶었다
김지우 지음 / 홍익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존재하지 않는 도시의 교외이고, 결코 쓰이지 않은 책에 대한 장황한 해설이다. 나는 아무도 아니며,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느낄 수도 없고, 생각할 수도 없고, 원할 수도 없다. 나는 완성되지 않은 소설 속의 등장인물이다. 나는 완성시킬 줄 모르는 어떤 자의 한 조각 꿈이 되어, 존재했었다는 과거도 없이 바람 속으로 날아가버린다. (190p)

소설에는 등장인물이 있다. 그 수는 적을 수도 많을 수도 있다.
등장인물에게는 인칭 대명사라 불리는 '그' , '나' , '너' 등이 아닌 각자의 이름이 있다.
하지만 완성되지 않은 소설 속의 등장인물들은 그 이름이 존재함에도 소설이 완성되지 못해 독자들에게 읽히지 못하여 그 이름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처럼 소멸된다.

처음 이 소설은 이색적인 제목에 이끌려서 읽게 되었다.
<나는 이름을 갖고 싶었다>는 제목만 보며 유추하기를 이름이 있음에도 삶 속에 자신의 이름이 아닌 누군가의 딸, 아내, 엄마 등으로 불리면서 느끼게 되는 존재적 상실감에 대한 이야기를 소재로 한 소설이라 여겼다.
그러나 소설을 읽어가면서 그러한 내용만은 아닌 듯했다.

김지우작가는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중 선생님보다는 작가님이라 불리고 싶다는 사실을 깨닫고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나는 이름으로 갖고 싶었다.
인간이라면 자신에게 어울리는 이름 하나는 가져야지 않나 (7p)

부모가 지어준 이름이 있음에도 그녀가 원하는 이름은 '소설가'
그런 그녀로 인해 수많은 이름이 탄생하고 그들은 또 다른 그녀이기도 했다.
닮은 사람이기도 하고 전혀 자신과 다른 사람들이기도 한 이름들이 그녀가 쓴 소설 속 등장인물로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는 것이다.

이 작품은 여러 편의 소설을 담고 있는 소설집이다.
작품에 따라 그 분위기가 다르며, 어떤 소설은 읽다가 빵 터지기도 하지만 대체로 이색적이면서도 어떤 부분에서는 내가 이해하기 난해한 면도 있었다.

그녀의 소설들은 목적지 없이 140번 버스를 타고 가다 썼다는 <140번 버스의 아이들>이라든지 태어나서 처음으로 미역국으로 끊인 뒤 한 시간 만에 썼다는 <완벽한 미역국을 끊이는 방법> 등 소설의 제목이나 탄생된 배경이 독특하다는 점도 그녀만의 특색을 보여주는 부분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 아는 내 이름이 아니라
그들이 불러주는 이름을 나도 갖고 싶었다."

이 문구가 이 소설의 출발이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이가 처음 방문을 잠근 날 - 자존감, 효능감을 높이는 독서처방전
최희숙 지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언젠가 아이가 방문을 잠그는 날이 오겠지라는 생각만으로 가슴이 답답해지는 요즘이다.
'사춘기', 누구나 자연스럽게 겪어가야 하는 하나의 관문이라는 생각하면서도 그 강도가 어떠하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며 아이와의 관계에도 많은 영향이 있기에 단순한 지나가는 과정 중 하나라는 생각보다 불안감이 엄습해올 때가 많다.

주변에서도 아이의 사춘기로 인해 힘든 시기를 보내는 엄마들이 많다보니 나 역시도 곧 닥쳐 올 아이의 '사춘기'에 대비하며 아이와의 갈등을 조금은 줄여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심리상담사이자 독서지도사로 20년간 독서를 통해 아이를 지도해 온 저자의 <아이가 처음 방문을 잠근 날>은 제목부터가 눈길을 끌었다.

아이가 걸어 잠근 문이 열리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시간의 축적이 필요해서가 아니고, 아이 마음의 정확한 지점을 제대로 들여다 볼 줄 몰랐기 때문이다. 그러니 누군가는 단숨에 또 누군가는 더 오랜 시간이, 더러는 닫힌 채로 살 수 있다. (중략)
그러면서 알게 된 것은 방문을 열기 위해 방문 앞에 서 있지 말고 내가 커야 한다는 것이다.
(서문 중에서)

저자 역시도 아이와의 혹독한 시간을 보냈으며, 그 긴 터널을 빠져 나오기까지 도서관에서의 많은 책들이 그녀를 일으켜세우고 버티게 해 주었다.

닫힌 문을 열고 들어가 시시비비를 따지기보다 몇 걸음 물러나 자기 내면의 문을 여는 데 마음을 써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자기 내면의 문을 여는 데 있어 독서는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이다.

그녀가 상황에 따른 자신의 이야기와 그 상황과 관련하여 소개하는 책과 그 속에 담긴 구절들을 읽고 있노라면 독서 지도를 통해 쌓아온 그녀의 내공을 느낄 수 있었다.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닌 그녀가 전하고자 하는 진심어린 조언이 느껴지기에 한 장 한 장 마음을 다해 읽어나갔다.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책들을 다 읽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내가 읽지 않은 책을 읽은 이가 소개하는 글을 보며, 알지 못해 읽지 못하거나 도전하기 쉽지 않아 포기했던 책들을 다시 보게 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독서를 통한 자기 성장을 통해 내면 속에 억눌린 자아를 위로하고 이해함에 따라 현실 속의 아이의 마음도 조금씩 들여다볼 수 있는 엄마의 모습으로 변화되는 것을 느끼고 있는 나에게 이 책은 더 공감이 되고 매력적인 책이였다.

자녀가 커갈수록 아이가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을 주지 못한 미안함과 내가 누릴 수 있었던 기쁨을 스스로 놓친 아쉬움이 커진다. 수많은 자녀교육서를 읽었지만 정작 내게 필요했던 건 할머니가 손주를 바라보는 여유 있는 시선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104p)

긍정이라는 말은 좋은 쪽으로 생각한다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보고 인정하는 것이다. '그것이 그러한 것'을 보고 받아들이는 모습이 긍정이다. 우리는 자녀에 대해서도 자신에 대해서도 편견 없이 긍정할 필요가 있다. (109p)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배우게 된 것은, 아이들은 자신에게 결정할 힘이 있다는 것을 알기만 하면 자신에게 유익한 걸 선택한다는 것이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가 겪고 있는 마음 상태를 잘 들여다보고 행동 뒤에 숨은 진짜 욕구가 무엇인지 알아차려 주는 것, 공감해주는 것, 고개 끄덕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지금 그걸 배워가고 있다. (130p)

아이가 잠근 것은 방문이 아닐 것이다. 소통이 되지 않음에 따른 마음의 문일 것이다.
정체성의 혼란과 그에 따른 감정 기복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되는 아이가 '사춘기'를 건강하게 보낼 수 있도록 함에 있어 중요한 것은 통제가 아닌 선택에 있어서의 자기 결정권이 아닐까?
그 결정권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과 효능감을 형성시킴과 동시에 책임감도 함께 따름을 알려주는 것이 필요함을 느끼며 부모로서 역할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아이가 처음 방문을 잠근 날>은 그저 자신이 읽은 책을 소개해주는 독서 지도서가 아니다. 자신이 읽은 책을 통해 새로운 시각과 자존감뿐 아니라 아이의 마음을 좀 더 살펴볼 수 있었던 저자의 삶의 방식과 독서 처방전을 담고 있는 책이다.
한 가지 바램이 있다면 훗날 나 스스로도 "참 괜찮은 삶을 살았다구나!"라고 인정해주며, 아이들에게선 "엄마가 우리의 엄마여서 다행이였어요."라는 말을 듣게 된다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퉁이 하얀 카페 심쿵 레시피 푸른숲 어린이 문학 9
박현정 지음, 신민재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에 말하지 않고 나의 마음을 알고 나에게 맞는 레시피로 편안함과 힐링감을 느끼게 해주는 카페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모퉁이 하얀 카페 심쿵 레시피>에서는 마음이 울적하거나 세상에서 벗어난 듯한 느낌과 말 못할 고민으로 힘들어하는 아이들의 마음과 생각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게 하는 마법같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총 4편의 이야기로 구성된 이 소설은 각각의 이야기같지만 주인공 아이들은 같은 반 친구들로 사건이 연결되며, 각자의 사정을 알지 못한 채 상처를 주는 일을 잘 그려내고 있다.
아이들 사이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글을 읽는 동안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면서 초등학교 딸아이의 학교 생활이 머릿 속으로 그려지기도 했다.

4편의 이야기 중 한 편인 동권이의 이야기를 잠깐 보자면

'됐고'라는 말을 자주 쓰는 동권이를 친구들은 '됐고 대마왕'이라 부른단다.
학예회 사회를 자신이 아닌 다른 친구이 보게 되었다고 심술이 난 동권이의 눈에는 학예회 행사의 모든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야구리그전에서 출전해야하는 친구가 출전하지않아 졌다며 그 친구와 실랑이를 하다 다치게 하는 뜻하지 않은 사고까지 치게 되었다.
그 사고로 동권이는 처벌을 받아야하는 위기를 맞는데....

우주 하니까 문득 카페가 생각났다. 가방을 뒤져 꼬깃꼬깃하게 접힌 광고지를 펼쳤다.

지붕 위로 우주가 춤추는 집!
모퉁이 하얀 카페를 찾으세요.
(74p)

과연 이런 곳이 있을까 하는 마음은 들지 어디라도 가서 속상한 마음을 달래고 싶은 아이들에게 지도 끝에서 하얗게 반짝이는 카페의 유혹은 강했다.

모퉁이 하얀 카페를 찾아간 동권이의 앞에 요리사 가운을 입은 누나가 나타나고 힘든 하루를 보낸 동권의 마음을 위로해주며, 말하지도 않았음에도 동권이가 좋아하는 피자와 매직 슬러쉬를 내놓으며 '환상의 짝꿍'이라 말한다.
허겁지겁 흡입하며 먹던 동권은 마지막 피자를 먹으려도 선유와의 피자 추억을 떠올리더니 자신이 다치게 한 선유를 찾아가야겠다 생각하며, 카페를 나서게 된다.
늘 그랬듯 카페은 자신의 임무가 끝나고 나면 마법처럼 사라지게 된다.

함께 나누면 행복하고 마음의 아픔도 치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음식과 동화가 닮았다고 생각하는 작가의 생각이 고스란히 담긴 이 책은 아이와 함께 부모들도 읽어보면 좋을 것같다.

작가의 상상에 의해 만들어진 마법같은 카페에서의 심쿵레시피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한 번쯤 그 곳에 가서 마음을 달래고 위로받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복하게 해줄게
소재원 지음 / 네오픽션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우리의 삶이 힘겨운 삶이라 여기지 않는다. 마냥 감사하며 살아왔다. 대출금을 밀리지 않고 살아감에 감사했고 월세를 매달 잘 내고 살고 있음에 감사했고 우리 가족이 함께 살아가는 것에 감사했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건 돈이 아닌 사람들이다.
(10p)

돈이 없어 힘든 삶을 살고 있다 생각했다. 하지만 돈이 없는 것도 그들의 잘못이 아닌 일을 하고도 제대로 대가를 주지 않은 사람들 때문에 돈이 없었던 것이였다.

운이 없다고 해야 할까?
어쩜 이리도 뺑소니를 자주 당해서 먹고 살기도 힘든데 몸도 마음도 힘들게 하는지...
이들의 평범한 일상을 빼앗는지...

'약자를 대변하는 작가' 소재원
그가 이번에도 약자를 대변하는 소설인 <행복하게 해줄게>를 출간했다.
소설 속 부부는 착해도 너무 착하다. 아니 착하다는 말로 표현하기도 부족할만큼 선한 마음을 가진 이들로 서로에게 더 주지 못해 안타까워하며 힘든 상황 속에서도 서로 위로해주며 괜찮다고 말한다.

이 소설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말은
"행복하게 해줄게"
고백을 할 때 사랑한다라는 말 다음으로 많이 하는 말이 이 말이 아닐까?
하지만 정작 이 말을 실천하며 서로를 이해해주고 사랑하면서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부부는 많지 않을 것이다.
특히 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대리운전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유연 아빠.
착한 심성의 그는 뼈가 붙을 새도 없이 또 다시 뺑소니 사고를 당하고 몸이 회복되기도 전에 직장을 구해 일을 하려한다.
밀린 월급을 받지 못한 그는 노동청의 도움으로 사업장의 사장과 합의를 하지 않고 자신의 밀린 급여를 받아내고 두번째로 당한 뺑소니범이 잡혀서 경찰서에 가서도 욕을 하기보다는 "왜 그러셨어요?"라는 말 밖에 하지 않는 그다.
답답한 캐릭터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소설 속 인물이라지만 현실 속에서도 이런 사람이 있다.
모질게 살아오지 못하고 그저 평범한 일상에 감사하며 살아오는 이들이...

부창부수라고 그의 아내 역시도 만삭의 몸으로 그의 병원비에 조금이라도 보태고자 부업을 하며 다쳐 아파서 힘든 남편이 자신에게 미안해할까봐 괜찮다고 말한다.

"행복하게 해줄게"라는 말이 이렇게 먹먹함을 느껴질 줄 몰랐다.
젊다면 젊은 작가인 그는 어떻게 이렇게 처절함과 먹먹함을 느끼게 하는 소설을 쓸 수 있는지... 모든 것을 경험한 것이 아닐 것임에도 이런 글을 통해 독자에게 울림을 준다는 사실에 그를 다시 보게 되었다.

<행복하게 해줄게>라는 소설을 읽으며 한때 이슈가 되었던 '크림빵 사건'이 생각났다.
만삭의 아내를 위해 크림빵을 사들고 가던 남자가 뺑소니 사고를 당한 사건.
그 사연이 소개되었을 때 안타까움을 느끼지 않은 이가 없다할 만큼 오래도록 기억에 남은 사건이였다.

그저 평범한 일상이 지루하다 말하는 이도 있겠지만 그 평범한 일상이 누군가에는 간절함이요, 특별함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였다.

단지 알아줬으면 좋겠다. 패배자로 살아오지 않았음을. 불합리한 일들을 당한다고 받아들이고 살았던 건 아니었음을. 우리 나름대로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며 작게나마 가족만은 지키고 살았음을. 그러니까 불행한 인생으로 낙인찍지 말아줬으면....(176p)

타인의 삶을 보고 자신의 기준에서 행불행, 낙오자 등으로 판단해선 안됨을 이 소설은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