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오늘도 사랑해
구작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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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오늘도 사랑해' 이 말은 우리딸이 나에게 늘 해주는 말이다.
나는 두 아이의 엄마이다. 내가 지금껏 살아오면서 나의 이름보다도 제일 많이 듣고 제일 많이 들을 말이 '엄마'가 아닐까 싶다.
세상의 모든 이들에게는 '엄마'가 있었고 있다. '엄마'라는 단어속에는 행복함, 희생, 인내 등 많은 의미가 담겨 있으며, 엄마이기에 행복하고 때론 힘겨움도 있음을 엄마가 되어보니 알게 되었다.

구작가의 '엄마, 오늘도 사랑해' 속에는 딸의 마음과 엄마의 마음이 모두 담겨있으며, 진솔하게 표현되어 있다.
작가 소개에도 나와있듯이 작가는 귀가 들리지 않는 자신을 대신하여 좋은 소리를 많이 들으라고 큰 토끼 베니를 그려 자신과 베니를 동일시하여 우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엄마라는 첫 만남'이라는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 토끼 한마리 앞에 밝게 빛나는 별이 서서히 다가오면서 그 별이 토끼의 뱃속으로 들어가 배가 점점 커지고 나중에는 엄마 토끼가 아기 토끼를 안고 있는 장면을 그림으로 표현한 부분이 나오는데 이는 임신과 출산의 장면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 같아 인상적이였다.

베니가 장애가 있음을 알고는 "저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거죠?"라고 절망에 빠진 베니엄마 하지만 이내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희망을 키우면서 난관을 헤쳐나가는 모습에서는 장애가 있는 자식이라도 받아들이고 자식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강인한 우리네 엄마의 모습이 담겨 있다.

특히 모든 엄마들이 아이가 '엄마'라는 단어를 처음 말하는 순간은 표현이 안될 만큼 가슴벅찬 순간인데 베니도 그런 벅찬 순간을 베니엄마에게 느끼게 해주는 부분은 감동적이였다.

엄마는 온 종일 저에게
한 단어를 몇 백번이나
말해줬어요.

어-엄-마-
드디어
'엄마'라는 말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 '엄마'라는 말을 하다 중에서

​'엄마'는 아이를 믿어주고 세상의 따뜻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역할을 하는데 베니에게도 엄마는 세상의 모진 풍파를 막아주는 방패가 되어 주고, 믿어주었고 언제까지고 기다려주는 사람이었다.

엄마는 저를 믿어주셨어요.
엄마만 저를 믿어 주셨어요.

- 나를 믿어준 엄마 중에서 ​



엄마는 묵묵히 키가 큰 나를 업었어요.
그렇게 언덕을 자주 올라갔어요.

스스로 잘 걱을 수 있을때까지
엄마는 강요하지 않았어요.
엄마는 언제까지고 절 기다렸어요.

- 언제까지고 기다려준 한 사람 중에서

​베니가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시력을 잃어가는 병을 얻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는 '엄마의 고백' 부분은 솔직한 엄마의 마음이 표현되어 있어 읽는 나 역시도 다르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에 숙연해지기도 하였다.

구작가의 글과 그림은 읽고 보는 내내 울고 웃고 하는 힘을 가졌으며, 작가 자신의 성장과정을 그려그런지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았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사실 서평을 쓴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글로써 표현하기보다는 마음으로 공감하고 느껴야하는 작품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책은 그 사람이 처한 상황이나 입장에 따라 읽었을 때 느끼는 바가 다른데 나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한사람으로서 아이를 대하는 자세와 마음가짐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고 지금은 나이가 든 나의 '엄마'를 한번 더 떠올리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은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가 큰아이에게도 큰 감동을 준 책으로 아이의 마음으로 읽는 '엄마, 오늘도 사랑해'라는 책은 어떤 느낌이었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어른들 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읽으면서 '엄마'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주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 오늘도 사랑해' 이 책을 읽은 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쑥스럽더라도 자신의 '엄마'에게 지금이라도 "사랑한다"라고 표현해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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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고라는 적 - 인생의 전환점에서 버려야 할 한 가지
라이언 홀리데이 지음, 이경식 옮김 / 흐름출판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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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에고`는 안녕하신가요?

 

`에고라는 적` 도대체 `에고`가 무엇이기에 저자는 `에고`를 적이라고 말하면서 인생의 전환점에서 버려야 할 한가지로 꼽는가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되었다.

나는 우선 저자가 말하는 `에고`의 정의를 알아야 이 책의 내용에 한발짝 다가설 수 있으며 이 책을 이해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아는 `에고`라는 단어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의 용어였는데 서문에서 저자는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에고는 프로이트적인 의미의 에고가 아니라 훨씬 포괄적이고 보편적인 개념의 에고라고 밝히고 있다.

 

그럼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에고는 무엇인가?

"자기자신이 가장 중요한 존재라고 믿는 건강하지 못한 믿음

합리적인 효용을 훌쩍 뛰어넘어 그 누구(무엇)보다 더 잘해야 하고 보다 더 많아야 하고 또 보다 많이 인정받아야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에고이다.

저자는 지금 당신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든 지금 무엇을 하든 당신의 최악의 적은 당신 안에 있으며 그것이 바로 당신의 에고라고 말하면서 그러한 에고는 당신이 원하는 것, 당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방해하는 적이며 우리가 사랑하는 것을 죽이고 때로는 우리 자신을 죽일 수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사람은 전체 삶에서 어떤 시기를 살고 있든 누구나 인생의 세 단계를 하나에 서게 된다고 말하면서 그 세 단계를 열정, 성공, 실패의 단계라 말하면 각 단계에 나눠서 위대한 철학자나 인물들을 사례로 들면서 에고가 이 모든 단계에서 우리와 함께하는 적으로 에고를 잘 통제하여 성공한 인물과 에고로 인해 망가진 인물들을 소개하면서 성공한 이들을 쫓아가려는 우리들에게 스스로 쓰는 신화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성공한 이의 성공스토리에 저항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나는 처음 책을 읽어 나갈때는 저자가 말하는 '에고'라는 것이 다양한 모습을 띠고 있어서 문맥상으로 이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는데계속해서 읽어가면서 조금씩 저자가 말하려고 하는 '에고'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에고'는 거만함, 자기중심적인 야망, 보상을 좋아하고 타인의 평가를 중시하고, 망상, 권한, 집착 등의 다양한 형태로 우리 자신을 망가뜨리려고 하고 늘 우리의 곁에 있고 우리 자신의 안에 존재하기에 이러한 '에고'의 유혹을 이겨내기 쉽지 않게 하는 특성이 있다고 한다.

나는 이러한 에고가 '악마의 속삭임'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며 그럼 이러한 '에고'를 우리는 이겨낼 방법은 없는 것일까하는 의구심을 갖게 되었다.

저자는 이런 나의 의구심에 답이라도 하듯 '에고'도 얼마든지 관리할 수 있으며 에고의 방향 역시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가정을 전제로 이 책을 쓴다고 말하면서 에고를 대체할 수 있는 덕목으로 겸손함자신감을 들었다. 그리고 부지런함과 냉철한 자기인식과 끊임없는 배움의 자세와 자신만의 기준을 명확히하여 타인의 평가가 아닌 스스로의 평가를 중시하면서 실패를 했을 경우 실패의 이유를 다른 부분이나 다른 사람의 탓이 아닌 자신의 잘못이라 인정하고 수용하는 마음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다른 자기계발서와는 달리 우리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리고 상황을 상상해보면서 그러한 상황에서 당신은 어떠한 선택을 할것인가에 대해 묻기도 하였는데 나 역시 이런 질문에 쉽게 답할 수 없었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저자는 이 책을 쓴 이유를 자신이 인생의 결정적인 전환점에 설 때마다 이런 책이 내곁에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으로 출판을 결심하였다고 밝히고 있는데 나 역시 그의 책을 읽으면서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부분들에 대한 반성을 하고 다시 한번 다짐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난 후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존재할 것인가?(중요한 사람이 될 것인가),  행동할 것인가?(중요한 일을 할 것인가)

살아있는 시간을 보낼 것인가? 죽은 시간을 보낼 것인가?

에고에 지배당할 것인가? 에고를 지배할 것인가?

 

이 책을 읽어본다면 이런 나의 질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나는 '에고'가 정치가나 CEO, 성공한 인물들에게만 해당되기 보다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며 저자가 책 속에서 말하고 있는 '에고'에 대처해나가는 방법은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야하는 삶의 자세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본다.

 

에고의 마음으로 성공을 열망하거나 찾지 마라

 

에고 없이 성공하라

 

실패를 만났을 때는 에고가 아니라 당신의 근원적 힘으로써 돌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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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타 할머니, 라스베이거스로 가다 메르타 할머니 시리즈
카타리나 잉엘만순드베리 지음, 정장진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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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감좋은 표지 속에 등장하는 5명의 노인들, 이들은 바로 메르타와 그의 친구들 일명 <노인강도단>이다.

전작에서 노인들을 무시하고 무례하게 대하는 방식에 불만을 품고 사회에서 가장 소외된 가난한 사람들은 돕기 위한 목적으로 강도단을 꾸려서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사회를 바꿔나가는 과정이 그려졌으며, 다음편이 기대되기도 한 작품이었는데 역시나 작가가 '메르타할머니, 라스베이거스로 가다,라는 제목으로 작품을 출간하였다기에 기대되었다.  

'라스베이거스' 누구나가 한번쯤은 가보기를 꿈꾸는 곳 이 곳에서 이들은 또 어떤 기상천외한 일을 벌일 것인가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이야기는 라스베이거스 거리를 거닐던 메르타일행이 보석상을 털고 도망나오는 보석강도단과 부딪히면서 우연하게 다이아몬드를 얻게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P19 '인생은 알 수 없는거야. 참 이상한거야. 어떤 일이 일어날지 어떻게 알겠어...다들 이리와서 이것 좀 봐요.'

 

P21 '이 다이아몬드들이 어디서 왔는지, 누구의 것인지 우린 지금 몰라. 경찰서에 가져다줄 수도 있고, 우리가 세운 <노인 강도단 기금>에 기부를 할 수도 있다.

 노인들은 전에 한탕을 해서 손에 쥔 돈으로 공동기금을 만들어 사회에서 가장 소외된 가난한 사람들을 돕고 있었다.

- 메르타 일행들이 이런 기상천외한 일을 벌이는 이유이자 목적이 드러나는 부분이 아닐까?

 

그들은 또 다시 기금마련을 위해 수배자 몸으로 라스베이거스에 와서 일명 <카지노 작전>을 계획하고 치밀한 준비와 사전작업을 통해 성공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나오는 틀니와 문을 고정하고 풍선을 날려서 감시카메라를 가리는 장면 등을 어쩌면 이런 생각을 했을까 싶게 기상천외하고 웃음이 나게 하는 장면이였다.

그리고 한탕을 성공시키기위해 치밀한 계획과 리더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메르타, 그리고 그녀를 믿고 함께 행동해나가는 그들의 친구들의 동료애는 이 책이 끝날 때까지 계속된다.

 

항상 위기의 순간에 발휘되는 메르타의 리더로서의 순발력과 임기응변의 모습은 여러장면에서 등장한다.

공항 세관원에게 다이아몬드가 담긴 골프가방이 걸렸을때, 한델스방켄 은행강도를 할 때 봉착한 위기의 순간때, 특히 역사박물관에서의 유물도난사건을 일으켜서 경찰에 걸려서 경찰서에 체포되었을 때 정신이상이 있는 할머니처럼 행동을 하며 위기를 벗어나는 장면, <노인강도단 기금>이 제대로 사용되었는지 알아보기위해 위장을 하여 요양원이며 박물관 등을 돌아다니며 상황을 알아보러 다닐 때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늘 긍정적인 마음을 잃지 않고 그들의 친구들을 독려하면서 능란한 책사로서의 모습은 그녀만이 가진 매력을 볼 수 있는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다.

 

이번 편에서 등장하는 보조인물들의 활약상도 이야기에 재미를 더하는 역할을 한다.

블롬베르 경감의 경찰은퇴기금 횡령사건, 공항 세관직원인 칼손의 메르타할머니의 골프가방 속의 다이아몬드가 든 지팡이 파손사건, 메르타일행이 새로 이사한 빌라 옆에 사는 밴드에이절스 폭주족인 톰파와 예르겐의 메르타일행의 마네킹(은행을 털어서 마련한 돈이 들어있는) 마네킹과 요양원의 노인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장만한 물건들을 훔쳐서 폭주족 모임에 경품으로 사용한 사건, 붉은 벽돌집에 사는 여인인 타로점을 보는 릴레모르라는 여인의 등장으로 갈퀴와 스티나 사이의 갈등 유발 장면등은 메르타 일행이 점점 없어져 가는 돈을 마련하기 위해 한탕작전을 벌이는 과정 중간 중간에 등장하여 이야기의 재미를 주고 있다.

 

그리고 곳곳에서 등장하는 사회풍자부분을 보여주는 대목은 비단 스웨덴의 문제가 아닌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나는 사회문제이기도 하기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읽게 되는 부분이였다.

 

p89  가사도우미를 한 사람 고용할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지금으로서는 노인들끼리도 그럭저럭 해 나갈 수 있었다. 게다가 노인들은 지금 답답한 요양소가 아닌 자신들의 빌라에 살고 있었고 자기들 마음대로 하고 싶었다. 그게 가사도우미라 할지라고 어쨌든 다른 사람들이 내리는 결정을 따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게다가 노인들을 우습게 보는 나쁜 사람들을 만나기라고 한다면...

 

p90 스웨덴 전체가 먹고 마시고 요리하는 방송에 푹 빠져,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시식에 초대도 받지 못한 채, 텔레비전 앞에서 침만 흘려야 하는 사람들은 대체 무엇때문에 이 요리 방송에 그토록 열심인 것인가!

 - 현재 우리나라의 방송의 경우도 일명 '먹방'이라하여 요리프로그램을 다루는 방송이 많은데 이 대목을 읽으면서 정말 시식에 참여하지도 못하면서 침을 흘리면서 보는 우리들의 모습을 떠올려보게 되었다.

 

p151 '마지막으로 한가지, 절대로 우리의 목적을 잊어서는 안돼. 다시말해,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일들을 국가가 제대로 하지 못할때 우리는 개입할 수 있으며 그것은 우리의 의무이기도 해. 이점을 잊지마'

- 이 부분은 메르타일행이 한탕작전을 벌이는 목적이자 이유이기도 하지만 국가가 국민을 위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해서 은행강도짓을 하는 것을 합리화하는 것이 아닌지, 꼭 이 방법이 아닌 다른 방법이 없는지, 정말 이러한 상황이라면 국민은 어떠한 행동을 해야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대목이였다.

 

p324 메르타는 자신의 꿈을 포기할 수가 없었다. 금융권의 내로라하는 인물들은 젊은이들을 위한 고용시장에 전혀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으면서 거액의 보너스를 챙기고 있지 않은가 그들은 부의 분배에 대해서는 관심조차도 없다. 그들이 쳐놓은 이 붉은 금기의 선을 메르타는 넘고 싶어고 넘어야 했다. <너희들은 즐겨라! 우리는 저지른다!> 어색하지만 말하자면 이것이 메르타의 모토였다.

 

p365 그들 말을 들으면 노인들은 머리를 쓰지 않고 사는 것만 같다. 특히 젊은이들과 정치가들이 심한데, 그 사람들에게 노인들이란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한마디로 말해, 노인들은 그들에게 투명인간인 셈이다.

 

p408 메르타가 갈퀴의 말에 몇마디를 보탰다.

'정확하게 그렇게 되는 것이지. 사실 건강보험 체계가 얼마나 엉망진창인지 알게 되면 우리가 하는 일이 결코 작은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할 수 있어. 의료만이 아니야. 솔직히 말하면 현재는 자기의 삶은 각자가 알아서 챙겨야 돼. 옛날처럼 다른사람 생각할 여유가 없는거야. 만일 이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많은 사람들이 낮에도 일하고 밤에도 일을 해야 돼'

 

하지만 자신들이 훔친 돈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들을 돕기 위한 기금으로 사용되지 않고 잘못된 곳에 이체가 되거나 잃어버리거나 하면서 점점 돈이 사라져가는 장면이 계속되는 부분에서는 조금은 지루함과 허무함을 주는 면도 있었다.

 

이번 작품에서도 메르타할머니와 그의 친구들의 좌충우돌 한탕작전과 그들의 끈끈한 동료로서 서로를 챙겨주는 장면, 보조인물들과의 긴장감있는 관계진행등의 면은 이야기의 재미를 주면서 웃음도 유발하고 사회풍자적인 부분에서는 씁쓸함도 느끼게 하였지만 '라스베이거스'라는 곳에서의 일은 이야기의 초반에만 잠깐 서술되고 있기에 제목이 주는 기대감은 크게 느끼지 못하면서 책의 제목을 다르게 지었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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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실점
김희재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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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제목과 표지를 보면서 책의 스토리나 작가가 무엇을 이야기 하고자 하는지 궁금해하며 책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는데 <소실점>은 그런 면에서 맞는 책이였다. 표지의 강렬함 만큼이나 프롤로그부터 충격적인 서술과 표현으로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었다.

대한민국 최고의 뉴스앵커이자 재벌가 며느리인 최선우의 실종과 죽음, 범인으로 검거된 명문대 출신의 촉망받는 예술가이자 학교교사인 서인하, 엘리트검사 강주희 이 세사람에 초점을 맞추어서 이야기를 읽어나갔다.

특히 범인으로 체포된 서인하의 경우 처음에는 묵비권행사로 일관하다 강주희 검사와의 첫 대면에서 이제까지와는 다른 태도의 변화를 보이면서 이야기가 흥미롭게 진행되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갖게 하였다.


"증거대로, 사실만 갖고 나 기소할 수 있을까요?'  - 66p

 

드디어 시작된 강주희 검사 vs 최선우와 연인관계이면 섹스파트너였다고 주장하는 서인하의 진실게임

팩트를 강조하는 강검사와 묵비권을 포기하고 노골적인 묘사를 곁들여 수다를 떨기 시작하는 서인하사이의 고도의 심리전은 이 책을 읽어나가는 내내 손에 땀을 지게 하고 최선우와 관련하여 또 어떤 폭탄같은 발언이 나올까하는 기대를 하며 읽게 만들었다.


'어느 쪽이 진실인 걸까?' - 85p


서인하와의 대화가 진행되면서 흔들림을 느낀 강주희가 팩트에 주력하기 위해 현장을 찾아 증거물을 수집하는 과정과 자신만의 증거를 찾았다는 것을 깨닫는 장면에서는 독자인 나 역시 몰입하여 서인하의 진술을 뒤집을 증거를 찾게 하는 즐거움을 주었다.


'네가 인식한 나는 나 자체가 아니라 너의 시각을 통과한 나이고, 그것은 나의 실존과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지" - 154p


이 작품에서는 실존, 자아, 내면, 자신과의 갈등 등 정신분석학적 용어들이 등장하면서 작품의 깊이를 더해가고 있다.

자칫 선정적이고 노골적인 표현으로 죽은 최선우의 이면을 진술하는 서인하의 진술부분에서는 충격적인 면과 최선우의 남편이나 주변지인들에 의해 진술되는 최선우의 모습을 보면서 이 작춤속에서도 지적했듯이 죽음 이후 살아있는 자들에 의해 재구성될 자신의 인생이야기에 대해 사람들은 얼마나 인식하고 살고 있을까하는 의구심과 함께 나 역시도 죽음 이후 다른이들에 의해 표현될 나 자신을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를 주었다.


'서인하는 고최선우씨를 오랜 세월 스토킹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망상에 사로잡혀 최선우씨와 자신이 연인관께라고 믿었으며 끝내 그녀를 납치, 강간, 살해한 것입니다.'


재판과정에서 드러나는 서인하의 여죄 그리고 또다른 반전은 끝까지 이 책을 놓치않게 만드는 힘이 되었다. 작가는 끝까지 우리에게 섣부른 결론을 내리지 못하도록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황의 반전을 통해 서서히 치명적인 진실을 드러내고 있었다.


" 그 모습도 최선우였고, 제 앞에서 드러낸 모습도 최선우였습니다. 모든사람이 모든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건 아니니까요. 선우가 갖고 있는 또다른 모습을 인정하고 받아줄 수 있는 사람이 저 밖에 없기 때문에..." -280p


"소실점을 아세요?"  - 287p

"저는 최선우를 똑바로 보기 위해 매 순간 새로운 소실점을 찍고 제 위치를 바꿔가며 그녀를 보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있는 자리에서 결코 움직이지 않고 자신이 한번 찍은 소실점에 변동없이, 그 구도 안에 선우를 밀어 넣은 사람들은 보지 못했던 모습을 저는 그래서 볼수 있었고, 저는 그래서...." -288p


우리도 세상을 살아가면서 최선우처럼 내가 아닌 다른 모습의 가면을 쓰면서 살고 있는 경우가 있다. 완벽했던 그녀의 죽음, 그녀의 가면속의 진실을 알고 싶다면 끝까지 읽고 이 책을 덮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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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의 여인들
최문희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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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후기 실학자이면서 위대한 사상가인 다산 정약용

정조의 두터운 신임을 받으며 자신의 식견과 포부를 펼쳐나가나 그의 올곧은 성정과 비상한 지혜는 다른 세력에게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되어 노론세력에 인해 당쟁의 희생양으로 겨우 목숨만 모면한 채 유배를 떠나게 된다.


이책은 정약용이 18년의 유배생활을 마치고 마재인 고향집으로 돌아오는 것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유배지에서 그를 지극정성으로 돌봐준 진솔이라는 여인과 그의 핏줄인 홍임이라는 아이를 데리고 마재 고향집으로 돌아온 정약용, 하지만 고향집에는 혜완이라는 조강지처가 있었기에 그녀와의 갈등관계는 피할 수 없었으며 그런 부분들이 잘 표현되어있다.


진솔은 정약용이 읍내 주막에서 천주학쟁이라 돌팔매질을 당할 때 주막할미와 함께 등장하는 인물로 오랜 유배생활 동안 그가 학문연구와 제자양성을 하는데 물심양면으로 보살펴주었으며 힘든 유배기간동안 몸도 마음도 지쳐있는 그를 곁에서 지켜준 정약용에게는 특별한 존재로 그려지고 있다.


'아비하고 함께 유배를 살고 있는 분'이라, 그말의 무게감이 학유의 가슴을 짓눌렀다.


또다른 여인 혜완은 마재 고향에서 유배아닌 유배생활을 하면서 정약용이 해배되기만을 기다리며 자식들을 돌보고 18년이라는 세월을 그 멀고 강포한 파고를 노도없이 맨손으로 저어온 조강지처로 소설 속에서 그려지고 있으며 유배지에 노을빛으로 사윈 비단치마를 보내어 그녀의 건재함을 보여주는 장면은 정말 인상적이면서도 마음 한켠이 찡하기도 하였다.


이 책은 제목이 <정약용의 여인들>이나 정약용의 일대기를 잘 표현하고 있으며 유배생활의 고초를 섬세하게 표현한 부분에서는 읽는 이로 하여금 함께 고통을 느끼게 하는 작가의 표현력이 잘 그려졌으며, 유배지에서 만난 황상, 혜장, 초의 등등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정약용의 학식과 생활신조, 성정등을 잘 알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유배지를 오가는 학연과 학유 등의 자식들을 대하는 그의 태도와 그들에게 보내는 편지등에서 나타나는 아비로서의 정약용의 모습과 인간적인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책에서 보여지는 정약용의 한마디 한마디의 말들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많은 교훈을 주며 삶의 지표를 제시해주기도 하는 꼭 한번은 읽어보면 좋은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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