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타 할머니, 라스베이거스로 가다 메르타 할머니 시리즈
카타리나 잉엘만순드베리 지음, 정장진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색감좋은 표지 속에 등장하는 5명의 노인들, 이들은 바로 메르타와 그의 친구들 일명 <노인강도단>이다.

전작에서 노인들을 무시하고 무례하게 대하는 방식에 불만을 품고 사회에서 가장 소외된 가난한 사람들은 돕기 위한 목적으로 강도단을 꾸려서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사회를 바꿔나가는 과정이 그려졌으며, 다음편이 기대되기도 한 작품이었는데 역시나 작가가 '메르타할머니, 라스베이거스로 가다,라는 제목으로 작품을 출간하였다기에 기대되었다.  

'라스베이거스' 누구나가 한번쯤은 가보기를 꿈꾸는 곳 이 곳에서 이들은 또 어떤 기상천외한 일을 벌일 것인가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이야기는 라스베이거스 거리를 거닐던 메르타일행이 보석상을 털고 도망나오는 보석강도단과 부딪히면서 우연하게 다이아몬드를 얻게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P19 '인생은 알 수 없는거야. 참 이상한거야. 어떤 일이 일어날지 어떻게 알겠어...다들 이리와서 이것 좀 봐요.'

 

P21 '이 다이아몬드들이 어디서 왔는지, 누구의 것인지 우린 지금 몰라. 경찰서에 가져다줄 수도 있고, 우리가 세운 <노인 강도단 기금>에 기부를 할 수도 있다.

 노인들은 전에 한탕을 해서 손에 쥔 돈으로 공동기금을 만들어 사회에서 가장 소외된 가난한 사람들을 돕고 있었다.

- 메르타 일행들이 이런 기상천외한 일을 벌이는 이유이자 목적이 드러나는 부분이 아닐까?

 

그들은 또 다시 기금마련을 위해 수배자 몸으로 라스베이거스에 와서 일명 <카지노 작전>을 계획하고 치밀한 준비와 사전작업을 통해 성공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나오는 틀니와 문을 고정하고 풍선을 날려서 감시카메라를 가리는 장면 등을 어쩌면 이런 생각을 했을까 싶게 기상천외하고 웃음이 나게 하는 장면이였다.

그리고 한탕을 성공시키기위해 치밀한 계획과 리더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메르타, 그리고 그녀를 믿고 함께 행동해나가는 그들의 친구들의 동료애는 이 책이 끝날 때까지 계속된다.

 

항상 위기의 순간에 발휘되는 메르타의 리더로서의 순발력과 임기응변의 모습은 여러장면에서 등장한다.

공항 세관원에게 다이아몬드가 담긴 골프가방이 걸렸을때, 한델스방켄 은행강도를 할 때 봉착한 위기의 순간때, 특히 역사박물관에서의 유물도난사건을 일으켜서 경찰에 걸려서 경찰서에 체포되었을 때 정신이상이 있는 할머니처럼 행동을 하며 위기를 벗어나는 장면, <노인강도단 기금>이 제대로 사용되었는지 알아보기위해 위장을 하여 요양원이며 박물관 등을 돌아다니며 상황을 알아보러 다닐 때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늘 긍정적인 마음을 잃지 않고 그들의 친구들을 독려하면서 능란한 책사로서의 모습은 그녀만이 가진 매력을 볼 수 있는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다.

 

이번 편에서 등장하는 보조인물들의 활약상도 이야기에 재미를 더하는 역할을 한다.

블롬베르 경감의 경찰은퇴기금 횡령사건, 공항 세관직원인 칼손의 메르타할머니의 골프가방 속의 다이아몬드가 든 지팡이 파손사건, 메르타일행이 새로 이사한 빌라 옆에 사는 밴드에이절스 폭주족인 톰파와 예르겐의 메르타일행의 마네킹(은행을 털어서 마련한 돈이 들어있는) 마네킹과 요양원의 노인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장만한 물건들을 훔쳐서 폭주족 모임에 경품으로 사용한 사건, 붉은 벽돌집에 사는 여인인 타로점을 보는 릴레모르라는 여인의 등장으로 갈퀴와 스티나 사이의 갈등 유발 장면등은 메르타 일행이 점점 없어져 가는 돈을 마련하기 위해 한탕작전을 벌이는 과정 중간 중간에 등장하여 이야기의 재미를 주고 있다.

 

그리고 곳곳에서 등장하는 사회풍자부분을 보여주는 대목은 비단 스웨덴의 문제가 아닌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나는 사회문제이기도 하기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읽게 되는 부분이였다.

 

p89  가사도우미를 한 사람 고용할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지금으로서는 노인들끼리도 그럭저럭 해 나갈 수 있었다. 게다가 노인들은 지금 답답한 요양소가 아닌 자신들의 빌라에 살고 있었고 자기들 마음대로 하고 싶었다. 그게 가사도우미라 할지라고 어쨌든 다른 사람들이 내리는 결정을 따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게다가 노인들을 우습게 보는 나쁜 사람들을 만나기라고 한다면...

 

p90 스웨덴 전체가 먹고 마시고 요리하는 방송에 푹 빠져,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시식에 초대도 받지 못한 채, 텔레비전 앞에서 침만 흘려야 하는 사람들은 대체 무엇때문에 이 요리 방송에 그토록 열심인 것인가!

 - 현재 우리나라의 방송의 경우도 일명 '먹방'이라하여 요리프로그램을 다루는 방송이 많은데 이 대목을 읽으면서 정말 시식에 참여하지도 못하면서 침을 흘리면서 보는 우리들의 모습을 떠올려보게 되었다.

 

p151 '마지막으로 한가지, 절대로 우리의 목적을 잊어서는 안돼. 다시말해,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일들을 국가가 제대로 하지 못할때 우리는 개입할 수 있으며 그것은 우리의 의무이기도 해. 이점을 잊지마'

- 이 부분은 메르타일행이 한탕작전을 벌이는 목적이자 이유이기도 하지만 국가가 국민을 위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해서 은행강도짓을 하는 것을 합리화하는 것이 아닌지, 꼭 이 방법이 아닌 다른 방법이 없는지, 정말 이러한 상황이라면 국민은 어떠한 행동을 해야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대목이였다.

 

p324 메르타는 자신의 꿈을 포기할 수가 없었다. 금융권의 내로라하는 인물들은 젊은이들을 위한 고용시장에 전혀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으면서 거액의 보너스를 챙기고 있지 않은가 그들은 부의 분배에 대해서는 관심조차도 없다. 그들이 쳐놓은 이 붉은 금기의 선을 메르타는 넘고 싶어고 넘어야 했다. <너희들은 즐겨라! 우리는 저지른다!> 어색하지만 말하자면 이것이 메르타의 모토였다.

 

p365 그들 말을 들으면 노인들은 머리를 쓰지 않고 사는 것만 같다. 특히 젊은이들과 정치가들이 심한데, 그 사람들에게 노인들이란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한마디로 말해, 노인들은 그들에게 투명인간인 셈이다.

 

p408 메르타가 갈퀴의 말에 몇마디를 보탰다.

'정확하게 그렇게 되는 것이지. 사실 건강보험 체계가 얼마나 엉망진창인지 알게 되면 우리가 하는 일이 결코 작은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할 수 있어. 의료만이 아니야. 솔직히 말하면 현재는 자기의 삶은 각자가 알아서 챙겨야 돼. 옛날처럼 다른사람 생각할 여유가 없는거야. 만일 이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많은 사람들이 낮에도 일하고 밤에도 일을 해야 돼'

 

하지만 자신들이 훔친 돈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들을 돕기 위한 기금으로 사용되지 않고 잘못된 곳에 이체가 되거나 잃어버리거나 하면서 점점 돈이 사라져가는 장면이 계속되는 부분에서는 조금은 지루함과 허무함을 주는 면도 있었다.

 

이번 작품에서도 메르타할머니와 그의 친구들의 좌충우돌 한탕작전과 그들의 끈끈한 동료로서 서로를 챙겨주는 장면, 보조인물들과의 긴장감있는 관계진행등의 면은 이야기의 재미를 주면서 웃음도 유발하고 사회풍자적인 부분에서는 씁쓸함도 느끼게 하였지만 '라스베이거스'라는 곳에서의 일은 이야기의 초반에만 잠깐 서술되고 있기에 제목이 주는 기대감은 크게 느끼지 못하면서 책의 제목을 다르게 지었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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