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파드와 리사 Dear My Today : 나의 오늘을 기억해 - 감성 힐링 다이어리북
안느 구트망.게오르그 할렌슬레벤 지음 / 서울문화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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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캐릭터의 가스파드와 리사.
이들을 매일 만날 수 있는 다이어리가 나왔다.
<가스파드와 리사 Dear My Today>라는 이름으로 우리 곁에 온 다이어리형식의 이 작품은 나의 소중한 순간을 담을 수 있을거란 생각에 구성을 보면서 좋아했다.

하지만 내 손으로 그 순간을 적기도 전에 초등학교 다니는 딸아이가 자신이 쓰면 안되냐고 물었더니 첫 페이지부터 연필로 꾹꾹 눌러 쓰기 시작하였다.

화사한 색감에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그려진 단순한 수첩이라도 쓰겠다는 아이였는데 막상 열어서 구성을 보더니 더 좋아하며 한 장 한 장 정리해나가는 모습에 보는 내가 더 뿌듯했다.

월일을 직접 써서 정리하는 달력과 일정이나 여러 사항을 쓸 수 있는 메모지뿐 아니라 무엇보다 좋은 점은 다양한 질문에 답을 해볼 수 있는 형식의 다이어리라 아이는 이색적인 수첩이라는 반응이였다.

꿈, 좋아하는 책, 색깔을 통해 본 사람의 성향 등 쓸거리, 볼거리를 담고 있는 <가스파드와 리사 Dear My Today>
아이가 적어 내려가는 글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면서 아이가 말하지 않았던 자신의 생각을 볼 수 있어서 나에게는 특별함으로 다가왔다.

어쩌면 나보다는 아직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떠한 성향인지 잘 모르는 아이에게 이 수첩은 자신의 이야기를 채워가는 비밀친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도 대상과 상황에 따라 다른 느낌을 주지만 다이어리도 누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다양한 의미와 느낌으로 보여질 수 있음을 아이를 통해 느낄 수 있는 시간이였다.

나의 소중한 시간을 함께 하고 싶었던 <가스파드와 리사 Dear My Today>이지만 나의 소중한 아이의 비밀(내가 살짝봤기에 비밀이 아니려나^^)친구가 되어주고 아이에게 신세계를 맞보게 해 준 선물같은 다이어리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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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새끼 때문에 고민입니다만, - “내 새끼지만 내 맘대로 안 된다!”
서민수 지음 / SISO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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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라는 속담을 들어 자식 많은 집에 바람 잘 날 없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 뱃속에서 낳았지만 서로 다른 성향의 아이들로 인해 아이많은 집은 하루도 바람 잘 날 없이 돌발상황이 있게 된다.
하지만 요즘은 아이가 한 명이거나 두 명인 경우가 많음에도 육아스트레스와 자식 문제로 고민하며 그 힘겨움을 호소하는 부모가 늘고 있다.

사실 아이가 한 명이냐 두 명이냐가 중요하다기 보다는 아이를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일이 터지고 보니 아이에 대해 너무도 모르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으며,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인해 가정내에서 가족간의 불통이 많이 생겨나고 있음이 점점 가정붕괴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우스갯소리로 북한이 예전에는 '중2'아이들 때문에 쳐들어올 수 없다는 말이 나왔다면 지금은 '초4'로 그 연령이 낮아졌을만큼 청소년들의 사춘기가 빨라지고 있을 뿐 아니라 청소년 문제가 점점 심각한 선까지 발전했다는데 있다.

이번에 읽게 된 <내 새끼때문에 고민입니다만,>은 두 아들의 아빠인 현직 경찰이 10대 자녀를 키우는 부모에게 청소년과의 소통을 통해 알게 된 그들의 문화와 세계뿐 아니라 부모가 무조건 알아야 할 '요즘 애들'의 속사정을 책을 통해 알려주고 있다.

읽는 동안 정말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많았을 뿐 아니라 그들을 어떻게 이해줘야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생각으로 노트에 계속 적으면서 보게 되었다.
내년이면 4학년이 되는 딸아이때문에라도 더 집중해서 읽었던 것같다.

아이들은 믿는만큼 큰다고 하나 '요즘 애들'은 내가 보내 온 청소년기의 문화와 다른 부분이 많기에 아이와 소통을 한다고 하고 있지만 이후 아이와의 관계가 어떻게 진행되어 나갈지 걱정이 될 때도 많아서인지 사춘기와 관련된 서적을 찾아 읽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는 말한다.
부모의 대부분이 '자녀를 아주 잘 안다'라고 착각하고 있으며 그러한 착각을 깨어주기 위해 자신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책 속에는 아이들이 연락이 오면 밤낮없이 연락을 받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그의 모습과 아이들의 습성뿐 아니라 이성간의 문제와 학교가기를 거부하는 아이와 부모와의 마찰로 인해 힘들어하는 아이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자녀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청'이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부모가 자녀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말을 꺼내기라도 하면 말허리를 자르고 부모가 대화를 리드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먼저 걱정이 앞서니까 궁금해서 기다릴 수가 없는 것이다. 대체로 그러한 대화는 취조하듯이 자녀를 추궁하고 들볶게 되는 불편한 분위기를 만든다. (92p)

이처럼 그는 현실적으로 가정내에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어느 기사에서도 본 적이 있었다. 청소년들이 공통적으로 바라는 점은 부모의 신뢰있는 행동으로 '정말로 대화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 달라'는 것이란다.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지속성있게 계속적으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을 원한다것이다.

'허락'에 대한 부분도 인상적이였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허락'을 해줘야 하는 '선택'의 순간이 많아지는데 특히 청소년 때 허락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자녀들이 외출을 하고 돌아왔을 때 어떤 일을 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데 그렇지 않으면 외출에 대한 허락이 특별한 것이 아니며, 다음에도 이런 부탁은 언제든지 할 수 있는 '흔한 일'이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그의 말에 공감이 되었다.

물론 모든 청소년들이 천편일률적인 모습으로 생활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애들'의 문화에 대한 이해와 그들의 생각을 알지 못한다면 결과는 아이가 방문을 닫아 잠그는 것뿐 아니라 마음의 문도 닫게 된다는 점에서 내가 청소년과 관련한 책을 찾아 읽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느 날 아이의 학교에서 만난 학교전담경찰관의 말은 나의 뇌리에 오랫동안 남았다.
학교 폭력과 관련해서 단순히 아이들끼리의 치부하지 말아달라는 당부와 함께 한 그의 말은
"한 번도 안 때린 친구는 있어도 한 번만 때린 친구는 없다."고....
누구나 그렇듯이 한 번도 안한 일은 있어도 한 번만 한 일은 없을 것이다.
<내 새끼때문에 고민입니다만,>은 10대 아이들을 둔 부모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이해할 수 없는 우리 아이들의 속사정을 조금을 알 수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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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고기
조창인 지음 / 산지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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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때와 달리 이 책을 펼쳐 읽기가 두려웠다.
모두가 잠든 고요한 밤에 몰래 남아 혼자 읽을까도 생각했지만 지나치게 감정적인 상태로 읽어내려가며 소리없는 눈물을 흘릴 것을 알기에 아침 시간에 그리고 아무도 없는 틈에 읽기로 했다. 하지만 멈출 수 없는 눈물은 어쩔 수 없었다.

<가시고기> 제목만으로도 먹먹함과 함께 가슴이 아련해졌다.
학창 시절 한 권의 소설책이라는 생각으로 읽어내려가며 이유없이 눈물이 흘렀던 기억과 함께 그저 슬픈 스토리의 소설로 여겼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랬던 이 소설을 개정증보판으로 다시 읽게 되었다. 세월이 흘러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읽은 <가시고기>는 이전과는 달리 한 줄 한 줄, 한 장면 한 장면을 부모된 마음으로 읽다보니 더 애잔하고 가슴이 아팠다.

백혈병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다움, 그런 다움을 지극 정성으로 보살피는 아빠.
희망이 절망으로, 절망이 희망으로 바뀌는 순간을 여러 차례 겪게 되지만 그래도 단련되지 않는 아이를 두고 내리는 의사의 판단과 말이다.

더 이상의 치료가 의미없을 알림과 동시에 마지막 방법은 조혈모세포 이식 흔히 골수 이식이라고 하는 것이였다.
다움아빠는 선택해야 했다. 아니 당연히 의사의 뜻에 따라 아이를 살리기 위한 방법으로 골수 이식이라도 해봐야하는 것이였다.
하지만 경제적 여건과 다움과 맞는 골수 이식자를 찾는 일과 이식을 받기 위해 또 다시 힘든 치료과정을 견뎌내야 하는 다움이를 떠올리며 그는 희망이 삭제된 치료를 포기하고 단 하루라도 아이가 웃을 수 있도록 병원을 떠나 여행을 가기로 결정하고 의사의 만류에도 퇴원을 하게 되는데....

속내를 숨길 줄 아는 아이였다. 주위에선 어른스럽다거나 속이 깊다고 했다.
그에게 칭찬이 아닌, 아이를 아이답게 키우지 못했다는 호된 나무람으로 들렸다. (128p)

다움이는 그런 아이였다. 또래 친구들과 달리 속깊게 생각하고 아빠에 대한 사랑과 걱정이 넘쳐서 자신의 아픔보다는 웃음 띈 아빠의 얼굴이 보고 싶어 더 씩씩하게 행동하는 아이였다.

자신의 꿈을 위해 떠난 엄마와 달리 자신의 곁에 늘 있어주는 아빠가 세상의 전부인 다움, 그런 다움보다 더 자신의 몸은 챙기지도 않고 오직 아빠라는 자리에서 그저 아이의 완치만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다움아빠.
둘은 서로를 너무도 사랑하고 의지하고 있었다.

우연하게 성공한 모습으로 신문에 실린 아내의 모습을 보고 찾아가서 아이의 상태에 대해 알려보지만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엄마의 모습은 안타까움과 함께 마음이 아팠다.
출산과 양육으로 전과는 전혀 다른 환경으로 변한 것에서 오는 우울증으로 한 동안 힘든 시간을 보내며, 잠깐은 아이를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했던 나 였기에 그녀의 힘겨움을 이해하면서도 그래도 엄마인데라는 생각에 그녀의 태도와 반응에 화가 나기도 했다.

떠나오길 잘했다. 참 잘했다. 입원해 있었다면 아이는 마지막 순간까지 소리내 웃어보지 못했으리라. (133p)

가시고기는 참 이상한 물고기예요.
엄마가시고기는 알들을 낳은 후 어디론가 달아나버려요. 알들이야 어찌되든 상관없다는 듯이요. 아빠가시고기가 남아 돌보죠. 알들을 먹으려고 달려드는 다른 물고기들과 목숨을 걸고 싸운답니다. 먹지도 자지도 않은 채 열심히 지켜내죠. 아빠가시고기 덕분에 새끼들이 무사히 알아서 깨어납니다. 아빠가시고기는 그만 죽고 말아요. 새끼들은 아빠가시고기의 살을 뜯어먹고 무럭무럭 자랍니다. 결국 아빠가시고기는 뼈만 남게 됩니다. (192p)

다움에게 아빠는 '아빠가시고기'였다.
왜 아빠가시고기 그렇게 새끼들을 위해 희생하는지 정확하게 몰라도 자신의 아빠를 아빠가시고기라고 했다.
그런 다움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지식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는 것은 아빠만이 아닌 '부모 모두'라고....

소설은 시작부터 먹먹함을 주었으며, 다움의 독백같은 이야기와 다움아빠의 입장에서의 이야기가 번갈아 서술되고 있었다.
아이의 눈에 비친 세상과 아빠와 엄마, 아이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게 없음에 자신의 무능함을 탓하는 아빠의 모습은 소설이 끝나는 순간에는 쏟아지는 눈물로 인해 몇 번을 멈췄다가 읽어야 했다.
다시 읽게 된 <가시고기>속 부성애와 아빠를 향한 아이의 사랑은 슬펐고 나에게 많은 울림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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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른이 되어서도 가끔 울었다
투에고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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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나'는 무엇일까. 타인에게 비치는 사회적인 모습인 나일까. 아니면 그 누구도 없는 텅 빈 방에 홀로 남겨진 모습인 나일까. 생각보다 '나'라는 사람을 정의하기란 너무 어렵다. 잘 알고 있다고 믿지만, 착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내가 생각하는 '나'라는 사람은
내면에 있는 자신을 만날 수 있는 존재이다.
(248p)

가끔 내면에 있는 아이가 수면으로 올라와 현실 속에 영향을 줄 때면 울컥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릴 때가 있다.
현재까지 살아오면 사실 진정한 '나'에 대해 고민하면서도 답을 찾지 못하고 끌려 다니는 삶을 살아왔기에 주체적인 삶을 살아보려니 두려움과 상처받았던 내면의 '나'가 불쑥 불쑥 튀어나와 예상치 못한 감정으로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 때가 있다.

<나는 어른이 되어서도 가끔 울었다>
어릴 때는 아프거나 힘들 때면 누군가가 도와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소리내어 울기도 했다.
그리고 운다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였는데 어른이 되어서는 소리내지 않고 눈물만 또르르 흘리거나 누군가에게 나의 눈물이 들킬까 얼른 닦고는 제대로 된 감정을 표현을 하지 못할 때가 많다.

얼마 전 '용기'와 '자신감'에 관한 영상을 보다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지는더니 곁에서 괜찮냐는 말에 울음이 터져나와 소리내어 울었다.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 그렇게 소리내어 울어 창피하기도 했지만 그동안 "괜찮다. 할 수 있다."며 마음을 다잡으며 지내온 시간이 괜찮지 않았구나는 생각과 함께 후련함도 들었다.

어쩌면 나이가 들어갈 수록 더 눈물이 많아지는 것같다.
책 속에 이야기하고 있는 저자의 삶을 대하는 태도와 일상 속에서 느끼는 일들에 대한 솔직한 감정들을 보면서 특별하다기보다 그저 평범하기에 더 와닿고 나의 일상의 모습도 돌아보게 하였다.

우울함, 외로움, 타인의 삶과의 비교, 가족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지만 그 중 마음의 병으로 자신을 갉아먹고 있는 어머니의 이야기는 먹먹함마저 들게 했다.

누군가를 바꾸기 위한 말은
목적만 내비쳐서는 안된다.

진심이 담긴 감정의 울림이
상대에게 전해져야
비로소 힘을 가진다.
(196p)

우리의 삶 자체가
상처를 받는 과정의 연속이고,
치유하고 방어하는 과정의
연속이니까
(55p)

자신이 살아왔고 또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에세이라는 장르를 통해 표현한 그의 이야기는 "왜 나만 힘든거야?"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당신 그런 건 아니예요. 누구나 다 그래요"라며 따뜻한 위로와 격려의 말을 전해주는 것같다.

어른이 되었기에 책임과 의무 그리고 다양한 인간관계로 인한 힘겨움 등으로 인해 눈물 흘릴 일이 많아지는 지금 울고 싶지만 울 수 없다고 자신의 내면의 감정을 숨고 누르기 보다 소리내어 울어보는 것도 괜찮다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어른이 아닌 어른 아이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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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용기가 필요할 때 읽어야 할 빨간 머리 앤 내 삶에 힘이 되는 Practical Classics 1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깨깨 그림, 이길태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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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머리 앤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어린 시절 보아시던 만화 속에서 흘러나오던 노래이다.

주근깨 빼빼마른 빨간 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상냥하고 귀여운 빨간 머리 앤
외롭고 슬프지만 굳세게 자라

이 노랫말은 원작 속 빨간 머리 앤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
주근깨가 많고 빼빼마른 빨간 머리색의 여자 아이인 앤은 예쁘진 않지만 볼수록 사랑스럽고 하루 종일 종알거리는 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심심할 틈도 없을 뿐아니라 앤을 따라 상상력도 풍부해질 수 있을 것같다.

공상은 빨간 머리 앤이 외롭고 슬픈 환경에서 자랐지만 그 절망의 구렁텅이를 잘 이겨낼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마릴라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앤의 공상과 수다스러움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앤의 공상을 끝까지 잃지 않기를 바라는 이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매튜 커스버트 아저씨이다.

매튜는 여자들과 말도 섞지 못하고 눈도 마주치지 못할 정도로 여자들을 어려워하지만 앤 셜리만큼은 너무도 사랑스럽고 진심으로 이해하며, 앤이 하는 모든 이야기를 묵묵히 잘 들어주고 지지해주는 인물 중 한 사람이다.
그래서 앤만큼이나 우리집의 두 아이들도 "매튜아저씨 좋아"라며 앤 만화와 책들을 수없이 보고 있다.

어릴 때는 그저 빨간 머리 앤이 좋아서 노래를 부르면서 만화 속 앤의 다소한 엉뚱한 모습과 생활을 보며 깔깔 웃기만 했다면 어른이 되어서 다시 만난 빨간 머리 앤 소설에는 앤만이 아닌 다양한 인물들의 모습과 이야기뿐 아니라 절망 속에서도 상상과 희망으로 그 상황을 헤쳐나가며 이야기하는 앤의 주옥같은 대사에 빠져들게 되었다.

앤과 관련해서 수많은 일화가 있지만 그 중 하나인 '자수정 브로치 사건'은 마릴라가 앤을 다시금 생각하는 계기가 된 사건이였다.
마릴라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자수정 브로치가 없어졌을 때 그녀는 앤을 의심했고 너무도 가고 싶은 소풍을 가기 위해 거짓 고백을 하게 된다.
앤의 거짓 고백에도 불구하고 마릴라는 앤에게 소풍을 갈 수 없다고 말하자 절망에 빠진 앤, 이 후 자수정 브로치를 찾게 된 마릴라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앤에게 잘못을 빌고는 소풍을 보내주게 되는데, 그때 앤이 마릴라에게 하는 대사 속에서 절망감에서 벗어난 앤이 진심으로 행복해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아, 마릴라 아주머니, 저는 5분 전만 해도 아주 비참한 기분이 들어서 이 세상에 아예 태어나지 말 걸 그랬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천사와도 제 인생을 바꿀 생각이 없어요."

앤은 늘 이렇게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져도 상상을 통해 절망의 순간을 희망의 순간으로 바꾸려하고 거짓없이 자신을 표현하면서 곁에 있는 이들의 마음까지도 행복하게 해주기도 한다.

<삶의 용기가 필요할 때 읽어야 할 빨간 머리 앤>은 1908년의 원작 속 빨간 머리 앤만이 아닌 현대적 감각의 단발의 빨간 머리 앤과 원작의 다이애나와 같은 단짝 친구인 북극곰 꼬미가 등장한다.
원작을 충실하게 살리면서 중간 중간 단발 머리 앤과 꼬미가 전하는 가슴 따뜻한 위로와 격려의 말은 이 책의 또 하나의 매력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 만화가 아닌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난 지나치다 싶을 만큼 공상에 빠지고 수다스럽지만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긍정의 아이콘 빨간 머리 앤.
초록 지붕 집과 눈의 여왕, 반짝이는 호수 등 그녀가 이름을 붙여 생명을 불어 넣어 준 모든 것을 앤과 함께 손을 잡고 다니며 보고 듣고 느끼는 상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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