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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1
조윤주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08년 11월
평점 :
그가 그녀를 쫓다. 그녀가 그를 쫓다.....
카피 문구를 읽고 추격씬이 있는 첩보물 비슷한 글인가 보다 했어요.
어쩐지 뭔가 긴박하고 박진감 넘치는 뭔가가 있을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고요.
그런데 그런 제 예상이 한참은 빗나갔습니다.
쫓고 쫓기는 이야기는 맞는데 그것이 공간상에 한정되지 않고 시간도 넘나듭니다.
현재를 살고 있는 설린, 알 수 없는 끌림같은 것을 느끼며 찾아간 고대 유물 전시회에서 하린을 만납니다.
사랑하는 여인 메라를 잃고 그 여인을 쫓아 온 남자가 바로 하린입니다.
막연한 느낌만으로 하린에게 빠져드는 설린이지만 동생 기현과 10년동안 설린을 짝사랑하던 우석의 방해,
하린의 정체를 안 후 찾아온 망설임으로 설린은 시공을 넘어 찾아온 하린을 잃고 맙니다.
그리고 설린은 하린을 만나기 위해 죽음을 무릎쓰고 마찬가지로 시공을 넘어 하린을 쫓아갑니다.
하린. 하르샤....설린이 찾아간 시간과 공간은 하르샤가 사랑하는 메라의 모습이지만 그녀를 사랑한 기억은 없습니다.
하르샤를 알아보지 못하고 떠나보내야 했던 미안함을 담아 설린이자 메라인 그녀는 하르샤의 진실한 사랑을 갈구하죠.
기억은 사라졌어도 어떤 느낌이 있었는지 두 사람은 진실로 사랑하게 되고요.
그러나 두 사람의 사랑을 이렇게 꼬아놓은 존재는 따로 있었으니 바로 토착신 슈키라입니다.
시공을 넘나들며 신적 존재를 유지하기 위해 두 사람의 사랑을 꼬아놓은 슈키라는 운명도 의지로 이겨내는
메라와 하르샤의 사랑 앞에서 결국 무너지고 맙니다.
추(追)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판타지 소설입니다.
시간과 공간, 현생과 전생이 얽혀 있는 복잡한 스토리입니다. 작가님의 상상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시공을 초월하는 사랑이야말로 사랑이라 불리는 이야기 중 가장 질기고, 독하고,진정한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 주인공인 설린과 하린, 메라와 하르샤는 충분히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나약함에 현생의 하린을 놓친 설린은, 메라로 돌아와 적극적으로 하르샤를 향한 사랑을 쟁취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점에서 2권이 흥미도는 높았습니다. 아무래도 하르샤의 심리와 역할의 비중이 늘어서인것 같아요.
그러나 부분적으로 기억을 잃어버렸다는 주인공들의 심리가 조금은 몰입하기 어려웠구요.
결정적으로 흐름이 느슨합니다. 그렇다고 심리 묘사가 깊었던것도 아니고요.
결말 부분은 작가님이 모두 알아서 정리하시고 설명까지 해주셔서 좀 아쉬웠습니다.
한정된 지면의 문제라고 생각하겠습니다.
글을 참 잘 썼습니다. 문장이 매끄럽고 군더더기가 없어서 좋았습니다.
지극히 주관점인 관점이겠지만 작가라는 이름으로 글 내면서 문맥, 어법 엉망이면 돈 주고 산 책이라도 덮습니다.
유려하지 않으나 깔끔하고 정확한 문체와 분위기가, 이 작가분의 다른 책도 찾아서 읽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게 합니다.
사실 현실감이 많이 떨어지는 소재의 글은 그다지 손이 가지 않습니다 .
재작년에 재미있다고 입소문난 판타지 로맨스 몇 권도 사놓고 아직까지 읽지 않았어요.
그런데 추의 마지막 장을 덮고, 묵혀 두었던 그 판타지 로맨스를 꺼내 들었습니다.
어쩐지 읽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구요. 이 책이 주는 여운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