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글 와글 미생물을 찾아봐 초록콩알 과학 그림책 2
최향숙 글, 조은희 그림, 이재열 감수 / 대교출판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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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까지 서울과학관으로 일주일에 한번씩 과학 수업을 받으러 다녔던 큰 아이가 가장 즐겁고 흥미있게 들었던 수업이 바로 곰팡이 배양 실험이었다. 현미경으로 이런 저런 곰팡이도 관찰하고 샤알레에 곰팡이 균을 받아와서 집에서 배양하면서 관찰도 했었다. 그때 아이가 가져온 곰팡이는 분홍색이었다. 과학을 그다지 썩 좋아하지 않는 여자 아이지만 이상하게 미생물 이야기는 참 좋아한다. 혼자서 책도 찾아 읽고 푸른 곰팡이며 페니실린 이야기까지 주절주절 풀어놓을 정도로.
그래서 <우글 와글 미생물을 찾아봐>는 아이의 관심을 한 번에 잡아 끈 책이다.

어찌보면 미생물이라는 이름보다 곰팡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미생물에는 곰팡이 말고도 그 종류가 엄청나니 곰팡이만으로 한정 지을 수도 없다. 미생물 하면 왠지 어려운 과학 같은 느낌이 들어서 자칫 가까이 하기 어려울것 같다. 그러나 이 책을 만나고 나면 그 생각은 싹 사라진다. 미생물이라는 이름으로 만날 수 있는 각종 균들을 아주 쉬운 이야기를 통해서 풀어나간다.

무더운 여름이나 일상중에 상한 음식을 먹으면 배탈이 난다. 배탈이 난 혜민이를 위해 오빠 우성이가 젬이라는 미생물과 혜민이의 몸속을 탐험하면서 배탈의 원인을 찾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 과정은 음식이 가는 길을 그대로 밟아가기 때문에 몸속에서 만날 수 있는 중요한 미생물을 순서대로 알 수 있게 해준다.



위속에 들어간 젬이와 우성이.
뜨거운 위액속에서 온천욕을 즐기고 있는 데이노코쿠스들.
작은 말풍선들속에 미생물들이 나누는 이야기가 만화처럼 들어있어서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대장에서 만난 살모넬라 균들을 몸속의 착한 미생물들이 힘을 합쳐 몰아낸다.
선악 구도의 이야기로 전개되고 있어서 아이들이 즐겁게 읽을 수 있다.


치아를 썪게 하는 입속의 무스탄균을 시작으로, 위에 살면서 뜨거운 위액에도 끄덕없는 데이노코쿠스와 위암과 위염을 발병시키는 헬리코박터 피로리, 그리고 소장으로 가서 BT와 비피더스 균을 만난다. 이 두 미생물은 음식물의 소화와 배면을 도와주는 고마운 미생물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리 마침내 대장에 이르러 혜민이를 괴롭힌 식중독 미생물 살모넬라균을 만난다. 

젬과 우성이의 기지로 살모넬라 균을 무사히 혜민이의 몸에서 내쫓은 후, 습기와 음식물이 잔뜩 있어 미생물이 살기 좋은 환경인 주방에서 살모넬라들한테 쫓기다가 정신을 차리면서 잠에서 깨어난다. 모든건 우성이의 꿈.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서 몸 속에 각 부분에 살고 있는 좋은 미생물, 나쁜 미생물도 알게 되고, 미생물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도 알려주어 평소 위생관리의 중요성도 알려주고 있다. 또한 미생물의 성질을 이용해서 우리의 실생활에 어떻게 이용하는지도 알려준다.
고마운 미생물은 환경에도 큰 도움을 준다고 한다.  

과학적 접근으로 본다면 어려울수도 있는 미생물이지만 실제 우리 생활속에서 우글 와글 거리며 꼭 붙어 있는 미생물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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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주시는 삼신할머니 까마득한 이야기 1
편해문 글, 노은정 그림 / 소나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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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들 궁둥이에 퍼런 몽고반점.

유난히 우리집 두 아이들은 이 몽고반점이 심해서 아홉살, 다섯살인 아직까지도 온 몸이 전체적으로 시퍼런 빛을 띠고 있다. 궁둥이서부터 등짝의 거의 모든 부분이 시퍼랬고 심지어 손등, 어깨 부분도 퍼런빛이 돌았다.네 살 터울지는 두 아이 모두 몽고반점이 그렇게 심해서 삼신할머니가 얼른 나라가로 엉덩이만 찰싹 때린게 아니라 온 몸을 두들겨 패셨나보다 하면서 가족끼리 웃은적이 있다. 제 궁둥이 그런줄도 모르고 갓 태어난 동생의 퍼런 점들들 보며 깜짝 놀라 묻던 큰 아이에게 삼신할머니가 너희들 세상밖으로 내보낼때 얼른 나가라고 때려줘서 그런거라고 알려줬었다. 아마도 아이들이 처음으로 삼신할머니에 대해서 알려준때가 이때가 처음이 아닐까싶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초롱초롱 반짝이며 삼신할머니의 존재를 알게 된 아이는 바로 물었었다. 삼신할머니가 누구예요. 사실 알려줄수 있는 말은 단 하나다. 너를 엄마 뱃속에 점지해주신 분이시지.... 
지금 생각해보니 이처럼 불분명하고 추상적인 개념이 어디있는가 싶어서 미안하다. 
아이는 옛날이야기 같은 느낌이었는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아마도 실제하는 어떤 존재가 아니라는것을 깨달은거겠지.
그랬던 아이가 이 책을 읽더니 엄마 너무 재밌어!를 외친다. 왜 아니겠는가. 내가 읽어도 그랬는데. 

이 책 <아기를 주시는 삼신할머니>는 편해문 선생님께서 제주에 전해 내려오는 <삼승할망 본풀이>를 바탕으로 삼아서 쓰신 글이다. 7년동안 자료를 수집하고 공부하시면서 쓰신 이 책은 삼신할머니가 단순히 아기를 점지해주는 할머니라는 사실만  알고 있었던 내게 삼신할머니를 다시 알게하는 계기를 준 책이다. 

이야기의 내용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진다. 동해 용왕의 딸과 명긴국 아기씨가 서로 삼신의 자리를 놓고 다투다가 각각 저승과 이승의 삼신할머니가 된다는 내용과 마마대별상이 삼신할머니를 무시했다가 뱃속 아기의 출산을 못하는 큰 읽을 겪고 결국 삼신할머니의 뜻에 따라 아기들의 마마를 데려간다는 내용이 그것이다. 

큰 줄거리도 재미있지만 사실 이 책의 진짜 보물은 중간 중간 나오는 삼신할머니의 아기를 향한 정성이다.
아기가 잘 나오게 허리를 삼세 번 쓸어내리는 모습, 탯줄의 맥박이 잦아들기를 기다렸다가 정성스레 은가위로 자르고 태반을 깨끗한 곳에 묻는 것, 어머니 왼쪽 젖은 국, 오른쪽 젖은 밥이라 방금난 아기 머리가 말랑해서 한쪽으로만 물리면 머리가 꺼지니 왼쪽 오른쪽 밥과 국을 번갈아 먹이라는 말, 삼신할머니가 서천 꽃밭에서 아기씨를 정성스럽게 키우고 그 씨를 점지해서 뱃속에서 열 달 동안 몽실몽실 키워주시고 건강하고 안전하게 낳게 해주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새삼 눈에 보이는 모든 아기들이 귀하게 보인다. 또한 나조차도 매우 귀한 사람처럼 느껴진다. 한 사람이 잉태되고 태어나기까지. 임산부의 수고로움과 건강하게 태어난 아기에 대한 고마움에 숙연함까지 느껴진다. 

정말 바로 옆에서 할머니에게 듣는 이야기처럼 가락의 리듬감을 살려 씌워진 문장도 특색있고 빨간 표지와 책속의 예쁜 그림도 눈길을 끄는 책이다.무엇보다도 이 한권의 책을 쓰기 위해 노력을 쏟아부은 편해문 작가님의 노고가 고스란히 전해져 마지막 한 장까지 함부로 할 수 없는 귀함이 있는 책이다. 우리의 삼신할머니를 궁금해하는 아이에게도 이보다 더 자세하고 재미있는 삼신할머니 이야기는 없겠지만 앞으로 아이를 가질 분들, 아이를 낳아 키우는 분들 모두 한번쯤은 읽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다.

나의 근원, 나를 키워주신 부모님의 정성과 노고까지 생각하게 하는  마음의 선물까지 주는 고맙고도 귀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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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의 전쟁 생각하는 책이 좋아 5
게리 D. 슈미트 지음, 김영선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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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장을 덮고 1960년의 미국이라는 문장으로 검색을 해 봤다. 세계대전 후의 경제적 안정기, 베이베 붐, 히피족, 베트남전, 인권 운동, 케네디, 마틴 루터 킹, 비틀즈.....

<수요일의 전쟁>엔 1960년대 미국의 모습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1967년 미국 뉴욕의 롱아일랜드, 카밀라 중학교엔 7학년이 된 홀링 후드후드와 그의 친구들, 그리고 베이커 선생님이 있다.

수요일마다 종교 활동으로 친구들의 반은 유대교 예배당으로 반은 카톨릭 성당으로 가고 유일한 장로교도인 후드후드만이 교실에 남는다. 그리고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후, 후드후드와 자신을 미워한다고 여기는 베이커 선생님만의 비밀스러운 수업이 시작된다. 그것은 바로 셰익스피어 읽기.

 

 

수요일의 전쟁>에서 셰익스피어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홀링이 겪는 일상의 사건들은 셰익스피어의 희곡의 배경들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베니스의 상인인 샤일록과 더그의 형이 비교되고, 후드후드의 집안과 메릴 리의 집안이 경쟁 관계로 그려지면서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비교되고, 슈크림빵 살 돈이 없어서 마을 셰익스피어 극단에서 연극을 하게 된 후드후드는 템페스트의 아리엘이 된다. 이런 식으로 사건과 희곡의 배경이 연결되면서 희곡 대사 또한 사건의 정황속에서 재치있게 녹아들어 홀링을 성장시키는 양분이 된다.
홀리의 상황과 맞아떨어지는 대사들을 보고 있노라면 원래 셰익스피어 희곡이 이렇게 재미있었나 하는 새삼스러운 의문이 들게 한다. 그 의문은 호기심으로 발전하여 이십년전에 읽었던 희곡들을 다시 꺼내들게 만드는 힘까지 발휘한다. 그러나 가장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베이커 선생과 홀링 스스로 깨달아가는 셰익스퍼어의 의미들이다.

수요일마다 베이커 선생님과의 전쟁외에 이 글엔 또 하나의 전쟁이 등장한다. 베트남전. 1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수많은 젊은이의 피를 바친 전쟁이다. 카밀라 중학교의 영양사 비지오 선생은 남편을 전쟁으로 남편을 잃었고, 베이커 선생의 남편은 실종됐다. 홀링의 반에는 베트남에서 온 친구도 있다. 홀링의 누나는 전쟁을 반대하며 아버지와 대립한다. "전쟁. 군인이 일주일에 200명씩 죽고 있어, 그래서 시커먼 시체로 변해 비행기에 차곡차곡 실려 와. 그다음 땅에 묻히고, 가족들은 멋들어지게 접힌 미국 국기를 받지. 그리고 그걸로 끝이야." 단 몇줄이지만 이 글속에서 베트남전을 이보다 더 정확하게 표현한 부분은 없다. 한순간에 가슴을 울컥하게 만든다. 참전용사 가족들의 불안과 초조함, 참전국과 전쟁 이해 당사국이라는 관계의 연장선에서 보여지는 마이 티와의 이야기들은 눈시울 붉히게 만든다. 

 안락한 일상속에서 사회와 맞서려는 누나의 고민을 보면서도 왜 스스로를 힘들게 할까라는 딱한 시선을 보낼뿐이었던 한 소년이 내면이 빛나는 한 선생님을 만나고, 셰익스피어를 읽으면서 성숙해간다. 좌중우돌 정신을 쏙 빼놓는 날들이지만 홀링은 선생님의 사랑을, 친구들의 우정을, 메릴 리와의 풋풋한 사랑을, 누나와의 동기애를, 마지막으로 스스로 갈 길을 찾아가야 한다는 진리를 셰익스피어와 함께하는 동안 배우고 진정한 한 사람의 인간으로 거듭난다. 이 과정에서 베이커 선생님은 홀링을 너무나도 잘 이끌어주시는 멋진 분이시다. 오래전에 보았던 <죽은 시인의 사회>속의 키팅 선생의 부활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따뜻한 인간미가 매력적인 교사다. 

 작가는 우울한 시기에, 우울한 시기에 들어서는 한 소년이 무엇으로 치유받고 어떻게 성장하는지를 보여준다.
인생에 있어서 자기 자신에게 가장 정직한 시간은 사춘기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 어느때보다 순수하고, 열정적인 시간.
자기안의 모든 감정을 속이지 않고 그대로 드러내는 그 시간이 가장 아름다우면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 아닐까 싶다.
너무나 정직해서 만만치 않은 세상이 더욱 힘겹고 고통스럽게 느껴지는 때이지만 그래서 더 빛나는 거다.

나를 웃다가 울다가 따듯함을 느끼게 한 <수요일의 전쟁>

셰익스피어를 다시 들추보고 싶게 하고, 슈크림빵을 먹고 싶게 하고, 비틀즈를 듣고 싶게 만드는 <수요일의 전쟁>

포근포근한 마음으로 내 정직했던 시간, 나를 이끌어준 나만의 셰익스피어는 과연 뭐였을까 생각하게 만드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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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1
조윤주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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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그녀를 쫓다. 그녀가 그를 쫓다.....

카피 문구를 읽고 추격씬이 있는 첩보물 비슷한 글인가 보다 했어요.

어쩐지 뭔가 긴박하고 박진감 넘치는 뭔가가 있을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고요.

그런데 그런 제 예상이 한참은 빗나갔습니다.

 

쫓고 쫓기는 이야기는 맞는데 그것이 공간상에 한정되지 않고 시간도 넘나듭니다.

현재를 살고 있는 설린, 알 수 없는 끌림같은 것을 느끼며 찾아간 고대 유물 전시회에서 하린을 만납니다.

사랑하는 여인 메라를 잃고 그 여인을 쫓아 온 남자가 바로 하린입니다.

막연한 느낌만으로 하린에게 빠져드는 설린이지만 동생 기현과 10년동안 설린을 짝사랑하던 우석의 방해,

하린의 정체를 안 후 찾아온 망설임으로 설린은 시공을 넘어 찾아온 하린을 잃고 맙니다.

그리고 설린은 하린을 만나기 위해 죽음을 무릎쓰고 마찬가지로 시공을 넘어 하린을 쫓아갑니다.

하린. 하르샤....설린이 찾아간 시간과 공간은 하르샤가 사랑하는 메라의 모습이지만 그녀를 사랑한 기억은 없습니다.

하르샤를 알아보지 못하고 떠나보내야 했던 미안함을 담아 설린이자 메라인 그녀는 하르샤의 진실한 사랑을 갈구하죠.

기억은 사라졌어도 어떤 느낌이 있었는지 두 사람은 진실로 사랑하게 되고요.

그러나 두 사람의 사랑을 이렇게 꼬아놓은 존재는 따로 있었으니 바로 토착신 슈키라입니다.

시공을 넘나들며 신적 존재를 유지하기 위해 두 사람의 사랑을 꼬아놓은 슈키라는 운명도 의지로 이겨내는

메라와 하르샤의 사랑 앞에서 결국 무너지고 맙니다.

 

추(追)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판타지 소설입니다.

시간과 공간, 현생과 전생이 얽혀 있는 복잡한 스토리입니다. 작가님의 상상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시공을 초월하는 사랑이야말로 사랑이라 불리는 이야기 중 가장 질기고, 독하고,진정한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 주인공인 설린과 하린, 메라와 하르샤는 충분히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나약함에 현생의 하린을 놓친 설린은, 메라로 돌아와 적극적으로 하르샤를 향한 사랑을 쟁취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점에서 2권이 흥미도는 높았습니다. 아무래도 하르샤의 심리와 역할의 비중이 늘어서인것 같아요.

그러나 부분적으로 기억을 잃어버렸다는 주인공들의 심리가 조금은 몰입하기 어려웠구요.

결정적으로 흐름이 느슨합니다. 그렇다고 심리 묘사가 깊었던것도 아니고요.

결말 부분은 작가님이 모두 알아서 정리하시고 설명까지 해주셔서 좀 아쉬웠습니다.

한정된 지면의 문제라고 생각하겠습니다.

 

글을 참 잘 썼습니다. 문장이 매끄럽고 군더더기가 없어서 좋았습니다.

지극히 주관점인 관점이겠지만 작가라는 이름으로 글 내면서 문맥, 어법 엉망이면 돈 주고 산 책이라도 덮습니다.

유려하지 않으나 깔끔하고 정확한 문체와 분위기가, 이 작가분의 다른 책도 찾아서 읽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게 합니다.  

사실 현실감이 많이  떨어지는 소재의 글은 그다지 손이 가지 않습니다 .

재작년에 재미있다고 입소문난 판타지 로맨스 몇 권도 사놓고 아직까지 읽지 않았어요.

그런데 추의 마지막 장을 덮고, 묵혀 두었던 그 판타지 로맨스를 꺼내 들었습니다.

어쩐지 읽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구요. 이 책이 주는 여운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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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 안 싸간 날 - 고정욱 선생님이 들려주는 사랑과 배려 이야기 생각이 큰 어린이 2
고정욱 글, 김미규 그림 / 여름숲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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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시내에 나가면 구세군의 종소리가 낭랑하게 울려퍼집니다.어깨를 부딪혀도 사과할 여유조차 없이 바쁘게 자기 갈 길을 재촉하는 사람들 속에서 그 울림은 어쩐지 쓸쓸하다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저마다 살기 어렵다는 말을 버릇처럼 내뱉는 날들이 부쩍 늘어났습니다. 그 안에서 우리 아이들도 점점 각박해지고 메마르고 있겠지요. 그래서 고정욱 선생님의 글이 매번 반갑고,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도시락 안 싸간 날>에는 사랑과 배려의 이야기 여덟편이 실려 있습니다.
도시락 안싸간 날 / 어버이날 생긴 일 / 아빠의 주머니 칼 / 차에 앉아만 있는 아저씨 / 맨드라미 화분 / 민규의 폐휴지 / 할머니의 보자기 / 지혜로운 할아버지가 이 책을 메우고 있는 이야기 들입니다. 소제목들을 보면서 뭔가가 느껴지시나요.
이 여덟편의 글 속에는 요즘의 우리 아이들이 좀처럼 느끼기 힘든 감동이 들어있습니다.

'도시락 안 싸간 날'은 도시락을 싸오지 못한 친구를 위해 반 친구들이 한숟가락씩 밥을 덜고 반찬을 덜어 친구의 점심을 마련해 주는 이야기 입니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작년의 어느날 우리 아이의 점심 시간이 떠올랐었어요. 급식실 공사로 한 달 동안 도시락을 갖고 다닌적이 있습니다. 그때보니 각자 자기 자리에 앉아서 자기 도시락만 열심히 먹고 있더라구요.  한 달 동안 도시락 안가져온 아이는 단 한명도 없었구요. 짝꿍이랑 반찬 나눠먹니 물었을때 우리 아이는 남의 반찬을 왜 먹어?라는 뜨악한 표정을 지었더랬습니다. 참 각박하지요? 그러니 십시일반이라는 말을 어찌 이해시킬까 고민스럽기도 합니다. 도시락 안 싸간 날은 요즘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그 십시일반을 알려주는 글입니다. 작은 도움 하나하나가 모이면 큰 도움이 된다는 교훈을 주는 이야기지요.

'차에 앉아만 있는 아저씨' 이야기를 들여다 볼까요. 
여름 휴가를 가다 계곡에 떨어진 차를 발견하고 허둥대는 민석이네 차 옆으로 또 한대의 차가 섭니다. 그리고 이것저것 신속하고 안전하게 사고 처리를 돕지요. 그러나 그 아저씨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절대 차 밖으로 나오지를 않습니다.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은 그 아저씨 또한 교통사고의 피해자이고 마음만 앞선 어설픈 인명 구조로 인해 하반신 마비라는 장애를 갖게 됐다는 딱한 사연이었지요. 그래서 그 아저씨는 자신의 경험을 거울 삼아 응급처치를 한 거였구요. 그냥 지나쳤을수도 있었던 사고였고, 나서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지만 아저씨는 자신과 같은 일을 또다시 겪는 사람이 없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사고 현장을 지나치지 않았던 거였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또 깊은 깨달음을 배웁니다. 무턱대고 돕는다고 모두 선행은 아니라는 사실, 남의 일을 자신의 일처럼 여기고 베푸는 마음이야말로 진정한 배려라는 사실을 말이예요.

나머지 여섯편의 이야기속에 흐르는 마음도 모두 이와 같습니다. 사랑과 배려, 관심과 이해, 용기와 용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이야 말로 사랑과 배려의 기본이 아닐까 싶습니다.
고정욱 선생님은 이 책을 통해 말씀하고 계세요.
사랑의 반대말은 무관심이며, 사랑하고 관심을 갖게 되면 상대방을 배려하게 된다. 사랑이 마음이라면 배려는 사랑을 표현하는 행동이다라고요.
참으로 가슴 따뜻해지는 말입니다. 겨울, 크리스마스가 다가옵니다. 힘들고, 아픈 사람들에겐 더욱 시린 계절이지요.
이 글을 만난 아이들의 마음속에 사랑이 넘치길 기원합니다.
그리하여 힘든 사람들 마음 한자락 생각하는 착한 아이가 되기를 또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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