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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선물 ㅣ 아이세움 명작스케치 2
0. 헨리 지음, 최순희 옮김, 리즈베트 츠베르거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중학교 국어 시간에 처음 만난 오 헨리.
<마지막 잎새>라는 글을 통해서 만난 오 헨리는 따뜻함을 전해주는 이야기 뒤에
기막힌 반전을 선사하는 것으로 단번에 기억에 남은 작가였습니다.
단편이었지만 결말의 반전 때문에 그 메세지는 참으로 강렬했었죠.
나중에서야 그가 쓰는 결말의 소설적 기법이 '트위스트 앤딩'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크리스마스 선물>역시 그런 기법과 내용에서 느껴지는 온기때문에
크리스마스 시즌이 돌아오면 늘 회자되는 글입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은 지났지만 겨울이면 늘 생각나는 글을 저도 또 다시 만났습니다.
다른 점이라면, 제가 중학교때 만나고 감동받은 그 글들이
초등학생들을 위해 그림책으로 새롭게 탄생했다는 거지요.
아이세움 명작스케치.......
시리즈 이름답게 명작이라 불리는 고전과 아름다운 그림이 하나되어
아이들을 찾아왔습니다.
1달러 87센트. 크리스마스 이브에 남편 짐에게 줄 선물을 살 돈은
고작 1달러 87센트가 전부인 델라입니다.
그림에 가슴 아파하며 고민하는 델라의 모습이 잘 드러나있죠?
그림 작가 리즈베트 츠베르거는 '20세기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라는
찬사를 받는 작가랍니다.
고민하던 델라는 남편이 자랑스러워하는 자신의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20달러에 팔고, 갖고 있던 돈과 합쳐 짐의 시계줄을 삽니다.
그러나 남편은 아끼던 시계를 팔아 델라의 아름다운 머리카락에 꽂을 핀을 사지요.
서로에게 가장 귀한 것을 팔아, 서로에게 꼭 필요한 선물을 준비한
가난한 젊은 부부.
사랑과 따뜻함으로 가득해야 할 크리스마스에 이보다 더 감동적인 이야기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세월이 훌쩍 지나 다시 읽는 글이지만 여전히 감동을 줍니다.
*
언제 들어도 따뜻한 이야기이기에 겨울엔 늘 다시 듣고 싶은 이야기지요.
기억이 가물가물 했던 이야기를 다시 들으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그때는 몰랐는데 오 헨리가 글의 중간 중간 개입을 하고 있네요.
마치 변사처럼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어서 흥미있었습니다.
오 헨리는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선물로 주는 젊은 부부야 말로
현생의 동방박사라고 정의 합니다.
각자 가장 아끼는 것을 망설이지 않고 내놓은 젊은 부부의 모습은
아이들에게도 깊은 감동을 주겠지만 한 사람의 아내로 사는 저에게는
새삼 더 깊은 의미로 다가오는 이야기입니다.
내 곁에 있는 한 사람을 위해 나는 무엇을 줄 수 있나 생각하게 만들어요.
* *
품격이 느껴지는 책입니다. 명작의 가치가 잘 살아있다고 할까요.
초등학생인 아이들에게 어려울법한 이야기를 잘 살려냈습니다.
무엇보다 번역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어요. 원본에 충실하면서도
아이들에게 어렵지 않게 번역이 돼있어서 좋았습니다.
책의 말미에 작품 해설과 작가 소개를 실어서 명작을 읽는
아이들의 이해를 돕고 있는 점도 좋네요.
더불어 수준 높은 그림도 책의 가치를 높이는데 일조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세움 명작스케치가 이제 두 권이 출간됐습니다.
꾸준하게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깁니다..
기대되는 좋은 책을 또 알게 되어 흐뭇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