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도깨비 책귀신 1
이상배 글, 백명식 그림 / 처음주니어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아이 읽기 독립 어떻게 해주셨어요?"라는 질문들을 보면서 읽기 독립이 뭘까 궁금했어요.이렇게 저렇게 글을 읽으며 유추해보니 엄마와 함께, 혹은 엄마가 읽어주는 단계를 지나 아이 스스로, 혼자 책을 읽는 걸 말하나 싶었습니다. 요즘 엄마들(?)은 그런것도 해주나보다 싶기도 했고요. 사실 저는 그게 좀 이상했거든요. 책을 읽다보면 재미있다는걸 저절로 알테고, 그러면 스스로 책을 잡을텐데 그게 필요한가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책읽는 도깨비>는 그 근본의 대답을 해주는 책입니다.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어떻게 책의 맛을 알게 되고, 그래서 스스로 책을 잡게 되는지를 알려주고 있어요. 그런데 그 주인공들이 우리의 도깨비라서 옛날 이야기 듣듯이 재미있게 만난 책입니다.   

부자집에서 돈을 담던 오래된 고리짝이 도깨비가 됐습니다. 돈담던 궤짝이라 돈을 아주 좋아해서 부잣집의 돈을 몽땅 훔쳐다가 요샛말로 부동산 투기를 해 돈을 더 많이 불립니다. 푹신하게 돈을 깔고 돈냄새를 맡아야 기분이 좋아지고 돈으로 안되는게 없다고 믿는 도깨비예요. 빗자루 도깨비와 공책도깨비와 함께 호수 공원의 은행나무 동굴에 살고 있는데 산책나온 바둑이가 도깨비의 누린내를 맡고 날마다 와서 짖어댑니다. 생존의 위협을 느낀 도깨비들은 시골의 땅을 팔아다가 그들만의 집을 짓기로 해요. 
그런데 명당이라고 찾은 땅은 다른 사람이 이미 건물을 짓고 있었어요. 도깨비들은 이미 지어진 건물을 허물고 똥밭을 만들어 도깨비 땅이라는 소문을 만들어서 사람들을 내쫓았어요. 그런데 도서관을 지을 계획을 갖고 있던 마지막 땅 주인인 선비만큼은 절대 물러서지를 않는 겁니다. 선비는 도깨비들과 세번의 글귀를 주고 받는 내기로 땅의 임자를 가르기로 해요. 도깨비들은 선비가 낸 첫번째 문제를 맞추기 위해 무덤속의 세종대왕을 찾아가게 되고 세종대왕님은 도깨비들로부터 글을 배우고 책을 읽겠다는 약속을 받고서야 답글을 알려줍니다. 그러면서 서점에 가서 책을 사다달라는 부탁을 하지요. 그런데 도깨비들은 받아온 답글의 뜻을 몰라 또다시 그 뜻을 찾고 세종대왕님이 부탁하신 책을 사기 위해 처음으로 서점으로 갑니다. 
난생처음 서점에 간 도깨비들은 세종대왕이 부탁한 책을 사면서 책방가는 기쁨, 책 사는 기쁨을 배웁니다. 그리고 선비가 낸 문제의 답글의 뜻을 알기 위해서는 글을 알아야하고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지요. 선비와의 약속시간을 맞추지 못한 도깨비들은 바로 선비에게 땅을 내주고 다시 다시 그들만의 은행나무로 돌아가 책읽기에 푹 빠집니다. 결국 선비의 답글의 뜻도 알아냅니다. 글을 배우고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 답을 찾아낸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지요. 그리고 돈이 없어 도서관을 짓지 못하는 선비의 사정을 안 도깨비들은 자신들이 짓고 싶었던 책이 가득한 집을 지을 수 있게 선비에게 돈을 줍니다. 그렇게 지어진 <책읽는 도깨비>도서관의 가장 꼭대기 다락방엔 책읽는 도깨비들이 살게 됩니다. 

돈보다도 더욱 큰 기쁨을 주는 것이 책이라는 것을 알게된 도깨비의 이야기는 스스로 책을 찾는 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점가는 즐거움, 책을 갖는 기쁨, 돈보다 귀한 독서의 가치를 차근차근 얽힌 실타래를 풀어가듯이 인과적으로 알려줍니다. 억지로 시키지 않아도 책읽는 기쁨을 알아버린 도깨비들은 절로 책속에 풍덩 빠져버리지요. 읽기독립 물론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스스로가 책읽는 즐거움을 깨닫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 즐거움을 안다면 시키지 않아도 절로 책에 손이 갈 테니까요.
이 책이 흥미있던 또 한가지 이유는 우리의 도깨비를 만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도깨비하면 머리에 뿔나고 방망이 들고 타잔같은 동물가죽 둘러쓴 괴물같은 모습을 연상하는데 그게 왜색짙은 도깨비라는 말을 들은적이 있습니다. 책읽는 도깨비는 우리나라 고유의 도깨비예요. 습성, 모습을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상배 선생님은 우리 도깨비를 좋아하신대요. 

<책읽는 도깨비> 도서관에 가보고 싶지 않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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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 없는 그녀의 후광 효과
한여름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여주인공 손승아.

명품으로 도배하고 우아한 매너로 자체 발광하며 어디에서건 남녀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는 의류회사 디스패션의 자칭, 타칭 유능한  디자이너. 그녀의 일생일대의 최종 목표는 성공적인 결혼입니다. 그런데 그 마지막 관문으로 향하는 길을 방해하는 중대한 결함이 있으니 바로 키스 알레르기 입니다. 중학교 3학년 졸업식날, 무지막지하게 자신을 괴롭히던 무서운 녀석에게 정신없이 당해버린 첫키스의 추억은 그녀에게 키스에 대한 트라우마를 안겨줬습니다. 때문에 화려한 외모와는 달리 서른 세 번의 화려한 연애 실패 경력을 갖고 있는 승아입니다. 

그녀가 휘두르고 다니는 명품은 모두 디자이너로서의 천재적인 손끝에서 태어난 자체제작 이미테이션입니다. 가난한 전문대졸 출신의 디자이너지만 항상 노력하고 부지런히 꾸미는것을 게을리하지 않기에 누구도 그녀의 옷이 집에서 그녀가 만든거라는걸 상상도 못하지요. 중학교 시절 그녀의 첫사랑 건우가 회사의 의류 모델로 기용되고 그녀와 우연히 조우하면서 성공적인 결혼으로 향한 그녀의 연애는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나갑니다. 문제는 건우가 중학교 시절 내내 그녀를 괴롭히고 왕따시켰던 부잣집 공주님 손승하로 알고 있다는 겁니다. 그 와중에 함께 살던 할머니가 뇌출혈로 쓰러지고 돈이 급했던 그녀는 짝퉁 사건에 손을 댔다가 그만 검찰에 걸리면서 사건 담당 검사로 첫키스의 트라우마 괴물 강지후를 다시 만납니다.  

남주인공 강지후. 좋아했던 제 마음도 알아채지 못하고 관심가고 관심받고 싶은 마음과 형 건우를 왕자님 보듯이 반짝이는 눈으로 쳐다보는 승아를 참을 수 없었기에 괴롭히는걸로 풀었던 철없는 부잣집 도련님이었지요. 머리는 무척 좋아 최연소 검사가 됐습니다. 짝퉁 만들다 걸린 승아의 벌금 200만원을 대신 내준 지후는 거칠게 마음을 표현할 수 밖에 없었던 철없던 시절의 사랑을 기억하며 승아의 곁을 맴돌면서 그녀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대면하지요. 어릴적엔 철없어서 놓쳤지만 이젠 같은 실수 안하겠다고 다짐하면서 승아의 푼수같은 된장녀 기질까지 사랑으로 담습니다. 승하의 계략으로 건우에게 말할 시기를 놓쳐 헤어지고 누명을 쓰고 회사까지 잘린 승아,  할머니는 돌아가시고 형의 여자라는 이유로 방황하던 지후는 성격대로 승아에게 돌진하고 힘들고 지친 승아도 지후에게 의지하며 사랑을 쌓아갑니다.

이후는 형의 반대. 헤어짐. 재회....

스포일러가 너무 쌨나요?

명품으로 치장하고 상류사회로의 입성을 꿈꾸며 패리스 힐튼을 롤모델로 삼고 있는 승아를 된장녀라고 칭했지만 사실 승아는 캔디형에 속하는 아가씨였습니다. 어린 시절 온갖 구박과 괴롭힘속에서도 굳굳하게 버텼고 전문대졸 디자이너지만 노력과 근성으로 회사에 대박도 터뜨려주고 부지런히 가꾸고 나름 목표를 향해 꿈을 갖고 열심히 사는 순진하고 맑은 아가씨더라구요. 지후도 로맨스소설속에서는 여성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캐릭터입니다. 머리 좋고 공부잘하지만 왕싸가지에 좋아하는 여자에게는 어린애처럼 심술로 애정표현하는 남자. 캔디를 구박하던 닐이 생각나는건 왜일까요ㅎㅎㅎ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어린시절 철없는 지후의 유치한 애정표현도 귀여웠고요. 옛날 나 좋다면서 우리 남동생한테 선물사주던 중학교 시절 남자 아이도 떠올라 책을 읽는 시간이 더욱 즐거웠습니다. 남자들은 왜 그렇게 이상한 방법으로 애정표현을 할까요^^*

관계 설정은 조금 아니지 싶습니다. 어릴적 괴롭히던 남자와의 조우라던지 짝사랑하던 선배와의 조우 정도로 정리해서 한가지로만 밀고 나갔으면 좋을뻔했다는 아쉬움이 남네요. 특히 형의 캐릭터는 일관성이 없었습니다. 문맥에 안맞는 문장이 무척 많았던 점도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섬세하지 못한 트리트먼트도 종종 보였고요. 한여름님 글은 처음 읽었는데 흥미있는 소재였지만 글은 조금 더 담금질이 필요하신 분이라는 생각을 감히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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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살의 판타스틱 사생활 보름달문고 29
요안나 올레흐 지음, 이지원 옮김, 윤지 그림 / 문학동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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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주말....무얼 읽을까 고르다가 ’사생활’이라는 단어에 망설임없이 펼친 책입니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아요. 열두 살이 사생활 운운하는것도 재미있는데 판타스틱이랍니다. 도대체 얼마나 요란한 사생활이기에 판타스틱이라고까지 하나. 처음부터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저 멀리 폴란드에서 건너온 이야기라는 점도 물론 호기심에 한몫했고요.

주인공은 폴란드의 미지오웩이라는 열두살 소년입니다. 아빠는 컴퓨터에 열광하고 굴이라고 표현되는, 청소조차 금지돼 있는  자신만의 도피처를 갖고 있어요.  엄마 또한 엉뚱함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분이지요. 미신을 좋아하고 요리 실력도 형편없으면서도 집안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고, 동생 카샤 괴물은 영악하면서도 귀엽고 막내 괴물은 아직 어리지만 저지르는 사고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미지오웩은 시궁쥐를 애완 동물로 키우고, 괴물들이라 불리는 두 여동생들은 틈만나면 엄마의 화장품으로 몰래 장난을 치지요. 꾀병으로 학교를 쉬게 된 미지오웩에게 부모님은 모른척하고 멀건 죽만 주는것으로 벌을 줍니다. 엄마는 다이어트를 한다고 자신의 식단에 맞춰 온 식구들에게 야채만 먹게 할때도 있습니다. 아빠는 치과에 가기 싫어서 아이처럼 치과에 가지 않을 궁리를 하기도 합니다. 막 사춘기에 접어든 미지오웩은 아닌척 하면서도 실은 베아타와 베아타에게 관심을 보이는 친구들을 꽤나 의식하지요. 이 집 식구들이 벌이는 일은 엉뚱하지만 정말 즐겁습니다. 심지어는 할아버지까지 재미있으세요.

『"할아버지가 왜 있는 걸까?"
"할아버지는 사랑하라고 있는 거죠."
"아니야, 할아버지는 뜯어먹으라고 있는 거야." 하면서 나에게 초콜릿 바 두개를 사 먹으라고 돈을 주셨다. 우리 할아버지는 괜찮은 남자다. - p 42. 5월10일 일기 중-』

할아버지의 사랑이 느껴지는 일화인데도 읽는 저는 웃음부터 터져버렸어요. 센스쟁이 할아버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만치 않은 학교 친구들의 활약 또한 눈을 뗄 수 없게 합니다. 클락손의 애완용 뱀 구매는 그 중 제일 압권이 아닌가 싶습니다.  미지오웩의 생활은 그야말로 판타스틱에 버라이어티한 일상입니다. 하루 하루 미지오웩의 일기를 읽다보면 어느 순간 오늘은 또 어떤 사건이 벌어졌나하는 궁금증이 모락모락 피어나요. 요절복통이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를 정도입니다.

미지오웩은 이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일상을 일기라는 형식으로 보여주고 있어요.  똑같은 일이지만 딱 열두 살 아이의 입장에서 그 맘때의 사고로 보고 느낀 그대로를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어서 작가가 어른이라는게 신기하다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특히 이 책에서 가장 눈길을 끈 점은 재치 넘치는 문장들이었습니다. 재미있다라고 느낄수 있게 만들어준 가장 큰 요소입니다. 

『여름방학 때 우리 학교 바로 옆에 있는 세탁소에서 불이 났는데 소방서 두 군데에서 출동해 불을 껐다고 한다. 학교 바로 옆이었는데! 소방관 아저씨들이 좀만 덜 열성적이었으면 방학이 계속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 9월1일 월요일 일기 중-』

『며칠 동안 바닥에서 자다 침대로 돌아오니 좋다. 친척들은 어젯밤 떠났다. ........(중략) 엄마 아빠는 오늘 우리를 데리고 나가 커다란 아이스크림을 사 줬다. 아무도 그렇게 말하진 않았지만 다미아넥이 떠난 것을 축하는 의미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 11월 15일 토요일 일기 중 - 』

하루 하루 그야말로 바람잘 날 없는 좌충우돌 사건속에 가족간의 사랑이 녹아있는 글입니다. 폴란드나 한국이나 끈끈한 가족애는 다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상이 이처럼 즐거운 폴란드 아이들에 비해 우리 아이들은 어린 나이부터 너무 각박하게 사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비록 10여년전에 처음 선보인 글이라서 약간의 상황 차이는 있겠지만 폴란드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것 또한 신선했습니다. 주말 농장이나 방학마다 캠프를 가는 아이의 모습은 부럽기까지 하더군요. 이 이야기는 폴란드에서 텔레비젼 드라마로도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러고보니 이야기의 소재가 시트콤으로 제작하기에 딱 알맞습니다. 우리 나라에 소개되어 만나봤으면 좋겠습니다. 

비오는 일요일, 외출도 못하고 심심해하던 아줌마를 편안한 마음으로 깔깔거리게 만든 유쾌한 미지오웩의 가족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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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인을 꿈꾸는 어린이가 꼭 봐야 할 별과 행성 킹피셔 어린이 전문가 1
마이크 골드스미스 지음, 이승숙 옮김, 김석환 감수 / 코리아닷컴(Korea.com)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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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우리 나라 사람들을 모두 텔레비젼 앞으로 모이게 한 역사적인 일이 있었습니다. 바로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탄생하던 순간이었죠. 2년간의 힘든 훈련을 모두 마친 이소연씨가 진정한 우주인으로 태어나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거대한 불덩이를 뿜어내며 우주를 향해 쏘아올려지던 우주선 안에서 환한 표정으로 웃던 이소연씨를 보면서 전율을 느끼기까지 했었어요.  그리고 이소연씨는 우주에서 맡은 임무를 잘 마치고 무사귀환을 했습니다. 어떤식의 말이 나오든간에 우리에게 큰 의미를 갖는 일임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 이소연씨를 계기로 우리의 우주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졌다면 너무 큰 확대해석일까요. 저는 우리와는 동떨어지게 느껴지던 우주가 이전처럼 그리 멀게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더불어 아이들 또한 우주에 관한 책들을 하나 둘 찾아 읽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면서 더욱 체감할 수 있었지요. 특히 방글이는 집에 있는 누나의 원리과학 책중에서 우주와 행성, 지구에 관한 책들을 모조리 찾아내서 보고 또 보고, 반복해서 읽어달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더욱 반가운 마음으로 흔쾌히 만난 책이 바로 킹피셔에서 나온 이 책 우주인을 꿈꾸는 어린이가 꼭 봐야 할 <별과 행성>입니다.



별을 바라보는 허블망원경에서부터 태양계와 별의 생사, 우주 공간속에서의 별,
우주탐험에 이르기까지 우주와 행성에 관한 전반적인 부분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 이름도 유명한 허블 우주망원경의 모습도 있고 태양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구도
선명하게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특이한 별들중에서 블랙홀을 보기는이 책에서 처음이었습니다.



이 책을 본 느낌을 한마디로 말하라고 한다면 우주와 별에 대해서 짧지만 전문적으로 이야기 해주고 있다는 점이예요. 그래서 솔직히 말해 다섯살 방글이가 내용을 이해한다는건 무리였습니다. 그런데도 눈을 반짝이며 흥미있게 볼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풍부한 사진자료 때문이었습니다. 보통의 우주와 행성 관련 책에서 볼 수 있는 사진하고는 차별되는 그림과 사진들로 채워져 방글이는 그림만으로도 우주를 만끽할 수 있었어요. 생생하고 자세한 3차원의 입체그림은 방글이를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했답니다.



내용의 깊이와 수준을 말하자면, 건드리는 부분은 많습니다. 들려주고 싶은 말이 굉장히 많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이것저것 알려주는게 많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그게 쉽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이 책이 <별과 행성>고급편이구나 했습니다. 그전까지 알아왔던 수준보다 더욱 깊이있다고 보면 됩니다. 아이들에게 어려울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살짝 들기도 했습니다. 반대로 본다면 아이와 어른이 함께 봐도 좋을 책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이 책의 특색이 있다면 요렇게 책 가에 내용과 관련된 홈페이지 주소를 적어놓은 점입니다.
더욱 자세하고 많은 내용을 접할 수 있게 인도해주는 역할을 해요.
실제로 궁금해서 주소를 입력하고 찾아가 봤어요. 순 영어로 돼 있어서 금방 눈에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하나하나 관심을 갖고 본다면 실질적으로 꽤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사뿐만이 아니라 꽤 여러곳의 주소가 등재되어 있어요.





 모든 내용이 끝나고나면 용어설명과 찾아보기, 더 조사하기로 마무리짓고 있습니다.
작은 백과사전이라는 느낌이 들게 하는 부분인데요. 이 부분도 이 책을 보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더 조사하기에는 천체관측, 별자리, 우주탐험, 우주영상을 볼 수 있는 사이트들을 알려줌으로써 
더욱 깊이있는 지식확장으로 이끌어줍니다.



한권의 책을 통해서 우주를 느끼고 체험한다는것은 누가봐도 불가능한 일이지만 <별과 행성>은 풍부한 컬러 자료와 깊이있는 설명으로 지면을 통해서 우주를 간접 체험할 수 있었던  멋진 책이였습니다.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을 포함하여 우주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만족할 만 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방글이는 이 책을 만나고 손에서 놓지를 안았어요. 정말로요. 가족 모두에게 자기만의 책이라는것을 거듭 확인시키고 강조하면서 소유권을 확실히 주장하더라구요. 아이가 진심으로 마음에 들고 좋아하는 책입니다. 그런 방글이를 보면서  우주인을 꿈꾸는 어린이가 꼭 봐야한다는 부제가 전혀 무색하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우주를 향한 꿈에 한발짝 더 다가서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흔치 않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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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쟁이 김건우
고정욱 지음, 소윤경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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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자끄 상페의 <얼굴 빨개지는 아이>가 처음 나왔을때 달려가 구입해서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제가 가장 숨기고 싶은 모습이 사소한 일에도 빨개지고 마는 제 얼굴이었거든요. 사춘기 시절 어느 순간부터 얼굴이 빨개지더니 나중엔 성격마저 소심하게 변하더라고요.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으면서 세상의 충격을 하나씩 맛보며 마음도 단련이 되는건지 지금은 나아지긴 했지만 사실 요즘도 당황스러운 일을 마주할적마다 가끔씩 얼굴이 빨개지곤 합니다. 그냥 ’이게 나지’라는 반쯤 포기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지요. 대인공포증, 사회공포증 정도는 아니지만 아무튼 꽤나 고역스러운 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건우가 단순히 책속의 등장인물로만 여겨지지 않았습니다. 어느 부분에서는 저를 보는것 같아서 마음이 진심으로 아팠으니까요. 지금의 건우보다 더 어린 시절 겪은 작은 일이 건우에게는 참 아픈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고 했나요. 한 친구의 시샘에 건우는 마음을 다치고 힘겨운 생활을 합니다. 작은 몸으로 일상과 섞이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안스러움까지 느끼게 했습니다. 머릿속에, 마음속에 가득고인 말을 시원스럽게 내뱉지 못하는 답답함, 그런 자신의 모습에 풀이죽어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는 무기력함은 건우처럼 아직 어린 아이가 감당하기엔 너무나 벅찬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사실 이런 일은 어른들에게도 무척이나 힘든 일이잖아요. 다행히 건우의 곁엔 좋은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좋은 선생님, 좋은 친구, 따뜻한 아빠, 사려깊고 강한 엄마. 모두가 나서서 건우의 변화를 도와줍니다. 건우는 병원에서 상담 치료를 받고, 웅변 학원을 다니기 시작하죠. 친구 희재의 응원으로 학예회 오디션도 참여해보고 웅변 연습도 열심히 해요.

그런데 어느날 조금씩 나아지던 건우에게 다시 움츠러들게 하는 일이 생깁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져서 살던 아파트를 팔고 반지하 연립으로 이사를 가게 되요. 게다가 건우의 소심함이 다시 되살아나기 시작할때 건우에게 어려움을 안긴 어릴적 친구 민욱이와 다시 만나게 됩니다. 건우는 이래저래 다시 힘들어집니다. 그런데요. 위기가 기회가 된걸까요. 건우는 어려움속에서 많은 걸 배웁니다. 좁은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되면서 갖고 있던 소중한 장난감을 버려야 했는데 건우는 아끼는 장난감을 버리고 싶지 않은 마음을 갈무리하고  과감하게 버립니다. 그러고나니 이상하게  마음이 홀가분해지면서 어떤 용기가 생기는걸 느낍니다. 전 건우의 이 마음이 정말로 가슴에 콕 박혔어요. 아끼는걸 버릴 수 있는 용기. 그건 떨쳐버릴수 있는 용기라고 바꿔 말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소심했던 건우가 껍질을 벗고 한단계 성장하는 모습이라고 여겨졌습니다. 
더불어 고개 숙이고 작아지게 만드는 민욱이의 아픈 사연을 알게 되면서 두 친구는 용서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진정한 친구로 발전하게 되죠. 아프고 지친 건우는 용기와 용서와 격려를 배우면서 시나브로 강해집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엄마를 위해서, 엄마의 정성에 보답하기 위해서 웅변대회에 참여하는 용기를 몸소 보여줍니다. 누구도 믿지 못했지만 건우의 변화는 그 만큼의 기쁨과 놀라움을 주는 일이였지요. 용기와 격려를 한껏 받으며 웅변대회에 나간 건우. 같은 반 인성이의 웅변하는 모습에 한 순간 용기가 꺾이지만 진심을 담아 외칩니다. 자신의 소심한 모습을 그 많은 청중 앞에서 고백하는 것으로요. 소심했던 건우에게 이 보다 더 큰 용기가 필요했던 적이 있을까요. 건우는........아! 건우가 제 옆에 있었다면 있는 힘껏 끌어안아 주고 싶던 순간이었습니다. 비로서 본래의 모습을 되찾은 건우에게 박수를 보내는 순간이기도 했고요.

고정욱 선생님은 건우를 통해서 말씀하고 계세요. 아픔을, 힘듬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용기와 노력을요. 사람은 누구나 감추고 보여주기 싫은, 마음을 찌르는 가시 하나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건우에게는 그 가시가 소심함의 탈을 쓴 사회공포증이었지요. 그 가시를 뽑아낼 적에는 도움을 받을 수는 있지만 가시를 뽑아내는 건 온전히 본인의 몫입니다. 아픔과 고통을 감수하고 가시를 뽑아내느냐, 매번 찔리며 피를 흘리는 고통을 감수하느냐 또한 본인의 선택입니다. 그 선택의 결과엔 용기와 노력이 있느냐 없느냐가 다를 뿐이고요. 저는 어른도 해내기 힘든 일을 마치고 환히 웃는 건우가 그래서 정말 예쁩니다. 눈물이 날 정도로 예쁩니다. 그리고 부럽습니다. 절대로 그럴리 없는데 저절로 아물기를 기다리는 겁쟁이 아줌마는 건우가 진심으로 많이 부러웠습니다. 벅찬 기쁨으로 건우에게 한없는 칭찬과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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