빽 없는 그녀의 후광 효과
한여름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여주인공 손승아.

명품으로 도배하고 우아한 매너로 자체 발광하며 어디에서건 남녀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는 의류회사 디스패션의 자칭, 타칭 유능한  디자이너. 그녀의 일생일대의 최종 목표는 성공적인 결혼입니다. 그런데 그 마지막 관문으로 향하는 길을 방해하는 중대한 결함이 있으니 바로 키스 알레르기 입니다. 중학교 3학년 졸업식날, 무지막지하게 자신을 괴롭히던 무서운 녀석에게 정신없이 당해버린 첫키스의 추억은 그녀에게 키스에 대한 트라우마를 안겨줬습니다. 때문에 화려한 외모와는 달리 서른 세 번의 화려한 연애 실패 경력을 갖고 있는 승아입니다. 

그녀가 휘두르고 다니는 명품은 모두 디자이너로서의 천재적인 손끝에서 태어난 자체제작 이미테이션입니다. 가난한 전문대졸 출신의 디자이너지만 항상 노력하고 부지런히 꾸미는것을 게을리하지 않기에 누구도 그녀의 옷이 집에서 그녀가 만든거라는걸 상상도 못하지요. 중학교 시절 그녀의 첫사랑 건우가 회사의 의류 모델로 기용되고 그녀와 우연히 조우하면서 성공적인 결혼으로 향한 그녀의 연애는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나갑니다. 문제는 건우가 중학교 시절 내내 그녀를 괴롭히고 왕따시켰던 부잣집 공주님 손승하로 알고 있다는 겁니다. 그 와중에 함께 살던 할머니가 뇌출혈로 쓰러지고 돈이 급했던 그녀는 짝퉁 사건에 손을 댔다가 그만 검찰에 걸리면서 사건 담당 검사로 첫키스의 트라우마 괴물 강지후를 다시 만납니다.  

남주인공 강지후. 좋아했던 제 마음도 알아채지 못하고 관심가고 관심받고 싶은 마음과 형 건우를 왕자님 보듯이 반짝이는 눈으로 쳐다보는 승아를 참을 수 없었기에 괴롭히는걸로 풀었던 철없는 부잣집 도련님이었지요. 머리는 무척 좋아 최연소 검사가 됐습니다. 짝퉁 만들다 걸린 승아의 벌금 200만원을 대신 내준 지후는 거칠게 마음을 표현할 수 밖에 없었던 철없던 시절의 사랑을 기억하며 승아의 곁을 맴돌면서 그녀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대면하지요. 어릴적엔 철없어서 놓쳤지만 이젠 같은 실수 안하겠다고 다짐하면서 승아의 푼수같은 된장녀 기질까지 사랑으로 담습니다. 승하의 계략으로 건우에게 말할 시기를 놓쳐 헤어지고 누명을 쓰고 회사까지 잘린 승아,  할머니는 돌아가시고 형의 여자라는 이유로 방황하던 지후는 성격대로 승아에게 돌진하고 힘들고 지친 승아도 지후에게 의지하며 사랑을 쌓아갑니다.

이후는 형의 반대. 헤어짐. 재회....

스포일러가 너무 쌨나요?

명품으로 치장하고 상류사회로의 입성을 꿈꾸며 패리스 힐튼을 롤모델로 삼고 있는 승아를 된장녀라고 칭했지만 사실 승아는 캔디형에 속하는 아가씨였습니다. 어린 시절 온갖 구박과 괴롭힘속에서도 굳굳하게 버텼고 전문대졸 디자이너지만 노력과 근성으로 회사에 대박도 터뜨려주고 부지런히 가꾸고 나름 목표를 향해 꿈을 갖고 열심히 사는 순진하고 맑은 아가씨더라구요. 지후도 로맨스소설속에서는 여성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캐릭터입니다. 머리 좋고 공부잘하지만 왕싸가지에 좋아하는 여자에게는 어린애처럼 심술로 애정표현하는 남자. 캔디를 구박하던 닐이 생각나는건 왜일까요ㅎㅎㅎ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어린시절 철없는 지후의 유치한 애정표현도 귀여웠고요. 옛날 나 좋다면서 우리 남동생한테 선물사주던 중학교 시절 남자 아이도 떠올라 책을 읽는 시간이 더욱 즐거웠습니다. 남자들은 왜 그렇게 이상한 방법으로 애정표현을 할까요^^*

관계 설정은 조금 아니지 싶습니다. 어릴적 괴롭히던 남자와의 조우라던지 짝사랑하던 선배와의 조우 정도로 정리해서 한가지로만 밀고 나갔으면 좋을뻔했다는 아쉬움이 남네요. 특히 형의 캐릭터는 일관성이 없었습니다. 문맥에 안맞는 문장이 무척 많았던 점도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섬세하지 못한 트리트먼트도 종종 보였고요. 한여름님 글은 처음 읽었는데 흥미있는 소재였지만 글은 조금 더 담금질이 필요하신 분이라는 생각을 감히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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