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참 힘들었다. 대사가 무척 장황하여 흐름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2부는... 무슨 생각으로 썼는지 궁금해질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주인공 파우스트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 헬레네를 쫓아 고대 그리스 신화 속으로 환상의 모험을 떠나니까. 서양사와 그리스 로마 신화를 대충이라도 알아야 이야기의 폭풍 속에서 기절하지 않을 것이다. 그나저나 호메로스 시대뿐만 아니라 괴테의 시대에도 헬레네가 최고였구나.

그러나 이야기가 모두 끝을 맺으면 묵직한 한방이 온다.

사람의 욕심이라는 건 무자비한 괴물이라, 아무리 대단한 사랑을 하고 위대한 성취를 이루어도 작은 먼지 한 톨 만큼이 부족하다고 불같이 화를 내고 어린애처럼 떼를 쓴다. 그리고 삶의 끝이 다가오면 그 모든 것들이 무의미해진다. 긴 이야기 끝에 맞닥뜨린 허무함이라 그런가. 죽음을 앞두기 전에는 절대 알지 못할 그 공허함이라는 감정을 어째 미리 살짝 맛은 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것만으로도 ˝파우스트˝를 읽은 시간이 무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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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정말, 악마에게 영혼을 파는 계약을 해도 파우스트처럼 구원을 받아 천상으로 끌어올려질 수 있나요? 영혼이 갈기갈기 찢겨 지옥불에 던져지는 결말도 너무 뻔하지만, 갑자기 모든 것을 용서받고 구원받는 결말도 뜬금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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